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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79화 (279/705)

제280화

쾅!

이준이 딛고 있던 땅이 터져 나갔다.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신형.

단 한 걸음 만에 성화의 반쪽에 접근했다.

이준이 다가오자.

[네깟 인간 따위가 날 상대한단 말이냐!]

성화의 반쪽이 아가리를 벌리며 울었다.

창공에서 퍼져 나가는 성화의 울음소리.

주변으로 기의 폭풍이 몰아쳤다.

“읏!”

이준 또한 성화의 기파로 인해 신형이 멈춰 섰다.

인간은 날지 못하는 존재.

서양의 고위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플라이가 있다면 모를까.

무공을 익힌 각성자는 하늘을 날 수 없었다.

그나마 이준이니깐 허공에 떠 있는 체공 시간이 길뿐이었다.

성화의 울음소리로 인해 아래로 떨어진 그가 바닥에 착지했다.

“최상위 몬스터가 하늘까지 나니깐 여간 까다로운데.”

[놈에게 접근하지 말고 떨어트리거라.]

“말이야 쉽죠.”

이준이 무극자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주변에 화염 기둥이 생성되었다.

성화가 만들어낸 불의 회오리였다.

[투경으로 놈의 꼬리를 노리면 된다.]

“날개가 아니고요?”

[날개는 실체화가 안 되어 있느니라. 내력을 끌어올려서 성화를 잘 살펴보거라.]

무극자 사부의 말대로 성화에게 집중했다.

여전히 똑같았다.

성화의 전신이 실체화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내력을 더욱 눈에 집중시키자.

“정말 꼬리만 실체화가 되어 있네요. 그러면 다른 부위는 허상인 거예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성화의 꼬리 부분만 실체가 잡히는 게 보였다.

“이래서 1페이즈는 저한테 상대하라고 하셨군요.”

고작 꼬리만 실체화한 상태였다.

헌데 느껴지는 압박감은 엄청났다.

여태 상대했던 몬스터와는 격이 다른 존재.

괜히 최상위 블랙급 보스 몬스터가 아니었다.

몸 전체가 실체화된다면 어떤 위용을 뿜어낼까.

생각만으로 전신이 저릿했다.

[벌써 전의를 상실한 것인가? 그럴 테지. 하찮은 인간 따위가 나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성화는 이준을 더욱 압박했다.

불의 회오리가 그에게 움직였다.

성화가 만들어낸 힘이라 그런가.

일반적인 뜨거움이 아니었다.

열기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이준도 땀을 뻘뻘 흘렸다.

“언제까지 지껄이나 보자.”

이준이 파멸겁을 역수로 들었다.

혼원신공의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려 파멸겁에 담았다.

웅웅!

파멸겁이 기분 좋은 떨림을 전해 온다.

창 전체에 회색 아지랑이가 덮였을 때.

“이거나 처먹어라!”

창을 있는 힘껏 성화에게 던졌다.

팡-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파멸겁이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성화에게 쏘아졌다.

[저항을 포기했나 보군. 한다는 짓거리가 고작 창 던지기라니.]

성화의 눈이 번쩍였다.

이준에게 들이치던 불의 회오리가 사라지더니 성화의 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파멸겁과 불의 회오리가 부딪혔다.

그으으으-

파멸겁은 불의 방패를 뚫기 위해 회전 했다.

창두에서 스파크가 튀며 일보일퇴를 반복하고 있었다.

성화는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음을 흘렸다.

[발악을 더 보고 싶지만 그동안 날 능멸한 대가를 치르게 해 주마.]

성화의 눈이 또 한 번 번쩍이려 하는 그때!

쾅!

충격파가 성화를 휩쓸었다.

그는 남쪽의 지배자.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었다.

몸 주변에 있던 화염이 움직여 날아온 창을 저지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분명 창은 하나였다.

그런데 뒤이어 폭발음을 낸 것도 똑같은 창이었다.

허상이었다면 충격도 받지 않았을 터.

하지만 실체가 있는 공격이었다.

“나한테 한눈팔면 큰코다칠 텐데 괜찮냐?”

[허튼…!]

성화는 자신의 뒤에서 살기를 감지했다.

몸을 비틀며 뒤를 돌자 밑에서 말을 하고 있던 이준의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닌가.

[잔재주를 부리구나!]

성화가 불의 날개를 펄럭이면서 이준의 접근을 막았으나.

“넌 여태까지 내 환영이랑 말하고 있었어, 등신아.”

이준은 성화의 몸이 아닌 꼬리를 노렸다.

무극창법 1식 환영살을 펼치며 성화의 꼬리에 파멸겁을 막아 넣었다.

[끼아아악!]

쿵.

성화가 하늘을 향해 울며 땅으로 고꾸라졌다.

“허억… 허억… 뒤질 것 같아요. 사부님.”

그 짧은 시간에 내공을 많이 사용했다.

전2식 투경에 이은, 후2식 진환.

거기다 전1식 환영살에 무극군림보까지.

아무리 내공이 넘쳐나는 이준이라도 생명력이 30%나 빠져나간 상태에서 무공을 펼친 건 굉장히 힘들었다.

만약 이 공격이 실패했다면 정말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었을 터.

성화를 땅으로 떨어트려서 다행이었다.

[잔말 말고 바로 공격하거라! 네 공격에 당해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이때 많이 때려 놔야 한다.]

조금만 숨을 돌리려고 했으나 무극자 사부의 호통에 곧장 움직여야 했다.

* * *

콰드드득!

이준이 파멸겁을 들어 발톱으로 공격해 오는 성화를 막았다.

“으윽!”

파멸겁이 아닌 다른 무기였다면 이미 성화의 발톱에 으깨졌을 터.

다행히 파멸겁은 일반 무기가 아니었다.

성화의 공격도 버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아까 전의 기고만장함은 어디 갔느냐!]

“…입 좀 다물고 싸우자…. 후욱….”

[여전히 건방져!]

까강깡깡!

성화의 발톱과 강철같은 부리, 그리고 몸의 화염.

전신이 무기였다.

실체가 없는 지금도 이럴 진데 3페이즈는 얼마나 강할까.

아직도 자신은 멀었단 생각이 들었다.

쩌적-

쩌어억!

이준과 성화를 가로지르는 얼음의 칼날.

이준이 위험한 걸 인지한 파랑이가 끼어들었다.

“후욱… 난 괜찮으니까 다른 몬스터를 상대해.”

“뀨!”

고개를 끄덕인 녀석이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위험할 때마다 간간이 도와주는 파랑이.

덕분에 지금까지 버틴 거다.

[귀찮게 구는 놈들이 사방에 널렸구나.]

성화가 다시 공격해 왔다.

화염을 뿜어내며 꼬리를 휘둘렀다.

칼날 같은 날개로 몸을 잘라오며 반격할 틈을 주지 않는 성화.

이준은 성화를 상대로 계속 수비적인 자세를 취했다.

‘읏… 조금만 더.’

그는 성화와 싸우면서 자신의 메시지와 홀로그램을 틈틈이 살폈다.

[레드급 몬스터 외눈박이 오우거를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300,000p를 지급합니다.]

[레드급 몬스터 외눈박이 오우거를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300,000p를 지급합니다.]

[블루급 몬스터 화지주를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50,000p를 지급합니다.]

……

……

테크트리 포인트를 계속 얻는 중이었다.

‘조금만 더….’

거의 다 왔다.

곧 무극자 사부가 말한 시간이 온다.

‘…이제 나도 한계… 됐…다!’

4억 포인트를 넘은 순간 루트 창을 재빨리 열었다.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은거자(8) - 태양지체 or 마신지체(350,000,000)

무공(3) - 무극기(0/999,999,999)(-390,421,000)

능력치(112) - 내공+15(30,000,000)

테크트리 포인트 410,710,000

그리고 능력치 테크트리인 내공을 두 개 찍었다.

[내공 +15를 획득하였습니다.]

[새로운 항목이 개방됩니다.]

[내공 +15(30,000,000)가 생성되었습니다.]

[내공 +15를 획득하였습니다.]

[새로운 항목이 개방됩니다.]

[내공 +15(30,000,000)가 생성되었습니다.]

[혼원신공의 경지가 8성에 도달했습니다.]

[무극자의 제자들도 이루지 못한 경이적인 성장세입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50,000,000p가 지급됩니다.]

[소모됐던 내공이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몸에 힘이 넘쳐났다.

7성의 경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제는 성화를 상대로 이기지는 못해도 밀리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해야 할까.

이준의 바뀐 기도에 성화도 꽤 당황했다.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비밀.”

쾅!

이준이 파멸겁을 휘둘러 성화를 곁에서 떼어 냈다.

그리고 마지막에 뜬 경고 메시지를 봤다.

[서브 퀘스트 실패까지 남은 시간 - 00:01:00]

바로 다음 걸 찍어야 했다.

이준이 태양지체를 건너뛰고 마신지체를 누르려고 하자 무극자 사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자야. 꼭 마신지체를 선택해야겠느냐?]

‘사부님도 마신지체셨다면서요.’

[너는 노부와 달리 태양지체로 가도 되느니라. 마신지체와 태양지체의 강함은 똑같다. 어쩌면 너는 태양지체가 더 어울릴 수도 있어.]

무극자는 이준이 자신과 같은 길을 걸을까 봐 걱정했다.

천살성을 타고난 이준.

여기에 마신지체를 더한다는 건 그야말로 미친 짓이었다.

그나마 무극자는 천살성이 없었기에 살성을 제어한 것.

천살성을 지닌 이준은 달랐다.

무림사 이래 단 한 번도 천살성을 제어했다는 소린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준이 마신지체를 선택하는 건 도박에 가까웠다.

그래서 극구 말린 건데, 제자는 자신의 길을 따라간단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부님이 옆에 계시니까 걱정 안 해요. 제가 폭주하면 잡아 주실 거잖아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라.]

무극자는 장난기가 쏙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전 이미 정했습니다. 제자가 사부님을 따라가지, 다른 길로 가는 게 어딨어요?’

이준은 망설임 없이 마신지체를 찍었다.

[마신지체를 선택했습니다.]

[특성으로 있던 투신체를 삭제합니다.]

[특성으로 있던 무극지체를 삭제합니다.]

[당신의 몸을 마신지체로 적합하게 환골탈태를 시킵니다.]

[혼원신공이 마신지체에 반응했습니다.]

[마신지체로 인해 파천멸기 테크트리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가 350,000,000p 감소되었습니다.]

“크억!”

이준의 몸이 뒤로 활처럼 꺾였다.

눈도 함께 뒤집혔다.

회색 아지랑이가 그의 몸을 감쌌다.

“크아아아악!”

이준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그를 섬기는 몬스터가 반응을 했다.

“뀨우?”

파랑이가 귀를 쫑긋 세우며 고개를 돌렸다.

“주인님?”

“……!”

테구르와 로티틸, 샥쿠도 적과 싸우다 말고 이준에게 시선을 던졌다.

황금이도 마찬가지였다.

“막내 공자님이… 마신지체를? 무신님은 아시고 계셨던 걸까? 막내 공자의 신체가 마신지체였다는 걸?”

이준의 변화를 단번에 알아챘을 뿐이지.

무극자가 생전에 걸어왔던 길을 고를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건 몰랐다.

알았다면 저런 반응은 안 보였을테니까.

황금이가 의아해하는 반면 이준과 성화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흑염마조가 빽 소리쳤다.

[저 미친! 성화와 싸우다 말고 무슨 짓거리를 하는 거야!]

황금이와는 달리 흑염마조는 최상위 블랙급 보스 몬스터다.

아직 반쪽뿐인 힘이지만 이준의 각성자 시스템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무모했다.

상대는 성화의 반쪽.

그 앞에서 환골탈태를 하고 있으니.

보는 자신으로선 굉장히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혼원신공을 지녔다지만 저건 미친 짓이다! 당장 멈춰!]

흑염마조의 목소리에 무극자가 대신 답했다.

[소용없다. 이미 시스템을 찍어서 되돌리기에 늦었느니라.]

[주인이 허락한 건가?]

[청룡이 준 퀘스트를 깨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다.]

[그렇다 쳐도 마신지체라니! 여기서 천살성을 깨울 생각이야?]

[저 아이가 선택한 것을… 내가 어떻게 하겠느냐.]

[진짜… 주인은 너무 잔인하다.]

[…….]

무극자가 침묵했다.

그러는 사이.

성화는 이준의 행동에 분노했다.

[감히 날 앞에 두고 그딴 짓을 해? 용서할 수 없다!]

얼마나 자신을 무시하면 싸우는 와중에 골격 구조를 바꿀 생각을 할까.

사신수 중 하나로서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성화가 날개를 펄럭이면서 공중으로 떴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을 태웠다.

성스러운 불꽃이 녀석의 몸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기운이 정점에 달하자.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라!]

성화가 이준을 향해 돌진했다.

그때였다.

이준의 몸을 감싸던 회색 기류가 서서히 옅어졌다.

그 사이로 보이는 이준의 얼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날아오는 성화를 보고 있었다.

그의 홀로그램에는 흑염마조가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마신지체로 인해 파천멸기가 자극되었습니다.]

[당신 속에 잠들어 있던 천살성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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