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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27화 (127/705)

제127화

[오는구나.]

무극자 사부의 말마따라 최대웅을 비롯한 패왕도가의 원로들이 도를 들어 공격해왔다.

쌔애액-

최대웅의 도가 엄청난 풍압과 함께 이준의 머리를 두 동강 내려고 날아왔다.

까아앙!

이준은 허리춤에 차여진 파멸겁으로 최대웅의 도를 막았다.

“형님! 비키시오!”

최대웅의 머리 위에서 소리친 노인.

셋째인 최대호가 도기를 날렸다.

최대웅은 이준의 창을 쳐내곤 곧바로 몸을 뒤로 뺐다.

콰쾅!

여섯 가닥의 도기가 이준에게 적중하며 먼지구름이 일었다.

이를 본 최대호가 홀로 중얼거렸다.

“제대로 들어갔나?”

그가 앞을 보는 사이 뒤로 물러났던 최대웅이 먼지가 일어난 곳으로 뛰어들었다.

곧이어 들려오는 쇳소리.

까강깡깡!

이준은 상처하나 없이 최대웅의 도를 파멸겁으로 막고 있었다.

합이 계속될수록 공격을 하던 최대웅이 도리어 밀렸다.

이준의 창이 최대웅의 팔에 상처를 냈다.

“큭!”

최대웅이 신음을 토했다.

하나, 이준은 그의 철천지원수.

몸에 상처 하나 났다고 물러설 수 없었다.

최대웅이 밀리는 게 보이자, 원로들도 공격에 합류했다.

“제가 돕겠습니다.”

무려 열 명이나 하는 원로들이 이준을 둘러쌓았다.

그들 모두가 A급 끝자락.

무협지로 따지면 절정의 끝에 다다른 이들이었다.

같은 등급에서도 초입, 완숙, 끝자락.

이 세 가지로 세분화 됐다.

패왕대가 완숙에 다다른 A급 각성자로 이루어진 집단이라면.

원로원들은 A급 끝자락에 있으며, 언제 AA급, 초절정의 초입에 오를지 모르는 각성자였다.

거기다 패왕대보다 경험도 많았고, 더 강했다.

하지만 그들이 패왕도가의 최후보루라고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윽… 패왕진을 펼쳐라!”

패왕진은 패왕도가에서 가장 강력한 진법.

건곤진이 방어를 기반으로 한 진법이라면, 패왕진은 방어를 전부 도외시한.

오로지 공격일변도의 공격진이었다.

방어를 일체 배제한 진법이라 상대를 몰아붙이지 못하면 되레 당하는 양날의 검.

패왕도가는 패왕진을 펼쳐서 단 한 번도 상대를 죽이지 못한 적이 없었다.

검제라 할지라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원로들이다.

그런데 18살 애송이가 패왕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원로들은 패왕진을 펼친다면 이준을 꼭 제압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의 발밑에 진이 그려졌다.

패왕진이 펼쳐지고 있을 때 사형준이 움직이려 했다.

그때 그의 귀로 들려오는 목소리.

‘이들은 나한테 맡기고 나머지 패왕도가의 각성자를 다 정리해.’

‘혼자 괜찮으시겠습니까? 패왕진이 펼쳐지면 검제님이라도 힘겨워하실 겁니다.’

사형준의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했다.

그도 패왕진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한 번 펼쳐지면 대상이 죽기 전까지 끝나지 않은 진법.

동귀어진과 같은 필살의 진법이라 모든 가문이 꺼려했다.

그런 패왕진은 자신이 모시기로 한 주인이 상대하겠단다.

믿음을 가지고 싶으나 패왕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에 걱정이 앞섰다.

‘수미천왕신공이면 힘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힘은 수미천왕신공에서 나오는 게 아니거든.’

전혀 걱정이 없는 이준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앞에 있어서 뒷모습밖에 안 보이지만 웃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이들은 나한테 맡기고 패왕도가의 각성자나 전부 제압해. 단전을 모두 파괴하는 거 잊지 말고.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알겠습니다.’

사형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주. 패왕진이 펼쳐지고 있어요.”

“위험할 텐데 저희가 도와드리러 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저러다 저 늙은이들에게 잡히기라도 하면…”

“끔찍한데.”

천왕대가 몸을 떨었다.

이준은 최대웅의 아들을 죽인 사람.

사지를 하나하나 잘라버리고 싶을 심정이지 않을까.

그게 어떤 사람이든 간에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이었다.

“저들은 도련님께 맡기고 우린 패왕도가의 각성자를 제압한다.”

“정말입니까?”

“도련님이라도 위험합니다.”

“도련님의 명이다. 빨리 움직여라.”

사형준이 천왕대를 재촉했다.

이준의 명이 내려왔다.

패왕도가의 각성자를 제압하는 것.

그로선 명이 최우선이었다.

이준이 걱정되긴 하나 믿어야 했다.

아니면 최대한 빨리 패왕도가의 각성자를 제압하고 이준을 도와주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그가 천왕대에게 빠르게 명령을 내린 이유였다.

“대주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천왕대가 몸을 돌려 뒤로 빠진 패왕도가의 각성자를 향해 움직였다.

* * *

패왕진을 이루고 있는 인원은 열 명.

단 세 사람을 빼곤 모두 진 안에서 기수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들은 공격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내공을 공유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공격을 담당하는 이들은 최대웅과 형제들.

셋째 최대호와 넷째 최대신이었다.

[제자야. 조심하거라.]

“죽엇!”

쾅!

최대호의 성난 도가 이준의 파멸겁을 강타했다.

부르르.

파멸겁이 격한 떨림을 전해왔다.

충격을 흘리는 시간도 주지 않으려하는지.

넷째인 최대신의 도가 하단을 노렸다.

파멸겁을 회수해서 막으려는 찰나.

“그렇게는 안 되지!”

최대호가 비열한 미소를 보이며 내공 승부를 이끌었다.

파멸겁과 최대호의 도가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은 상황.

내공을 거두면 필시 내상을 입을 게 뻔했다.

“칫.”

이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의도치 않게 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패왕진이 펼쳐져도 싸움을 이끄는 건 자신이어야 했다.

패왕도가의 원로의 노련함 때문에 주도권을 뺏겼다.

“조카의 복수로 우선 발 한 짝이다!”

내공이 잔뜩 담긴 최대신의 도가 이준의 발을 자르기 위해 휘둘러지는데.

깡!

그그그극.

도는 이준의 발을 자르지 못하고 마치 쇠와 부딪힌 것 같은 소리를 내었다.

“호신강기!?”

최대신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지만, 오히려 반탄에 의해 튕겨나간 게 아닌가!

하나 그들은 노련한 각성자였다.

패왕진을 펼치고 모두 승리로 이끈 강자들.

당황한 걸 빠르게 수습했다.

“어디 한 번 이것도 막아 보아라!”

공격자 중 남은 한 명.

최대웅이 몸을 최대한으로 숙이고 있었다.

그가 두 손으로 꽉 잡은 도에선 선명한 빛이 났다.

도강.

천중호수 입구에서 보였던 도강보다 강렬하고 뚜렷했다.

그 도강이 허공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공기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공간이 왜곡됐다.

[도에 상당한 힘이 들어 있다. 막을 수 있겠느냐.]

‘그럼요. 저 사부님의 제자에요. 괜히 파멸겁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고요.’

이준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는 패왕진이 펼쳐질 때부터 이미 생각해 둔 게 있었다.

혼원신공이 한 단계 올라 6성이 됐을 때 나타났던 메시지.

뇌리에 박힌 무극창법의 최후초식을 떠올리며 전율이 일었다.

앞으로 자신이 사용하게 될 무공.

생각만 해도 두근거렸다.

심장을 뛰게 한 무공을 지금 사용해보려 한다.

마침 상대할 이들은 자신의 적.

그들에게는 무극창법의 최후초식을 과감히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다.

최대웅의 도가 거의 지척에 다다랐다.

이준이 혼원신공을 끌어 올리며 파멸겁에 담았다.

‘환영.’

그가 속으로 되뇌자, 회안이 번쩍였다. 그와 동시에 주변이 급속도로 느려지기 시작했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변한 주변 광경.

종래엔 모든 사물이 멈췄다.

움직일 수 있는 건 오직 이준뿐.

그가 몸을 뒤로 뺐다.

모든 공격로에서 벗어났다.

원래 있던 자리에는 이준과 닮은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의 주위.

저절로 모여드는 공기.

시간이 멈춰서인지, 이준을 공격하던 노인 3인방이 그림자 주위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이준이 파멸겁을 손목으로 돌리자.

‘진짜 미쳤네.’

자신과 똑같이 행동하는 그림자였다.

이준의 눈엔 신기할 따름이다.

[제자야. 환영의 시간은 아주 짧느니라. 이렇게 멍하니 있다간 제 위력이 나오지 않아.]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른 그림대로 따라했다.

무극창법의 후1식인 광극.

최대웅을 비롯한 두 사람을 향해 휘둘렀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원래라면 파멸겁에서 나온 창기가 공간을 격하고 날아가 저 세 사람에게 폭사해야할 터.

공격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준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광극 다음 초식인 환영살을 펼쳤다.

이번엔 패왕진을 이루고 있는 원로들을 향했다.

쉬쉭쉭쉭!

광극을 펼쳤을 때와 같은 현상.

환영을 시작으로 광극, 환영살로 이어진 세 가지의 조합.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이준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처음 치고는 얼추 잘 따라했구나.]

무극자 사부의 칭찬이 끝나자, 세상의 시간이 다시 흘러갔다.

* * *

“무, 슨…!”

최대웅의 눈이 부릅떠졌다.

지척에 있던 이준이 사라졌다.

목표를 잃은 도강은 애꿎은 땅을 강타해야만 했다.

쾅!

도강의 파괴력에 땅이 갈라졌다.

먼지가 일어났지만, 최대웅이 도풍을 일으켜 바람을 날려버렸다.

“어디 있느냐!”

최대호가 손가락으로 이준을 가리켰다.

“저기에 있소.”

이준을 찾은 세 사람이 다시 그에게 쇄도하려고 움직이는 찰나!

그들의 한가운데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어?”

“뭐…?”

“몸이… 안 움직이오!”

그림자의 주변으로 기류가 발생하면서 세 사람의 몸을 자석처럼 끌어당겼다.

세 사람이 서로에게 달라붙은 순간.

그림자가 춤을 추었다.

창이 그들의 몸을 구석구석 찌르고 벴다.

“흡!”

“커억!”

“푸웁!”

여기서 끝이라면 무극창법의 최후초식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이준이 사용했던 광극이 한 발 늦게 세 사람에게로 폭사했다.

쾅!

세 사람만이 아니다.

광극을 사용한 후 바로 펼쳤던 환영살.

세 사람을 무력화 시킨 그림자가 어느새 패왕진을 이루던 원로원을 창을 휘둘렀다.

허공에 수백 개의 창영이 수놓아졌다.

허수가 아닌, 전부 살초들로 이루어진 공격.

환영살은 그들의 몸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렸다.

이준의 주변은 신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혈인이 된 원로원들.

그들 중 숨이 붙어 있는 이들은 없었다.

최대웅 형제는 어떤가.

고기가 다져진 것 마냥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으로,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원로원 모두가 쓰러지자, 정적이 흘렀다.

천왕대와 싸우고 있던 패왕도가의 각성자들.

그들이 싸움을 멈췄다.

바닥에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쓰러진 이들을 보고 있는 눈들.

모두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대, 대주….”

“저런… 무공이 세상에 존재하는 겁니까?”

“나도… 처음 접해보는 무공이다.”

사형준의 눈동자가 이전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좀처럼 부동이 깨지지 않았던 그.

하지만 이준을 만나고선 쉼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놀라웠다.

“패왕진이 저렇게 쉽게 깨지는 진법이 아닌데.”

“검제께서도 위험한 진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런 패왕진을 이준 도련님께서 깨셨어….”

자신들이 모시게 된 주인.

뒤늦게 대단하다는 걸 깨달았긴 했다.

그러나 패왕진까지 초토화시킬 줄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나.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대체 몇 번이나 몸에 난 털이 쭈뼛 서는지.

이제 그만 좀 놀라고 싶었다.

“X발. 나 귀농 신청하고 온다. 애들아.”

천왕대의 부대주가 대원들을 향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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