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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39화 (337/705)

제335화

“안녕…하세요.”

이지안이 용기 내어 인사를 했다.

특별반 학생들은 기다란 헝겊을 보면서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특별반에 온 걸 환영해.”

“반가워. 난 3학년 박은비라고 해. 언니라 불러.”

“난 서혜지. 정식으로 인사하는 건 처음이지?”

각자 소개를 마치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궁금증을 토해 냈다.

“등에 있는 건 뭐야?”

“설마 무기? 신력권가도 이제 무기 써?”

“길이로 봐선 창인데 맞지?”

그들은 이지안이 대답할 수 없게 질문 공세를 했다.

누구의 질문에 대답할지 몰라 얼어붙어 있을 때 허수가 나섰다.

“형님, 누나들. 지안이가 낯을 많이 가립니다. 한 명씩 천천히 질문해 주셔야 대답할 겁니다.”

“나나! 내가 먼저 질문할래!”

정예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유급했어도 이곳에서 제일 나이가 많았다.

특별반은 기강이 잘 잡혀 있는 곳.

정예나 먼저 질문할 수 있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으로 할게. 등에 있는 거 창이지?”

“네.”

이지안이 짧게 대답했다.

“거봐 내 눈이 정확하지?”

“신력에 선생님 말고 창 쓰는 각성자가 또 있어?”

“나도 못 봤는데.”

“자, 잠깐!”

정예나가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 이지안에게 재차 물었다.

“설마 선생님이 창법을 가르쳐 준 건 아니지?”

“가주 오빠가 가르쳐 준 건 맞지만, 무극창법은 아니에요. 가주 오빠의 무공은 가르쳐 준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래요.”

이지안이 이준을 굉장히 친근하게 불렀다.

특별반 학생들은 이준이 그녀에게 창법을 가르쳐 줬다는 것에 정신이 팔렸을 때 단 한 명.

한지유만이 다른 것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가주 오빠… 너무 자연스러워.’

가주 오빠란 말이 굉장히 거슬렸다.

특히 저 붉은 입술에서 오빠란 단어가 나오니 더 기분이 나쁘달까.

그 때문에 한지유는 이지안의 얼굴을 계속 응시했다.

‘예전에도 생각했지만 애가 너무 예뻐.’

자신이 봐도 매력적이었다.

염색이 아닌, 자연스러운 은발은 이지안을 한층 더 신비롭게 만들어 줬다.

‘준이랑은 얼마나 친할까?’

한지유는 스트레스를 받는지 민트 초콜릿을 여러 개 까먹었다.

그러면서도 이지안의 얼굴에서 시선은 거두지 않았다.

‘가문의 아이 가주로서 잘 챙겨 주는 거겠지?’

그녀는 혼자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여기요.”

이지안이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다 말고 한지유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한지유가 먹는 민트 초콜릿이었다.

“이걸 왜?”

“가주 오빠가 언니한테 전해달래요.”

“준이가?”

“네. 언니는 스트레스 쌓이면 민트 초콜릿을 먹는다고 자기 대신 챙겨달라고 했어요.”

이지안의 말에 얼음장같이 차가웠던 한지유의 표정이 눈 녹듯 사르르 풀렸다.

민트 초콜릿을 건네받은 그녀가 괜히 투덜거렸다.

“내 식량까지 자기가 챙길 게 뭐람.”

한지유가 민트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고 작게 웃었다.

그녀는 이지안이 이준에게 창법을 배운 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

가주 오빠란 친근한 말투가 신경 쓰이긴 했으나 봐주기로 했다.

“치. 연락 한 통도 없었으면서.”

빙화가 미소를 지으니 주변이 환해졌다.

안 그래도 특별반은 꽃밭.

무사고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독화, 암화, 빙화에 설화까지.

모든 학생이 그녀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눈알을 굴리고 있었다.

“바, 방금 봤어?”

“빙화가 우, 웃었어….”

“잘 안 웃는다면서.”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라고 하던데.”

“웃으니까 반전 매력 쩔어.”

“존예야.”

“나 오늘부터 단발파다.”

“언제는 긴 생머리가 이상형이라고 하지 않았냐?”

“왜 애들이 단발에 환장하는지 이제야 알았어…. 지금 심장 아파 뒤지겠어.”

한지유에 열광하는 남학생들은 정신을 못 차렸다.

선생들의 호명에도 몽롱한 표정으로 그녀만을 보았다.

* * *

무맹 소속 신입생과 전학생도 특별반을 보고 있었다.

“무사고에 들어오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나도 그래.”

무맹 소속 학생 중 선후배로 보이는 학생들.

1학년 봉대식과 3학년 탁하늘이었다.

두 사람은 무맹이 심혈을 기울여 키우는 각성자였다.

3학년 탁하늘의 형이 벽검 탁우진이기도 했다.

“저희도 특별반에 들 수 있겠죠?”

“당연하지. 무사고에 와 보니 나보다 강해 보이는 애들은 몇 없는 것 같아.”

“이참에 저희가 접수할까요?”

“이미 생각 중이었어. 생각보다 무사고 애들의 실력이 형편없잖아?”

“구파일방과 세가의 무공만 믿고 깝치는 애들 아니겠습니까?”

다만 탁하늘은 탁우진과 다르게 문제아였다.

고3의 나이로 A급 초입에 올랐으니 얼마나 기고만장하겠나.

그것도 무맹의 무공으로 말이다.

그가 다니는 학교는 항상 무사고에 밀렸다.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를 뽑으면 언제나 무사고가 언급됐으니.

안 그래도 무맹의 무공을 익혀 차별을 받았는데 다니는 학교까지 무사고에 밀리자 반감이 컸다.

하지만 막상 와 보니 학교 랭커들 빼고는 별 볼 일 없었다.

구파일방과 세가의 무공을 익히고도 자신보다 약한 것이다.

“아, 선배님. 아침에 뜬 기사 보셨습니까?”

“무슨 기사?”

“선배님의 형님인 벽검께서 검종을 잡았다지 뭡니까.”

“A급 완숙에 있다는 검종을?”

“예. 거기다가 흑검장가의 적검도 죽였다고 뉴스에 나왔습니다.”

“형이 그렇게 강할 리 없는데. 나랑 같은 A급 초입이었어.”

“실력을 숨기고 있던 거 아닐까요?”

“어디 기사 좀 보자.”

탁하늘은 봉대식에게 폰을 뺏어 뉴스 기사를 읽었다.

기사가 하나가 아니었다.

수십 개.

모든 기사에 벽검이 검종을 잡았다는 내용이었다.

“정말이잖아?”

“그 잔인한 검종을 포획했다니 벽검 님은 정말 훌륭하신 분 같아요.”

눈을 크게 뜨고 있던 탁하늘이 표정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내 형이라면 검종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탁하늘의 어깨가 절로 올라갔다.

15가문 연맹회에서도 잡지 못한 검종을 자신의 형이 포획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행동이었다.

주변에 있던 무맹 소속 학생들이 그를 한껏 치켜세워 줬다.

“같은 핏줄이라 그런지 선배님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벌써 A급 초입에 있으시니 금방 벽검 님을 따라잡으실 거예요.”

“선배님이 벽검 님의 나이가 되면 A급이 아니라 AA급에라도 들 수 있을걸요?”

“헉! 최연소 예비 오왕의 자리를 노리는 거예요?”

“신권 사형준보다 더 빠르게 오왕에 들 수 있을 거라고 봐요.”

학생들의 칭찬에 탁하늘은 기분이 좋아졌다.

형의 유명은 곧 자신의 유명세.

이 무사고에도 곧 자신의 이름이 널리 퍼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저희는 호명을 안 할까요?”

“곧 할 거야. 영웅은 원래 마지막에 등장시키는 법이거든.”

두 사람은 특별반 선생이 자신들을 부르길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고 호명이 거의 끝나갈 무렵 두 사람을 부르는 이가 나타났다.

“3학년 탁하늘, 1학년 봉대식. 특별 2반으로 오세요.”

“내가 왜 특별 1반이 아니야!”

탁하늘이 버럭 소리쳤다.

체육관 강당에 모여 있는 학생들이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탁하늘은 성큼성큼 걸어가 특별 1반의 뒤에 섰다.

“전 학생을 호명하지 않았습니다.”

차경진이 탁하늘에게 말했다.

“제 실력은 특별 1반 입니다.”

“학생의 등급은 어떻게 됩니까?”

“A급 초입입니다.”

“수준 미달입니다. 원래 배정된 반으로 가세요.”

주변이 웅성거렸다.

A급 초입의 각성자가 수준 미달이란다.

신입생과 전학생은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반면에 2, 3학년 재학생들은 당연하다는 얼굴이었다.

오히려 A급 초입으로 당당하게 자신이 특별 1반이라 한 게 우스웠다.

“누군데 저러냐?”

“무맹? 아니면 사마련?”

“얼핏 들었는데 벽검이 자기 형이라던데?”

“오늘 검종을 잡은 그 벽검?”

“그래도 특별 1반은 아니지. 쟤들은 우리랑 같은 인간이 아니야.”

“빨리 정신을 차려야할 텐데. 쯧쯧.”

재학생은 탁하늘을 안쓰럽게 보았다.

또 한 명이 가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예전에 특별 1반을 뽑았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때 어떻게 됐나.

이의를 제기했던 학생은 1학년인 광마도 허수에게 처참히 깨지고 쥐 죽은 듯이 생활하고 있었다.

“A급 초입인 내가 수준 미달이라니! 저놈들은 전부 A급 완숙이라도 된다 이 말입니까?”

탁하늘의 목소리에 모두가 얼이 빠진 얼굴을 했다.

정말 모르고 저러는 걸까 아니면 특별 1반에 들어가고 싶어서 객기를 부리는 걸까.

“한 명 빼고 전부 A급 완숙에 있습니다.”

특별 1반은 A급 완숙에 있지 않았다.

그보다 더 높이 있었다.

방학 기간 동안 특별반도 놀고만 있지 않았으니까.

이준에게 배운 걸 복습하고 괴개가 이준에게 배운 수련법을 사대 가문에 전달했다.

태어나서 했던 그 어떤 수련보다 힘든 훈련.

그 전에 배운 건 워밍업에 불과했다.

이 3개월간 피나는 노력 끝에 한지유를 비롯한 정예나와 진경수 그리고 허수는 AA급 초입의 벽을 깨려는 중이었다.

그 외 학생들도 AA급 초입에 들었으니.

특별 1반은 학교 선생들보다 강한 학생들의 반이었다.

그러니 창제씩이나 되는 이준이 반을 맡은 거다.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학생이 어떻게 선생들보다 강하단 말입니까!”

무맹 측 학생들도 못 믿는 눈치였다.

만약 사실이라도 비정상적으로 강한 게 아닌가.

아무리 구파일방과 세가의 무공을 익혔다지만 일반 무공과 너무 차이가 났다.

그러던 그때였다.

“야. 너 이름이 뭐지?”

덩치가 산만 한 진경수가 탁하늘을 향해 말했다.

키가 거의 2M는 되어 상대방에겐 위압감을 주었다.

“탁하늘이다!”

“탁하늘? 어디서 이름은 들어 봤는데….”

“그러는 넌 이름이 뭐냐?”

“진경수다.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예의는 좀 지키지?”

참고로 진경수는 위계질서를 준수했다.

이준 다음으로 꼰대.

특별반의 기강은 진경수 담당이었다.

“처, 철룡? 당신이 왜 학교에 있어?”

“어쭈? 아직도 말을 까?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야. 애 쫀다, 그만… 어?”

정예나가 진경수를 말리려는데 그녀의 손이 허공에 붕 떴다.

진경수의 몸은 이미 탁하늘에게 이동해 있었으니까.

“헉!”

탁하늘이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눈앞의 거구가 움직였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케에에엑!”

“생각보다 약골인데 왜 깝치지?”

진경수의 우악스러운 손이 탁하늘의 목을 옥죄였다.

그의 팔이 위로 올라갈 때마다 탁하늘이 몸을 버둥거렸다.

“야, 진경수! 선생님들 계시는데 뭐해! 그 손 놔.”

“이 자식이 자꾸 반말을 지껄여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케엑, 켁켁!”

진경수가 탁하늘의 목을 놔주었다.

그리고 선생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얼굴이 험상궂고 덩치가 커서 일진 같지만 모범생에 더 가까웠다.

예의를 중시해 어린놈이 윗사람에게 설치는 꼴은 못 보는 성격이었다.

“가라. 우리 특별반은 네가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진경수의 무시에 오기가 발동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탁하늘이었다.

특별 1반에 들지 못하면 전학을 오나 마나였다.

이 무사고에서 가장 특별한 학급이 바로 저 특별 1반이었으니까.

탁하늘은 저들 중 가장 약해 보이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가 저 애보다는 강할 겁니다. 증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누구?”

진경수가 고개를 돌렸다.

탁하늘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여자아이의 얼굴을 봤다.

“지안이?”

“예. 걔보다는 제가 더 강할 겁니다!”

“와, 이 새끼 돌았구나. 우리 선생님의 안목을 개무시하고 있어. 허수야. 얘 어쩌냐?”

“지안이한테 맡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만 동의하신다면 비무도 좋지 않겠습니까?”

“오, 좋은 방법이다! 똑똑한 자식. 차 선생님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지금은 반 배정 중 입니다. 이사장님의 허락이 있어야지만 비무가 가능해요.”

단상에 있는 한민성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봤기에 흔쾌히 수락했다.

“개학식에 걸맞은 이벤트입니다. 허락하겠습니다.”

무맹과 사마련 소속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했다.

자기들의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욕심만 많은 학생들.

그들의 뇌리에 똑똑히 새겨줘야만 했다.

무사고의 특별 1반은 논외라고.

그리고 다른 특별반 또한 괜찮은 학급이라 여기게 해야 했다.

해결 방법으로 비무는 아주 좋은 대안이었다.

이 일만 잘 지나간다면 앞으로의 일정은 수월할 터.

곧 학생들의 학부형도 도착하기에 괜찮은 제안이라 생각한 한민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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