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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47화 (247/705)

제247화

똑똑.

“들어와.”

검산 그룹 회장 김환국이 쇼파에 앉아 물건을 살펴보고 있었다.

“회장님. 이것 좀 보십시오.”

장 비서가 태블릿pc를 김환국에게 넘겼다.

태블릿pc를 받아든 김환국의 앞에 보이는 건 실시간 그래프였다.

“시청률이 70%? 이게 말이 되나?”

“KSN 소속 기자가 무사고에 나타난 몬스터를 생방송에 내보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엠바고가 걸린 것 아닌가?”

“아마도 기자의 단독 행동 같습니다.”

“한 이사장에게 항의 전화가 오겠군.”

김환국은 개의치 않아 보였다.

무려 시청률이 70%에 달한다.

국민 모두가 KSN 방송을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뉴스로 이 정도의 시청률이 나온다는 건 KSN 개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단독 행동을 한 기자에게 포상을 내려도 마땅했다.

“그런데 말이야. 무사고에 몬스터가 나타났다고는 하나, 이렇게 시청률이 높을 수가 있나?”

“그게 한 마리의 몬스터 때문입니다.”

“무슨 몬스터?”

“여길 보십시오.”

장 비서가 회장실에 있는 TV를 틀었다.

몬스터와 싸우는 학생들의 모습.

그보다 앵글은 작은 생명체를 찍고 있었다.

파란색을 한 몬스터가 움직일 때마다 페어리가 무력화됐다.

“청호?”

김환국은 파란색 몬스터의 정체를 곧바로 알아차렸다.

그리고 저 몬스터가 누구의 소유인지도 알고 있었다.

“이준이 장식으로 데리고 다니는 몬스터 아니었어?”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작고 귀여운 몬스터.

누가 저 파란 몬스터를 화이트급이상으로 보겠나.

김환국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그는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파란 몬스터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저 몬스터 때문에 시청률이 대박난 거군.”

“맞습니다.”

“좋아. 아주 좋아.”

“그렇게 좋아할 만한 사항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준 때문에 그래?”

“예. 엠바고가 저 펫 때문에 걸린 게 아닐까 합니다.”

“일리 있는 말이군.”

“이준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방송을 끄라고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장 비서의 말에 김환국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파에 몸을 기대며 누런 이를 드러냈다.

“됐어. 우리 대 검산 그룹이 언제부터 이준의 눈치를 보았지?”

“이준과의 사이가 더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제는 상관없다.”

“예?”

김환국은 테이블에 놓여 있는 물건을 집어 들었다.

약통에서 하나의 알약을 꺼내어 장비서에게 보여줬다.

“이게 뭔 줄 알아?”

“로열바이오의 약 아닙니까?”

“로열바이오의 약? 크하하하하. 그 조잡한 약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약이다.”

그는 이 약을 패왕도가의 심처에서 찾았다.

정확히는 도왕이 보물을 꽁꽁 숨겨 두었던 지하 비밀 창고에서 나왔다.

심상치 않은 물건이라고 생각해서 가져와 약에 대해 알아봤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약은 각성제의 종류 중 하나였다.

도왕이 이준과 부딪힐 때 마기를 뿌렸다고 했는데, 이 약 때문이었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마기를 가득 품고 있는 약이었다.

“도왕이 먹었다는 캡슐이다. 크크. 이걸 먹으면 힘을 가져다준다더군.”

그의 눈은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각성자가 힘을 얻는다는 건 돈 보다 더 탐나는 일이었다.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영혼까지 판다는 이들도 있을 정도.

특히 도왕이 먹은 약이라면 기연에 속했다.

무엇보다 로열바이오의 사장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였다.

로열바이오의 기술이 집약된 약.

현재 대량으로 만든 약과는 차원이 다른 종류라 했다.

직접 먹어도 봐서 로열바이오의 사장이 거짓을 말하는 게 아니라 여겼다.

“이 약. 도왕의 지원을 받고 개발했다고 해.”

“뒤로 음흉한 짓을 하고 있었군요.”

“도왕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 크크. 그동안 내가 몸을 숙이고 있었던 것도 다 약효가 퍼지는 걸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효과가 있으셨습니까?”

“효과? 크하하하.”

김환국이 목청까지 보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 결과 회장실의 창문이 깨졌다.

유리는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깨지지 않은 방탄유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가루가 된 게 아닌가.

고작 웃음만으로 회장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의 김환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정도면 어떤 것 같아?”

“가, 강해지신 것 같습니다.”

“그래? 크크. 힘의 1할도 내보이지 않았어.”

“1할… 말입니까?”

“괜히 도왕이 먹은 게 아니지.”

김환국은 손에 든 알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꼴깍 삼키자 곧바로 그의 눈이 검게 물들다가 이내 가라앉았다.

“로열바이오에서 약이 도착할 거다. 그 약을 전부 검산 그룹 각성자에게 먹여. 그러면 우린 철혈검가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에 우뚝 서게 될 테니까.”

김환국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TV를 보았다.

화면에 비친 이준을 향해 살기를 내보이고 있었다.

* * *

[푸른 낙원의 보스 라파비르가 죽었습니다.]

[보상으로 10,000,000p가 지급됩니다.]

라파비르가 죽자 아티팩트를 떨어트렸다.

바닥에 반짝이는 아티팩트들.

특별반 아이들은 줍고 싶어도 주울 수 없었다.

그들의 앞에 마지막 산이 남았기 때문.

페어리들을 모두 죽이고 오직 한 명만 남겨 둔 상황이었다.

“끼아아악!”

페어리의 왕 재키안이 비명을 내질렀다.

[페어리 필드가 다시 생성되었습니다.]

[재키안의 모든 능력치가 2배로 상승합니다.]

[페어리 종족외 치유력을 -100% 낮춥니다.]

[재키안의 속성이 하나 더 주어집니다.]

재키안의 한쪽 팔에는 화염이 타올랐고,

반대쪽 팔에는 물의 소용돌이가 쳤다.

어깨 옆, 허공에 마법진이 맺히자.

뱀과 소녀가 나타났다.

“쉬이이익!”

뱀은 혀를 날름거리며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소녀는 움직일 때마다 발밑에 물방울이 튀어 올랐다.

“살라드랑 엘라!”

“후욱… 상급 정령이야.”

“이젠 하다 하다 상급 정령이라니.”

“겁나 끈질기네.”

특별반 학생들은 투덜거리면서도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

“빨리 끝내고 쉴란다.”

박정연의 무릎이 굽혀지더니 앞으로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그녀의 몸에서 흐르는 전류.

파지직-

뇌신공과 연결된 전류가 그녀의 검으로 모여들자 길이가 조금 길어졌다.

아직은 흐릿했다.

하지만 위력은 약하지 않았다.

쾅!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의 형상을 뜬 뱀이 꼬리를 사용해 가뿐히 막았다.

쾅쾅쾅!

박정연은 뇌신검법의 초식을 사용해 불의 뱀을 몰아쳤다.

“정연아, 나도 도와줄게!”

정예나가 앞으로 튀어 나가려 했지만, 이준의 손에 의해 제지당했다.

“예나 학생은 엘라를 상대하세요. 불하고 독은 상성이 좋지 않아요. 지유랑 경진쌤네 조가 정연 누나를 도와주시고요.”

“네!”

“수도 엘라를 상대해.”

“맡겨 주십시오.”

이제 남은 사람은 박혁진뿐이었다.

“난?”

“넌, 저기 있잖아.”

이준은 본체인 페어리 왕을 가리켰다.

“나 혼자?”

“자신 없어? 자신 없으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아니! 너무 좋아서 그래.”

“네가 위험해도 파랑이는 안 도와줄 거야. 명심하고 상대해.”

“오케이.”

박혁진이 뇌전을 뿌리면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레드급 보스 몬스터를 혼자 상대하는 건 처음.

박혁진도 긴장을 했다.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대였다.

여태까지 싸웠던 사람이나 몬스터보다 훨씬 강했다.

‘날 뛰어넘겠어.’

박혁진이 천월을 꽉 움켜잡았다.

웅웅.

그의 의지에 반응이라도 한 듯 천월이 짧은 검명음을 토해냈다.

그와 동시에 품에 있던 뇌령석도 반응했다.

박혁진은 페어리 왕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느라 뇌령석의 반응을 몰랐다.

‘처음부터 강하게 간다.’

그가 뇌신공을 전력으로 끌어 올렸다.

발을 앞으로 내밀며 검 손잡이를 귀 쪽으로 끌어당겨 검을 눕혔다.

전뢰검법의 기수식.

그가 아시아 학원 대항전에서 잠깐 선보였던 기술을 펼쳤다.

‘전뢰검법 2식 은사격!’

파직!

그가 땅을 박찼다.

푸른 뇌전이 되어 페어리 왕을 향해 쇄도했다.

“키아아악!”

페어리 왕 또한 자신을 공격해 오는 박혁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페어리 왕은 정령술과 마법, 근접공격까지.

못하는 게 없었다.

손톱을 바짝 세워 박혁진의 은사격을 막았다.

까아아앙!

페어리 왕은 레드급 보스 몬스터.

마기로 인해 더 강해진 상태였다.

박혁진의 은사격을 가뿐히 막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박혁진의 뇌신공으로 인해 아주 찰나의 경직은 생겼다.

까강깡깡!

천월과 강철같은 손톱이 연속적으로 부딪혔다.

뒤로 물러난 박혁진이 검기를 날리자 페어리 왕은 똑같이 원거리 공격으로 대응했다.

불의 마법으로 공격을.

물의 마법으로는 방어를 했다.

박혁진이 조금씩 밀렸으나, 차이 나는 실력치고는 잘 싸우고 있었다.

* * *

불의 정령 살라드와 물의 정령 엘라를 쓰러트린 학생들이 박혁진에게 합류했다.

혼자서도 잘 버티고 있었던 박혁진.

몸에는 극심한 상처들로 가득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학생들이 합류하고 격전을 벌인 결과.

[페어리 왕인 재키안을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32,000,000p가 지급됩니다.]

[페어리 필드가 해제되었습니다.]

[모든 패널티가 사라졌습니다.]

[주위에 생성된 레드존 게이트가 소멸되었습니다.]

[게이트가 주인을 잃어 사라집니다.]

털썩.

특별반 학생들이 자리에 털썩 누웠다.

“허어억… 허억… 이젠 이 짓거리 절대… 허억… 못해…”

“죽다 살아난… 후욱… 기분이야…”

“…다신 체험하고 싶… 허억… 지 않아…”

그들은 현재 몬스터만 봐도 토할 지경이었다.

지옥 훈련보다 더한 걸 겪게 되니 후유증이 컸다.

짝짝.

그들에게 박수를 치며 한민성 이사장이 다가왔다.

“후, 훌륭했습니다.”

그는 특별반 학생들을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레드급 몬스터를 소탕한 것.

이준을 제외하고는 무사고의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다.

“미쳤다 정말….”

“현역도 못 한 일을 특별반이 해냈어!”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아.”

학생들은 감탄했다.

자신들과 같은 학년이거나 선배 아니면 후배였다.

동년배의 나이들이 해낸 대단한 일이었다.

“특별반이 강해진 것도 있지만, 쟤들의 능력을 끌어올린 건 이준 선생님이야!”

“그건 그래.”

“부럽다. 나도 특별반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정원 안 늘리려나?”

“이사장님께 건의해 보는 건 어때?”

“그런다고 될까? 이준 선생님 마음 아니야?”

“그건 모르지. 변덕이 생겨서 정원을 늘릴 수도 있잖아.”

“그랬으면 좋겠다.”

학생들은 특별반 아이들이 부러웠다.

S급 각성자인 창제에게 배우는 것만으로 엄청난 행운이었다.

그런데 실력도 빠르게 오른다?

무조건 창제에게 배우고 싶어 할 것이다.

그냥 조언만 들어도 감지덕지였다.

학생들의 반응에 한민성은 흡족해했다.

‘좋은 자극이 됐겠어. 저 아이들은 앞으로 더 강해지려고 노력할 거야.’

대한민국의 전력이 오른다는 건 모두가 좋은 일이었다.

강한 나라일수록 타국의 도움 없이 자기 한 몸 지킬 수 있었으니까.

“이사장님. 현장 좀 정리해 주세요. 전 대구로 가 볼게요.”

“이런! 얼른 가 보게. 수고가 많았는데 더 수고하게 생겼어.”

“입으로만 말하지 말고 뭐라도 좀 주세요.”

“뭐든 말만 하게. 능력이 되는대로 들어주겠네.”

“생각해 보고 말하죠. 그럼. 파랑아.”

“뀨우!”

파랑이가 바닥을 박차고 이준의 어깨에 올라섰다.

이준은 파랑이를 데리고 학교를 나갔다.

멀어지는 그.

특별반 학생들은 움직일 힘도 없어서 이준이 어디 가는지 물어보지도 못했다.

“이것 좀 드시고 한숨 돌리세요.”

이지안이 은발을 늘어트리며 박혁진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그녀의 손에 든 건 생수였다.

“고, 고마워.”

“고생하셨어요. 오빠.”

이지안이 고개를 살짝 내리곤 다른 사람들에게 생수를 전해 주러 갔다.

“오, 오빠?”

박혁진은 이지안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봤다.

양쪽 볼이 붉게 물든 채 말이다.

다행히 그의 얼굴은 피로 얼룩져 있어서 그 누구도 그의 양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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