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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40화 (240/705)

제240화

로열바이오에 이어 흑웅 백대준까지.

미래에 없던 내용이다.

“백대준은 잡아들였어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아직 감시 중이네.”

“어쩌다 그 알약을 먹게 되었대요?”

“암암리에 퍼지는 소문으로는 부작용은 있으나 내공을 올려 준다는 알약이 있다고 떠돌고 있네.”

“로열바이오에서 만든 게 내공을 높여 주는 알약이다? 그 약 시중에 풀리진 않았죠?”

“임상 실험 단계쯤에 있네.”

“만약 이 소문이 커지면 각성자들 난리가 나겠네요.”

이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로열바이오에서 만든 알약은 영약 수준.

실상은 영약이 아니라 목숨을 담보로 힘을 증폭시키는 것일 거다.

이런 게 시중에 풀린다면 나라가 엉망이 될 터.

조치를 취해야 했다.

“걱정 말게. 이미 대구 전체에 감시망을 쫙 깔아 놨네. 개미 새끼 한 마리라도 대구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

“잘하셨네요. 함부로 공격했다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확실한 증거를 잡을 때까지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 그리고 어떤 놈이 로열바이오에 있는지도 알아내면 좋고요.”

“형님이 직접 대구로 움직였으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네.”

“신기가주께서요?”

이준의 눈이 커졌다.

신기학사가 움직였다는 말에 불안감을 느꼈다.

과거 천외천은 신기지가를 제일 먼저 멸했다.

신기학사의 명석한 두뇌가 천외천에 위협이 됐기 때문.

그는 과거에도 천외천의 함정에 빠져 죽었다.

그때의 생각이 떠오르자 왠지 불안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왜 그런가?”

“신기가주님과 함께한 사람은 누구에요?”

“비조도 허현과 진씨가문의 가주께서 동행을 하셨어. 문제 있나?”

“비조도 허현!”

이준이 허현의 이름을 외쳤다.

아니 그 이름이 왜 여기서 나와?

이전 삶에서는 한참 후에나 등장할 인물이라 잠시 잊고 있었다.

비조도 허현은 패왕도가의 세작인 응비도 이한성의 숨겨진 동생이다.

이 사실은 이한성이 죽을 때쯤 밝혀졌다.

“신기가주께서 위험해요.”

“형님이?”

“비조도 허현은 이한성의 숨겨진 동생이에요.”

“뭐라고? 우리 가문에 식객으로 들어올 때 철저하게 검증을 마쳤는데, 자네가 잘못 안 게 아닌가?”

“어렸을 적 균열로 아예 남으로 살았으니까 모를 수밖에요.”

이준은 급히 전화기를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셨습니까 가주님.

무극대주인 사형준이었다.

“급한 일이 생겼어요. 당장 대구로 내려가서 신기가주의 옆에 있는 비조도 허현을 제압하세요. 신기가주가 어디에 있는지는 신기지가의 비선에서 협조를 할 거예요.”

다짜고짜 명령을 내렸지만 사형준은 군말하지 않았다.

-가주의 명을 받듭니다.

뚝.

전화를 끊은 이준이 한민성에게 말했다.

“사대주에게 신기가주님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알려 주세요. 저도 잠시 일만 보고 바로 대구로 내려갈게요.”

“선생이 직접 내려가야 할 정도인가?”

“제 예상에는 허현은 백대준 같은 피라미가 아닐 거예요.”

허현의 정체를 잘 알지는 못한다.

과거에도 그에 대한 정체가 완벽하게 밝혀진 게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죽기 전까지 허현은 살아 있었으며 천외천과 관련은 되어 있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무엇보다 신기가주가 죽었던 자리.

그곳에 허현도 있었다.

“헉. 내가 형님께 전화를 해야겠네.”

“안 돼요. 아무리 특수한 폰이라도 상대방이 들을 수 있어요. 만약 허현이 이사장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기라도 한다면 신기가주께서 더 위험해져요.”

“허. 내 불찰이야. 혈고독술로 인해 마음을 너무 놓았어.”

“허현이 생각보다 대단한 자라면 이사장님이 고독을 몸에 심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나?”

“한국에 숨어 있는 놈들을 천천히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요. 신기가주님의 목숨이 더 중요하니 일거에 쓸어버리는 수밖에 없어요.”

“가능하겠나?”

“서울 지역은 철혈검가에 도움을 청해 보세요. 검제님이라면 직접 나서 주실 거예요. 천외천과 끈이 닿을 법한 놈들을 모두 소탕해야 해요.”

“알았네. 연락해 보겠네.”

“대구는 저희가 책임질 테니 걱정 마시고요.”

“고맙네. 이 은혜 잊지 않겠네.”

“별말씀을.”

이준이 땅을 박차고 사라졌다.

한민성도 비선들에게 연락한 후 검제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바쁘다. 바빠.”

분신술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었다.

그나마 키워 놓은 무극대가 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개고생을 할 뻔했다.

우리의 움직임을 알고 있지 않은 이상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어 금역으로 왔다.

지잉-

테구르가 자신을 발견하고 바로 달려올 줄 알았는데, 소식이 없었다.

[호, 이곳은 어디냐?]

마조가 품에서 나와 머리 위로 올라갔다.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면서 금역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내 아지트.”

[누가 주인의 제자 아니랄까 봐. 작은 주인놈아도 비밀 공간을 만들어 놓은 거냐.]

“사부도 아지트가 있었어?”

[무림 전역이 내 아지트였으니라. 큼큼.]

[다른 제자들 몰래 꽁꽁 숨겨 놓은 장소가 있으면서 무슨.]

[조야. 제자가 날 이상한 놈으로 오해하겠다. 똑바로 말하거라.]

[맞잖아. 큰 제자한테 뒤통수 맞고 거기에서 주인의 모든 심득을 남겨 놓는다며 세월을 보내놓고선.]

[몸이 늙으니 졸음이 쏟아지는구나. 난 들어가서 자야겠다.]

무극자가 무안한지 말을 돌리며 사라졌다.

사부와 마조의 대화를 유추해 본 결과.

“조야. 사부가 마지막에 잠든 곳 있잖아. 자기 무덤으로 쓰려던 곳 아니야?”

[맞다. 주인이 작은 주인놈아한테 알려줬나?]

“여긴 아니지?”

이준이 고이 넣어 둔 장보도를 꺼냈다.

[혈신의 지도(개방)]

등급: SSS

난이도: SSS

설명: 파천혈신이 제자들과 등을 지고 은거한 장소를 가리키는 지도입니다. 그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1인 전승 문파인 혼원문을 만들었습니다. 혼원문에 출입할 수 있는 자는 딱 한 명. 혼원신공을 9성까지 익힌 제자여만 가능합니다. 만약 혼원문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파천혈신. 즉 무극자의 모든 진전을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효과: 혼원문 출입 열쇠.

[그래 여기! 주인이 작은 주인놈아에게 준 건가? 하긴 작은 주인놈아를 아끼는 걸 보면 모든 진전을 물려주려 하겠지.]

“여기가 사부의 진전을 다 이으려면 가야 되는 곳이 맞네.”

난이도 SSS급.

블랙존 게이트의 난이도보다 훨씬 어려운 곳이었다.

지금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장소였다.

그 안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니.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입장할 수 있는 최소 조건, 혼원신공을 9성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 말인즉, 그 아래 등급으로 들어갔다간 골로 갈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혼원신공이 9성에 이르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이곳부터 먼저 가고 만다.”

혈신의 무덤이라면 사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을까.

얼추 사부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이야기를 해 보면 숨기는 게 꽤 많았다.

가령 사부의 제자의 이야기라든지 말이다.

[잘 생각했다. 작은 주인놈아. 거긴 각오 단단히 하고 들어가는 게 옳다.]

“그 정도냐?”

[현경의 무인이 떼거지로 달려들어도 절대 깨지 못하는 관문이 하나 있다.]

“미친! 그게 가능해?”

현경의 무인.

각성자의 등급으로 치면 SS.

더블S급은 되지 않을까.

현경의 경지에 다다른 각성자를 보지 못했으니, 이 정도의 등급이 아닐까 예상만 할 수 있었다.

[가 보면 안다. 보고 좌절하지나 마.]

“야. 벌써부터 겁을 주면 어떡하냐.”

[겁을 주다니.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마조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혈신의 무덤에 들어가기 전 준비를 단단히 하겠다고.

조금이라도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혈신의 무덤은 쳐다도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조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한 건물에서 나오던 페어리가 화들짝 놀라며 다가왔다.

“주인님 오셨어요?”

“여기에 다 모여서 뭐 해?”

이준이 이 커다란 새 건물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하나였다.

이곳에 기감이 단체로 잡혔기 때문이다.

“달의 호수에서 온 페어리가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어요.”

“치료? 싸우기라도 한 거야?”

“금역으로 오기 전 이미 다쳐 있는 상태였어요. 자세한 내용은 로티틸 님에게 들으시면 됩니다.”

“알았어.”

이준은 고개를 끄덕이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 *

펠리아스의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정말 네가 신의 꽃을 먹은 거야?”

“그럼요. 주인님께서 저희를 생각해서 주셨어요.”

“저희?”

“여기 테구르 님도 드셨거든요.”

“아.”

그가 테구르를 보았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스케먼은 몬스터 중에 최하위 종.

전투 인원 중 보스급에 해당하는 몬스터라 해도 높아 봤자 블루급이다.

하지만 자신이 본 스케먼은 어떤가.

비굴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강했다.

최소가 블루급 최상위 종이었다.

스케먼 중 이런 몬스터는 단연코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보다.

그런데 그 스케먼 말이 더 가관이었다.

“주인님께서는 저희를 위해서 신의 꽃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십니다요.”

“신의 꽃을 안중에도 두지 않아? 그럴 수가 있나?”

신의 꽃은 몬스터에게 영약이었다.

블랙급 몬스터도 탐내는 꽃.

그 엄청난 보물을 스케먼에게 줬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펠리아스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여기 모여서 뭐 하고 있어?”

한 청년의 등장에.

“억! 오셨습니까요 주인님!”

테구르가 쏜살같이 그에게로 달려가 90도로 인사를 했다.

옆에서 보조를 하고 있던 스케먼들 또한 하던 일을 멈췄다.

그리고 일제히 경례를 했다.

군기가 바짝 서 있는 모습이었다.

“이, 인간?”

“펠리아스 님. 저분이 저희의 주인님이세요.”

“이, 인간이 너희의 주인이라고?”

그동안 친절하던 스케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테구르도 마찬가지.

주인의 면전에 대고 인간이라 무시하자 호의적이던 태도가 적대적으로 변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쿵.

“누가 감히 주인님을 인간이라고 무시를 하는 건가.”

방엔 때 아닌 한기의 폭풍이 들이닥쳤다.

샥쿠의 얼음 마력이었다.

그는 이준이 금역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

문제는 처음 본 놈이 주인을 능멸한 말을 했다는 것.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전 주인조차 인간인 주인을 모시는데 고작 블루급 페어리 따위가 망발을 하자 대노했다.

샥쿠의 등장에 펠리아스가 놀란 나머지 혈색이 창백해졌다.

“샤, 샤크로아라니! 로티틸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스케먼에 페어리, 거기다 샤크로아 종족까지.

이곳에만 무려 3종의 몬스터가 있었다.

뿐인가.

스케먼도 대단했지만 지금 눈앞에서 얼음 마력을 뿜어내는 샤크로아는 급이 달랐다.

페어리 필드를 배운 로티틸보다 훨씬 더 강해 보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레드급 이상의 몬스터가 인간을 모신다는 건 듣지도 못한 일이었다.

“샥쿠. 괜찮아. 손님이 뭘 모를 수도 있지.”

“아닙니다. 주인님을 능멸한 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샥쿠는 좀처럼 얼음 마력을 거두지 않았다.

쩌저저적-!

방 안이 얼음으로 뒤덮이려는 순간!

이준이 팔을 옆으로 뻗었다.

그러자 샥쿠의 무시무시한 얼음 마력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공기와 바닥, 벽을 얼려가던 냉기도 말끔히 없어졌다.

“그만해도 돼. 우리 쪽으로 귀속을 하러 온 애들이잖아. 너무 군기 잡지 마.”

이준의 말에 샥쿠가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샥쿠의 공손한 태도에 펠리아스가 정신을 못차렸다.

샤크로아 종은 사납기로 유명했다.

거기에 강한 힘이 뒷받침되어 어지간한 몬스터에게는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샤크로아가 예의를 갖추는 몬스터는 블랙급 몬스터 뿐.

헌데 고작 인간 따위 고개를 숙였다.

그것도 아주 공손했다.

‘저 인간의 정체가 뭐길래 이런 엄청난 곳의 주인이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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