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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34화 (234/705)

제234화

다사다난한 하루가 지나자 중국 전역이 들썩였다.

연일 아시아 학원 대항전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도는 전산 마비까지 일어났다.

[북경 아카데미의 원장 사망.]

[검존 진천우, 영웅의 별이 지다.]

[권령의 죽음으로 인해 일본 내부에서 엠바고를 걸다.]

[한국의 막무가내. 대국에 대한 도전!! 이대로 괜찮은가.]

[안하무인한 이준의 행보에 단단히 화가 난 중화인민들.]

자극적인 기사에는 무수히 많은 댓글이 달렸다.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야!

-중국 가문 연맹 뭐하냐! 빨리 저 오랑캐를 잡아들여라.

-뭘 잡아들여, 바로 죽여야지.

-16억 중국인이 우습나. 한국 대사관에 시위할 사람 모집함.

-시위? 난 지금 폭탄테러 하러 감.

중국 네티즌들의 감정이 격해졌다.

검존 진천우는 천마와 활불이 없어지고 나서 중국의 희망이었다.

희망을 죽인 이준이 얼마나 아니꼽겠나.

자기들이 먼저 선을 넘었다는 걸 잊은 채 열폭을 했다.

-그런데 아시아 학원 대항전은 어떻게 되는 거임? 이대로 쫑임?

-이 시국에 아시아 학원 대항전이 중요하냐.

-중국이 최강국이라는 체면을 세우려면 이준을 먼저 응징해야 하긴 함. 아시아 학원 대항전은 그 뒤고.

-엎어질 듯. 일본 측도 권령 죽고 학생들 부상 심하다함.

-이참에 일본하고 연합해서 한국 밀어 버리자. 넓은 아량으로 살려 두니깐 뒤통수 세게 때리네.

중국 네티즌들은 오직 자신들이 당한 것만 생각했다.

이른바 피해자 코스프레.

전쟁까지 불사한다며 한국 정벌을 주장했다.

하지만 키보드 워리어들의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만약에 전쟁하면 창왕은 어쩜?

-이준 누가 상대함?

-……왕이 아니고 그냥 제의 칭호를 받아도 될 정도긴 해.

-이준을 제외한다 쳐도 한국에 검제도 있음.

-검왕, 독왕, 권왕. ㅅㅂ 삼왕까지 있네.

한국 최상위 각성자가 나열되자 기사 채팅에 참여한 이들이 조용해졌다.

채팅이 올라오지 않고 멈춘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이 채팅에 참여한 사람만 수십만은 되는데 말이다.

-…뭐임? 우리가 알던 한국 맞음?

-존나 강하잖아!!!

-전쟁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거 맞냐?

나열된 한국 각성자의 이름값에 중국 네티즌이 현실을 깨달았다.

-아, 천마 님과 활불 님만 있었어도.

-진짜 어디 계십니까요들!

-전성기 때가 그립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우리 눈도 못 마주쳤는데.

-걱정 ㄴㄴ. 그래도 우리한테는 마존이 있음.

-그 쓰레기?

마존 석지강은 중국에서 평판이 안 좋았다.

힘만 세지 범죄자와 다를 바 없는 각성자.

한국에 사마련이 있다면 중국에는 마존 석지강이 있다 할 정도로 질이 안 좋았다.

-그래! 인성은 ㅄ이지만 강하잖아.

-하긴 인성에 가려져서 그렇지 검존보다 강하다고 하더라.

-찐임?

-몰랐음? 하는 짓이 깡패 새끼긴 한데 검존하고 뜨면 마존이 이길걸?

-마존이 그렇게 강했어?

-왜 난 여태 몰랐지?

-나도.

-그러면 우리한테도 희망이 생긴 거야?

AA급 각성자는 많았다.

하나 S급에 거의 다다른 AA급 각성자는 극소수였다.

마존이 그중 한 명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이 생기를 찾으려는 찰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님들 모름? 마존 단전 깨짐.

-헐.

-거짓말 ㄴㄴ해.

-병먹금이요.

중국 네티즌들은 마존의 단전이 깨졌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여기 아시아 학원 대항전 직관한 사람 없음?

-나.

-개새끼네. 조용히 있지 말고 사실을 말해.

-……마존 단전 깨졌음.

-진짜?

-누구한테?

-어쩌다가 단전이 깨짐?

-창왕, 아니. 이젠 창제지. 그 사람한테 개찢김. 이유는 창제가 가진 펫 노리다가 그냥 단전 박살 남.

-……

-마존이랑 같이 온 놈들은 창제가 호통치니깐 쫄아서 뒤도 안보고 도망침.

-……

-…우리 망한 거냐?

-그런 듯.

중국 네티즌들은 채팅에서 하나둘씩 퇴장을 했다.

***

100층은 되어 보이는 빌딩 안.

최상층에 위치한 방 안에 당소미를 비롯한 인주 측 측근들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소미야.”

“말씀하세요.”

십선들의 수장.

대머리에 승포를 입은 일선이 인자한 표정으로 물었다.

“계획이 틀어졌다고?”

“네.”

얼굴과는 달리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다.

일선은 파계승인 혈불의 사백되는 사람이다.

혈불의 스승에 사형되는 사람이니.

혈불과 같은 항렬인 당소미에게 일선은 어른이었다.

“계획이 실패했는데 어찌 뻔뻔하게 있느냐.”

“계획을 다 포기하고 올 수밖에 없었어요.”

“검존이라는 멍청이가 죽어서 그러느냐.”

“아니에요. 설마 제가 그 멍청이 때문에 서안까지 왔겠어요?”

서안은 중국 산시성의 성도였다.

“네가 이곳으로 온 이유를 말해 보거라.”

“백영창법이 이곳 각성자에게 계승된 걸 아시죠?”

“네가 저번에 인주께 말하지 않았더냐.”

“백영창법만이 아니라 마겁과 흑염마조가 나타났어요.”

“잃어버렸다던 마겁이 나타났어?”

“흐, 흑염마조!?”

“마겁은 몰라도 흑염마조라니! 말도 안 돼.”

일선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놀랐다.

마겁은 이미 존재를 알고 있었던 물건.

하나 흑염마조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절대 있어선 안 될 존재였다.

“사실이에요.”

“그, 근거는 있느냐.”

“제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그것으로는 믿지 못한다.”

이곳에 있는 이들이 격하게 부정했다.

당소미는 저들에게 자신의 말이 맞다는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해 허공으로 손을 내리그었다.

허공에서 손을 여러 번 휘휘 젓자.

팔선 모두에게 하나의 영상이 전송됐다.

허공에 작은 새가 날고 있었다.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인해 화면에 새의 움직임이 다 담아지지 않았지만.

검은 불꽃이 피고 나서부터 팔선의 표정이 급변했다.

“으음…”

“흑염!”

“저 불은 흑염이 분명하외다!”

“세상에 흑염마조가 나타나다니!”

“무림도 아닌 이곳에 어찌 흑염이 도래한단 말인가.”

팔선 중 몇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위를 걸으면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들은 흑염마조의 존재를 누구보다 잘 안다.

아니, 천외천의 수뇌부라면 흑염마조가 왜 나타나면 안 되는지 굉장히 잘 안다.

흑염마조는 파천혈신의 영물.

검은 불꽃이 하늘을 완전히 가렸을 때는 파천혈신이 강림한다고 했다.

그가 사라지기 전 남긴 말.

천외천은 이 예언을 듣고 그 오랜 세월 얼마나 마음을 졸이면서 살았던가.

흑염의 흑자만 들어도 경기가 일어났다.

긴 세월 동안 예언을 잊고 살았건만, 설마 다시 듣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혹 네가 죄를 피하기 위해 우리를 속이는 게 아니냐?”

“이 영상을 보고도 못 믿으시겠어요?”

“그 오랜 세월 나타나지 않았던 흑염마조가 무림도 아닌 곳에 나타나니 의심스러운 것뿐이다.”

“팔선 진정하시게.”

“일선. 흑염마조입니다. 이 일이 어디 보통 일입니까? 책임을 피하려고 거짓을 꾸민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아이의 말이 맞다면 모든 계획을 중단하는 게 옳은 판단이네. 설마 소미가 우리를 속였겠는가.”

“일선께서는 저 아이의 편을 너무 드십니다. 그렇게 인자하셨으면서 어찌 혈불은…”

“팔선! 입 닥치지 못하겠느냐!”

쾅-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이선이 노호성을 터트렸다.

그의 폭풍 같은 기세에 팔선이 움찔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흑염마조로 인해 팔선이 해선 안 될 말을 해 버렸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네가 우리 십선에 든 것도 다 일선의 뜻이었다. 능력도 안 된 놈을 거둬 준 것도 모르고 어디서 망발을 지껄인단 말이냐.”

이선의 죽일 듯한 기세에.

“용서하십시오.”

팔선이 바닥에 엎드렸다.

십선에서도 서열이 존재했다.

위로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격차.

일선을 필두로 이선과 삼선은 나머지 칠선과는 격이 달랐다.

화경을 넘어서려는 존재들.

깨달음만 얻으면 단번에 현경으로 넘어가는 이들이다.

화경만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절대자였는데, 화경에 도달하려는 자가 세 명이나 됐다.

현재 삼선의 경지는 각성자 등급으로 치면 S급 끝자락이었다.

“그만들 하시게. 다 내 업보인 것을.”

다른 문파라도 무림은 항렬이 같으면 사형제가 된다.

삼선도 같이한 세월만 해도 100년은 훌쩍 넘었으니, 세 사람의 유대감은 굉장히 깊었다.

“사형…”

“다음에도 지금과 같은 실수를 한다면 본녀가 가만두지 않겠다.”

삼선의 경고에 팔선이 이선의 눈치를 보다가 일어났다.

이선은 죽일듯한 눈빛으로 노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팔선은 십년감수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음을 쓸어내린 후.

“앞으로의 계획은?”

당소미를 향해 물었다.

여전히 강압적인 말투였다.

괜히 그녀 때문에 삼선에게 밉보인 것 같아 당소미가 더 미워 보였다.

“저희의 선에서 일은 끝난 것 같아요.”

일선이 감았던 눈을 떴다.

“인주께서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구나.”

“네. 마겁과 흑염마조를 가진 녀석이 저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았다간 어디로 숨을지 몰라요.”

“마겁과 흑염마조를 가지고 숨으면 골치 아프긴 하겠어.”

“어떻게 할까요?”

“광동성의 일은 접고 나머진 하던 일을 진행하자꾸나. 마겁과 흑염마조의 일은 인주께서 나오시면 이야기를 나눠 보자.”

“알겠어요.”

당소미가 숨을 크게 내쉬었다.

마겁과 흑염마조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이번 회의에서 큰 봉변을 당했을 터.

그녀는 이준에게 구함을 받은 격이었다.

* * *

한국 대표팀이 배정받은 수련장.

그곳에서 아이들이 각자 수련을 하고 있었다.

박혁진은 마조의 강함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조야. 너 나랑 짝할래?”

[짝이라니 무슨 말이냐.]

“파랑이는 준이랑 짝이잖아. 난 짝도 없으니까 네가 내 짝해 주라.”

[그러니까 작은 주인을 버리고 널 새로운 주인으로 섬겨라?]

“섬기는 게 아니고 친구가 되는 거지.”

[싫다. 나같이 고귀한 영물이 한낱 인간 따위를 섬길 순 없다.]

마조가 이준의 머리 위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힘을 다 소비해서 아직까지 힘이 돌아오지 않고 있으나.

앉아서 입을 열 순 있었다.

“준이는 뭔데?”

[내 주인의 제자니까 작은 주인 놈아다.]

“고귀한 영물이라면서 이준은 섬기네.”

[작은 주인 놈아는 섬기는 게 아닌 깍두기다.]

“깍두기?”

[그래. 주인의 제자니까 하는 수 없이 내가 작은 주인 놈아로 대접해 주는 것이다. 알겠느냐. 인간아?]

마조가 철벽을 치자 박혁진이 포기를 했다.

아무리 말해도 넘어올 것 같지 않은 모양.

그치고는 꽤 빠른 시간이었다.

박혁진이 파랑이로 타깃을 옮기려 하자.

“뀨우!”

파랑이가 눈치를 차리고 한지유에게 가 버렸다.

“쳇. 두고 봐. 내가 너희보다 강한 몬스터를 얻고 말 테다!”

박혁진의 애처로운 구애를 보며 이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불쌍한 녀석.

백날 몬스터를 구해도 파랑이랑 마조보다 강한 몬스터는 못 구할 거란 확답의 눈빛을 보냈다.

“준아. 앞으로 우리 어떻게 해?”

“대회 말이지?”

“응.”

박정연의 물음에 모두가 수련을 멈추고 이준을 보았다.

“흐지부지 끝날 것 같아.”

“난 비무에 나가 보지도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있을 거야. 실망하지 마.”

이준이 박정연을 위로했다.

이대로 한국에 돌아간다 해도 엄청난 환호를 받을 거다.

무려 한일전을 이겼다.

그것도 거의 일방적.

남선호의 비무가 아쉬웠지만, 결국에는 최종 승리로 끝나지 않았나.

금의환향은 정해져 있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오면 내가 제일 먼저야.”

“알았어.”

이준이 박정연을 향해 웃어 주었다.

‘내가 이렇게 판을 크게 벌렸는데도 인주는 나타나지 않았어.’

십선과 구선이 모습을 드러낸 게 끝이었다.

그 위의 존재들도 인주와 더불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겁만 보인다면 인주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고 여겼건만, 예상이 빗나갔다.

‘십선과 구선을 너무 성급하게 죽였나.’

천외천의 은거지는 무수히 많았다.

이준이 아는 것만 열 개.

그 은거지를 다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자신만 있으면 몰라도 아이들이 있어서 행동반경이 그리 넓지 못했다.

차라리 아이들을 놔두고 나중에 오는 게 더 편할 듯했다.

‘인주는 나중으로 미뤄야겠네. 한 달 후면 성화의 반쪽도 4대 성지의 금역으로 쳐들어오니 대비도 해야 하고 이참에 마조를 성장시킬 겸 나도 수련을 해야겠어.’

천외천의 정보를 더 얻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어쩌랴.

십선의 존재를 안 것만으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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