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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59화 (259/705)

제259화

“푸웁…!”

사선의 입에서 피 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거기에는 내장이 조각난 찌꺼기가 섞여 있었다.

부러진 검으로 땅을 짚으며 간신히 서 있는 사선.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이준을 보았다.

“…맞구나…. 그의 무공이….”

두려움이 가득한 그의 눈동자에 생기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와서일까.

그는 노쇠한 힘없는 노인으로 변해 있었다.

흑발이던 머리는 어느새 새하얗게 변해 있었고, 피부는 주름과 검버섯이 가득했다.

젊음을 유지하던 내공이 사라져 노화가 급격하게 온 것이다.

저벅저벅.

이준의 발걸음 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매화검진을 이루고 있던 이들은 전투 불능 상태였다.

이곳에서 멀쩡한 사람은 이준과 검제 두 사람뿐이었다.

사선의 앞에 도달한 이준.

푸확!

가슴에 박혀 있는 파멸겁을 사정없이 뽑았다.

“크헙!”

“그러게, 왜 내 사부를 입에 담아. 안 그랬으면 곱게 죽었을 거 아니야.”

사선은 이준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천혈신이 사부라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파천혈신은 천 년 전에 죽은 사람.

이준의 사부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흙으로 돌아간 사람이다.

사선의 눈이 흔들릴 때 이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지막 할 말은?”

“…기고만장하지… 말거라…. 천지인의 주인께서 네놈…을 반드시 죽일 것이…다….”

“다행이네. 나도 죄책감 없이 너희들을 죽일 수 있으니까 말이야.”

이준은 손바닥을 활짝 펴서 사선의 머리를 잡았다.

그리고 곧바로 흡혈마공을 시전했다.

[흡혈마공 중 흡자결을 사용했습니다.]

[대량의 마기를 흡수합니다.]

[파천멸기의 파편을 흡수했습니다.]

[보상으로 파천멸기 테크트리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가 1,000,000p 감소되었습니다.]

[파천멸기의 파편을 흡수했습니다.]

[보상으로 파천멸기 테크트리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가 1,000,000p 감소되었습니다.]

……

……

……

S급 화경에 있는 놈이라 그런가.

파천멸기 획득 포인트가 미친 듯이 올랐다.

그러는 와중에 뜻밖의 일도 일어났다.

[흡혈마공의 경지가 12성 대성을 이루었습니다.]

[흡혈마공의 등급이 강제로 상승합니다.]

[시스템에 등록된 무공 중 AA급 흡혈마공이 없습니다.]

[이와 비슷한 무공으로 대체합니다.]

[찾는 중…(15%)]

‘이런 시스템도 있었어?’

원래라면 무극자 사부가 튀어나왔을 테지만, 로열바이오 사건 이후로 사부는 말을 걸어오지 않고 있었다.

사부가 말을 걸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

때가 되면 나타날 거라 여겼다.

[흡혈마공과 비슷한 성질의 무공을 찾았습니다.]

[AA급에는 흡혈마공과 비슷한 무공이 없어 S급 무공으로 대체합니다.]

[흡혈마공(A)을 삭제했습니다.]

[S급 무공인 흡성공을 터득했습니다.]

[흡성공(S) - 1성]

설명: 정기, 사기, 마기, 가리지 않고 천지간의 모든 기운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흡혈마공 성능의 최소 5배.) 12성 대성을 하면 사람의 생기를 뽑아다가 타인에게 옮길 수도 있습니다.

단, 엄청난 정신력을 소모해야만 합니다.(중요!)

‘A급 무공이 S급으로 변했어. 개이득이구만.’

이준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십선과 구선과는 다른 무력을 가진 사선을 잡은 영향 덕분이었다.

내공이 흩어지면 노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진다지만 가진 기운이 워낙 많아서인지.

사선이 엄청난 속도로 노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천멸기를 계속 흡수할 수 있었다.

이준은 흡성공의 설명 중 마지막 문구를 곰곰이 생각했다.

‘생기를 뽑아다가 타인에게 옮기는 게 가능하면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나?’

엉뚱한 생각이었다.

가능만 하면 개사기에 가까운 무공.

S급이 아닌 그 윗줄에 있다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나중에 시도해 봐야지.’

이준은 다시 사선의 파천멸기 파편을 모두 빨아들이는 거에 집중했다.

* * *

검제 박춘식은 멍하니 이준을 보고 있었다.

그는 이준이 싸우는 걸 여러 번 보았다.

신력권가 내에서나 도왕을 죽였을 때나.

싸움을 볼 때마다 항상 새로웠다.

몸에서 전율이 일어났다.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강함에 정신을 못 차렸다.

“어떻게 볼 때마다 저리 강해진단 말인가.”

예전에는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면 다시 봤을 때는 막상막하.

지금은 필패였다.

최소 몇 달이나 1년이 지났으면 그래도 이해하려고 노력이야 하겠지만.

이건 뭐 성장이 괴물의 수준을 넘어갔다.

어떻게 사람의 성장력이 저렇게 빠를 수가 있을까.

자는 시간에도 강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허허. 이젠 정말 은퇴할 때가 된 건가.”

나이 70에도 활동하고 있었던 이유는 한국에 자신보다 강한 각성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점점 강한 각성자가 나오는데 유독 한국만 수준이 하락했다.

만약 자신까지 은퇴한다면 중국과 일본이 본격적인 지배의 야욕을 드러낼 터.

이 때문에 은퇴를 하지 못했다.

또한 제3의 세력, 천외천이란 악마가 존재해서 더욱 은퇴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이준을 보고 있자니 이제는 은퇴해도 될 것만 같았다.

“창제가 있으니 앞으로의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저 천외천 괴물들을 순식간에 쓸어버리는 무력.

자신이 창제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또한 그로 인해 손자와 손녀를 비롯한 특별반 아이들이 강해지고 있었으니.

한국의 미래는 굉장히 밝았다.

박춘식이 이준을 흐뭇하고 보고 있는 사이.

“사, 사선!”

“어서 사선을 구해라!”

“목숨을 버려서라도 사선을 구해야 한다!”

이준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던, 박춘식을 공격하던 천외천이 등을 돌려 이준을 향해 쇄도했다.

“어림없지!”

그런 그들을 향해 박춘식이 공격했다.

콰릉!

파직-

천뢰기가 담긴 검강으로 적의 뒤를 치자.

“컥!”

“으악!”

그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하나 그들은 방어를 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사선을 구하는 일.

자신들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었다.

박춘식은 검강을 휘두르면서 인상을 썼다.

방어를 포기한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이들의 행동 때문이었다.

“이 무슨 맹목적인 충성이란 말인가.”

A급에 해당하는 이들도 아닌, 무려 AA급에 해당하는 적이었다.

오왕보다는 약한 이들이긴 하나 그래도 어디 가서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닐 수 있는 수준에 있는 자들.

그런 이들이 목숨도 포기한 채 자신의 상관을 지키려 하고 있었다.

좋게 보면 의리와 충성심이지만 도가 넘치니 이들의 행동은 광기에 가까웠다.

“죽어!”

“사선에게서 떨어져라!”

“차라리 내 목숨을 가져가란 말이다.”

박춘식이 놓친 천외천 인물들이 이준을 향해 동귀어진할 각오로 뛰어들었다.

“창제! 위험하오!”

그가 이준을 향해 소리쳤다.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은 이준.

적이 근처로 다가올 때까지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위험을 감지한 박춘식이 땅을 박차며 이준을 향해 뛰어갔다.

천뢰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사용한 박춘식.

천외천 측 인원을 제치곤 이준의 곁에 당도한 그가 검기를 흩뿌리려는 찰나.

옆에서 이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되는데, 아무튼 감사합니다.”

그의 목소리에 박춘식의 몸은 또다시 소름이 올라왔다.

너무도 침착한 목소리였다.

그와 동시에 땅이 거대하게 울렸다.

쿠웅!

이준이 창을 쥔 채 뒷짐을 한 상태로 발걸음을 뗀 것이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

이준을 공격했던 적이 모두 허공으로 떠올랐다.

“허공섭물!”

박춘식이 눈을 번쩍 떴다.

아직 살아 있는 적들만 해도 100명은 되었다.

그들 모두가 AA급 초입.

아무리 S급 각성자라지만 AA급 초입을 허공섭물로 들어 올리기란 굉장히 힘들었다.

내공의 컨트롤이 극한에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한데 이준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것.

심지어 100명에 가까운 숫자를 들어 올린 거다.

매스컴에서 이 사실을 알면 기겁할 일이다.

박춘식도 눈을 동그랗게 뜰만한 기술이었으니까.

“억!”

“모, 몸이…”

“이거 놓지 못 하겠느냐!”

“어서 사선에게서 떨어지란 말이다!”

살아 있는 천외천의 인물들은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 채 여전히 입을 나불대고 있었다.

이준은 그들을 향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 전에 네놈들 목숨이나 걱정해.”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준의 반대편 팔이 앞으로 뻗어졌다.

활짝 펴진 손이 오므려진 순간.

콰드드득!

기괴한 골절음이 울려 퍼졌다.

허공에 떠 있는 천외천의 인물들이 저마다 몸의 관절이 꺾이며 절명했다.

그뿐인가.

그들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나와 대기를 타고 이준의 팔로 스며들었다.

아주 괴이한 광경.

박춘식은 이준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생전 처음으로 천외천 이외의 사람에게 공포란 감정을 느꼈다.

꿀 먹은 벙어리로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다시 이준의 목소리가 귀로 들려왔다.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구만.”

이준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박춘식은 그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 대체 그 무공은 무엇이란 말인가!”

허공섭물 하나 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거기다가 상대의 기운마저 빨아들이는 무공이 있다니.

70 평생 처음 보는 무공이었다.

흡혈마공이나 흡성대법도 허공을 격하고 상대의 기운을 빨아들이진 못했으니까.

“천외천을 상대할 힘이라고 해 두죠.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 건데 아무한테나 막 쓰는 무공 아닙니다.”

이준은 별일 아니라는 듯 행동했다.

하지만 박춘식의 머리에 선명히 자리 잡은 장면.

그의 일생에서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 * *

검산 그룹이 있던 서초 지역의 복구 작업이 완료됐다.

폐허가 된 곳은 예전의 고층 빌딩이 가득한 곳으로 돌아왔다.

서양의 마법 공학 기술을 수입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복구 작업.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고작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시각 무사고의 이사장실에선 이준과 한민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개인 수련을 하게 한 달만 휴가를 달란 말인가?”

“네.”

“한 달 후면 거의 겨울 방학이 다가오지 않나?”

“그렇긴 한데 제가 급해서요.”

“이번 일 때문인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부터 생각했던 계획이었어요. 신기가주님이 위험하다고 하셔서 좀 뒤로 미룬 거고요.”

“형님을 구해 준 건 정말 고맙게 생각하네.”

“그러면 편의를 봐주시는 거죠?”

“당연하지. 그런데 자네가 없으면 특별반 학생들은 누구에게 수업을 받아야 하는 건가?”

“이제 각자 수련을 해야 할 때예요. 이제 자신의 무공을 수습할 때죠. 그보다 이사장님은 지유한테 아무것도 못 들으셨어요?”

“무엇을 말인가?”

“새로운 무공을 얻은 거요.”

이준의 말에 한민성의 눈이 반짝였다.

몸을 이준의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입을 열었다.

“새로운 무공을 얻었다니! 자세히 좀 말해 주시게.”

“아, 지유가 말을 안 했구나.”

한민성의 눈빛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안달 난 표정을 한 채 이준이 말하기만을 기다렸다.

“지유, 걔 2차 각성했어요.”

“2, 2차 각성!?”

한민성이 화들짝 놀랐다.

각성자에게 2차 각성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난다 해도 극소수뿐.

한국에서 2차 각성을 한 사람은 손가락으로 뽑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한민성이 이렇게 크게 놀란 거다.

“네. S급 무공도 얻었고 박물관 지하에서 얻은 무기도 지유가 얻은 무공과 관련된 무기예요.”

“마, 맙소사!”

한민성이 놀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무력이 부족한 신기지가에 드디어 2차 각성을 한 각성자가 나타났다.

배신으로 인해 많은 전력을 잃었던 신기지가에는 굉장한 호재였다.

“그러니 저 없어도 아이들 스스로 잘 수련할 거예요.”

“크, 큼.. 그런가? 무사고의 제일가는 인재가 자리를 비운다고 하니 걱정이 앞섰네.”

괜한 걱정에 한민성이 민망해하며 이준을 치켜세웠다.

그렇다고 칭찬을 마다할 이준이 아니었다.

이미 무극자를 많이 닮아간 이준.

한민성의 칭찬에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저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무사고에 큰 손해긴 하죠.”

“하하. 그렇고 말고!”

이사장실은 웃음꽃이 피었다.

이준은 칭찬에 웃고 한민성은 한지유의 2차 각성으로 인해 기분이 좋았다.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던 중 한민성이 이준의 수련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어디로 훈련을 갈 생각인가?”

“검산그룹을 통해 얻은 과천 레드존 게이트를 갈까 해요.”

“미공략 게이트인 화륜의 신전 말인가?”

“네.”

“들어갈 수 없을 텐데?”

“지하 박물관을 통해 이미 입구의 열쇠를 획득해 놨죠.”

“헉! 화륜의 신전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가 그곳에 있었던가?”

“아, 모르셨구나. 이게 바로 화륜의 신전에 들어갈 열쇠예요.”

이준이 품에서 노란 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가 내공을 주입하니 노란 구슬이 빛나며 투명하게 변했다.

구슬 안에선 한 줄기의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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