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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29화 (327/705)

제325화

광주광역시 금남로.

“꺄아아아!”

“도, 도망쳐!”

“으아악!”

대한민국 전역이 혼란에 빠졌다.

천외천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바다를 건너온 몬스터들 또한 마찬가지.

천외천의 명령으로 몬스터는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했다.

“쉐, 쉘터로 가, 가야 해!”

“X발. 갑자기 이게 웬 날벼락이야!”

몬스터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욕지거리했다.

몬스터들이 거리를 누비며 난동을 부린 것만 벌써 세 번째.

이번에는 피해가 심각했다.

전에는 서울 지역만 피해를 봤다면 요번은 한국 전역이었다.

“대전, 광주, 대구. 몬스터가 안 나타난 곳이 없대.”

“각성자들은 뭐 하고 있는 거야.”

“정부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놓고 대응 X같이 하네.”

“불평하지 말고 도망치기나 하자. 쉘터에 있으면 지나가겠지.”

“맞는 말이잖아. 이렇게 할 거면 다시 각성자를 통제하는 정부를 부활시키든지 해야 할 거 아니야.”

“일 존나 못 하긴 해.”

그들은 쉘터로 몸을 돌렸다.

몬스터에게 사람이 죽는 일은 흔했다.

저런 장면들엔 이미 면역된 상황.

사람들이 죽어감에도 태평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였다.

무엇보다 쉘터에만 있으면 어떻게든 가문 연맹이 구해 주러 왔다.

그들은 유명무실해진 정부를 대신해 국민들을 지켰다.

이번에도 가문 연맹이 몬스터를 막아 줄 거라 믿었다.

“구석에 짱박혀 있다가 나오자.”

“염병할.”

그들이 쉘터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가 쉘터인가?”

“누구?”

“으악!”

그들이 뒤를 돌아보자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든 남자가 서 있었다.

저 멀리서 사람들을 도륙하고 있던 자들 중 한 명.

그가 쉘터 앞에 나타난 것이다.

“내가 묻지 않았느냐. 아이야.”

푸확-

“악!”

“세운아!”

20대 청년의 팔이 잘렸다.

잘린 어깨에선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다시 한번 묻겠다. 여기가 쉘터인가?”

“으으….”

청년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쯧쯧. 하나 같이 병신들뿐이구나.”

남자의 검이 움직였다.

허공에서 여러 번 반짝인 끝에 그가 검을 내렸다.

선들이 교차하고 피의 비가 뿌려졌다.

후두둑-

잘린 육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자의 검이 굳게 닫힌 문 앞을 가르자 두꺼운 철문이 갈라졌다.

깊은 통로가 남자의 앞에 나타났다.

“쉘터인 것 같다. 숨어 있는 자를 모두 죽여라.”

“우오오오!”

“키야아악!”

몬스터들이 남자를 지나쳐 쉘터의 통로로 보이는 곳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 * *

대구 동성로

대구 시민들 또한 광주 시민들과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있었다.

“주, 죽고 싶지 않아….”

“으으으….”

“시, 싫어어어….”

사람들의 몸에서 혈액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숫자만 수백 명.

미처 도망치지 못한 이들이었다.

도망쳐도 도로 잡혀 오는 사람이 있어 인원은 점점 늘어나기만 했다.

동성로에 그려진 커다란 진으로 혈액이 몰려들었다.

“더, 더! 살육을 펼쳐라!”

“존명!”

역천진을 발동하기에는 피의 양이 부족했다.

특히 각성자의 내공이 현저하게 모자랐다.

이들은 전부 일반인들.

혈액은 공급할 수 있지만 내공은 한 톨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내공이 없으면 혈액이라도 많이 충당해라. 다른 지역에서 내공을 짜낼 것이다.”

대구 지역은 피로 물들고 있었다.

* * *

대전 중앙로역

광주, 대구보다는 그나마 나았다.

대전은 오대 가문에 든 진씨가문의 영역.

천외천과 몬스터가 출몰하자 빠르게 대응했다.

“천외천 놈들이다! 어서 시민을 대피시켜!”

진병철이 진두지휘했다.

그의 옆에서 진경수도 거들었다.

진씨가문의 각성자 전원이 나서 시민들을 구출했다.

대전에 위치한 각성자들 또한 진씨가문을 도왔다.

“경수야.”

“네. 아버지.”

“지원군은 언제 온다더냐.”

“신력에서 지원군을 보냈다고 하니, 곧 오지 않을까요?”

“오, 신력에서 우릴 도우러 온다니 운이 좋구나.”

전국 각지에서 15가문 연맹에 지원 요청을 했다.

배정은 랜덤.

어떤 가문이 지원을 올지는 미지수였다.

원래라면 진씨가문도 다른 곳으로 지원을 가야 할 입장이었으나 자신의 영역인 대전에 몬스터가 나타났기에 오히려 지원을 받게 됐다.

“저기 오는 것 같아요!”

그 지원군은 바로 요새 잘나가는 신력의 무력부대였다.

* * *

무사고에서도 경보가 울렸다.

에에에엥!

TV 화면을 보고 있던 학생들이 두리번거렸다.

“뭐, 뭐야?”

“웬 경보?”

“무슨 일 터졌어?”

각 학년에 배치된 스피커에서 한민성 이사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비상 상황입니다. 전역에서 몬스터 떼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있는 서울도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몬스터 출몰?”

“갑자기?”

“몬스터 웨이브라도 일어난 거야?”

“게이트 파동도 없었던 것 같은데?”

정예나와 박은비가 큰 눈을 깜빡였다.

뉴스에서 속보도 안 나왔을뿐더러, 각성자 시스템에도 그 어떤 알림이 울리지 않았다.

[B급 이하 학생들은 전부 쉘터로 이동해 주십시오. 다시 한번….]

“우리가 나서야 하는 거 아니야?”

“상황부터 파악하자.”

특별반 학생들은 홀로그램에 각성자 뉴스를 띄웠다.

띠링-

띠링-

이제야 올라오는 소식.

한민성 이사장 말대로 전국 각지에서 소식이 전해져 왔다.

몬스터 떼를 조종하는 각성자들이 나타났다는 것.

그들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놈들이 겁도 없이!”

“몬스터를 조종하는 이들이면 천외천 아니야?”

“천외천!?”

학생들의 눈빛이 한 사람에게로 쏠렸다.

그들이 바라보는 사람은 이준을 대신하고 있는 차경진이었다.

“그게 제일 가능성이 높죠.”

“그렇담 큰일 아닌가요?”

“명백한 반칙입니다. 대장전을 수락해 놓고 뒤로는 음흉한 수작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허수가 이를 부득 갈았다.

“짜장 새끼들!”

“정정당당하게 나가나 했다.”

“그래도 여태까지 수련한 게 있으니 우리라도 나서서 시민들을 대피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

정예나가 정의감을 불태우고 있는데 차경진이 반대했다.

“불가합니다. 천외천이라면 여러분도 상대하기 어려워요. 가주님이라면 나서지 말라고 했을 겁니다.”

“저희도 열심히 했어요.”

“맞아요. AA급에 오른 걸 이준 선생님이 보셨다면….”

“그래도 말리셨을 겁니다.”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순 없어요. 가기 싫으면 저라도 가겠어요.”

AA급을 달성한 정예나가 단독 행동을 하려 할 때였다.

“우왁!”

“부, 불꽃?”

“몸에 불이 붙었어!”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차경진을 비롯한 특별반 학생들의 몸에 검은 불꽃이 붙었다.

그 불은 점점 커지면서 그들의 몸을 덮어 갔다.

“내공으로 몸을 보호하십시오.”

허수의 외침에 내공으로 몸을 보호했지만 말짱 도루묵.

전혀 효과가 없었다.

“아, 안 돼!”

“으악!”

검은 불꽃에 완전히 뒤덮이자 학생들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뜨겁지 않았다.

몸에 불이 붙으면 열에 의해 고통스러울 법도 한데 그저 눈앞이 깜깜해질 뿐이었다.

깜깜해졌던 시야가 밝아 왔다.

“여긴… 게이트?”

“통신도 안 됩니다.”

“각성자 시스템의 전파도 안 잡혀요.”

어떤 게이트에 들어가도 각성자 시스템만은 작동했다.

각성자에게 지급된 폰이 끊겨 연락은 어려워도 시스템만 있으면 바깥세상의 정보를 볼 순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안 됐다.

“그런데 좀 이상해.”

“게이트인데 현대식 집이 있어….”

“어떻게 된 일이지?”

학생들의 눈에 럭셔리한 건물이 보였다.

대저택이랄까.

아주 호화스러운 건물이었다.

특히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에서만 볼 수 있는 양식의 건물.

어떤 미친 인간이 게이트에 이런 괴상한 건물을 만들어 놨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그때.

“뭐야!? 경수 아니야?”

정예나가 손가락을 들어 반대편 쪽을 가리켰다.

검은 불꽃이 꺼지고 진경수를 비롯한 진씨가문의 각성자가 나타났다.

“예나?”

“야! 어떻게 된 일이야?”

“모, 몰라. 난 몬스터와 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기로 소환됐어.”

“큼큼. 예나 양. 오랜만이군.”

“아, 안녕하세요.”

진병철의 헛기침에 정예나가 인사를 했다.

“형님들도 오셨습니까?”

허수가 무극대를 아는 체했다.

“수 너는 어쩐 일이야?”

“저도 눈 떠 보니 이곳으로 떨어졌습니다.”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몬스터와 싸우다가 게이트에 떨어지다니!”

“천외천의 트릭에 갇힌 게 아닐까?”

“그건 아닌 듯해요.”

한지유가 주변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게이트지만 인기척이라곤 전혀 없었다.

하지만 온기는 남아 있는 상황.

이 게이트로 소환되게 하는 진이 있다면 그 어딘가에 내공이나 마력이 남아 있어야 할 터.

자신들을 소환하게 한 진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한지유는 소환된 이들을 천천히 둘러봤다.

무극대, 진씨가문의 각성자, 특별반 학생들.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전부 이준과 친한 이들 뿐이었다.

아니면.

“따, 딸!?”

“아버지.”

“검왕도 이곳으로 소환되었소?”

“철왕도?”

모두 친한 이들의 가문이었다.

쉽게 말해 오대 가문에 속한 전원이 통째로 게이트에 소환된 것이다.

끝으로 암상의 한금만과 한상인, 한주인까지 소환되고 더는 검은 불꽃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지유는 그들 모두를 둘러보고는 결론을 내었다.

“공통점을 찾았어요.”

“어떤 공통점?”

그녀의 아버지인 신기학사 한지웅이 물었다.

“소환된 사람들의 공통점이요.”

“어떤 게 있지?”

“이준과… 전부 친한 이들 뿐이에요.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죠.”

소환된 이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그들 또한 잘 아는 사이였다.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그래?”

“상관있어요….”

그 말을 하고 한지유는 입을 딱 다물었다.

그리고 무사고 이사장이자 삼촌인 한민성을 보았다.

그 또한 한지유의 눈빛을 알아챘다.

이준은 게이트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각성자.

여기에 몰래 소환진을 설치했을 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말이 안 되는 부분은 남아 있었다.

이 많은 인원을 어떻게 소환했을까.

하나가 풀리니 다른 게 막혔다.

한지유가 아는 건 딱 여기까지였다.

이준이 게이트 주인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아는 게 아니었으니까.

그저 어렴풋이 짐작했다.

게이트 안에 우뚝 솟은 저 기둥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저 기둥 어딘지 모르게 익숙해….’

이준의 머리 위에 앉아 있던 작은 새가 떠올랐다.

* * *

[작은 주인. 전원 이동시켰다.]

‘고마워.’

이준은 흑염마조에게 심어를 보낸 후 손을 내리그었다.

홀로그램이 앞에 떴다.

그는 방송국과의 수신을 끊었다.

이제 사람들은 이준의 시야에서 화면을 보지 못하게 됐다.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굳이 오대가문이 나서서 피를 볼 필요는 없지.’

미리 준비해 둔 소환이었다.

딱 자신이 보호할 사람만 소환하려 했지만 가족까지로 넓혔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각 가주들이 소환될 텐데 그들이 게이트에서 나가겠다고 지랄을 하면 어쩌나.

생각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그냥 통째로 옮기기로.

그들이 몬스터는 막을 수 있을지언정 천외천까지는 막지 못하니까.

아직 실력이 되지도 않는데, 괜히 싸우게 내버려 뒀다가 다치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흑염의 거처에 가둬 놓는 게 나았다.

나머진 자신의 선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니까.

‘이 짓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언제까지 자신 혼자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인주를 죽였으니 남은 잔당만 해치우면 됐다.

그렇게 되면 많은 시간을 벌 수 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그 기간 동안 아이들을 성장시킨다면 지금처럼 혼자 뛰어다닐 필요가 없었다.

‘게이트 소환.’

경공을 펼치던 그의 앞에 게이트가 생겨나 안으로 들어갔다.

지잉-

4대 성지의 금역으로 온 이준은 황금이부터 찾았다.

“황금아!”

잠시 후 황금이가 물에서 나왔다.

[부르셨어요. 공자님.]

“다시 한번 날씨를 바꿔 줘야겠어.”

[어떤 날씨로 원하세요?]

“최대한 어둡게.”

[비가 오는 날씨가 좋겠어요.]

“전국에 비를 내리는 게 가능할까?”

[가능하지만 시간이 필요해요.]

“얼마나?”

[1시간 정도요.]

“어쩔 수 없지. 준비해 줘.”

이준은 황금이를 놔두고 모두를 집합시켰다.

샥쿠, 로티틸, 테구르.

모두가 그의 앞에 정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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