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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07화 (307/705)

제308화

[청룡무의를 획득하였습니다.]

[청룡무의로 인해 오랜 세월 잊힌 청룡과의 계약이 이어집니다.]

[메인 퀘스트 - 동쪽 신수와의 거래가 생성되었습니다.]

[메인 퀘스트 – 동쪽 신수와의 거래]

난이도: SSS

설명: 청룡은 먼 미래에 재앙이 닥칠 걸 미리 예견했습니다. 그는 이 재앙을 막아 줄 인간을 찾아다녔고 악마와 같은 재능을 가진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그에게 대가를 약속한 청룡은 거래를 하게 됩니다.

완료 조건: 사흉수 전원 소멸.

보상: 청룡의 힘 발현, ???포탈 지도.

“어?”

이준이 퀘스트 창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심장에 자리 잡은 무언가.

내공이 아니었다.

청룡의 힘이라고 하기엔 이상했다.

파멸겁과 같은 종류라면 내공과 같은 느낌이 들어야 정상.

하지만 심장의 힘은 내공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사부님.”

[이 사부도 모르니라.]

“심장에 자리한 힘이 뭔지 아시는 것 같은데요?”

[모른다 하지 않았느냐.]

“말투 보면 아시는 것 같은데, 왜 모른 척하실까.”

[큼. 소피가 마렵구나.]

무극자 사부가 대답을 회피했다.

영혼이 소피를 본단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준은 허공에 뜬 홀로그램을 천천히 둘러봤다.

청룡의 연계 퀘스트였다.

일반적인 퀘스트보다 보상이 훨씬 좋은 게 바로 이 연계 퀘스트였다.

“이걸 깨면 심장에 자리한 힘을 쓸 수 있는 건가?”

사흉수를 해치우는 조건으로 얻을 보상은 청룡의 힘이었다.

정확히는 심장에 자리한 힘을 사용할 방법이겠지.

“힘은 차고 넘치니까 지금은 하나하나 수습할 때야.”

파멸겁도 2단계 형태를 지녔고, 청룡무의도 얻었다.

이 두 개만 있어도 인주를 찜 쪄 먹지 않을까.

인주가 사흉수를 데리고 와도 자신 있었다.

그만큼 사부가 가진 기보의 옵션은 엄청났다.

“과하게 먹다가 체할 수 있으니 이만해야지.”

이준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어차피 인주를 만나면 사흉수와 부딪힐 터.

그때 사흉수를 소멸시키면 된다.

그러면 인주와 더불어 퀘스트까지 완료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었다.

홀로그램을 닫고 마지막으로 열려 있는 창을 보았다.

[청룡무의]

등급: SSS

설명: 파천혈신의 제2 기보. 무극기를 익힌 자만이 입을 수 있는 무복이다. 만약 무극기를 지니지 않은 사람이 만진다면 영혼까지 소멸되고 만다.

옵션: 모든 상태 이상 면역, 전 속성 저항력 +500%, 흑뢰 획득

청룡무의에 대한 정보 창이었다.

“파멸겁 옵션하고 비교하면 손색이 있네.”

앞서 본 창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감흥이 없었다.

눈에 안 찬달까.

마지막 창까지 끄곤 청룡무의를 입었다.

“오오, 뭔데 이렇게 핏이 쩔어?”

이준은 몸을 내려다보며 감탄했다.

옛날옛적에 입었던 무극자 사부의 옷이었다.

세월의 흔적을 비껴간 건지, 아니면 보통의 재질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그런지.

새 옷과 다름없는 품질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혼원반지처럼 세련되기까지 했다.

[홀홀홀. 사부의 미적 감각은 살아생전에도 뛰어났지. 부업으로 재봉 일을 할까도 생각했느니라.]

무극자 사부가 홀로 자화자찬했다.

이준은 사부의 말을 귀담아들을 수 없었다.

옷에 홀딱 빠졌기 때문.

“신기하네.”

청룡무의의 색은 원래 청색을 띠고 있었다.

그런데 옷을 입은 순간 색이 변했다.

“사부님, 사부님! 옷이 검은색으로 바뀌었어요!”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보는 듯한 해맑은 음성이었다.

[네가 지닌 내력 때문이니라.]

“내력 때문에 옷 색깔이 바뀌어요? 사부님도 저처럼 검은색 무복이었어요?”

[사부는 회색이었느니라.]

“저도 그러면 회색이어야 하지 않아요?”

혼원신공을 색으로 표현하자면 회색에 가까웠다.

그러니 무극기도 회색의 아지랑이로 발현하는 거고.

[혼원신공을 대성하면 사부와 같이 회색으로 바뀔 것이니라. 더 정진하거라.]

무극자 사부가 진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쉽게 궁금증이 풀렸다.

“그래도 회색 무복보다는 검은 무복이 더 간지나겠네요. 전 이대로가 좋아요.”

무극자가 원하는 대답은 이런 게 아니었다.

사부님의 발끝이라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역시 사부님이십니다.

괜히 고금제일인이 아니시군요 란 말이었다.

[이 망할 제자 놈을 어찌할꼬.]

듣고 싶은 말을 못 들어서 인지, 무극자의 목소리엔 은은한 분노가 어려 있었다.

“무복을 입으니 무림인이 된 느낌…!?”

이준은 말을 하다가 말았다.

단전에서 올라온 이질적인 기운 때문.

“뇌기?”

혼원신공은 무속성.

뇌기를 품을 순 있지만, 가지고 있진 않았다.

무극자 사부의 무공 중에는 뇌속성을 지닌 무공도 없었다.

그런데 이 뇌기는 뭐란 말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조금 전에 봤던 정보 창의 옵션이 떠올랐다.

“설마 흑뢰?”

청룡무의를 입자, 혼원신공이 반응한 것.

그에 화답하듯 청룡무의는 혼원신공에 흑뢰를 심었다.

* * *

무사고와 무사중의 합동 쉘터 안.

학생들은 불안한 얼굴로 대형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괴개와 만천단이 무사고 정문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할아버지!”

정예나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괴개가 검강에 의해 등이 갈라졌다.

곧바로 응수했으나 심한 상처로 행동이 굼떠지는 건 당연했다.

“아.”

정예은도 눈을 질끈 감았다.

가문에서 연구만 하던 할아버지였다.

그런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안 되겠어. 나라도 나가서 도와드릴 거야.”

정예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때 3학년 엘리트 반 선생인 청운이 그녀를 말렸다.

“예나 학생. 진정하시게. 예나 학생이 나간다면 오히려 괴개 님의 발목만 잡을 뿐이야.”

청운의 만류에도 정예나는 듣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밖에서 싸우고 있었다.

숫자도 현저하게 밀리고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패배는 자명한 일.

저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쉘터 문을 열어 주세요.”

“불가능하네.”

“저기 계신 분은 제 할아버지예요. 이렇게 가족을 잃은 순 없어요.”

정예나가 쉘터 문을 개방하는 버튼이 있는 쪽으로 갔다.

청운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선생님들은 구경만 하실 거요?”

“예나야.”

그녀를 부르는 한 사람.

청운과 같이 부임한 만독암가의 인물로 정예나에겐 사촌오빠인 정승환이었다.

“오빠! 보고만 있을 거야?”

“작은아버지의 명이야. 가만히 있어.”

“할아버지가 혼자 싸우시는데 어떻게 그래.”

“할아버지는 네가 다치는 걸 더 원치 않으신다.”

“싫어! 난 여길 나가겠어.”

정예나가 격렬히 저항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정예은의 눈에 물방울이 맺혔다.

“흑….”

정예나처럼 앞으로 나서지 못한 정예은.

언제나 명랑하고 당당했던 그녀였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겁이 나서 몸이 떨려왔다.

“예은아….”

정예은의 옆에 있던 허수가 어깨를 토닥였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어떡해.”

“그렇게 걱정돼?”

허수가 그녀에게 물었다.

“응….”

“불안하면 내가 대신 나가 볼게.”

“수, 네가?”

“어. 이준 선생, 아니 형님한테 수련받을 때 이런 극한의 상황은 많이 겪어 봐서 익숙해.”

“너까지 위험해질지 몰라.”

정예은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허수의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형님께 무사고에 깔린 함정 지도를 받았어. 그것만 잘 이용하면 도망치는 건 문제 없어.”

“그래도….”

“대신 여기에 가만히 있어. 약속해.”

허수가 엄지와 새끼손가락만 편 채 정예은에게 내밀었다.

“어서 약속.”

“괜찮겠어?”

“응. 날 믿어.”

“위험하면 바로 도망쳐야 해.”

“알았어.”

정예은은 허수와 약속을 했다.

순박한 미소를 보이곤 자리에서 일어난 허수가 정예나에게 갔다.

“누님 대신 제가 나가겠습니다.”

“모두 나갈 수 없네.”

청운은 단호했다.

이곳의 통제는 그의 담당이었다.

누구도 밖으로 내보지 말라는 이사장의 당부.

예외는 없었다.

“형님, 아니 이준 선생의 말이 있었습니다.”

“이준 선생의 말?”

이준이란 이름이 나오자 모두의 이목이 허수에게로 집중됐다.

이곳의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무게의 이름이었으니까.

“무엇인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제가 대신 나서라고 했습니다.”

물론 허수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이준은 그에게도 쉘터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정예은과 정예나를 안심시킬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자네를?”

“예. 제게 진법과 방벽, 함정 등이 설치된 지도를 쥐여 주면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창제의 말이긴 하지만 너무 위험한데.”

“여기선 선생님들 포함해서 제가 가장 강할 겁니다. 그러니 염려 마십시오.”

허수는 이준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각성자였다.

건곤미허신공과 연환패왕도라는 S급 무공을 익혔다.

거기다 신의 꽃이라는 계승의 꽃까지 먹었다.

또한 훈련 상대는 파랑이와 샥쿠.

나이는 어리나 실전 경험만큼은 이곳의 그 누구보다 뛰어났다.

무엇보다 그에겐 S급 무기인 참마도가 있었다.

도법에 대한 재능을 MAX로 올려주는 효과와 마인을 벨수록 주인을 강하게 만드는 마병.

거의 S급 아티팩트로 도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생들이 허수를 걱정하는 건 사치에 불과했다.

“창제의 말이면 따라야겠지. 자네만 나가는 걸 허락하겠네.”

“저도요!”

정예나가 극구 나가겠다고 했지만 허수가 제지했다.

“선생님의 명령입니다. 여길 나간 순간 다신 얼굴을 보지 않겠다 하셨습니다.”

그의 말에 정예나가 움찔했다.

특별반 학생들에게 이준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그 누구도 어기지 못하게끔 정신이 개조된 상태.

악마 같은 이준을 떠올리자 정예나의 몸이 굳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제가 괴개 님을 보필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혼자 괜찮겠어?”

“예. 그럼 더 늦기 전에 가 보겠습니다.”

지이이잉-

쉘터의 문이 열렸다.

허수가 뒤를 돌아보며 정예은와 눈을 마주쳤다.

‘갔다 올게.’

마음속으로 그 말을 되뇌곤 쉘터를 나가려 하는데.

“꺅!”

“괴개 님이 위험해!”

“악!”

괴개의 몸에서 피가 튀었다.

등에 치명상을 입은 것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검상을 입고 말았다.

이번에는 옆구리.

상처가 깊은 듯했다.

“상비약도 떨어진 듯합니다.”

“괴개 님이 나서도 물량 앞에선 장사가 없어.”

“이를 어쩐단 말입니까.”

선생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치료 각성자라도 보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무리입니다. 저 정도의 상처를 치료하려면 보통의 의술로는 불가능해요.”

“서혜지 학생이라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서혜지 학생도 무리요. 신의라면 모를까.”

선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은발의 소녀 하나가 손을 들었다.

청순, 청초 그 자체.

빙화, 검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소녀였다.

“제가 치료할 수 있어요.”

“신의의 손녀가 있었구려.”

“하지만 나이가 너무 어립니다. 신의의 의술을 전부 계승한 건지도 모르고….”

“할아버지의 의술이라면 전부 계승했어요.”

“희소식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지안의 담임인 선생이 우물쭈물했다.

“시간이 없소. 문제가 뭐요?”

“신력이 손수 챙기는 아이라….”

“하긴, 신의의 손녀고 치료계 각성자니 귀하게 여길 수밖에.”

“그래도 내보내야 합니다. 이러다 괴개 님이 쓰러질지 몰라요.”

“치료만 살짝 하고 오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선생들은 이지안을 밖으로 내보내는 걸로 결정했다.

그들의 우선순위는 괴개였다.

괴개와 만천단이 쓰러지면 다음은 자신들이 있는 쉘터.

괴개의 방어선은 절대 무너지면 안 됐다.

“절대 안 됩니다.”

이번엔 허수가 반대했다.

이지안은 신력의 소속.

이준에게 은혜를 입은 허수로선 이지안 또한 그가 지켜야 할 사람에 속했다.

“괴개 님을 치료해야 하잖아요.”

“네가 위험해지면 형님의 얼굴을 뵐 면목이 없어.”

“괴개 님의 치료만 잠깐 하고 돌아올게요. 그리고 그분이 쓰러지면 저 언니가 슬퍼할 거예요.”

이지안은 정예은을 가리키며 말했다.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정예은.

그녀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애절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허수가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허락했다.

“괴개 님만 치료하고 바로 쉘터로 복귀하기야.”

“그럴게요.”

그렇게 허수와 이지안이 쉘터 밖으로 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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