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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32화 (330/705)

제328화

[제25 지옥지대 ‘흑염의 거처’에 입장하셨습니다.]

이준이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준아!”

그를 제일 먼저 본 사람은 한지유였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이준을 보자 반가운 음성으로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리고는 화들짝 놀랐다.

자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았기에.

“건물에 들어가 있지 않고 왜 여기에서 서성이고 있데?”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아니, 일입니까.”

검왕이 반말을 하려다가 가문연맹회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곤 다시 존대를 했다.

이준은 검제와 같은 선상에 있는 각성자였으니까.

“말하자면 깁니다.”

“검은 화염이 우리의 몸을 감싸더니 이리로 이동됐습니다. 혹, 이곳에 소환진을 설치하셨습니까?”

“비슷해요.”

이준은 여기가 자신의 게이트라는 걸 말하지 않았다.

저들에게 말해 봤자 믿지 않을뿐더러 만에 하나 믿더라도 귀찮은 일이 벌어질 거라는 걸 알았다.

“허.”

“우릴 왜 이곳으로 소환한 겁니까.”

신기학사 한지웅이 이준에게 물었다.

이준에게 게이트로 소환한 이유를 말해 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까 봐 그랬습니다.”

“천외천이 우리의 뒤통수를 노릴 걸 미리 알고 있었군요.”

“놈들은 굉장히 교활합니다. 물론 지금의 천외천은 교활과는 거리가 먼 멍청한 놈들이긴 하지만 뒤로 헛짓거리를 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 결과가 이겁니까?”

“네.”

“으음….”

“난리가 나겠군.”

한지웅과 검왕, 철왕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가문에 피해가 없어 좋긴 하나 앞으로의 일이 문제였다.

한지웅이 그 사실을 꼬집으며 말했다.

“저희를 전부 소환하시면 안 됐습니다. 특별반 아이들만 소환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오대 가문 전체를 소환해 버린 덕에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질 겁니다.”

한지웅이 쓴소리를 했지만 이준은 개의치 않았다.

더욱이 예상과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상관없어요. 전 제 마음이 편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욕 좀 먹죠, 뭐.”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가 없으면 몬스터를 처리할 각성자가 부족….”

“몬스터는 이미 다 처리했어요.”

“합니다. 예?”

한지웅이 반문했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었다.

이준은 한지웅에게 다시 말해 줬다.

“몬스터는 제가 다 해치웠다고요.”

“저, 전국 각지에 몬스터의 폭동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병력을 혼자 말입니까?”

“혼자는 아니지만 정리는 확실히 했으니 안심하세요.”

한지웅이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검왕 박영섭과 철왕 정현재도 같은 얼굴을 했다.

대체 그 많은 수의 몬스터를 어떻게 했을까.

홍길동이라도 되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게?

한지웅은 뜨악한 표정을 집어 넣고 다시 말했다.

“자칫 국민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저 혼자 다 해 처먹어서요?”

“가볍게 여길 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창제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 명성에 해를 끼칠 이들이 생겨날 겁니다.”

“제가 혼자 해치운 걸 아무도 모를 텐데 누가 절 음해해요?”

“무슨… 말입니까.”

한지웅은 바깥 상황을 전혀 몰랐다.

이준이 천변을 이용해 눈을 내리게 했던 걸 모르는 상황이었으니.

눈만 뻐끔거리고 있는 건 당연했다.

“사람들 모르게 다 처리했어요. 저 혼자 다 해 먹었다고 생각하지 못할 거예요.”

사람들은 대신 이준의 부하인 몬스터가 인간을 도와줬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눈이 그쳤을 때는 상황이 끝나 있을 터.

오해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여러분만 조용히 있으시면 돼요. 그러면 아무도 제가 몬스터를 해치웠단 사실은 모를 겁니다. 만에 하나 누가 이 사실을 알아서 절 음해해도 상관없어요. 전 영웅이 아니에요. 착한 인간은 더더욱 아니죠. 제 것만 지키면 악마도 될 수 있는 게 접니다.”

“제 말은 인간 본성을 말한 겁니다. 창제의 명성이 드높아짐에 따라 시기와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모를 리야 없죠. 저도 커뮤니티에 있는 댓글 봐요.”

자신이 모든 몬스터를 처리했지만 시민들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

폭설과 강한 바람으로 인해 방송이 되지 않았으니까.

지금도 추측성 기사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종군 기자들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른 채 생각나는 대로 기사를 써재꼈다.

폭설이 끝난 이후는 어떻게 될까.

몬스터는 전부 죽어 있고 상황은 종료.

몬스터를 막다가 죽은 중소가문의 희생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불만을 토해 낼 것이다.

사람이 죽는 동안 오대 가문은 뭐 했냐고.

분노를 표출할 터.

이때부터 모든 비난은 가문연맹에로 향할 거다.

그리고 더 위로 올라갈 테고, 정점에 있는 검제와 괴개, 그리고 자신에게로 향하겠지.

희생자들은 분한 마음에 성토하겠지만 이때다 싶어서 악담을 퍼붓는 놈들이 나타날 거다.

자신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으니까.

“이참에 쉬죠. 아, 은퇴한다고 해 버릴까 그냥? 가문에서 농땡이 피우는 것도 재밌겠네요. 이참에 가문도 봉문 해 버릴까?”

이준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자 한지웅을 비롯한 검왕, 철왕이 속으로 기겁했다.

‘대한민국 최고 각성자가 은퇴로 협박하고 있어. 그가 자숙하면 신력도 움직이지 않겠지.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에 엄청난 타격이야. 인주란 괴물은 수뇌부 중 하나라고 했는데 창제가 없는 동안 천외천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큰일이지 않은가.’

‘또, 또라이야. 수많은 각성자가 있었지만 은퇴가지고 협박한 사람은 없었어.’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

세 사람은 속으로 다짐했다.

이 일은 온전히 자신들 손에서 해결해야 된다고.

안 그러면 창제가 정말로 은퇴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성격은 종잡을 수 없었으니까.

* * *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몬스터로 인한 희생자만 무려 100만 명이나 났다.

이준이 적절히 개입한 덕에 이 정도의 피해로 끝난 것.

과거보다 훨씬 적은 피해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사람들.

그로 인해 비난의 화살은 오대 가문으로 쏟아졌다.

-지들 영역도 이젠 안 챙기네.

-몬스터가 나타나면 지켜준다면서? 그 많은 희생자가 생길 때까지 오대 가문은 뭐함?

-ㅆㅇㅈ. 그냥 없어지는 게 낫다.

-내가 경영해도 저것들보다 더 잘하겠다.

가문연맹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이때다 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사실 테구르를 비롯한 몬스터들만으로도 가문연맹의 빈 자리를 채우고도 남았다. 거기다 앞으로의 전쟁을 생각하면 가문연맹의 전력은 아껴 두어야 했는데, 몇몇 댓글들은 아예 선을 넘기 시작했다.

- 걔들 원래 ㅈㄴ 이기적이었음. 오왕들 가식 오짐ㅋㅋㅋ

- ㅋㅋㅋ일부러 방치한 거 아냐? 괜히 일반인들 겁먹게 한 다음, 앞으로 지들 말 안 들으면 계속 안 지켜줄 거라고 하는 거지.

- 윗댓 킹리적 갓심

공격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실드를 쳐 주는 이들 또한 등장했다.

-선 씨게 넘었다. 오대 가문이 없으면 어쩔 건데 너희가 몬스터 처치하쉴?

-몬스터는 놔두고 천외천이란 그 싸이비 종자들은 어쩔? AA급 각성자도 상대하기 힘들다며.

-오왕만한 실력자가 수천 명인데 지랄하네. 나라가 없어질 판국이었구만. 저 정도 피해만 입은 것도 다행이라 여겨야지.

-존나 킹받네. 다 아가리 닥쳐라.

-가문연맹 실더들 등장했네.

-그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키고도 감싸준다고?

-억까하지마. 방구석 워리어 새끼야.

커뮤니티 분위기는 아주 살벌했다.

현피도 마다하지 않을 분위기.

부모님 안부를 묻는 건 기본이었다.

가문 연맹 실더들이 등장하면 대부분 수긍했지만, 이번 일은 여태까지 벌어진 사태 중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이럴 거면 정부를 다시 재정립해. 자기들끼리 다 해쳐 먹지 말고.

-ㄴㄴ. 정부 못 세움. 검제랑 창제 괴개가 방해함.

-이번에 방송 보니까 검제랑 괴개도 창제에게는 한발 물러 나더만. 이참에 창제를 대통령으로 만들지 그러냐.

-최연소 대통령 쩌네. 다이아몬드 수저라 부럽다.

-우리 같은 흙수저는 감히 상상도 못 하지. 18살에 대통령이란 말이 나오는 것부터가 역사에 유례없는 일이다.

-ㅅㅂ. 세상 참 불공평하네. 퉷. 혼자 다 해 먹어라.

-창제도 속으로 인정하고 있을걸.

가문연맹을 비판하던 사람들이 주제를 이준으로 옮겨 갔다.

전환이 굉장히 빨랐다.

누가 이준을 언급해 주길 바라던 것처럼.

기다렸다는 듯 그를 비꼬기 시작했다.

-창제가 오대 가문과 짜고 일을 벌인 거 아니냐?

-이상하긴 해. 지방에 지원 병력도 안 보내고 그냥 증발했다며.

-중소가문들 죽이려고 하는 거지.

-일리 있는 말임.

-악플 새끼들 존나 무지성으로 까네.

-어딜 봐서 창제와 오대 가문이 이걸 설계한 걸로 보이냐.

-창제와 검제, 괴개가 대장전 해서 천외천 죽인 걸 두 눈으로 안 봤냐. 그 시간에 잠이라도 쳐 잤나.

-억까들이 생각하고 까는 애들임? 패배의식에 찌든 놈들이 여기서 뭐라도 된 것마냥 지랄하는 거지.

-xxx놈아. 잘 있으시냐.

-봐라. 말로 안 되면 바로 부모님부터 찾으시잖아.

-ㅋㅋㅋㅋㅋ 팩폭 그만 날려. 애 울겠다.

커뮤니티에서 키보드로 대전을 펼치고 있을 때였다.

-악플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지금부터 악플 단 사람의 Ip 추적을 시작하겠습니다.

-익명 커뮤니티에서 뭔 ip추적?

-대가리에 장력 맞음?

-컨셉 오졌다.

잠시 후.

하나의 댓글이 올라왔다.

-ㅅㅂ. X됐다. 애들아 나 어떡해?

-왜?

-??

-무슨 일임?

-가문연맹에서 전화 옴. 악플 신고 들어왔데.

-구라 ㄴㄴ

-진짜야 나 심각해! 어떡하냐. 내가 쓴 글이랑 악플 전부 캡처했다고 당장 가문연맹으로 오래.

-실화임?

-한 번도 이런 일 없었잖아.

-ㄷㄷ.

-1시간 내에 가문연맹 본부나 지부로 안 가면 감찰부에서 잡으러 온데. 나 어떡해.

이후로 악플이 삭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많은 댓글의 삭제비가 내려졌지만.

-234.111, 123.177…… 너희 댓글 내가 다 캡처함.

-정의 구현 가자.

-그러게 왜 선을 넘고 그러냐.

-가문연맹 아니었으면 우린 진작 다 몬스터에게 죽었어.

-중국이나 일본에 이미 나라 넘어갔지.

-그것도 모르고 무지성으로 가문연맹을 까대니까 이젠 저쪽도 폭발한 듯.

-댓글 봐라. 존나 클린해졌다.

-ㅋㅋㅋㅋㅋㅋㅋ

* * *

가문연맹 회의실에는 검제와 괴개가 빠진 15가문의 가주가 모여 있었다.

검제와 괴개는 부상으로 인해 가문에서 요양 중.

이준만 신력의 이름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현재 홀로그램으로 익명 커뮤니티를 보고 있었다.

“고생했다고는 못 할 망정, 참 재밌네요.”

허공에 손을 휘휘 저으며 창을 치웠다.

“악플에 대한 조치는 이미 취했습니다.”

“댓글까지 단속하면 가문연맹이 독재한다며 시민들이 불만을 가질 거라고 반대하지 않으셨습니까. 신기가주.”

“그랬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왜 단속하신 겁니까.”

한지웅이 살며시 고개를 돌려 이준을 보았다.

천외천을 상대로 개고생했는데 돌아오는 건 비난의 화살뿐.

잘못한 부분도 있으나 그의 입장에선 최선을 다했다.

까놓고 말해 몬스터를 처치하지 않고 방관자 역할을 해도 상관없었다.

각성자라 하나 자기 의사가 가장 중요했으니까.

“도가 지나친 악플은 통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검왕.”

“나도 동의하는 바이오.”

“본인도 신기가주의 말에 찬성하오.”

검왕과 철왕은 이미 한지웅과 말을 맞춘 상태였다.

가문연맹이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비난의 화살이 창제에게 쏟아지는 건 막아야 했다.

그의 심기가 뒤틀려 만에 하나라도 은퇴한다고 선언하면 한국은 패닉에 빠질 테니까.

이준의 성격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아, 마음 아파. 댓글 보니 입맛이 뚝 떨어지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갔다.

회의가 아직 안 끝났지만 그를 막는 이는 없었다.

“전 가 볼게요. 악플을 봤더니 충격이 커서요.”

“쉬십시오. 이번 일은 저희 측에서 잘 처리하겠습니다.”

한지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이대로 잘 넘어가나 싶었다.

하지만 방심하긴 일렀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이준이 멈춰 섰다.

“그냥 쉽게 처리하죠. 이번 희생자 일은 제가 책임진다고 하세요.”

“아닙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한 사람은 책임져야 하니 제가 질게요. 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이준이 폭탄을 투하하고 가 버렸다.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저 말을 실제로 뱉다니….”

한지웅이 넋 나간 표정을 지었다.

“은퇴까지는 아니지 않겠소?”

검왕의 질문이었지만 한지웅은 고개를 저을 뿐이다.

창제란 이명에 그가 몇 살인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는 고작 18살. 고등학생밖에 안 됐다.

저런 행동을 해도 충분할 나이였다.

‘악플을 단 사람들한테 크게 한 방 먹이는구나.’

그들은 오늘 이후로 다신 키보드 앞에 앉아 있지 못할 것이다.

인생이 고달파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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