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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90화 (190/705)

제190화

검존 진천우.

모용세가의 무공을 계승한 사람이다.

AA급 검법인 은하유성검을 익혔으며, 천마와 활불 다음으로 최강자라 불리었다.

현재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명목하에 북경 아카데미의 원장직을 맡고 있으나.

실상은 천마와 활불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아카데미에서 세력을 기르는 중이었다.

‘이렇게 급하게 아시아 대항전을 여는 이유라고는 하나밖에 없는데.’

진천우의 뒤에 있는 배후.

천외천의 세력밖에 없었다.

그들은 하루빨리 세상에 혼돈을 가져오고 싶어 했다.

그래야지만 게이트에 균열이 생겨 대량의 에너지가 만들어지니까.

그 에너지로 블랙존 게이트를 만들어 내면 지구로 넘어오지 못한 천외천을 불러올 수 있을 터.

천외천의 목표는 지구로 천주를 소환하는 거다.

이준은 한민성 이사장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도왕이 죽어서 그러나?’

도왕뿐만이 아니라 한국에 심어 놓은 혈불과 심진화도 죽었다.

천외천에서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 선봉에 세운 인물들이다.

그들이 죽어서 똥줄이 탔나 보다.

조급함이 느껴졌다.

‘천주가 원하던 파멸겁을 손에 넣지도 못했으니깐 그럴만해.’

천외천에게 중요한 두 가지 물건은 파멸겁과 혈신의 무덤 지도였다.

전생엔 이 두 가지를 쉽게 가져갔지만 현생에서는 이 모든 것이 제 손에 있었다.

이것만 해도 천외천의 계획을 반이나 막은 것.

나머지는 천주가 지구에 강림하게 하지 못하게 막기만 하면 된다.

‘어쩌면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될지 몰라. 천주를 이곳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할 수 있어.’

천주는 괴물을 넘어 재앙 그 자체였다.

오죽하면 서양의 마법사와 기사들도 그와 한 합을 겨루지 못했을까.

서양의 각성자는 괴이한 마법으로 천주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몸소 서양의 힘을 겪어 보고 재미없다고 인주에게 맡기고 떠났던 자.

그가 새로이 나타난 곳은 서양과는 달리 죽을힘을 다해 천외천에 저항하던 한국이었다.

공포스럽고 전율스러운 힘으로 한국의 각성자를 도륙하던 재앙.

그만은 절대 지구로 넘어오게 할 수 없었다.

‘당장은 인주도 문제이지만… 현 시점에서 놈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이 안 돼.’

전생에 듣기론 인주도 천주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또한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다고 들었다.

하나 그때의 실력이 현재의 실력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찜찜했다.

적의 상태를 알아야지만 이쪽에서도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었으니까.

이준이 생각에 잠겨 있는데, 한민성 이사장이 다음 말을 꺼냈다.

“장소는 중국 산동성 청도시에서 개최했으면 하는 바람이더군요.”

‘날짜는 5년이나 앞당겨졌지만 장소는 변하지 않았어.’

한국 전역을 패닉에 빠트렸던 때가 생각난다.

차세대를 이끌어 갈 기재들의 대거 등장은 한국으로서 축복과 다름없었다.

각성자의 전력 차이야말로 국력.

중국과 일본의 무력에 항상 3위로 밀려 있던 한국이 두 국가를 밀어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던 때였다.

그런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청도시에 블랙존 게이트가 열린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중국의 기재들이 떼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한국의 기재들만 죽어도 패닉이 왔을 터인데.

여기서 검제가 죽고 만다.

S급 각성자의 죽음은 그야말로 한국을 혼돈과 절망에 빠트리기 충분했다.

‘이곳에서 다시 수작질을 하려는 모양이네.’

전생은 힘이 없어 먼 한국에서 TV로 보고만 있었지만 이젠 잠자코 있지 않을 거다.

이번엔 특별반 학생들도 포함될 거고, 분명 자신도 가겠지.

아시아 학원 대항전은 대한민국 고등학생 중 제일 강한 각성자를 대표로 뽑아서 출전하는 곳이었으니까.

각 나라의 명예가 걸려 있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 뽑았다.

“저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명분이라도 있습니까?”

“갑자기 일정을 중국 마음대로 변경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 일로 말이 많지 않을까요?”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거면 조금이라도 생각은 해 볼 테지만, 저는 딱히 내키지 않습니다.”

선생들이 모두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언제까지 중국에 끌려다녀야 하나.

이젠 지긋지긋했다.

“중국 측에서 이번 일의 보상으로 모든 각성자가 익힐 수 있는 태극검진을 준다고 해요.”

“중국의 태극검진이라면 우리가 가진 것과는 차원이 다른 진법 아닙니까?”

“그 완성된 걸 한국과 일본에 뿌린답니까?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선생들이 모두 놀라 했다.

무당의 무공을 계승한 각성자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진법이 아닌.

어떤 각성자가 사용해도 효율이 극대화되는 진법이 중국의 태극검진이었다.

완성도가 높은 진법이 있어서일까.

중국 각성자들이 게이트에서 죽는 일은 잘 나오지 않았다.

게이트가 닫혀 안에서 굶어 죽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만 아니면 생존율이 뛰어났다.

그 때문에 중국의 태극검진은 굉장히 유명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천마와 혈불의 실종으로 중국은 엄청난 전력 손실을 입었어요. 그걸 만회하려고 이렇게 무리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음… 이사장님의 말씀은 일리가 있습니다.”

“태극검진을 준다는데 참가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찬성을…”

반대를 하던 선생들이 돌아섰다.

한쪽에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닌, 전 가문에게 주어지는 무공.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한민성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의견을 묻기 위해 이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준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다들 찬성하신 것 같으니 딱히 반대할 생각은 없어요.”

“알겠습니다. 모두의 의견이 모아졌으니 중국 측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항전에 참여하는 걸로 결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대표를 정하는 일이었다.

“선발 인원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레드존 게이트를 클리어 한 이준 선생님네 특별반으로 선정할까 합니다. 모두 이의 있나요?”

선생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안 물어봐도 뻔한 결과다.

레드존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온 이준네 특별반.

그쪽 학생들보다 자기네 반 아이들이 더 강하다고 말할 순 없었다.

레드존 게이트는 현역들 수십, 수백이 모여도 깨기 어려운 곳이다. 그런데 그런 게이트를 고작 10명으로 클리어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묵묵히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이준 선생님네 반이 가야지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가셔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 주세요.”

선생들은 이준에게 한마디씩 던졌다.

그들의 상투적인 말에 이준이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죠.”

* * *

회의가 끝나고 모두가 일어섰다.

각자의 교실로 가기 위해 나가는 선생님들.

이준도 그들과 함께 나가려는데 한민성 이사장이 그를 불러 세웠다.

“이준 선생.”

“네?”

“잠시 저 좀 보시죠.”

“알겠습니다.”

한민성과 함께 이준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가 품에서 하나의 책을 꺼내어 이준에게 내밀었다.

“약속했던 천강마멸진이에요.”

“감사히 받죠.”

“이걸로 끝내 줘서 고마워요.”

한민성 이사장은 살짝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짓긴 했지만, 이딴 진법보단 이준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데 무척 안심한 것 같았다.

그 말에 이준이 속으로 웃었다.

‘천강마멸진이 얼마나 좋은 건지 모르시네. 태극검진보다 10배는 좋은데 말이야.’

이는 오히려 신기지가의 막대한 피해였다.

신기지가의 생명인 진법을 타인에게 넘긴다는 건 목숨을 내어주는 거다.

특히 심혈을 기울여 만들다가 포기한 것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었다.

완성을 했을 때는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테니까.

태극검진을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수천억을 가뿐히 넘을 터.

그러면 천강마멸진은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일까.

10배가 넘어도 좋으니, 어떻게든 되찾아오고 싶어 할 것이다.

특히 마기를 쓰는 마인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진법이라 나중에는 그 값어치를 측정할 수 없을 거다.

그런 보물을 넘겨주고 고맙다고 하니, 뭔가 찔렸다.

“전의 관계가 없었다면 이러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이 모든 게 제 불찰이라 지유한테는 피해가 안 갔으면 합니다.”

“저 그렇게 속 좁은 놈 아니에요.”

[푸웁!]

갑자기 무극자 사부가 물을 뿜는 시늉을 했다.

‘저기요 사부님?’

[큽…! 아, 아니니라 사레가 걸려 그런 것이니 신경 쓰지… 풉. 말거라.]

무극자 사부의 비웃음에 이준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본 한민성이 자신의 말 때문에 이준이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착각을 했다.

“내가 또 실언을 한 모양이군요.”

“그런 게 아니에요. 받을 것도 받았으니까 이만 가 보겠습니다.”

“바쁘신데 오래 붙잡았네요. 레드존 게이트를 깨고 와서 피곤하시겠지만, 앞으로도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준이 특별반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등을 보고 있는 한민성 이사장이 홀로 중얼거렸다.

“잔뜩 화가 나 있구나. 관계를 원상복구 시키려면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리겠어. 후우우.”

* * *

한편, 특별반으로 돌아온 이준은 진법서를 보고 있었다.

‘사부님. 어떻게 진법에서 마기를 잡는 힘이 나오는 걸까요?’

[이 진법을 만든 사람이 마기에 대항하는 속성을 넣었으니까 그렇지 않겠느냐?]

‘그러니깐요. 진법에 어떻게 속성을 부여하냐, 이 말이죠.’

[지금 한 말이 너에겐 어려운 모양이구나. 이 사부가 제자를 위해 친절히 말해 주겠느니라. 엣헴.]

무극자 사부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준은 무시를 당했지만 머리에 참을 인을 새겼다.

지금 아쉬운 건 자신이었으니까.

그리고 사부에게 부탁할 것도 있으니 화를 꾹 참아야 했다.

[무공에 속성이 있다는 건 아느냐?]

‘무공에도 속성이 있었어요?’

[당연하지 않느냐. 네 친구 녀석만 봐도 뇌속성을 지니고 있지 않느냐.]

‘그건 사부님이 쉽게 설명하시려고 가져다 붙인 줄 알았죠.’

[그것도 맞지만 각 무공에는 속성이 존재하느니라. 차경진이라는 저 여자의 속성은 양강의 기운. 화를 기반으로…]

무극자 사부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양강의 기운을 사용하는 허수도 화속성에 속한다 하셨다.

독을 사용하는 정예나는 화속성과 암속성의 중간에 걸쳐 있으며.

박정연과 박혁진은 뇌속성을.

쾌검을 구사하고 암기를 날리는 한지유와 정예은은 풍속성.

남선호와 서혜지는 목의 기운을 졌고 박은비는 빙속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무공에도 속성이 있듯이 만든 사람의 기운에 따라 진법에도 저도 모르게 그 사람의 속성이 스며드는 것이니라.]

‘여기까진 이해됐어요. 근데 암속성에 있는 마기를 대항할 수 있는 건 광속성밖에 없잖아요. 무공에는 광속성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없느냐. 소림의 무공이 전부 광속성에 해당된 무공이거늘.]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무극자 사부의 대답에 이준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사부를 아낌없이 치켜세웠다.

‘호오, 고금제일인의 설명은 다르네요. 머릿속에 쏙쏙 박혀요.’

[크흠. 사부의 제자들이 다 강한 이유니라. 가르친 사람이 강하기만 하면 뭐하겠느냐. 그 대상에 맞게 눈높이 교육을 해야 발전을 하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말하거라. 뭐든지 대답해 주겠다.]

‘만약 광속성이 없다면 어떤 속성으로 암속성인 마기를 대항해요?’

이준이 눈을 반짝이면서 물었다.

한국에 신룡사란 소림의 무공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소림사에 비해서는 형편없는 상태.

때문에 신룡사에서 AA급 각성자가 안 나오는 거다.

중국의 활불은 S급인데 말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신기학사 한지웅은 끝내 ‘천강마멸진’이란 마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진법을 완성해냈다.

계속된 실패에 구석에 처박아 놓았던 진법.

마지막 희망을 걸어 천강마멸진에 몰두해 결국 완성을 시킨 것이다.

그는 대체 무슨 수로 이 진법을 완성 시켰을까.

무극자 사부의 말을 들어 보면 광속성 이외에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슬쩍 물어본 것인데, 곧바로 사부의 대답이 들려왔다.

[홀홀. 너에게 있는 속성이니라.]

‘네? 제 속성이요?’

이준이 눈을 끔뻑였다.

자신은 어떤 속성에 해당할까.

잠시 생각에 감겼다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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