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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60화 (260/705)

제260화

이사장실에서 나온 이준은 특별반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수련이 한창인 운동장.

아이들 모두 열심히 개인 훈련을 했다.

이준이 운동장에 모습을 보이자 차경진이 옆으로 다가왔다.

“오셨어요?”

“거드름 피우는 사람 없죠?”

“네. 지하 박물관에서 얻은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게 좋은지 쉬지 않고 열심이에요.”

그럴 테다.

지하 박물관의 아티팩트는 시중에서 파는 물건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감정사들조차 판별하지 못한 아티팩트가 수두룩했다.

물론 아이들이 가진 건 거의 감정사들이 판별한 거지만 굉장히 좋은 무기였다.

평생 하나를 얻기도 힘든 것들.

그런 아티팩트를 얻었으니 거드름을 피울 수 있겠나.

연장이 좋으니 계속 사용하고 싶을 거다.

“애들은 이제 안 봐줘도 되니 선생님도 개인 수련에 열중하세요.”

“그래도 돼요?”

차경진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녀 또한 지하 박물관에서 아티팩트를 획득했다.

염화투란 장갑.

권법을 사용하고 화 속성을 지닌 그녀에게 최적의 아티팩트였다.

애들을 보느라 수련에 할애하는 시간이 적었던 그녀는 몸이 근질근질했다.

염화투를 끼고 권법을 펼치면 손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양강의 기운을 조금만 넣어도 생기는 현상.

B급 권법인 홍련권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줬다.

이게 B급 권법이 맞나 싶을 정도의 위력이랄까.

그래서 그녀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수련에 집중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되죠. 이제 감시 안 해도 농땡이 안 피울 거예요. 저 아티팩트를 가졌는데 놀면 특별반 학생으로서 자격 미달이에요.”

이준이 생각한 특별반은 대체로 다들 재능이 넘쳤다.

여기에 추가된 게 바로 강해지고 싶다는 의지였다.

특별반 아이들 모두가 가진 생각.

이들 중 한 명도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보조 무기를 선택한 정예은도 강해지려고 열심히 했다.

물론 딱 한 사람만은 예외였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자리에 앉아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녀석.

박혁진은 손에 든 구슬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쟤는 신경 쓰지 마시고 할 거 하세요.”

이준이 고개를 저었다.

무언가에 빠지면 절대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게 박혁진의 성격이다.

뇌령석에 빠졌으니 한동안은 아무것도 안 할 터.

옆에서 수련하라고 쿡쿡 찔러 봤자 소용없었다.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알아서 수련을 할 거다.

뇌신공을 익혔는데 몸이 근질거려서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수련하지 말라고 해도 몰래 할 녀석이 박혁진이었다.

“그리고 저 잠시 한 달 동안 개인 수련 떠나요.”

이준의 목소리가 수련하고 있는 아이들의 귀에 들렸을까.

각자 무기를 휘두르고 있던 아이들이 이준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어디로 가십니까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을 모실 수 있는 영광을 이 진경수에게 주십시오.”

진경수는 그의 아버지 일로 인해 이준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의 신은 이준이라나 뭐라나.

안 그래도 이준을 따랐던 진경수였는데 진병철의 목숨을 구해 줬단 소식에 대성통곡까지 했던 그였다.

한동안 진경수를 달래느라 얼마나 기가 빠지던지.

천외천과 한 번 더 전투를 한 느낌이었다.

“아닙니다. 진 선배님보다 제가 더 잘 모실 수 있습니다.”

진경수의 말에 허수도 따라가겠다고 경쟁을 했다.

“어허! 선배인 내가 가야지!”

“선생님의 제자이자 동생인 제가 따라가는 게 맞습니다.”

“아니래도!”

“절대 양보할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천만다행인 건 이곳에 박혁진이 없다는 것.

녀석은 여전히 뇌령석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만약 녀석까지 있었다면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지유와 박정연이 이준을 향해 의문을 떠올렸다.

“갑자기?”

“혼자 어디로 수련을 하러 가?”

“게이트 좀 깨려고.”

“같이 해도 되지 않아.”

“나 혼자 가야 되는 곳이야.”

이준의 말에 박정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1인으로 클리어해야 되는 게이트가 있어?”

“응. 몇 개 없는 희귀 게이트야.”

“헐. 그런 게이트가 있는지 몰랐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여러 게이트가 있지.”

“넌 그걸 어떻게 아는데?”

“미래를 봤달까?”

이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미래의 정보를 선점하고 있어서 현재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일을 알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1인 게이트.

오직 혼자 들어가야만 클리어가 되는 게이트였다.

다인 게이트보다 몇 배는 어려운 난이도.

특히 이준이 들어갈 곳은 레드존이었다.

검제가 들어간다 해도 굉장히 깨기 어려운 곳이다.

그렇다고 클리어하지 못할 곳은 아니지만 그만큼 난이도가 높았다.

“그래? 그러면 있잖아.”

“뭔데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봐.”

박정연이 팔로 이준의 목을 휘감으며 속삭였다.

“너랑 나는 어떻게 돼?”

“뭔 소리야?”

“미래를 봤다며? 너랑 내가 어떻게 되는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어떻게 되긴.

전생에는 박정연과 왕래가 없었다.

사촌인 이기홍에게 단전이 깨지고 나서 점차 멀어졌다.

박정연은 계속 다가왔지만 자신이 그녀를 멀리했다.

무사고 최고의 엘리트와는 맞지 않았으니까.

1년 동안 그녀를 피해 다녔고 1년 후, 그녀는 졸업해서 학교를 떠났다.

다시 만났을 때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재회했으니.

미래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밝지 않았다.

“아주 자아알 지내.”

이준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

어차피 미래는 이미 변한 상황.

그녀는 전생처럼 죽지 않을 거다.

아니, 그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반드시 막을 것이다.

“어떻게? 혹시 나랑 너랑 그렇고….”

“잠깐!”

박정연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귀에 속삭이고 있을 때.

두 사람의 사이를 한지유가 갈라놓았다.

“왜?”

“두 사람 너무 가까워요.”

“에이 뭐 어때. 친하다는 표현인데.”

“다른 사람이 오해해요. 선. 생. 님과 제. 자의 관계로 안 본다고요.”

“난 상관없는데.”

“창제란 이명에 오명이 붙을 수 있어요.”

한지유는 창제란 단어를 강조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창제를 모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검제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각성자였다.

이 이명 앞에 선생과 제자의 불순한 관계가 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쳇. 나이도 한 살밖에 차이 안 나는데.”

박정연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이준의 어깨에서 팔을 내렸다.

그제야 한지유의 표정이 좀 풀렸다.

“다들 이준 선생님 정신없게 하지 말고 각자 수련하러 가세요.”

“네에.”

차경진의 말에 아이들이 흩어졌다.

한지유만이 이준의 주위에 서성이고 있자.

“나한테 할 말 있어?”

이준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게….”

“뭔데 뜸을 들여?”

“음….”

한지유가 손을 꼼지락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차경진만이 있었다.

한지유가 제대로 말을 못 하고 있자 차경진이 슬쩍 뒤로 빠져 줬다.

그러자 그녀가 용기를 내었다.

“마…워.”

“뭐? 잘 안 들려.”

“고, 고맙다고.”

“아, 신기가주님의 일?”

“응….”

한지유는 감사의 인사가 어색한지 고개를 푹 숙이곤 위아래로 끄덕일 뿐이었다.

“됐어. 고맙다는 인사 받자고 한 일 아니야.”

“그래도…. 언젠가는 꼭 보답할게. 훈련 잘 다녀와.”

그녀는 그 말만은 남기고 후다닥 자리를 떴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게 꽤나 민망한 모양이다.

이준은 한지유의 뒷모습을 보곤 살짝 미소를 지었다.

* * *

과천 서울대공원 안의 호수.

주변은 횅하니 비어 있었다.

놀이 기구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는지 잡초가 무성하게 나 있는 상태였다.

“여기는 균열 오염이 없어서 게이트가 열린 지도 모르겠구만.”

이준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커다란 호수 앞에 섰다.

검산 그룹이 관할하던 곳.

그들은 멍청하게도 엄청나게 좋은 게이트를 소요하고 있으면서도 타 가문의 게이트를 탐냈다.

진병철에게 추천했던 화봉사나 독림이 대표적인 게이트.

무려 투존의 무공이 잠들어 있는 곳을 지녔었다.

그 무공만 수습하고 계승의 꽃을 먹었다면 화산의 무공을 포기해도 훨씬 이득이였을 터.

하나 그들은 투존의 무공이 자신들의 영역에 숨어 있는지 몰랐다.

멍청한 작자.

적어도 투존의 무공만 수습했더라면 오왕에 올라섰을 텐데, 다 자기 업보였다.

이 두 개의 게이트만 해도 수천 억은 가뿐히 넘는 가치.

하지만 더 엄청난 곳이 숨어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이 있는 이 호수 안이다.

화륜의 신전이 열려 있는 이 게이트가 앞서 말한 장소보다 훨씬 좋았다.

“흐흐. 이곳에 주작의 깃털이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주작의 깃털은 여러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미래에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바로 불 속성의 저항력을 늘려 주는 것.

정확히는 주작이 사용하는 성스러운 불꽃의 저항력을 늘려 줬다.

이것뿐이라면 투존의 무공이 있는 게이트가 훨씬 좋았다.

주작의 깃털이 정말 괜찮은 아티팩트라는 이유는 바로 대지의 서쪽에 있는 백호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거다.

이 이상 자세한 건 모르지만 미래의 정보에 의하면 거의 90%는 확실했다.

지주가 백호 앞에서 주작의 깃털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전해졌으니까.

“주작의 깃털을 얻어서 전생에 지주가 백호를 굴복시켰던 것처럼 나도 똑같이 해야겠어.”

이준이 화륜의 신전을 선택한 이유였다.

파랑이를 얻고 나서부터 사신수와의 전쟁은 기정사실이었다.

미리 공략법을 준비해 놓는 게 좋다고 여겼다.

곧 있을 성화의 반쪽과의 결전도 있고 말이다.

화륜의 신전은 훈련하기 딱 좋은 장소였다.

“이제 들어가 볼까.”

이준은 숨을 크게 들이쉬곤 호수로 뛰어들었다.

서울대공원이 균열 오염으로 물들지 않은 이유가 눈에 들어왔다.

호수 안은 바깥 물과는 다르게 보랏빛으로 가득했다.

이 넓은 호수 전체가 균열 오염에 물든 상태.

몬스터가 살기 굉장히 좋은 곳으로 변해 있었다.

‘역시 호수 안에 몬스터가 있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눈에 보이는 몬스터는 크록.

호수에 있던 악어가 균열 오염으로 인해 몬스터가 된 것이다.

꽤 오랜 시간 균열 오염에 노출된 건지.

아주 흉측하게 변해 있었다.

입 주위는 어떤가.

날카로운 이빨이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네 개의 발이 여덟 개로 늘어나 있었다.

악어라고 볼 수 없는 상태.

악어와 닮은 몬스터라고 하는 게 더 맞았다.

크록 무리는 이준을 발견하곤 사냥에 나섰다.

엄청난 속도로 물을 헤치고 다가오는 녀석들.

이준은 크록에게서 몸을 돌렸다.

‘이 녀석들은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없애라고 했지?’

화륜의 신전 공략법을 숙지한 이준은 게이트 입구를 향해 헤엄쳤다.

크록이 빠르게 다가왔지만, 이준의 속도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이준이 지닌 무공은 혼원신공.

물 안이라고 해도 지상에서처럼 빠른 몸놀림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이준은 천중호수의 무거운 물도 버틴 몸.

천중호수의 물도 아닌, 일반 호수의 물은 이준에게 껌이었다.

크록의 속도보다 빠른 움직임으로 게이트 앞에 도착한 그는 품에서 노란 구슬을 꺼냈다.

호화구.

이사장실에서 한민성에게 보여 줬던 그 구슬이었다.

호화구를 닫혀 있는 문 중앙에 끼워 맞춘 순간.

철컥 소리와 함께 게이트가 열렸다.

이준은 지척으로 다가온 크록을 뒤로 하고 게이트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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