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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35화 (235/705)

제235화

며칠 뒤.

이준은 학생들과 함께 공항으로 왔다.

아시아 학원 대항전을 계속 진행하기에 애매한 상황.

각국 인사들과 모여 회의를 한 결과 대회를 끝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쉽다. 끝까지 했으면 우리가 최종 1위였을 텐데.”

박혁진의 말에 허수가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말입니다.”

한 번이라도 싸워 봤으면 안 아쉬웠을 텐데, 몇몇은 중국에서 호텔 식사만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게이트에서 빡세게 싸우게 해 줄 테니까 아쉬워하지마.”

“게이트?”

“음… 생각해 보니 휴가였다고 쳐도 될 것 같습니다.”

박혁진과 허수가 화들짝 놀랐다.

이준의 훈련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옥 수련.

강해지면 그 어떤 것도 받을 수 있겠다는 마음을 무참히 짓밟을 정도로 힘들었다.

오죽하면 허수조차 말을 돌릴까.

그만큼 이준이 시키는 훈련은 빡셌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실력이 올라갈수록 훈련의 강도는 더 높아졌으니.

진절머리가 나는 건 당연했다.

두 사람의 반응에 이준이 빙그레 웃으며 비행기 탑승 입구를 지나가려는 찰나.

“자, 잠깐만요!”

“이준 니이임!”

뒤편에서 이준을 부르는 음성이 들렸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이준이 뒤를 돌아봤다.

“응?”

그들은 각국의 인솔자들이었다.

“후욱… 후욱…”

“버, 벌써 가십니까?”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모두 숨을 헐떡였다.

“무슨 일인가요?”

이준은 각국 인솔자들에게 존대를 해 주었다.

적대적이었을 때와는 달리 현재는 서로 우호적인 관계.

언제까지 반말을 할 순 없었다.

“이준 님께서 떠나신다 해서 배웅 왔습니다.”

“그럴 필요 없는데요.”

“저희가 안 나올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목숨을 구해 준 은인이신데.”

각국 인솔자들의 눈엔 짙은 호감이 어려 있었다.

손속이 잔인하고 가차없으나 목숨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았다.

성격이 좀 과격하지만, 뒤끝이 없어 사귈 만한 사람이었다.

물론 이건 인솔자들만의 생각.

이준은 한 뒤끝을 하는 사람이다.

아무튼 이제는 제의 칭호로 불리는 남자.

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이가 어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맞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시면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는 것 아닙니까.”

“국가적 재앙인 블랙존 게이트가 열리지 않은 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이리 배웅을 나온 겁니다. 얘들아. 어서 창제께 인사를 드리거라.”

인솔자들은 자국의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앞으로 나온 학생들이 이준을 향해 인사를 했다.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저도 언젠간 창제 님처럼 강해질 겁니다. 절 꼭 기억해 주세요.”

각자 고맙다는 말을 전하면서 포부까지 밝혔다.

각국 학생들의 눈은 흠모와 존경으로 가득했다.

같은 나이대이면서도 넘볼 수 없는 곳에 올라선 사람.

이준은 자신들이 따라잡아야 할 목표였다.

“다음에 만날 때 기대가 되겠네. 우리 애들도 더 강해져 있을 테니까 시합의 마무리는 그때 가서 짓지.”

그의 말에 학생들이 감격에 빠졌다.

무시해도 될 법한 이야기였는데 이준이 대답을 해 주었다.

S급에 있는, 얼마 전 전 세계를 떨쳐 울린 창제가 말이다.

“예!”

“그때까지 건강하십시오!”

각국 학생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이준과 한국 대표팀이 손을 흔들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걸음을 멈췄다.

“혹시 천외천을 아세요?”

그가 인솔자를 향해 나직이 말했다.

주위의 소리를 전부 차단하고 오직 인솔자들에게만 들리는 이준의 목소리였다.

“모르시는 것 같군요.”

엄청난 공간 장악 능력에 놀란 것도 잠시.

한 인솔자가 이준을 향해 물었다.

“천외천이 뭡니까?”

“이 세계에서 넘어온 자들을 천외천이라고 해요.”

“그런데 그들에 대해서는 왜 물으십니까?”

“천외천은 전 세계에서 흩어져 있어요. 여러분의 나라에도 암암리에 있을 겁니다. 그들은 아주 위험한 놈들이에요.”

“위험하다면…?”

“세상을 피로 물들이는 게 그들의 목표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들의 진정한 목표는 아직 몰라요.”

인솔자들이 웅성거렸다.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한 듯 보였다.

이준이 저들에게 천외천의 이야기를 해 준 건 이곳에 천외천과 관련된 이들이 없기 때문.

인솔자들이 천외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 대비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모두 천외천을 조심하세요. 검존은 그들의 끄나풀에 불과했어요.”

“지, 진천우가 말입니까?”

“네.”

“헉!”

“AA급 각성자인 검존이 천외천의 끄나풀이라니.”

“얼마나 강한 이들이기에 검존을 수하로 둘 수 있습니까?”

누가 감히 AA급 각성자를 끄나풀로 둘 수 있을까.

같은 혈족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AA급 각성자를 수하로 두려면 최소 등급이 S는 되어야 했다.

“그들을 상대하려면 적어도 AA급 끝자락은 되어야 해요. 명심하세요. 그 이하 등급은 싸워 봤자 개죽음일 뿐이에요.”

이준의 말에 각국 인솔자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AA급 끝자락.

막강한 전력을 가진 중국도 AA급 끝자락 등급에 있는 각성자는 몇 없었다.

죄다 초입일 뿐.

그런데 천외천이란 존재들과 싸우려면 최소 AA급 끝자락은 되어야 한다는 말에 심각성을 깨달았다.

“저희가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어찌해야겠습니까?”

이준이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는 혼원신공이라는 희대의 무공 덕분에 천외천을 감지할 수 있었다.

허나 저들은 달랐다.

이준과 다르게 혼원신공이 없었으니.

천외천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천외천의 정체를 알 수 있는 건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들은 마기로 정파의 무공을 사용하고 있어요.”

현재 인주와 수하인 십선들 외 다수가 넘어온 상태다.

‘전생에 겪었던 정보를 토대로 예측을 한다면 인주가 몸 담은 곳은 무림맹이야.’

정파의 무공을 사용하는 무림맹이 왜 신마회란 단체에 속해있는지는 모르나 이것만은 확실했다.

신마회에 속한 단체는 무림맹 뿐만 아니라 사파와 마교도 껴 있다는 걸 말이다.

“그게… 가능합니까?”

“직접 보지 않아서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에요.”

정파의 무공은 정순한 내기로 사용을 해야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함부로 마기를 이용해 정파의 무공을 사용하면 기혈이 뒤틀릴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100%로 기혈이 뒤틀린다.

정파의 무공과 마기는 아예 상극이었으니까.

상식을 뒤엎는 이준의 말이 잘 이해가 안 갔지만 인솔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 님의 말씀이니 믿겠습니다.”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귀중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그럼 전 할 말을 다 했으니 가 볼게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봐요.”

이준이 게이트로 사라졌다.

각국 인사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준의 말이 사실이라면 굉장히 심각한 사항.

한가하게 이곳에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저희도 귀국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는지.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자신들의 국가로 돌아갔다.

***

“으아암. 꿀잠 잤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볼이 아프지?”

박혁진이 게이트를 걸으며 기지개를 켰다.

그 잠깐 잤다고 얼굴의 피로가 싹 가신 듯했다.

“너 코 엄청 골더라.”

“아, 진짜? 깨우지.”

“이미 정연 누나가 싸대기까지 때렸는걸? 그런데도 잘만 자던데.”

이준이 작게 웃으며 말하자 박혁진이 박정연을 노려봤다.

“뭐? 더 맞을래?”

“자는 사람 때리는 건 반칙이지.”

“그러면 깨울 때 일어나던가.”

“졸린데 어쩌라고.”

박혁진과 박정연이 티격태격 싸웠다.

그 말소리가 시끄러웠을까.

[입 닥쳐! 어르신이 자는데 어디서 떠들고 있나!]

아이들의 귀로 천둥 같은 호통이 들렸다.

이준의 머리 위에서 웅크리고 있던 마조의 음성이었다.

이준은 전혀 타격이 없었으나 이준에 비해 내공이 약한 아이들에겐 청천벽력과 같았다.

“윽.”

“억.”

[크흠. 이제야 좀 조용하군.]

한 번의 호통으로 아이들을 제압한 마조가 다시 몸을 웅크렸다.

“무슨 놈의 영물이 각성자보다 강한 거야.”

“내 말이. 레드급 보스 몬스터 네 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운 걸 보면 블랙급 몬스터 같은데….”

“에이. 그건 너무 갔다. 블랙급 몬스터가 어떻게 준이 손에 있겠어. 그건 절대 불가능해.”

박혁진은 격렬히 부정했다.

절친인 이준이 블랙급 몬스터를 얻었다는 걸 믿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또한 몬스터의 상성이 있지 않나.

갓 태어난 마조가 저리 강한 건 썬더라이와 드라폰과의 상성 때문이라고 여겼다.

속성의 상성이 있듯이 몬스터들 끼리도 상성이 있었다.

분명 마조가 속성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했다.

[하찮은 인간 따위가 날 뭐로 보고! 본좌는 태생부터가 최상위 포식자인 블랙급에 해당한다.]

마조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신을 드러냈다.

꼭 이준 옆에 꼭 붙들려 있는 누군가와 찰떡처럼 닮아 있었다.

[끌끌 녀석. 여전하구나.]

무극자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부님.’

[말하거라.]

‘마조 말투 말이에요. 저거 사부님 따라 하는 거 맞죠?’

본좌란 단어는 무협 소설에서 많이 나왔다.

각성자나 몬스터가 쓰지 않은 단어라 사부에게 물어본 것이다.

[끌끌. 영물은 원래 강한 주인을 닮는 것이니라.]

‘어쩐지. 꼰대 끼가 다분하다더니 사부님을 닮은 거였어.’

[뭬야?]

‘혼잣말입니다.’

무극자 사부의 호통이 날아올까 봐 급히 말을 돌린 이준이었다.

마조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자기 자랑을 늘어놨다.

꼰대 끼와 자랑, 그리고 말투까지.

아주 무극자 사부와 판박이였다.

이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사이 도착한 출구.

“어? 뭐야? 왜 이렇게 사람이 많냐?”

이준이 어리둥절해했다.

학교 측에도 귀국을 알리지 않았다.

한데 어찌 알고 기자들이 출입구에 대기하고 있었던 걸까.

“하, 하. 우리를 환영해 주는 인파가 많아서 좋구만.”

박혁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냐?”

“아, 아니!”

“네가 범인이구나?”

이준은 박혁진이 이번 일의 범인이라고 확신했다.

“하, 하.”

딱!

“악.”

“으휴. 너 때문에 조용히 가는 것도 글렀다.”

박정연이 박혁진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핀잔을 주었다.

“왜 때려!”

“맞을 짓을 했으니까 그렇지. 뒤늦게 방송에 빠져서는 너 아무 때나 방송 켜고 그러면 언제 골로 갈지 몰라.”

스트리머가 좋은 점은 몇 개가 있었다.

우선 돈.

마정석과 아티팩트를 팔면 돈이 나오겠지만 방송에서도 부수적인 수입을 올렸다.

이로 인해 많은 각성자가 방송을 했다.

수입이 짭짤했으니까.

하나 박혁진은 애초에 돈이 많았다.

돈 때문에 방송하는 건 제외.

그렇다면 인지도를 원하는 건가.

이 또한 아니었다.

인기가 없는 각성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방송을 했지만 박혁진은 해당되지 않았다.

애초에 무사고 출신이라면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오히려 박혁진에겐 방송이란 건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다.

그는 철혈검가의 후계자.

방송을 켜서 동선을 알리는 건 미친 짓과 다름없었다.

혹시라도 불순한 의도로 그를 노리는 각성자라도 있으면 큰일 아닌가.

한 가문의 후계자라는 건 사려야할 게 많은 자리였다.

그럼에도 그가 방송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내가 알아서 할게. 소통하다가 굉장한 정보를 얻었단 말이야.”

시청자와 소통을 하다 보면 뜻밖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각 가문이 놓친 정보들.

별거 아니라고 넘긴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게 시청자와의 소통이었다.

“너 알아서 해라.”

박정연은 동생인 박혁진을 한심하게 보곤 고개를 돌렸다.

박혁진은 그녀의 충고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이곳으로 오는 동안 아주 귀중한 정보를 들었기 때문.

이게 허위 정보일 수도 있지만 상관없었다.

이러다 하나 얻어 걸리면 대박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때의 행동 때문에 박혁진의 인생이 달라졌다.

허위 정보일 수도 있었던 게 훗날 그토록 가지고 싶어 한 걸 가져다줬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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