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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04화 (204/705)

제204화

“허. 정말로 애들만 보낼 줄 몰랐군.”

북경 아카데미의 원장 검존 진천우가 이준이 있는 앞에서 대놓고 말했다.

“네가 한국에서 창왕이라 불리는 이준이냐?”

심지어 노골적으로 하대까지 하는 모습은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차라리 옛날 각성자가 없던 시절처럼 중국어로 들렸으면 못 알아들었을 터.

각성자 시스템으로 인해 몬스터의 언어뿐만이 아니라 외국어도 번역되서 들렸다.

마치 같은 나라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오류나 버퍼링도 없이 귀에 쏙쏙 박혔다.

그래서일까.

이준은 당소미에게 시선을 거두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았다.

“짱개 새끼들한테 대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 내 잘못이지. 으휴- 누굴 탓하겠어.”

물론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상대방을 향한 비방이었다.

이준의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을리 없는 진천우.

검존인 자신이 애새끼 하나한테 버럭 화를 내는 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준이라는 놈이 저리 기고만장한 이유를 안다.

지금은 눈에 뵈는 게 없겠지.

AA급 각성자 도왕을 이겨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거다.

자신도 이 소식을 들었다.

하나 도왕은 자신만이 아니라 중국 최상위 각성자들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각성자의 전력이 제일 약한 곳.

중국의 힘이 8이라면 한국은 2에 해당하는 곳이니까.

그나마 검제라는 늙은 노괴가 건재한 덕에 근근이 버티고 있으나.

이 또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보기엔 그 늙은 노괴의 수명은 길어 봐야 10년이었다.

검제만 없으면 나머지 오왕과 칠악은 걸림돌도 되지 않을 거다.

‘취재진들도 많으니 내가 어른답게 행동해야겠지.’

어린아이의 치기를 달래는 포용성을 보여 줘야 했다.

“자신감 넘치는 걸 보니 네가 창왕이군. 반갑다. 북경 아카데미의 원장 진천우다.”

그는 여전히 이준에게 반말하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개자식이!”

하지만 돌아오는 건 욕이었다.

어린놈을 상대로 흥분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진천우도 상대가 대놓고 욕을 하자 발끈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망종을 보았나!”

“네? 무슨 말씀이세요?”

“방금 나한테 욕을 하지 않았나! 이래서 동쪽의 오랑캐는 상대하는 게 아닌데.”

“자꾸 혼자서 헛소리를 하시는데. 전 어떤 개자식이 비행기 안에서 테러를 저지르는 바람에 우리 선수단이 피곤하다는 걸 말씀드리려고 했는데요?”

이준이 전혀 다른 말을 하자 검존이 눈만 끔뻑였다.

“…뭐?”

“비행기에 테러가 있었다고요. 그리고 초면인데 상대한테 쌍욕을 하는 병신이 어딨습니까. 정신병자도 아니고. 우리 한국은 말이죠. 동방예의지국이에요. 처음 보는 사람한테 원장님처럼 욕을 안 한다고요.”

이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자신의 말에 진천우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보였다.

어리다고 얕잡아 봤겠지.

전생에 이런 상황이 있었다면 진천우에게 된통 당했겠지만.

자신에겐 천년을 넘게 산 능구렁이가 곁에 있었다.

그것도 무림에서 하늘처럼 군림했다는 무극자 사부가.

그가 옆에서 코치를 해 주면 진천우같은 놈들을 역관광하는 건 일도 아니다.

“아무튼 그렇다고요. 저흰 죽다 살아서 이만 호텔로 가서 쉬어야겠습니다. 그럼 대회 때 만나죠. 가자.”

“네!”

이준이 검존에게 한 방 날려서 그런지.

특별반 학생들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타국에서도 기죽지 않은 이준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이었다.

“흐흐. 준아. 나이스였다.”

“더 했다간 울 것 같아서 그만했다.”

“더 해 보지. 표정 보니 가관이던데 흐흐. 그리고 있잖아 준아.”

“왜. 뭔데 징그럽게 그러냐.”

“나 지금 이거 켜고 있다.”

박혁진이 싱글벙글 웃으며 이준에게 하나의 홀로그램을 공유했다.

“너튜브?”

“이참에 나도 하나 생성했지. 아시아 학원 대항전은 조회 수 빨기 좋은 기회잖아. 괜찮지?”

“네가 언제 내 허락받은 적 있냐, 마음대로 해라.”

이준의 허락에 박혁진이 좋아했다.

혼자 제스처를 취하면서 말을 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너튜버였다.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의 행동에 이준이 고개를 젓다가 깜빡한 게 있었던지 걸음을 멈췄다.

“아!”

이준이 몸을 돌려 진천우를 향해 말했다.

“비행기 테러범 말인데요. 정말 공교롭게도 중국말을 하더라고요. 참 우연 같죠? 아시아 학원 대항전에 참가한 한국 대표 측 비행기에 중국인 테러범이 나타났다는 게 말이죠.”

“…지금 우리를 의심하는 거냐?”

“의심이 아니라 같은 중국인으로서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럼.”

이준이 공항을 나갔다.

한국 대표 측이 버스에 올라 출발했다.

그들을 따라 한국에서 온 취재진들도 전용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

순식간에 빠져나간 한국 측 대표들.

진천우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오르내리고 있었다.

‘언제까지 네가 웃을 수 있는지 보자.’

자신이 당한 수모를 되갚아 주겠다며 이를 가는 그였다.

그와는 달리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당소미의 표정은 편함이 없었다.

‘혈불도 이긴 놈인데 네놈한테 당할 리 없지.’

실력도 실력이지만 어린애 치고는 입씨름도 잘했다.

특히 찰나의 순간 눈빛이 섬뜩하기도 했었다.

확실히 자신만만할 실력이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환경에서 폭멸공을 막았다는 건 한 수가 있다는 소린데 한국에서 봤을 때보다 덜 위협적이야. 어째서지?’

이준이 인주의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에 예민했나?

한국에서 봤을 때보다 기운이 훨씬 줄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니 진천우가 저리 깝치는 거지.

그녀는 좀처럼 답을 내지 못했다.

가슴 한편에 있는 감정.

정말 희미해서 아예 제외시킨 위화감이 맴돌며 지워지지 않았다.

* * *

[어? 검룡도 너튜브해?]

[진짜네?]

[안녕하세요. 안양 핵주먹입니다. 진짜 검룡 박혁진 님 맞으신가요?]

[맞으면 말씀 좀 해 주세요.]

그들의 물음에 하나의 채팅이 올라왔다.

[검룡 박혁진 본인 맞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꼭 해 주세요.]

[홍보도 잊지 마시고요!]

각성자 시스템이 좋은 이유 중 하나.

시스템에 의해 영상이 출력이 된다는 것이다.

따로 카메라나 방송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물론 화질을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하기 위해선 신기지가에서 만든 최첨단 장비가 필요하긴 했다.

또한 스트리머가 직접 채팅을 치지 않아도 됐다.

채팅을 칠 말을 명령어와 함께 머릿속으로 떠올리면 끝.

채팅창에 알아서 스트리머의 말이 써졌다.

옛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던 시대는 이제 구시대적인 유물이 된 거다.

[찐이다!]

[이 방송 아시아 학원 대항전 실시간 아님?]

[헉!]

[저, 저기 앞에 오는 사람 검존 진천우 같은데.]

[맞네. 진천우.]

[대박! 실방이라니.]

검룡이 너튜브를 한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의 너튜브에 시청자가 계속 들어왔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꺄아아아!]

[오빠. 잘생겼어요!]

처음에는 박혁진의 외모 칭찬 뿐.

영상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허. 정말로 애들만 보낼 줄 몰랐군.

검존의 무시에 댓글 창이 폭발했다.

[저 꼰대가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사람 불러 놓고 머릿수로 밀어붙이려 하는 게 딱 짱개의 마인드네.]

[참교육 부탁요.]

[2222.]

의리의 한국인답게 모두가 진천우를 욕했다.

실방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화가 났다.

중국 측 행동은 초대를 한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

마치 그 옛날.

원나라나 명나라가 고려와 조선을 속국 취급하듯 행동하는 게 아닌가.

고구마를 수백 개 처먹은 느낌이 든 그때였다.

-짱개 새끼들한테 대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 내 잘못이지.

앞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준 맞지?]

[이준 님 맞음.]

[저 패기 보소. 남자다잉.]

[또 너냐. 이준.]

고구마를 먹어 막혔던 속이 조금 뚫리는 것 같았다.

이준과 진천우의 이야기는 계속되었고.

이제 클라이맥스!

-개자식이!

이준의 입에서 욕이 나왔을 때는 막혔던 속이 이제야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이에 따라 좋아요가 미친 듯이 올라갔다.

순식간에 5만 명이 돌파했다.

지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대응 무엇?]

[몇 마디로 검존을 발라 버리는 그는 대체!]

[이준 님이 찢어 버리셨다.]

[이러니깐 무사고에서 이준 님만 보냈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한 마디도 못 했을 듯.]

[ㅆㅇㅈ.]

[ㅋㅋㅋㅋㅋㅋ. 검존 당황한 거 개꿀잼.]

그때 하나의 채팅이 올라왔다.

[여러분. 얘가 제 친구예요. 친구 잘 사귀면 저처럼 편해집니다.]

박혁진의 말이었다.

그의 채팅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각성자도 일반인처럼 똑같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구나.

멀리 동떨어진 세계에 사는 존재 같았는데, 동질감을 느꼈다.

소통으로 인해 서로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비행기 테러범은 무슨 말임?]

[중국에서 한국 대표측이 타고 온 비행기에 테러했다는 거 아님?]

[개쓰레기 새끼네.]

[한국 대표팀한테 쫄았구만.]

[2222. 레드존 게이트도 클리어 한 인재들임. 중국 아카데미 애들도 못 한 일일걸.]

[1등 견제는 필수구요. 너 님. 계략 우리 쪽에서 간파함. ㅅㄱ.]

시청자들이 중국 측을 조롱과 함께 맹비난을 했다.

* * *

한국 대표팀은 그동안 머물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대륙 클래스라 그런지.

아니면 보이기용이라 그런지.

수억은 가뿐히 뛰어넘는 장식품으로 꾸며져 있었다.

“다들 짐 놔두고 내 방으로 모여.”

이준의 말을 알아들은 학생들은 각자의 방에 짐을 던져 놓고 이준의 방으로 모였다.

학생들의 방도 컸지만, 선생의 방은 운동장처럼 넓었다.

과장을 보태서 축구를 해도 될 판.

아무튼 모두가 모이자 이준은 차경진과 학생들에게 바로 운기를 시켰다.

“제대로 영약을 흡수할 때까지 밥 못 먹는다. 집중해서 해.”

“네!”

우렁차게 대답한 학생들이 가부좌를 틀고 운기에 들어갔다.

이준은 주머니에서 파랑이를 꺼냈다.

새근새근 자는 녀석을 침대에 놔두었다.

그 옆에 앉은 이준이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으며 상태창을 열었다.

그 또한 대회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 점검.

승객들이 독에 중독된 상태여서 배워 놓기만 하고 확인을 못 했다.

[천의무봉]

종류: 특성

등급: S

설명: 그 어떠한 무기를 처음 들어도 절정의 폼을 유지합니다. 당사자의 능력에 따라 무기의 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효과: 모든 무기 숙련도 MAX.

‘사부님. 결이라는 게 지금 제 눈에 보이는 실선들을 말하는 거잖아요?’

이준의 눈에는 대기의 흐름이 실선으로 나타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아이들이 운기 하는 공간에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으로 짙게 보였다.

[알고 있으면서 뭘 묻는 것이냐.]

‘투신체의 결이랑 천의무봉의 결은 어떤 게 다른지 궁금해서요.’

[끌끌. 제자가 공부할 마음이 있나 보구나.]

‘전 항상 있었는데요.’

[이론적인 건 잘 물어보지 않아 공부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아닌데요. 저 옛날에도 이론은 빠삭했거든요. 재능이 없어서 그렇지.’

혈족 계승을 못 받아서 그러지, 이론은 언제나 잘했다.

그마저도 중도에 포기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고금제일의 사부가 쉽게 설명해 주겠느니라. 귀 씻고 잘 듣거라.]

‘예’

이준이 경청할 자세를 취하자 무극자 사부의 음성이 들렸다.

[자연과 사물의 차이니라.]

‘그리고요?’

[끝인데?]

‘네?’

긴말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주 짧았다.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조금만 더 설명해 주세요. 이해 못 하겠어요.’

[자연의 결과 사물의 결 차이니라.]

‘저 놀리시는 거죠.’

[사부가 말이냐? 쉽게 말해 줘도 지랄이구나.]

‘점잖게 욕도 잘하셔. 진짜 끝이에요?’

이준은 묻고 또 물었다.

자연의 결과 사물의 결의 차이라니.

배웠던 지식을 총동원해서 해석했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이렇게 쉬운 걸 고민하고 있으니 사부가 각성자들은 나약하다고 말한 것이다.]

무극자 사부도 답답한지 버럭 소리쳤다.

[투신체의 결은 내기의 발현이다. 내기는 어디서 모은단 말이냐!]

‘단전이요.’

[단전에 쌓은 기는 어디에서 끌어와 축적을 해.]

‘자연?’

[그래. 네 혼원신공은 천지간의 기운을 끌어와 네 단전에 축적을 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물의 결은 무엇이냐?]

‘자연이요?’

[틀렸다. 투신체는 자연이란 대기의 흐름을 보는 거고, 천의무봉은 철이나 나무 같은 사물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묻겠다. 너는 왜 결을 보는 것이냐.]

이준은 고민에 빠졌다.

결을 보는 이유가 뭘까.

수련할 때는 내공을 쌓으려고 결을 느낀다.

싸움할 때는 상대방의 약점을 쉽게 뚫으려고 결을 본다.

‘쉽게 내공을 쌓고 쉽게 이기려고요?’

[정답이니라. 사물의 결도 마찬가지다. 천의무봉은 무기의 숙련도를 최대로 끌어 올림과 동시에 무기의 약점이 어딘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자연과 사물의 결은 일맥상통.

요점은 약점 간파였다.

“호, 혹시 말이죠.”

이준은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말했다.

‘천월이나 벽운 같은 신병의 무기도 약점만 찾으면 파괴할 수 있는 건가요?’

신병 종류의 무기는 S급 각성자라도 파괴할 수 없었다.

수명이 다했다 하더라도 신병은 신병.

보통 무기의 강도와는 격이 달랐다.

만약 천월과 벽운같은 무기도 단번에 부술 수만 있다면…

뒷말은 하지 않았는데.

[왜 아니겠느냐. 네 능력에 따라 파멸겁을 제외한 모든 무기도 파괴할 수 있는 게 천의무봉이니라.]

무극자 사부가 친절히 말해주었다.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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