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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72화 (272/705)

제273화

깡!

깡!

테구르가 망치로 철을 수백, 수천 번을 두드린 결과.

하루를 꼬박 기다린 끝에 무기가 완성됐다.

“오오.”

자기가 만든 무기임에도 본인이 놀라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모습.

무기에 흠뻑 빠졌던 테구르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이준에게 완성된 무기를 보여 줬다.

“주인님 다 만들었습니다요. 헤헤.”

테구르가 만든 건 다름 아닌 창.

파멸겁이 창으로 변한 모습을 따라 만든 것 같았다.

“야. 짭을 만들어 놓으면 어떡하냐. 너희 스케먼이 쓸 무기를 만들라니깐.”

“주인님이 가지신 신병이 부러워서 만들어 봤습니다요. 그래도 비슷하지 않습니까요?”

“생김새는 얼추 비슷한데 성능이….”

이준은 테구르에게서 창을 건네 받았다.

곧바로 정보창을 열었는데.

[스케먼의 화]

등급: AA-

설명: 불의 신봉자가 주인의 명을 받들어 검은 불꽃을 사용해서 만든 무기이다.

옵션: 흑염 강화(AA), 마력 +50%, 마법 각인 슬롯 4개.

“뭐야!?”

이준이 화들짝 놀랐다.

[허허.]

무극자 또한 어이없게 웃었다.

이준의 반응에 테구르가 눈치를 봤다.

“마음에… 안 드십니까요?”

“아니! 이 정도의 무기를 어떻게 하루 만에 뚝딱 만든 거야?”

정말 조촐한 정보창이었다.

B급이나 A급도 이보다는 길게 정보가 나올 거다.

하지만 글자 수와는 별개로 옵션이 대박이었다.

흑염 강화.

이 무기를 사용하는 몬스터라면 흑염을 보다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옵션일 터.

흑염을 섬기는 몬스터에겐 이만한 무기가 없을 거다.

등급은 무려 AA급.

낮은 등급의 몬스터가 사용한다면 천지가 개벽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뿐인가.

마법 각인 슬롯이 네 개나 있었다.

마법 각인은 무궁무진한 옵션.

사대 원소 속성을 박아도 되고 마법 스킬을 넣어도 된다.

그것도 네 가지나 말이다.

막말로 불 속성은 흑염을 사용할 수 있으니 남은 삼대 속성이나 희귀 속성으로 채워도 된다.

그렇게 되면 무려 네 가지의 속성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

무기의 옵션이 완전 개사기에 가까웠다.

이게 고작 하루 만에 탄생한 무기였다.

“헤헤. 주인님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요.”

“이거 대량 생산 가능해?”

“아무렴요.”

“너만 흑염을… 아니겠구나.”

이준은 주변에 모여든 스케먼을 보았다.

녀석들에게 느껴지는 기운은 다름 아닌 자그마한 흑염이었다.

[사대종이 되었으니 녀석에게 속한 부하들도 흑염을 가지게 된 거다.]

흑염마조의 말에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테구르가 만든 창처럼 고등급의 무기는 만들 순 없지만, 그래도 흑염을 담은 무기는 만들 수 있을 터.

이 하나만으로도 스케먼 종족은 하찮은 몬스터가 아니게 됐다.

전투력만 안 좋을 뿐이지.

흑염을 가진 다재다능의 몬스터가 되어버린 거다.

“걱정 마십시오. 애들과 같이 만들면 이 정도의 무기는 금방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겁니다요.”

이준의 걱정을 불식시키는 말이었다.

“6일 동안 얼마나 만들 수 있어?”

“질이 조금 떨어질지라도 500개는 거뜬합니다요.”

“스케먼 숫자의 절반가량이네. 너희는 원래부터 전투에 특화된 몬스터가 아니니 지원 쪽으로 빠지고, 원래의 계획대로 방어구 쪽으로 가야겠다. 조야. 다음은 크록이 있는 게이트로 갈 거지?”

[반쪽과 싸우려면 크록을 얻는 게 좋다.]

악어형 몬스터인 크록은 플레임 오크와 같이 싸움을 잘했다.

힘도 플레임 오크에 못지않았고.

스케먼을 무장시키는 것보다 악어형 몬스터인 크록을 무장시키는 게 더 전력에 도움 됐다.

“크록의 평균 크기가…”

[플레임 오크만 하다.]

이준은 테구르를 향해 말을 하려 했지만 녀석이 재빨리 눈치를 채고 말을 가로챘다.

“크록 종족에 맞게 방어구를 만들면 되는 겁니까요?”

“넌 눈치 때문에 살았다.”

“헤헤. 바로 작업에 착수하겠습니다요.”

“마정석은 광산에서 캐오고.”

“옙!”

“아니다. 너희는 최대한 방어구 만드는 데 힘써. 샥쿠!”

“대령했습니다. 주인님.”

근처에 와 있었던 샥쿠가 이준의 부름에 냉큼 달려왔다.

“네가 사크로아들하고 광산에 가서 마정석 좀 캐와.”

“얼마나 말입니까?”

“테구르가 원하는 만큼.”

“맡겨만 주십시오.”

명령은 다 했으니 이제 자신의 할 일은 끝났다.

“조야. 우린 빠르게 게이트를 돌자.”

남은 일은 크록 이외의 몬스터를 복속시키는 거다.

그러는 겸 수련도 하고 말이다.

이준은 흑염마조와 함께 크록이 있는 게이트로 향했다.

* * *

“후우… 잠깐 휴식을 취할까요?”

차경진이 특별반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네.”

“마침 한계였는데. 타이밍 굿이에요. 쌤.”

아이들이 땀을 닦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들은 현재 레드존 안에 있었다.

이준에게 배운 걸 게이트에서 복습 중.

지금까진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 이준 선생님이 없이 저희만으로 레드존이 가능하네요.”

정예은의 말이었다.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동의했다.

“박물관 지하동에서 얻은 아티팩트의 덕도 있어.”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단 말이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박정연이었다.

“궁금한 게 뭔데?”

“준이는 우리에게 선택하라는 아티팩트의 정체를 알았을까?”

“아.”

“그건 저도 궁금해요.”

이준이 의문스러운 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게이트에 대한 건 물론 아티팩트에 관한 정보까지.

모르는 게 없었다.

마치 미래를 아는 사람 같았다.

“불패의 게이트인 천중호수도 준이가 깼거든.”

“신기지가의 상황도 잘 알고 있었어요.”

“대체 어떻게 그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던 걸까?”

이준의 미스터리함에 허수가 팔짱을 끼고 어깨를 으쓱했다.

“이준 선생님. 아니, 형님은 누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한 비밀을 가지고 계십니다.”

허수의 말에 박정연과 한지유의 눈이 반짝였다.

“너 이준에 대해서 뭐 알고 있는 거 있지?”

“제1 측근으로서 형님에 대해서 제일 잘 알고 있는 게 바로 저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거 다 뱉어 봐.”

“이 초콜릿 맛있는데 먹을래?”

박정연은 허수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했고, 한지유는 슬쩍 민트 초콜릿을 한 움큼 건넸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죽을래?”

“이걸로는 부족해? 나가서 하와이안 피자 먹을래? 아니면 요정의 꿀이 발라진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 사 줄까?”

박정연은 협박했고 한지유는 허수를 회유했다.

모두의 시선이 허수에게로 집중된 상황.

반짝이는 눈빛을 보곤 허수가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잔뜩 기대시켜놓고 말 안 해?”

“으윽… 형님과의 의리….”

박정연이 허수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얼마나 세게 했는지 허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빨리 말해라. 그럴 수 없….”

그럼에도 허수는 죽어도 항복하지 않았다.

박정연도 지쳤는지 거친 숨을 토해내며 씩씩거렸다.

“징한 놈.”

“헉헉… 누님이라도 제 입을 열게 할 순 없습니다.”

그때였다.

정예나가 동생인 정예은에게 가서 속삭였다.

“예은아. 난 쟤 반대야.”

“가, 갑자기 무슨 소릴 해!”

“둘이 썸 타고 있잖아?”

“아, 아니거든!”

뜬금없는 말임에도 모두의 눈이 정예은에게 모였다.

“정말 두 사람 썸 타?”

“특별반에서 연애하기 있기야?”

“낌새가 있긴 했는데 벌써 둘이 썸 타고 있었어?”

정예나의 의도대로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면서 허수를 보더니 살짝 웃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비밀을 숨기는 남자랑은 안 돼. 이 언니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대할 거야.”

“예, 예나 누님 그게 아니라.”

“어어? 떨어져. 내 동생한테 접근만 해 봐. 확 독을 뿌려 버릴 테니까.”

허수가 발걸음을 멈췄다.

안절부절못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확실히 먹힌 느낌이다.

‘정연아. 예은이 미끼로 알아내자.’

‘올- 예나 너 머리 좀 돌아간다?’

‘수 재, 예은이 보는 눈이 심상치가 않잖아. 눈에서 아주 꿀이 뚝뚝 떨어지던데?’

‘나도 눈치채긴 했어. 좋을 때다.’

박정연은 허수가 부럽다는 듯이 전음을 했다.

누군 옆구리가 시려서 죽을 지경인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이 반에서 꽁냥꽁냥 썸을 타고 있으니.

배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나라도 반대하겠다. 예은이보다 우선순위가 준이라는 거잖아. 예나야 절대 안 된다고 해.”

박정연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어얼.”

“예은이는 섭섭하겠다.”

박은비와 서혜지도 한몫 거들었다.

같은 남자인 남선호만 허수를 불쌍하게 쳐다봤다.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허수도 이해한다는 얼굴을 했다.

남자가 별로 없으니 편을 들어줄 사람도 없고, 편을 들어준다하더라도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었다.

여자가 많은 반에서 살아남는 건 스스로 해야했다.

‘형님.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겠습니까?’

허수는 이준이 그리웠다.

그가 있었으면 애초에 이런 질문도 안 받았을 텐데, 괜히 잘난 척을 해 가지고.

이놈의 주둥이가 문제였다.

이준 같은 대단한 사람을 형님으로 둔 게 자랑스러워 한 번 어깨를 으쓱한 게 잘못이었다.

‘거짓말이라도 해야 하나?’

허수는 이 난관을 타계할 방법을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이준에게 피해가 안 생길까.

어떤 식으로 말해야 정예은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방법을 떠올릴 때 뇌전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한금만 회장님. 죄송합니다. 이름 좀 팔겠습니다.’

이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마, 말하겠습니다!”

“오! 사랑을 선택한 멋진 남자.”

“수는 사랑꾼이었던 것.”

“그래. 여자를 섭섭하게 하면 안 되지. 준이의 비밀이 뭔지 말해 볼래?”

박정연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바짝 가져다 댔다.

‘여자들은 예은이 빼고 다 악마들이야.’

그 말을 속을 삼키곤 허수가 입을 열었다.

“이준 형님 밑에 암상의 회장님이 계십니다. 아마 그분께서 정보를 다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냥 친한 사이 아니었어?”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암상이라면… 우리 신기지가가 모르는 정보를 알 수도 있긴 해요.”

“그래도 게이트 공략법에 대해 아는 건 오바지. 암상 쪽에서 미공략 게이트 공략법을 알면 그 정보를 경매에 부치지 준이한테 왜 줘?”

“일리 있는 말이야.”

박정연의 말에 정예나가 이에 동의했다.

미공략 게이트는 보물 창고와 다름없는 곳.

가문 연맹회를 불러 경매에 부치면 너도나도 정보를 독점하려고 수백억을 쏟아부을 것이다.

그런 그때였다.

“아니에요. 암상이 이준에게 정보를 줄 만한 이유가 있어요.”

“다른 이유가 있어?”

“네. 한금만 회장의 원수.”

“패왕도가?”

“옛날에 도왕이 암상의 후계자를 죽였다고 들었어요. 이 때문에 암상은 패왕도가를 철천지원수로 천명했고요.”

“맞네! 준이가 도왕과 함께 패왕도가를 공중분해 시켰구나?”

“암상의 회장이 저희 앞에 나타난 시기도 비슷해요.”

“이제 이해가 된다.”

허수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한지유 덕분에 변명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퍼즐을 맞춰갔달까.

아무튼 한고비는 넘긴 듯싶었다.

마침 차경진의 박수 소리가 들렸다.

“많이 쉬었습니다. 다시 훈련을 시작하죠.”

훈련 시작의 알림.

다행히 작금의 상황을 쉽게 널길 수 있었다.

* * *

[레드존 게이트인 ‘크록의 심장’을 클리어하셨습니다.]

[크록이 흑염마조에게 귀속을 청합니다. 승인하시겠습니까? (Y/N)]

“승인.”

[크록이 흑염마조에게 종속되었습니다.]

[귀속 가능 영역: 2/3]

“귀속 가능한 게이트가 한 개 남았네. 다음은 어디야?”

크록의 심장에 온 지 하루하고 반나절이 지났다.

경이로운 클리어 속도였다.

게이트를 깰 때마다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었다.

이준 혼자라면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를 터.

그의 곁엔 성장한 흑염마조가 있었다.

녀석 덕분에 미친 듯 빠른 속도로 스테이지를 박살 내고 보스 몬스터까지 클리어한 것이다.

[불의 봉우리 블랙존 게이트다.]

이준과 흑염마조는 바로 다음 행선지를 정했다.

성화의 반쪽이 4대 성지의 금역으로 쳐들어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전에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 했다.

“안 그래도 그쪽은 언제 가야 되나 했는데 때마침 잘됐네.”

불의 봉우리는 검산 그룹을 나눠 가질 때 얻은 게이트 중 하나였다.

검산 그룹이 가진 영역 중 제일 값진 게이트기도 했다.

“이걸 쓸 차례가 왔구만.”

이준이 품속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냈다.

그건 바로 박물관 지하동에서 고른 봉황 비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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