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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61화 (261/705)

제261화

중국 사천 무후사 앞.

당소미를 비롯한 일곱 명의 인물들이 닫혀진 게이트 앞에 서 있었다.

일곱 명의 인물은 인주의 측근인 십선들.

앞서 두 명이 죽고 최근에도 사선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주께 어찌 말해야 합니까?”

“허. 개인행동을 할 때부터 알아봤어.”

“사선은 가진 힘을 너무 믿었소이다.”

삼선 세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죽은 사선을 흉봤다.

그들에게 사선은 껄끄러운 인물.

가진 무공도 고강했으며 세력도 강했다.

한국에서 극비리에 키운 허수아비들이 있지만 전멸.

그 때문에 입지가 많이 곤란해진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삼선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이 그를 무시할 순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삼선을 빼곤 사선이 제일 강했으니까.

“우리에게 도움을 청했으면 도와드렸을 텐데 말이오.”

“자존심이 그렇게 강한데 우리의 도움을 받았겠습니까.”

“도리어 화나 안 냈으면 다행입니다.”

“이번 일로 인해 인주께서 크게 실망하실까 봐 염려됩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팔, 칠, 육, 오선 네 사람은 오직 자신들만 걱정했다.

동료인 사선이 죽었지만 슬픈 기색은 전혀 없었다.

“삼선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중 제일 높은 오선이 세 사람을 향해 슬쩍 물었다.

그들의 의중이 궁금했던 것.

일선과 이선은 아무 말도 없었다.

대신 삼선이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왔다.

“어찌 내 귀에는 너희들의 목소리가 기분 좋은 걸로 들리지?”

“그, 무슨!”

“절대 아닙니다.”

삼선의 말에 화들짝 놀란 네 사람.

그들이 고개를 바짝 숙였다.

삼선은 사백, 그러니까 삼촌이나 고모뻘 항렬이었다.

실력도 막강하니 그녀의 눈빛만으로 잔뜩 몸이 움츠러든 거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라지만 동료가 죽었다고 좋아하지는 말거라. 수틀리면 내가 너희를 죽일 수도 있으니까.”

“아, 아무렴요!”

“절대 좋아하지 않겠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삼선이 네 사람에게 경고를 했다.

그녀는 살기도 내보이지 않았다.

그저 말뿐이었는데도 네 사람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의지만으로 상대를 압박한 것.

삼선이 시선을 거두지 않자,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매 그만해.”

“저것들의 행동이 꼴 보기 싫잖아요.”

“다 인주께서 만든 규칙 아닌가. 저 아이들은 인주의 규칙을 잘 따른 것뿐이야.”

“아무리 그래도 같은 구대문파끼리….”

입을 다물고 있던 일선이 끼어들었다.

“구대문파는 사라진 지 오래네. 우리는 신마회의 무인일 뿐이야. 이제 그 단어는 입에 올리지 마시게.”

일선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알았어요. 사형.”

삼선이 곧바로 수긍했다.

과거의 영광을 입에 계속 담는 건 자신들의 수치를 드러내는 것이었으니까.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던 그때였다.

게이트를 감쌌던 쇠사슬이 풀리며 문이 열리는 게 아닌가.

지잉-

그 안에서 인주 사마영이 나왔다.

칠선과 당소미는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인주의 귀환을 기다렸습니다.”

“사람이 비는 것 같은데?”

“…….”

“나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십선과 구선, 그리고 사선이 죽었어요.”

당소미가 곧바로 인주에게 보고를 했다.

십선과 구선의 이름이 불릴 때는 표정 변화가 없었던 인주였다.

하지만 사선의 이름이 나왔을 때는 인상이 구겨졌다.

“화경에 있는 놈들의 합공이라도 받았어? 어떻게 사선이 죽을 수 있지?”

“그것이….”

“뜸 들이지 말고.”

“이준에 의해서 세 분이 돌아가셨어요.”

“이…준? 거슬리는 이름이군.”

“처리할까요?”

“사선이 놈에게 죽었으면 화경의 경지란 소린데 재밌어. 성장 속도가 말이 아니야.”

인주의 극찬이었다.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앞섰던 그.

성격이 폭급해서 이준을 당장이라도 죽이라고 명할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외의 대답이 들려왔다.

“얼마나 클지 두고 보지.”

“저희 신마회의 일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놈입니다.”

“그래서 재밌어. 과연 언제까지 방해할 수 있을까.”

인주가 빙그레 웃었다.

그의 뒤에서 하나둘씩 나오는 몬스터.

창백한 인상을 가진 인간형 몬스터, 뱀파이어였다.

그 몬스터를 보자 인주가 입을 열었다.

“복종을 감축드립니다.”

“하하. 이제 시작이야.”

인주가 레드급 보스 몬스터를 복종시켰다.

세상에는 블루급만 있다고 알려진 몬스터 뱀파이어.

하지만 그가 얻은 건 레드급 보스 몬스터였다.

“이준 그놈은 신경 쓰지 말고 계획대로 몬스터 점령을 시작한다.”

“존명!”

칠선과 당소미가 우렁차게 대답했다.

인주는 이준에게서 신경을 껐다.

녀석이 클수록 잡아먹을 때 손맛이 짜릿할 거니까.

그는 이준이 무럭무럭 자라길 바랐다.

나중에 알겠지.

힘이 있어도 절망을 맛봐야 하는 상황을.

그럴수록 나락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았다.

‘크크. 어디 그 절망 속에서 빛을 찾을 수 있는지 보마.’

* * *

[레드존 게이트인 화륜의 신전에 입장하였습니다.]

[경고! 당신은 타 게이트의 주인입니다. 화륜의 신전 보스 몬스터가 당신을 경계합니다.]

[타 게이트 주인의 침입으로 인해 화륜의 신전 소속 몬스터에게 버프가 걸립니다.]

[화륜의 신전 소속 몬스터 능력치가 두 배 상승합니다.]

[화륜의 신전 난이도가 상승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니깐.”

파랑이의 등급이 오르고부터 생긴 부작용이다.

아마도 몬스터는 자신과 파랑이에게서 위협을 느꼈을 터.

때문에 타 게이트에 올 때마다 몬스터의 경계가 한층 올라갔다.

“뭐, 수련은 좀 되겠네.”

게이트가 위험한 건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거기다 몬스터는 무리를 짓고 있었으며 그 숫자는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았다.

특히 레드존 게이트부턴 몬스터가 굉장히 강하기도 했다.

버프까지 걸리니 메시지 창에 나왔던 것처럼 난이도가 급상승.

레드존 게이트에서도 훈련이 되는 이유기도 했다.

물론 여기가 하위급이나 중위급도 아닌, 최상급에 속하는 난이도를 지닌 곳이기도 했고 말이다.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게이트 밖, 호수와는 달리 널따란 대지가 눈에 보였다.

아지랑이가 피는 땅.

초고온의 지대였다.

공기마저 뜨거웠으니 어지간한 각성자는 열사병에 걸려 맥도 못 추렸을 거다.

하나 이곳에 있는 사람은 이준.

그는 평소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한서불침의 패시브가 발동됐습니다.]

[더위나 추위가 당신을 괴롭히지 못합니다.]

이준이 더위를 느끼지 못한 건 바로 한서불침 덕분이었다.

환골탈태와 천무지체.

여기다 혼원신공이란 희대의 무공까지.

열기가 몸에 침입하면 여러 패시브가 작용한다.

첫 번째가 한서불침이고, 이게 뚫린다면 혼원신공의 내공이 저절로 몸을 보호했다.

이중 삼중의 보호 장치.

이딴 열기로는 이준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이 구간에는 몬스터가 없나 보구나.”

이준은 산책을 하듯 뒷짐을 쥐고 느긋하게 걸었다.

시간이 흐르고.

“젠장. 왜 이렇게 멀어.”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주위는 온통 허허벌판.

꼭 사막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었다.

무극자 사부라도 있으면 말동무를 할 텐데 요즘 통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는 하는 수 없지 흑염마조를 깨웠다.

“조야.”

녀석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다시 한번 불렀다.

“조야. 자냐?”

두 번의 부름에 흑염마조가 드디어 깨어났다.

[왜 부르고 지랄이냐! 작은 주인 놈아.]

“아니 그냥 심심해서.”

[본좌가 힘을 많이 써서 잠을 많이 자야 되니 제발 그만 불… 응?]

흑염마조가 말을 하다 말고 몸을 일으켰다.

이준의 품속에서 얼굴을 빼꼼거리는 녀석.

“왜?”

[호오. 아주 기특해.]

“뭔데?”

[이런 열사의 대지로 왔으면 본좌를 일찍 깨우지 그랬느냐.]

“뭔 개소리야?”

[이 정도의 열기라면 안 자고도 힘을 축적할 수 있단 소리다.]

“아, 그 말이었어?”

[흠. 주작의 희미한 냄새가 나는군.]

“개코인 줄. 여기에 주작의 깃털이 있거든.”

[오호라! 여기에 주작의 깃털이 있단 말이지?]

흑염마조가 왠지 모르게 기쁜 음성을 내보였다.

마치 잃어버린 물건을 찾은 느낌이었다.

[좋아. 아주 좋아! 어서 주작의 깃털을 찾으러 가자.]

“비몽사몽할 때는 언제고.”

[그 느려 터진 걸음걸이는 뭐냐? 어서 빨리 가지 못하느냐 작은 주인 놈아!]

“주작의 깃털을 엄청 가지고 싶은 모양인데?”

[그, 그럴 리가. 그저 난 괜찮은 아니, 좋은? 아무튼 아티팩트를 얻는다니 설렐 뿐이다. 잡담은 그만하고 어서 걸음을 움직이지 못하겠느냐?]

무극자 사부가 없으니 이젠 흑염마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주작의 깃털에 뭐가 있나 보네.”

아무것에나 관심을 가지지 않는 흑염마조.

녀석이 관심을 가진 건 파천멸기의 기운뿐이었다.

그런데 주작의 깃털에 관심을 보인다는 건 녀석에게 꼭 필요한 게 아닐까?

[큼큼.]

“마조야.”

[뭐냐.]

“나랑 거래할래?”

[본좌와 거래할 짬밥이 아닌 것 같은데.]

“너 주작의 깃털 가지고 싶지?”

[당연!… 큼 본좌는 탐욕이 없는 무소유를 지향한다.]

“아아, 그러면 파랑이한테 줘야겠다.”

[그 녀석은 주작의 깃털을 줘 봤자 사용할 수 없다!]

“네가 안 가진다면서? 필요 없다는데 귀여운 파랑이 몸에 장식이나 해야지.”

이준이 슬쩍 미소를 지으면서 도발했다.

[자, 장식!? 그 귀한 물건을 장식으로 사용한단 말이냐?]

흑염마조가 날개까지 펄럭이면서 흥분했다.

“왜 이렇게 사용하면 안 돼?”

[당연하지! 고작 장식이나 하라고 주작의 깃털이 있는 게 아니다!]

“그러면 나랑 거래하든가.”

[이, 이! 좋다! 본좌와 어떤 거래를 하려는지 들어나 보자. 시답잖은 걸로 거래를 한다면 본좌를 능멸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큭. 말투하고는.”

[뭬야?]

아니, 누가 사부가 키운 새 아니랄까 봐.

어째 사부의 목소리가 귀에 들릴까.

저 본좌라는 말.

꼭 사부의 젊었을 적 오만한 말투 같았다.

모든 사람을 자신의 밑에 두는 듯한 그런 말투 말이다.

“화내지 말고. 사부님에 대해서 말 좀 해 줘.”

[큰 주인에 대해서?]

“응.”

[작은 주인 놈아가 물어보지 그러느냐.]

“사부님이 옛날이야기는 원체 안 하셔서 그렇지.”

[그러면 나도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본좌가 이래 뵈도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남자다.]

“주작의 깃털 가지고 싶지 않나 봐?”

[큭!]

흑염마조가 신음을 토했다.

제대로 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녀석은 주작의 깃털을 가지고 싶어 했다.

“그냥 중요한 이야기는 빼고 말하던지. 제자가 사부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야 되겠냐. 그건 제자로서 예의가 아니잖아.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모르거나 잊혀지면 그거야말로 쓸쓸한 일 아니야?”

이준의 말에 흑염마조가 망설였다.

무극자의 당부.

되도록 자신의 과거를 막내 제자가 몰랐으면 하는 바람에 흑염마조에게 입도 뻥끗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준의 뒷말이 걸렸다.

흑염마조가 아는 무극자는 굉장히 불행하면서 쓸쓸한 사람이다.

누구도 곁에 두지 못한 절대자.

오죽하면 말동무가 영물인 자신밖에 없었을까.

이게 살아오면서 제일 걸렸다.

고금제일인이면서 무림사에 기록이 안 된 남자.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전부 버리고 무극자로 살아온 사람.

새로 얻은 제자까지 그에 대해서 모르는 건 정말 불쌍한 일이었다.

[좋다! 내가 큰마음 먹고 큰 주인에 대해서 말해 주마.]

“오, 역시 말이 통하는 녀석이었네. 괜히 태생이 블랙급이 아니야.”

[흥. 큰 주인처럼 칭찬으로 날 꾈 생각하지 마. 작은 주인 놈아의 생각이 눈에 훤히 보이니까.]

“쳇. 똑똑한 녀석.”

사부에게 했던 칭찬 폭격이 안 통했다.

일보 후퇴.

약점을 찾을 때까진 거래로만 녀석을 설득해야 했다.

“그래서 뭘 말해 줄래?”

[흐음… 나도 중요한 건 말하지 못한다. 다만, 큰 주인이 어떻게 파천혈신이 되었는지 그것만 알려 주겠다.]

“오! 좋아!”

이준은 박수치며 좋아했다.

정말 궁금하던 내용이다.

잔소리 대마왕이지만 자신에겐 따뜻하고 인자한 무극자 사부.

그런 사부가 어떻게 그 무시무시한 이명을 지녔는지 알고 싶었다.

[큰 주인의 이름은 설극이었다…]

그렇게 무극자 사부의 과거가 흑염마조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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