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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31화 (131/705)

제131화

이준의 회안을 본 가문의 각성자들이 입을 다물었다.

잘못 말했다간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준의 앞을 막은 남자는 얼굴에 식은땀이 났다.

감히 쳐다보기도 힘든 위압감.

눈빛 하나로 사위를 짓누르는 실력.

남자는 말로만 전해들은 이준의 능력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소문이… 과장된 게 아니잖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건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 제일 주목받는 사람이면 더더욱 그렇다.

이준의 실력이 뛰어난 건 알았으나.

패왕도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건 그 혼자 해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뒤에 있는 이들의 도움 때문이라 여겼다.

사형준과 천왕대.

그들만으로도 어지간한 중소 가문은 지구상에서 쉽게 지울 수 있다.

상식적으로 이제 18살짜리 고등학생이 혼자 가문 하나를 박살내는 게 말이 되나?

검제도 18살 때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다가 패왕도가가 오대가문이라곤 하나.

도왕이 자리를 비웠고, 중요한 무력대가 그를 호위하러 따라갔다.

패왕도가의 전력에 공백이 생긴 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기습을 한다면?

아무리 패왕도가라도 대응하기 어렵지 않을까 라고 여겼다.

그런데 다 부질 없는 생각이었다.

이준은 남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각성자였으니까.

“……!”

“내 말이 안 들리나?”

이준이 눈앞의 남자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가 고개를 돌린 건 가문의 문을 지키고 있는 각성자들이었다.

“너희가 말해봐. 너흰 신력권가의 각성자냐, 아니면 큰 어머니의 개인 세력이냐.”

이준의 질문에 그들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

“시, 신력권가의 각성자입니다!”

“저는 권왕 님께 반해서 가문에 들어왔습니다.”

“신력이 목숨을 내놓으라면 내… 내놓을 수 있습니다.”

저마다 신력권가의 각성자라고 말하고 있었다.

신력권가의 각성자이고, 아버지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고 예쁘게 봐줄 생각을 한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넘어가기로 했다.

이놈들보다 더 먼저 손 봐 줄 것들이 있었으니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

“무, 물론입니다.”

각성자들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발 좀 그만 물어보고 지나가라는 얼굴을 하며 말이다.

그들의 대답에 이준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리곤 자신을 막은 남자를 보았다.

“이제 너 혼자만 남았네? 넌 어떤 대답을 할까?”

이준의 입매가 비틀어졌다.

웃는 얼굴로 보였는데 섬뜩할 정도로 날카로운 미소였다.

결국 남자는 이준에게 굴복했다.

“전… 신력권가의 각성자입니다.”

이준이 원하는 대답을 한 남자였지만, 되레 압박이 몰려왔다.

이준의 손이 남자의 어깨에 올려졌다.

“신력권가의 각성자이자, 무인이면서 왜 날 막지? 내가 후계자가 된 걸 듣지 못했나?”

콰드득.

이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크어억! 그, 그만…!”

남자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린 채 무릎을 꿇었다.

“그도 아니면 날 무시하는 건가?”

콰드득.

“아악!”

남자가 비명을 토했다.

이준의 악력에 의해 어깨서 으스러졌다.

그래도 가문의 문을 지키는 각성자의 수장.

A급에 들어선 각성자라 이준의 악력을 버틸 만도 한데.

남자는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내공을 끌어 올려 몸을 보호했지만, 원인 모를 기운이 내부를 헤집고 다닌 게 아닌가.

무장해제가 되는 듯.

기운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이준의 악력에 숙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끄으으윽…”

남자의 눈이 뒤로 뒤집어질 듯 했다.

만약 이준이 계속 어깨를 손으로 짓누르고 있었다면 이미 정신을 놓았을 터.

다행히 어깨에서 손을 놔서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내 눈에 안 띄는 게 좋을 거야.”

어깨를 부여잡고, 숨을 헐떡이는 남자를 내려다본 이준이 그를 지나쳤다.

이준이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을 지키던 각성자들은 이준이 잘 지나갈 수 있게 길을 터주었다.

“막을 사람을 봐 가면서 행동해야지. 쯧쯧.”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저린 병신이 신력의 문을 지키고 있으니까 타 가문이 우릴 얕보는 겁니다.”

이준의 뒤를 따르는 천왕대가 남자를 향해 한마디씩 내뱉곤 가문으로 들어갔다.

* * *

그 시각.

신력권가의 안.

권왕 이건무가 무복을 입은 채, 전화를 받고 있었다.

“하하하.”

이건무의 입가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인 이준이 패왕도가를 아작 내놨단다.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었다.

한데 곧 사실임이 밝혀졌다.

메스컴이 이준의 이야기로 도배가 됐다.

이후 걸려오는 전화들.

이준의 행동은 신력에서 나온 것이냐.

신력의 입장을 물어보는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일주일이 훌쩍 지난 지금도 전화가 이어졌다.

“신창조가는 언제든 환영이오. 그동안 우리들이 소홀하지 않았소? 앞으로 친하게 지냅시다. 또 연락 주시오.”

뚝.

이건무가 전화를 끊었다.

옆에 서 있는 40대 남자.

권신단의 단주가 말을 걸어왔다.

“이번엔 신창조가입니까?”

“우릴 거들떠보지 않고 철혈검가와 만독암가만 챙기더니, 이제 와서 부랴부랴 연락이 오는구나.”

“그만큼 이준 도련님의 파급력이 엄청나다는 뜻 아닙니까.”

“이제 철혈과 만독만 오면 거의 모든 가문에서 다 연락이 오는 거군.”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가 울렸다.

하지만 철혈검가와 만독암가의 번호가 아니었다.

이건무가 권신단주에게 말했다.

“이 번호 누군지 아나?”

권신단주가 번호를 보면서 상대가 누군지 떠올렸다.

권신단주는 신력권가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을 담당했다.

정보도 담당했으며, 수비, 첩자 색출, 스카우터 등.

가문의 대소사를 전부 진두지휘했다.

그래서 권신단의 부단주였던 사형준을 이건무의 곁에 뒀던 것이다.

몸이 하나 밖에 없는데 할 일은 많았으니까.

사형준이 후계자인 이준에게 간 지금.

다른 일은 가문의 인원들에게 맡기고 권왕 이건무의 곁으로 돌아와 있었다.

“게이트 정보 매거진의 기자 전화 같습니다.”

“게이트 정보 매거진?”

“이준 도련님의 기사만 쓰는 기자입니다. 대부분 좋은 기사거리 밖에 없습니다.”

“영향력 있는 곳인가?”

“요즘 이준 도련님에 대한 핫한 특종을 전부 독점으로 가져간 곳이라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면 받아야지.”

이건무가 통화 버튼을 누르곤 전화를 받았다.

“이건무요.”

[안녕하세요. 게이트 정보 메거진의 기자 김서아라합니다.]

“말씀 많이 들었소. 내 아들에 대한 좋은 기사만 쓰신다고?”

이건무의 온화한 목소리를 들어서일까.

전화기 너머에서 김서아의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 아닙니다. 전 사실을 기사에 쓴 겁니다.]

“뭐 어떻든 고맙소. 그런데 무슨 용건으로 내게 전화를 한 것이오?”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질문해도 될까요?]

이건무가 선심 쓰듯 말했다.

“물어보시오. 얼마든지 말해주겠소.”

[이준 님의 행동은 신력권가의 의지인가요?]

잠시 침묵이 일었다.

아주 민감한 사항.

권왕 이건무와 도왕 최강규는 서로 사돈지간이다.

신력권가의 의지라고 함부로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웠다.

패왕도가의 본가가 초토화됐다고는 하나.

도왕 최강규가 없었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이상, 말을 가려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도왕과 남은 패왕도가의 세력과 전쟁을 벌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지금 그녀가 한 질문은 감히 누구도 입 밖에 꺼내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입이라도 잘못 벙긋했다가 괜히 자극해서 전쟁이라도 벌어져봐라.

특종이고 뭐고 심기를 거스른 대가로 목숨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이건무가 먼저 의견 표명을 할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고 있던 것.

그런데 김서아 기자는 달랐다.

특종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그녀.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이준님의 행동은 신력권가. 권왕의 의지였나요?]

김서아 기자가 재차 물었다

침묵을 하고 있던 이건무의 입이 드디어 열렸다.

“준이의 행동이 내 의지라고도 볼 수 있소. 그동안 패왕도가는 가면을 쓰고 국민들을 기만하지 않았소? 거기다가 게이트를 돌고 있던 아이들까지 기습했고. 이 일로 준이도 화가 났지만 나도 패왕도가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오.”

[이준님과 권왕 님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말이군요?]

“그렇소. 나는 아들의 그늘이 되어줄 생각이외다.”

이 말 한마디로 정리가 되었다.

신력권가의 후계자는 이준이라 선포한 권왕.

이준의 행동이 곳 신력권가의 의지.

이준이 패왕도가를 공격했다는 건, 신력권가가 전쟁도 각오했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 김서아 기자였다.

[여러 질문을 준비했는데,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좋은 답변 감사드려요.]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소.”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인터뷰 감사드려요.]

전화를 끊은 이건무.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어려 있었다.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내가 그렇게 올리려고 노력하던 신력의 평판이, 이준 하나 때문에 올라갔어. 안 좋아할 수가 있나.”

“이준 도련님을 앞세우면 앞으로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이건무가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가문 내로 익숙한 기운들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권신단주 또한 그 기운을 읽었다.

“천왕대인 것 같습니다.”

“형준이도 있고, 음… 준이도 함께 온 것 같군.”

“나가보시겠습니까?”

“아들이 왔는데 나가봐야지.”

이건무가 기분 좋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신력권가 안으로 들어온 이준은 감회가 남달랐다.

전생에는 가문의 문턱이 얼마나 높았던가.

낙오자, 실패작이라고 절대 들여보내주지 않던 수문관.

그를 가볍게 제치고 결국 가문 내로 들어왔다.

‘전생에는 그렇게 안으로 들어오고 싶었는데, 별 거 없네.’

대단한 보물이라도 숨겨 놓은 줄 알았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건 정원과 그 뒤에 자리 잡은 한옥들 뿐.

패왕도가의 건물 구조만 달랐지, 똑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던 시선을 거둔 이준이다.

그가 천왕대와 함께 가문 내를 걸어가자.

신력권가의 각성자들이 이준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금의환향.

실패작이 아닌, 가문의 후계자로.

권왕과 같은 선상에 서 있는 상태로 집에 오게 되었다.

옛날이었다면 불쾌한 눈빛으로 보았겠지만, 지금은 경외가 담긴 눈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준의 진면목을 모르는 이들의 생각.

그는 이미 오왕의 명성을 넘어, 검제와 같은 반열에 이름이 올라있었다.

아직 세상 사람들이 모를 뿐.

이 사실은 오직 이준과 세계랭킹 시스템에 있는 검제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신력권가를 먹으려고 한 이상. 저들도 내가 품어야 될 각성자야.’

아니, 도리어 그들에게 보여줬다.

자신이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지를.

한걸음, 한걸음.

발에 내공을 실었다.

무극군림보를 사용하면 이 일대를 완전히 장악하고 지배할 수 있을 테지만, 그러기엔 무공이 너무 강했다.

완전한 컨트롤을 할 수 없으면 안 쓰느니만 못했으니.

그저 혼원신공을 발에 담아, 천천히.

신력권가의 각성자들이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끔 해주었다.

그들이 저절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한옥에 가까워진 사이.

집 안에 중년의 거한 두 명이 나왔다.

아버지인 권왕 이건무와.

‘권신단주 전경훈.’

뿌득.

권신단주를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무는 이준이었다.

전경훈은 신력권가에서 총관이자 집사 같은 존재다.

전생에 그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던 때가 생각났다.

가문의 문턱을 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전경훈이 꺼낸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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