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88화 (188/705)

제188화

박정연은 벽운에게 시선을 완전히 뺏겨 있었다.

잡아라.

그리고 네 자신을 찾아가라.

그 속삭임에 그녀가 팔을 뻗었다.

미친 듯이 뇌전을 튀기던 검이.

마치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박정연의 손만은 피했다.

오랫동안 기다린 사람을 맞이한 듯 그녀를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가 벽운을 잡자, 검 주위에 튀던 뇌전이 사라졌다.

그녀의 눈에 새로운 메시지가 주르륵 떴다.

[뇌신공이 벽운을 감별합니다.]

[…100% 감별 완료!]

[벽운이 뇌신공을 배운 당신을 주인으로 받아들입니다.]

‘이 검의 이름이 벽운이구나.’

전부 물음표로 되어 있던 정보창.

무기가 주인이라 인식을 하니 완전히 다른 창이 나왔다.

[벽운]

등급: SS

설명: 뇌후의 신병. 고고한 자존심을 지닌 병기이다. 주인 이외의 누군가가 만지려 하면 낙뢰를 떨어트려 상처를 입힌다.

옵션: 뇌후의 특성 효과를 계승합니다.

박정연은 특성창을 열었다.

이 또한 전과 달랐다.

[뇌후]

종류: 특성

등급: SSS

설명: 뇌전검왕의 누이 뇌후는 뇌전검문의 최고수입니다. 그 옛날 서쪽 오랑캐의 침공을 홀로 막기도 했습니다.

효과: 뇌속성 공격력 +350%, 내공 +100%, 마인에 대한 치명률 +100%, 검술, 보법 재능 SS급으로 조정.

‘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은 능력치.

SSS급 특성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능력 조정이었다.

그녀가 본 옵션 중 제일은 검제인 할아버지의 무기였다.

그러나 그 S급 무기도 뇌후 특성의 효과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벽운이 뇌후 특성과 동기화합니다.]

특성의 효과가 벽운의 옵션으로 계승되었다.

웅웅.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듯.

벽운이 기분 좋게 공명음을 내었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녀가 벽운을 향해 인사하자, 벽운 또한 대답을 해 주었다.

그녀가 무기 정보창과 특성창을 껐다.

메시지 창도 끄려고 하는데.

[현재 배우고 있는 천뢰제왕신공(S)을 삭제했습니다.]

[새로운 무공인 뇌신공(SS)을 터득하셨습니다.]

[신공의 무공에 맞지 않은 창궁무애검법(AA)를 삭제합니다.]

[새로운 무공인 뇌신검법(SS)를 터득하셨습니다.]

[신공의 무공에 맞지 않은 무한보(A)를 삭제합니다.]

[새로운 무공인 뇌운보(SS)를 터득하셨습니다.]

‘세상에!’

그녀는 자신의 가문 무공을 잃었음에도 개의치 않았다.

새로 얻은 무공들이 전부 SS급이었으니까.

천뢰제왕신공보다 더 뛰어난 무공을 무려 세 개나 배운 것이다.

‘이게 내가 배운 무공들이야?’

각성자가 좋은 점은 무공을 배우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는 거다.

그녀가 뇌신공과, 뇌신검법 그리고 뇌운보를 하나하나 떠올리자, 한 편의 영화가 펼쳐졌다.

두근두근.

가슴이 떨려왔다.

세 가지의 무공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공.

인간의 무공이 맞는지, 뜨악하게 할 만큼 강력했다.

‘빨리 펼쳐 보고 싶어.’

박정연은 모두가 아는 무공광이다.

그녀가 무사고의 비공식 랭킹 1위였던 이유도 무공에 미쳐 있었기 때문.

SS급 무공을 새로 배우게 되자 또다시 그 병이 도진 것이다.

‘빨리 돌아가서 써 봐야지.’

그녀는 당장에 뇌신공을 살짝 몸속에서 돌려보면서 깨달았다.

천뢰제왕신공도 괜찮은 무공이긴 하나, 뇌신공에는 많이 부족한 무공이라고.

뇌신.

몸속을 돌아다니는 내기는 이름 그대로 번개의 신과 같이 빨랐다.

그냥 빠르기만 했다면 천뢰제왕신공과 다를 바 없는 무공이나.

강했다.

그것도 아주.

현재 막 배운 무공인데도 이 정도의 파괴력을 보인다면, 극성으로 숙련도를 올리면 얼마나 강할까.

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그러고 보니 시험할 사람도 필요하네.’

박정연이 이준과 박혁진을 번갈아 가며 보았다.

* * *

이준은 박정연이 공유한 특성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SSS급 특성인데 뭔가 부족하지 않아요?’

[두 개의 재능 보정에 세 개의 SS급 무공, 거기다가 SS급 무기인 벽운까지. 사부는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는데, 제자는 아닌가 보구나.]

‘그런 의미였어요? 저야 몰랐죠.’

특성으로 얻을 수 있는 걸 종합해서 등급이 매겨진 거다.

[어디 SSS급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 같으냐.]

하긴 그랬으면 미래에도 SSS급 무기가 널렸겠지.

미래에 SSS급에 해당하는 등급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

파멸겁의 주인이었던 천주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파멸겁의 주인은 자신이었으니.

뭔가 뿌듯했다.

[다 이 사부의 제자가 된 덕이니라.]

‘예예. 그럽죠.’

이준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사부의 호통이 들려오지 않자, 박정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누나 좀 변했다?”

“그래 보여?”

박정연의 주위에 요동치는 기운.

이준의 눈에만 들어왔다.

그녀의 주위에 튀고 있는 뇌전.

보고 있는 기운 말고도 더 많은 게 그녀에게서 보였다.

“어. 강해진 것 같네.”

“정말?”

박정연이 해맑게 웃었다.

이준에게 칭찬을 들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물론 아직은 나한테 안 돼.”

누가 무극자의 제자 아니랄까 봐.

하는 짓이 똑같았다.

이준의 행동에 왠지 민망해하는 무극자였다.

“알아. 하지만 이젠 나도 널 따라잡을 수 있는 무공이 생겼으니까 안심하진 마.”

“기대할게.”

이준이 그녀를 지나치려는 순간.

박정연이 그의 손을 낚아챘다.

적의와 살의가 담겨 있지 않아 피하지 않았던 이준.

그런데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헉!”

“……!”

그녀의 행동에 특별반 학생들 모두가 헛바람을 삼켰다.

그 속에서 눈동자가 격렬히 흔들리고 있는 한 명.

한지유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저것이 언제까지 가만히 있나 했다.”

박정연의 절친 정예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준의 손목을 낚아챈 박정연이 그에게 얼굴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

달콤한 향기와 함께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 위로 느껴졌다.

서로 입술이 맞닿아 있는 상황.

이준은 눈만 깜빡거리고 있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황급히 몸을 뒤로 뺐다.

“뭐, 뭐야!?”

“감사의 선물.”

“그러니까 왜 이러냐고. 악수도 있고 포옹도 있는데.”

“우리 포옹은 많이 했잖아. 진도 쫙 빼야지. 이것도 수위가 한참 낮은데?”

박정연은 이것도 아쉽다는 얼굴이었다.

“저 미친년.”

박정연의 화끈한 언행에 주위의 얼굴이 붉어졌다.

정예나는 포기했다는 듯, 체념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한지유는 냉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지금 풍기고 있는 기운만으로도 레드급 몬스터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사귀는 사이도 아니…!”

이준의 얼굴이 붉어진 채 버럭 소리쳤으나, 박혁진의 비명이 묻혔다.

“우와악!”

어느새 시선은 박혁진에게 쏠려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쏠리자.

“…왜 다들 날 보고 있어? 앗, 내 비명 때문에?”

박혁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전 엄청난 일이 벌어졌음에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뭔데, 지랄이야?”

이준은 내심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해준 박혁진이 기특하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소리를 쳤다.

“왜 화내? 흐음… 수상해.”

박혁진이 실눈을 뜨며 이준을 보았다.

특별반 아이들은 생각했다.

저 사람이 정말 검룡이라는 천재가 맞을까.

다른 사람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맞다! 그게 아니고 이거 수락해도 돼?”

“앞뒤 다 자르고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먹냐.”

“미안! 너무 당황해서.”

박혁진이 자신에게만 보이는 메시지를 이준에게도 보이게 했다.

[메인 퀘스트1 - ‘뇌전검왕의 유물을 찾아라’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천월 속에 있는 뇌신공을 획득하셨습니다.]

[뇌신공이 기존에 배운 천뢰제왕신공을 삭제하려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어떻게 하냐. 응?”

박혁진이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새로운 무공이 S급 무공인 천뢰제왕신공을 삭제한다고 하니 불안하겠지.

뇌신공의 등급도 뭔지 모르기도 하고.

이럴 때 보면 개의치 않아 하던 박정연과는 성격이 정말 달랐다.

“새로운 걸 배우려면 삭제해야지.”

“그래도 천뢰제왕신공을 놔두고 다른 걸 배우는 건 좀…”

“형님. 이준 선생님 말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어라.

어디서 들었던 대사인데.

옛날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대사 같았다.

이준이 어떤 드라마일까 생각하는 사이.

박혁진이 좀 더 고민하다가 이내 결심을 했다.

“에라 모르겠다.”

박혁진이 눈을 딱 감고 수락을 하자.

[천뢰제왕신공이 삭제되었습니다.]

[섬전십삽뢰검이 삭제되었습니다.]

[무한보가 삭제되었습니다.]

[새로운 무공들로 스킬을 배치합니다.]

[전뢰검법(SS)를 터득하셨습니다.]

[뇌운보(SS)를 터득하셨습니다.]

[특성 뇌전검왕(진)을 획득하셨습니다.]

“쉣!”

휘황찬란한 메시지가 주르륵 나오기 시작했다.

박혁진은 너무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다.

“나에게 이런 일이…”

그는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혹시 시스템 창이 자신을 농락하는 게 아닐까 하고 의심도 했다.

하나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새로 얻은 무공으로 도배된 상태창뿐.

[천월이 뇌전검왕(진) 특성과 동기화합니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창을 확인했다.

“으악!”

[뇌전검왕(진)]

종류: 특성

등급: SS

설명: 당신은 뇌전검왕과 깊은 연이 있는 사람입니다.

뇌전검문의 창시자. 누이인 뇌후를 빼곤 자신을 상대할 자가 없다고 항상 큰소리를 치고 다닙니다.

그러다 혈야고원 대혈전에서 흑마제의 암수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뇌전검문의 흔적을 찾으십시오.

효과: 뇌속성 공격력 +250%, 내공 +100%, 마인에 대한 치명률 +100%, 검술 재능 SS급으로 조정.

박혁진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특성에 붙여진 효과만 보였다.

그런 그에게 이준이 손을 내밀었다.

“이제 빚은 충분히 갚았다?”

전생의 빚과 현생의 빚

찌질하고 찐따 같았던 자신에게 언제나 손을 내밀어 준 친구.

그동안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던 박혁진에게 빚을 갚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후련한 이준이었다.

“넌 알고 있었던 거야?”

“새로운 무공을 주겠다고 했잖아. 약속 지켰다.”

“준아…”

박혁진이 이준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다.

“준아!”

그러다 팔을 활짝 펴며 이준을 안으려는 박혁진.

이준은 남자가 포옹을 하려 하자 질색하기 시작했다.

“하지 마. 오면 죽여 버릴 거야.”

“아, 왜 내 애정 표현을 거부해.”

“남자가 하는데 좋겠냐.”

“의리의 포옹 몰라? 나도 여자 좋아하거든?”

“그러니까 네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해. 나한테 하지 말고.”

이준이 격하게 반응했다.

박정연한테도 강제로 당했는데 박혁진에게까지 당할 수 없었다.

그와 대치를 하며 거리를 벌렸다.

이제 안심할 수 있는 거리.

이준이 몸을 돌리고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주위에 떨어진 마정석하고 템들은 학교가서 분배하자.”

“좋아!”

“네!”

베이스 캠프에 짐을 가지러 가려고 준비하던 이준을 보는 박혁진이 짓궂게 웃었다.

그러면서 이준에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지시를 내리고 있는 이준을 뒤에서 와락 안은 박혁진.

“내려와라. 넌 정연 누나가 아니다. 3초 센다. 아니면 확 죽여 버릴 거야.”

“못난 친구 챙겨 줘서 고맙다 준아. 내가 뽀뽀해줄게.”

이준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 옛날 천외천의 천주를 마주쳤을 때보다 더 큰 위기감이 느껴졌다.

“X발. 하기만 해 봐.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이준이 거칠게 몸을 흔들었지만 박혁진은 뒤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그리고 피니시.

박혁진의 징그러운 주둥이가 이준의 볼에 닿은 순간!

“아아아아악! 개 새꺄!”

이준의 목소리가 게이트가 떠나가라 울렸다.

남자에서 받은 볼 뽀뽀.

엄마가 해도 어색하고 불편한데 그것도 남자가.

심지어 박혁진이 하니, 더럽고 소름이 돌았다.

볼 뽀뽀를 한 박혁진은 어느새 박정연의 뒤로 가서 꽁꽁 숨은 상태였다.

이준은 손으로 볼을 비비며 박혁진을 살기 어린 눈으로 노려봤다.

“죽여 버릴 거야. 내가 오늘 살계를 열고 말 테다.”

“애정의 표현인데 왜 그래.”

“박혁진… 박혁지이이이인!”

그가 무극군림보까지 써 가며 박혁진을 향해 돌진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