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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52화 (152/705)

제152화

이민욱의 두 손에 모인 붉은 기운.

천왕신공을 6성 이상으로 운용했을 때나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그의 독문무공은 패권.

강력함을 바탕으로 펼치는 무공이다.

쾅!

“음.”

이민욱의 주먹을 참마도의 도신으로 막은 허수.

주먹의 강력한 경기에 허수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민욱 또한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최근 큰 성장을 보였다 하더라도, 아직은 애송이에 불과한 녀석이 그보다 한참은 더 강해진 자신의 주먹을 막았다.

“너 따위가 감히!”

이민욱으로선 용납할 수 없었다.

우웅!

허수를 아예 짓뭉개버리기 위해 패권을 극성으로 펼쳤다.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이 이민욱의 두 주먹에 담겨 있었다.

쿠우웅!

이민욱의 주먹에 공기가 아우성쳤다.

허수도 이번 공격은 쉽게 막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준 형님의 패권에 비하면 저 사람의 패권은 무공도 아니야.’

패권의 강함은 힘에 있지 않았다.

환권.

변화에 중점을 두지만, 그 안에 내포된 힘 속에 강함이 있었다.

이준 형님이 항상 대련 때 해주었던 말.

하지만 이민욱은 환권이 아닌, 강권으로 사용했다.

그가 펼치는 패권에 변화는 일절 없고 오직 육중한 힘만 있었다.

진정한 패권이 아닌, 껍데기만 있는 패권.

알맹이가 완전히 빠져 있는 무공이다.

‘내가 이길 수 있어. 이준 형님께 배운 연환패왕도라면 저 사람을 쓰러트릴 수 있을 거야.’

블루존 게이트에서도 패왕도가의 최정예 부대를 상대로 선전하지 않았던가.

이준 형님과 혁진 형님으로 인해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패왕대였지만 그래도 A급 각성자 집단이었다.

그들을 상대로 싸워 이긴 적도 있었으니.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또한 연환패왕도와 더불어 건곤미허신공이란 S급 무공이 있다.

이 대단한 신공을 가지고, 저 사람에게 진다면 자신에게 무공을 준 이준 형님에 대한 모독이었다.

‘절대 지지 않아!’

허수가 참마도를 똑바로 잡았다.

이민욱의 주먹에 강맹한 기류를 마주하면서 건곤미허신공을 끌어올렸다.

때마침.

이민욱이 주먹을 앞으로 쭉 뻗었다.

주먹에 맺혀 있던 기류가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마치 불을 뿜어내는 것처럼, 뜨거운 화염의 기둥이 일자로 날아들었다.

공격해오는 기둥을 향해 참마도를 일자로 내리그은 허수.

쉬익!

도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허수의 참마도가 한 번 더 움직였다.

내리친 그대로 옆으로 그었다.

긋고, 베고.

이 두 가지를 반복적으로 하는 허수.

그의 손이 움직일수록 참마도가 휘둘러진 속도는 점점 증가했다.

그 짧은 찰나, 무려 참마도가 아홉 번을 움직였다.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

좌에서 우로 횡 베기를 한 순간.

촤아악!

화염의 불기둥이 반으로 갈렸다.

여기서 끝이라면 이민욱이 놀라지 않았을 터.

“……!”

갈라진 불기둥이 수십 개의 칼날에 낭자가 된 듯.

여기저기 잘려나가 형체를 잃은 지 오래였다.

이민욱이 시전한 패권이 허수의 참마도에 의해 소멸되었다.

허수의 숙련도가 짧아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지만 분명 연환패왕도다.

“이럴 순…!”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어느새 허수가 지척에 있었다.

“전 지면 안되는 사람입니다!”

쾅!

이민욱이 다급히 팔을 들어 올려 막았다.

참마도란 거대한 도의 파워에 이민욱이 방어에 성공했음에도 뒤로 날아가 굴렸다.

허수는 이미 다음 동작을 했다.

이준에게 배우길.

적을 상대하면서 발을 멈추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들었다.

적의 숨통이 끊어지지 않은 이상.

무기를 내리지 말라는 게 이준의 가르침이었다.

허수는 이준의 말을 철저히 따랐다.

이에 이민욱이 처음으로 당황했다.

“자, 잠깐!”

전혀 예상 밖의 결과.

원래 이곳에서 굴러야 하는 사람은 허수였다.

그런데 입장이 정반대 아닌가.

“억!”

하지만 허수의 참마도는 이미 이민욱의 몸을 훑고 지나간 후였다.

스르릉. 척.

할 일을 다 한 참마도가 도갑으로 들어갔다.

허수가 뒤를 돌았다.

이민욱 또한 천천히 몸을 돌렸다.

“네… 놈이, 커억!”

그가 몇 마디 하자 몸에 실선들이 생기더니 그 안에서 피가 뿜어졌다.

털썩.

이민욱이 쓰러졌다.

* * *

현장에 사형준이 나타났다.

이준의 명을 받고 패력진권을 잡으러 왔는데, 무력행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허수가 사형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서로 안면이 있어서 그런지.

허수가 그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사 대주님.”

“네가 이렇게 만든 거냐?”

“먼저 공격해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이준 도련님께서 패력진권을 잡아오라 해서 이곳으로 달려왔는데….”

“아, 제가 괜한 짓을 한 겁니까?”

허수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해 했다.

“아니다. 잘했다.”

이민욱의 상태를 본 사형준이 다시 허수에게 시선을 돌리며 혀를 내둘렀다.

‘이게 S급 무공인 연환패왕도법인가? 도왕이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이유가 있었어.’

처참하게 망가진 이민욱의 몸.

늑대 무리가 달려들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몸 여러 군데를 마구 찢어발긴 듯한 모습이었다.

숨을 쉬고 있는 게 다행.

그래도 이민욱이 높은 각성자라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거다.

‘나도 열심히 수련을 해야겠군. 이러다 고등학생들한테 다 따라잡히겠어.’

사형준은 마음에 경각심이 일었다.

이준의 주변에 있는 아이들은 대단히 강했다.

비정상적일 만큼.

가문의 혈족 계승도 한몫했지만, 재능이 하늘에 닿았다고 평가 받은 이들이 이준의 친구였다.

여기에 이준이 손수 키운 허수까지.

모두 고등학교의 신분으로 아직 현역에서 뛰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실력은 현역보다 뛰어났다.

아직은 검룡과 검화, 빙화에는 밀리지 않다고 자부하지만 언젠가는 밀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눈앞의 학생.

허수도 위로 확 치고 올라오고 있지 않나.

무공의 등급은 이제 핑계.

자신 또한 S급 무공을 가지고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였다.

‘부대원들과 더 빡센 수련을 해야겠군.’

새롭게 태어난 무극대와 함께 힘든 훈련을 해야겠다 다짐을 한 사형준이었다.

“여긴 내가 처리할 테니, 가봐.”

“그래도 됩니까?”

“그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저길 봐.”

사형준이 주변을 가리켰다.

허수의 집, 얼음성벽 뒤편에서 숨 죽여보고 있던 구경꾼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권왕의 동생이자, A급 각성자로 이민욱은 아주 유명한 각성자.

사람들이 모를 리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허수를 보았다.

“저… 저 애. 이준이랑 같이 다니던 걔 아니야?”

“고등학생이 패력진권을 이겼다고?”

“와, 진짜 끼리끼리라더니 이준이 그냥 픽한 게 아니었나보네.”

“이준 커넥션 오진다…. 와 쟤도 철혈 남매랑 빙화랑도 친하겠지?”

웅성웅성.

새로운 각성자에 대한 궁금증.

사람들이 사형준과 허수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는 이유였다.

“봤지? 여기에 더 있다간 더 귀찮은 일이 벌어질 거야.”

“아, 그러면 여기는 사 대주님께 맡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가봐.”

허수가 90도로 인사를 한 후 사라졌다.

물론 그가 사라진 곳은 얼음성벽 안쪽이었다.

사형준은 주변을 정리한 후, 이민욱을 데리고 가문으로 복귀했다.

* * *

이준과 가문의 수뇌부들이 권왕이 있는 안채로 왔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그러지요.”

이준이 안채의 문을 열려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

권왕 이건무가 문을 열고 모습을 보였다.

“마침 나오셨네요.”

“무슨 일로 이리 다 모였… 동의각주?”

이건무가 이준을 비롯한 인사들을 둘러보는데 익숙한 인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신력에서 은퇴한 각성자들.

시골로 내려가 편안한 삶을 원하던 이들이 전부 돌아왔다.

그것도 놀라운데, 자신이 그토록 잡았던 전 동의각주 이의태까지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오랜만에 뵙습니다. 가주님.”

“여긴 어쩐 일이오? 설마 돌아온 것이오?”

“그렇게 되었습니다.”

“송선형에 노재훈, 진병준까지… 은퇴했던 전 각주와 단주들이 다 돌아왔군. 네 행동이더냐?”

이건무가 이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말했잖습니까. 제 방식대로 가문을 먹을 거라고.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와 주셔야겠어요.”

이준의 말에 뜨악한 각주와 단주들이다.

천하의 권왕이었다.

신력권가에서만큼은 검제 못지않은 권력을 가진 사람.

그의 말 한 마디면 죄 없는 사람도 하루아침에 죄인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만큼 모든 힘이 권왕에게 집중된 게 신력권가다.

신력의 각성자가 믿고 따르는 사람.

물론 권왕은 무공에 미쳐 가문을 돌보지 않았다.

덕분에 권신단주인 전경훈이 가문의 대소사를 관리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왕은 권왕이었다.

가문을 돌보지 않았다곤 하나.

권왕이 직접 움직인다면 신력의 각성자들은 곧바로 그를 따를 것이다.

그게 신력이 5대 가문에 속했던 이유였으니까.

너무도 강하게 나간 이준의 말에 이건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신력의 각성자들 의견은?”

이건무가 가문에 복귀한 이들에게 물었다.

“동의각에선 이준 도련님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진천각 또한 따르기로 했습니다.”

“만품각도 마찬가지….”

“비익단….”

“투신단….”

“오행대는 이준 도련님을 따를 생각입니다.”

각 단과 각, 부대 전부가 이준을 따른다고 천명했다.

이에 이건무의 눈이 살짝 커졌다.

며칠이 지났다고 가문의 모든 단체의 마음을 돌렸을까.

생각 밖이었다.

적어도 자리에 공백이 있는 단체의 각성자들은 마음을 못 돌릴 거라 여겼다.

그런데 이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신력의 각성자를 휘어잡았다.

은퇴한 각성자들을 불러오는 것.

그것도 은퇴하기 전의 각, 단주였다.

‘무공만 강한 줄 알았더니, 정치도 할 줄이야.’

전 각, 단주들이 돌아와서 단체를 휘어잡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은퇴한 이들이라곤 하나 실력이 어디 가겠는가.

기존에 있던 각주와 단주들보다 장악력이 훨씬 좋을 거다.

무력도 무력이지만, 통솔하는 능력이 월등히 높았다.

‘첫째는 실력적인 부분이나, 인품, 정치에서 모두 둘째에게 졌어. 아예 비교 불가야.’

이준은 이 부분을 노려 자신의 편으로 싹 갈고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

“애초부터 네 능력을 보여주지 그랬느냐.”

이건무의 말에 이준이 싸늘하게 웃었다.

자신은 혈족 계승도 못한 머저리.

삼재심법이 아닌, 적어도 신력의 3대 심법이었으면 억울하지도 않았다.

삼재심법으로는 절대 능력을 보여줄 순 없었다.

그만큼 쓰레기였으니까.

무극자 사부를 만나 혼원신공을 얻고 깨달았다.

자신은 둔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저 맞지 않은 옷을 껴입고 있어서 성장을 못했던 거다.

만약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서 계승의 꽃을 구해다가 심법 초기화를 하고 투자를 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터.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삼재심법을 계승하고 태어난 순간.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뭐?

“자식을 버린 당신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무의 눈엔 이준이 떼를 쓰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대 각성자 시대이다.

위험한 몬스터가 판치는 세상.

오직 힘만이 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나약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다 너를 위해서였다.”

“되도 않은 소리 하지 마시고, 저와 한 약속 지키십시오.”

“더 말할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 그 전에 네 실력을 이곳에서 보여 봐라.”

이준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대련이라도 하자는 말이십니까?”

“네 힘이 어떤 것인지 보여 보란 뜻이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은 이준이었지만.

쿠웅!

이건무의 말대로 힘을 풀었다.

“됐습니까?”

이준의 몸에서 주변을 압도하는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그게 네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급 무공인 수미천왕신공을 믿고 설치고 다니진 않았겠지… 수미천왕신공과 같은 무공으로 전 가문을 깨부술 수 있었으면 진작 검제가 대한민국을 먹었을 테니까. 안 그러냐, 아들아?”

이건무가 아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때문인지 이준의 얼굴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아들.

전생에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이 이젠 짜증스러울 지경이다.

“감당하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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