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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81화 (281/705)

제282화

[못난 놈! 이 고금제일인의 제자가 고작 천살성에나 사로잡히다니.]

“사부님.”

[내 너를 믿었건만. 당장 너를 파문… 응?]

“혼자 뭐라고 떠들고 계셨던 거예요?”

이준의 목소리에 무극자가 화들짝 놀랐다.

[눈을 뜬 게냐?]

“눈은 계속 뜨고 있었는데요?”

[이 빌어먹을 제자 놈이! 그 말을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천살성이라면 이야기 잘 끝냈어요.”

[그, 그게 참말이냐? 네가 어떻게?]

“제자를 뭘로 보고 저 고금제일인의 제자예요.”

[큼큼. 그렇긴 하지만…]

무극자는 이준의 말을 못 믿는 눈치였다.

천살성은 그가 말한 대로 이야기를 잘 끝낼 정도의 존재가 아니었다.

잔인하고 난폭한 포식자에 가까웠다.

마음 놓고 있다간 순식간에 자아를 잡아먹는 존재.

그게 천살성이었다.

“봐봐요. 아무렇지 않잖아요?”

[내기도 안정적이고 혼원신공이 8성에 이른 것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기도 하고 흐음…]

무극자는 이준을 계속 살폈다.

천살성이 잠들어 있나 확인하려는 모양.

이곳저곳을 봤지만 천살성은 보이지 않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

“정말 괜찮다니깐요. 고금제일인의 제자를 못 믿으시네.”

무극자는 확인이 끝나자 그제야 안심하고 웃었다.

[홀홀홀. 이미 예상했느니라. 암. 응당 내 제자라면 천살성 따위에게 무릎을 꿇으면 안되지. 그렇고 말고.]

퍽이나.

조금전까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볼 때는 언제고.

아무런 이상이 없자 민망한지 수염을 매만지고 있는 무극자였다.

그런 그를 보며 이준은 빙그레 웃었다.

자신과 천살성이 대화하는 동안 계속 호통을 쳐서 정신을 차리게 한 것 같았다.

사부의 목소리가 많이 쉰게 느껴졌다.

‘정말 마음이 훤히 보이신다니까.’

파천혈신이란 별호랑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사부였다.

어떻게 저 별명이 생겼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사부를 악마로 변하게 만든 무림인들이 더 빌런 같이 느껴졌다.

[어서 상태나 확인하고 싸움에 합류하거라.]

“아 참, 그렇지.”

이준이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창에 가득했다.

[깨어났던 천살성을 도로 잠재웠습니다.]

[전례가 없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

……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000p가 지급됩니다.]

[더블 보상이 주어집니다.]

[천살성으로 인해 혼원신공의 성질이 변했습니다.]

……

……

[보상으로 무극기가 주어집니다.]

“와씨!”

그토록 배우고 싶었던 무극기가 공짜로 주어졌다.

이걸 전화위복하나.

아무튼 개이득이었다.

무극기와 마신지체를 찍었으니 다음은 어떤 루트가 기다릴지 궁금해서 루트 창을 열었다.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은거자(9/10) -파천자(0/900,000,000)

무공(4/5) - 패천기공(0/999,999,999)

능력치(114/999)-내공+15(0/30,000,000)

테크트리 포인트 100,710,000

“어?”

은거자 루트 항목에 아주 익숙한 단어가 있었다.

암상에서 썼던 코드네임인 파천자가 떡 하니 있는 게 아닌가.

유령에 홀린 듯 파천자를 클릭했다.

[파천자]

등급: EX

설명: ???

효과: ???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보이는 건 등급뿐이었다.

“미친 EX는 뭐야?”

EX라는 등급은 처음 봤다.

솔직히 S급 이상이 있다는 것도 회귀하고 알았다.

그런데 SSS급 위의 단계도 존재하다니 기겁할 노릇이다.

“사, 사부님. 이거 뭐예요?”

[흐음… 네 이명이 아니겠느냐.]

“제 이명이 왜 여기에 있어요!?”

[은거자 루트의 마지막이니 네 이명이 있는 것으로 보이구나.]

루트 창은 사부의 인생이 담겨있었으니 얼추 이해가 갔다.

마지막 선택지라 사부의 이명 아닌 파천자가 생성된 게 아닐까.

“아고, 심장이야.”

이준은 심장을 부여잡고 아픈 척하며 변한 루트 창을 살폈다.

은거자 루트에 이어 무공 루트도 마지막.

파천자와 패천기공을 찍으면 더는 찍을 게 없었다.

물론 포인트를 모으는 게 헬이라 오래 걸리겠지만 배울 게 더는 없다고 생각하자 아쉬웠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능력치 루트가 무려 999개.

거의 능력치를 무한에 가깝게 올릴 수 있었다.

“사부님은 인간이 맞나? 무슨 능력치를 끝도 없이 올릴 수 있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루트 창은 무극자가 살아온 흔적들이었다.

능력치가 999개를 올릴 수 있다는 건 무극자의 능력치가 무한에 가까웠다는 것.

이것만 보면 거의 신에 필적했다.

[홀홀홀.]

무극자는 그저 웃기만 했다.

이준은 숨을 고르며 상태창을 열었다.

[기본 정보]

칭호: 은거자의 막내 제자, 창제 (외2)

이름: 이준

나이:18

잠재력: 등급 외(현재:S)

고유 스킬: 혼원신공(SSS), 무극기(SSS) 무극군림보(SS), 무극창법(SS), 무극장법(SS+)

일반 스킬: 흡성공(S), 천왕보(B), 수미천왕신공(S), 벽력신장(S) 십보신권(C), 비룡신법(C), 만독수(C), 칠절참흔(C), 연환창법(C), 백호연격진(B), 전륜마멸진(S)

특성: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4대 성지 금역의 주인(S), 마신지체(SSS), 천살성(기본), 악마교관(S), 천의무봉(S)(외9)

테크트리 포인트 100,710,000

[능력치]

체력: 511(+150)/700

신체: 542(+150)/700

힘: 510(+150)/700

민첩: 500(+150)/700

-특수항목-

내공: 803(+150)/1000

정신력: 508(+150)/700

명성: 200,000(창제)

우호도: 사대성지(적대), 스케먼(복종), 페어리(복종), 샤크로아(복종), 오크(불신), 다크엘프(혐오) 등등.

-상태-

전투력 +720%, 모든 속성 친화력 +70%, 마기 저항력 +435%, 내공회복력 +265%, 무공이해도 +100%

마신지체 효과 전투력500% 마기 저항력 350% 내공 회복력 200% 패권(A)

천살성으로 인해 얻은 기본 능력치 150.

엄청난 수치였다.

여기에 더해 마신지체의 효과까지.

전투력 500%, 마기 저항력 350%, 내공 회복력 200%.

그냥 돌았다고 표현하는 게 옳았다.

“창만 봐도 배부르다.”

이준은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며 창을 껐다.

볼 때마다 뿌듯했다.

이만큼 강해졌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

이 모든 게 무극자 사부를 만난 덕이었다.

“그런데 전장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

주변으로 고개를 돌렸다.

[흑염마조가 네놈에게 이를 갈고 있느니라. 널 막느라 흑염을 사용한 덕분에 성화에게 밀리고 있다고 어찌나 지랄을 하던지.]

흑염마조와 성화가 하늘에서 치고박고 싸우는 게 보였다.

확실히 2페이즈는 인간의 싸움이 아니었다.

흑염과 성화가 하늘에 난무했다.

자신이 서 있는 지상까지 그 뜨거움이 전해졌다.

1페이즈 때와는 확연히 다른 성화의 강함에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지금의 나로는 상대가 될까?”

심연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천살성을 설득했다.

현재 몸 상태로 성화를 상대할 수 있을까.

의문을 떠올리자.

[헛된 꿈 꾸지 말거라.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천살성을 몸에 지닌 놈이 조금 강해졌다고 사신수를 상대하려 생각하는 게냐.]

“2페이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가아알! 넌 저 흑염과 성화가 무시할 기운으로 보이느냐. 녀석들은 아직 서로 탐색전을 벌이는 중이다. 본격적인 싸움도 하지 않았거늘. 네 혼원신공이 10성에 이른다면 모르겠다만 헛꿈 꾸지 말거라.]

사부의 말에 침을 꼴깍 삼켰다.

저 장면이 탐색전이라니 소름이 돋았다.

천살성으로 인해 자신감이 가득했는데, 아직은 아닌가 보다.

[네가 상대할 놈들은 저기에 있느니라.]

사부가 가리킨 곳에는 블랙급 보스 몬스터들이 전장을 휩쓸고 있었다.

파랑이와 샥쿠가 고군분투하지만 무려 네 마리의 블랙급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점점 밀리고 있는 형국.

저대로 계속 놔둔다면 아군이 전멸하고 말 것이다.

“저놈부터 쓰러트려야겠네요.”

그 말이 끝나기 전에 이준의 신형이 블랙급 보스 몬스터를 향해 쏘아졌다.

* * *

쾅!

이준의 속도는 빛보다 빨랐다.

땅을 박찬 굉음이 뒤늦게 들릴 정도였다.

능력치가 수직상승 하는 바람에 그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블랙급 보스 몬스터인 트윈 헤드 오우거의 지척에 당도했지만.

“제, 젠장!”

몸이 앞으로 기우는 걸 간신히 부여잡는 상황에서 트윈 헤드 오우거의 거대한 몽둥이가 날아왔다.

이대로면 정통으로 맞아야 했다.

이 무슨 망신인지.

그래도 저항은 해야 했기에 파멸겁을 쥔 채 몸을 비틀어 휘둘렀다.

이마저도 늦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몽둥이는 이미 이준의 코앞까지 다가왔으니까.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쩌엉!

쇠를 강타한 소리만 들릴 뿐.

둔중한 강타음이 들리지 않았다.

도리어 몸을 비틀어 휘둘렀던 파멸겁이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몽둥이를 반으로 갈랐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원인을 빠르게 알 수 있었다.

[무극기가 제 의지를 가지고 움직입니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몽둥이를 막은 것은 다름 아닌 무극기였다.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무극기가 움직인 거다.

땅에 착지한 자신의 앞에 보이는 건 회색 아지랑이였다.

이준이 멍하니 있을 때.

쩌어엉!

뒤에서 살기가 감지되자마자 여지 없이 쇳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화염사귀의 보스 몬스터가 손날로 자신을 베려고 했다.

하나 그 공격마저 무극기가 알아서 막았다.

쩌정쩡쩡!

이준에게 주변의 몬스터가 달려들어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다.

그는 가만히 있었지만 회색의 아지랑이가 저절로 움직이며 몬스터의 공격을 막았다.

“이 무공, 완전 돌았네.”

이준은 파멸겁을 땅에 꽂고 팔짱을 낀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럼에도 단 하나의 유효타는 들어오지 않았다.

절대 방어라 해도 무방했다.

“사부님이 무극기를 극찬한 이유를 알겠어요.”

[고작 일부분을 봤다고 그러느냐?]

“이게 다가 아니에요?”

[지금 이 사부를 무시하는 것이렸다?]

“절대방어만 해도 쩌는데 일부라니깐 놀라워서 그렇죠.”

[하긴 네놈이 어찌 알겠느냐. 이 사부의 큰 뜻을. 잘 듣거라 무극기는 절대방어도 되지만 그 누구도 죽일 수 있는 필살의 무공도 된다. 네 의지에 따라 무극기가 힘을 줄 테니 한 번 트윈 헤드 오우거를 향해 사용해 보거라.]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색 기류 사이로 트윈 헤드 오우거가 눈에 들어왔다.

자기 무기가 박살 나 주먹으로 자신을 치려 하는 놈이다.

‘내 의지에 따라 무극기가 움직인다고 하셨지?’

이준은 팔을 천천히 앞으로 뻗었다.

혼원신공이 내부에서 휘몰아치는 게 느껴졌다.

굉장히 빠르게 내력이 소모되고 있었다.

단전에는 마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내공의 양이 있었으나, 미친 듯 내공이 소모되는 게 무극기였다.

그렇다고 내공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었다.

이준의 팔을 따라 모여드는 회색 기류가 공기를 타고 움직였다.

‘어디 생각대로 되는지 한 번 시험해볼까.’

무극기는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으?”

트윈 헤드 오우거는 이상함을 느꼈는지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회색 기류를 없애기 위해 팔로 허공을 휘저었다.

회색 기류는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졌다.

아무 일도 없자 다시 이준을 공격하려는 트윈 헤드 오우거.

그 순간!

앞으로 뻗어진 이준의 손이 와락 움켜쥐어졌다.

퍼벅퍽퍽-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몸에 스며들었던 회색 기류가 창이 되어 놈의 살을 뚫고 나왔다.

[블랙급 보스 몬스터인 데드루악을 해치웠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50,000,000p가 지급됩니다.]

마치 수백 개의 가시에 찔린 듯한 모습으로 죽어버린 녀석.

블랙급 보스 몬스터의 죽음치고는 굉장히 허무했다.

“아.”

이준은 자기가 해 놓기 입을 떡 벌렸다.

하나 그보다 더 놀란 사람은 따로 있었다.

[저 아이가 어떻게?]

무극자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떨렸다.

이준이 했던 행동은 천살성에게 사로잡혔을 때 성화를 상대로 사용했던 무극기의 응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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