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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04화 (104/705)

제104화

“사제들. 더 들을 필요 없네. 살계를 여세나.”

중들이 이준을 둘러싸며 압박을 해오기 시작하자.

[18나한진이다. 진이 완성되기 전에 깨부수는 게 좋느니라.]

무극자 사부의 말을 듣고 이준이 혈전창에 혼원신공을 주입했다.

띠링-

알림음이 울리고 메시지가 떴다.

재빨리 창을 열었다.

[서브 퀘스트 - 파천기 파편 회수2]

등급: A

설명: 무극자는 파천기의 파편이 극락사 무승들에게도 있는 걸 불쾌해합니다. 저들은 살인도 서슴지 않은 인간 이하의 존재입니다. 모두 처치해 무극자의 근심을 덜어주십시오.

성공 조건: 극락사 고수 전멸

실패 조건: 극락사 고수 한 명이라도 생존.

보상: 테크트리 보상 3,500,000p, 파천기에 필요한 테크트리 포인트 감소 -40,000,000p

‘파천기에 필요한 테크트리가 얼마나 많으면 보상으로 사천만 포인트를 줘요?’

[잔말 말고 어서 싸우기나 하거라. 제자야.]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창을 늘어트리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어깨에 있는 파랑이가 몸을 타고 내려왔다.

“너도 싸운다고?”

“뀨웃!”

파랑이가 전의를 불태웠다.

녀석의 몸에서 청염이 타올랐다.

“조심해서 싸워.”

“뀨뀨.”

파랑이가 알았다는 듯 꼬리를 세웠다.

열 갈래로 갈라진 꼬리.

그러더니 몸집이 서서히 커졌다.

늑대 몸집만 하게 변했을 때.

팟!

땅을 박차고 무승들에게 쏘아져 갔다.

파랑이가 앞으로 튀어 나간 직후 이준도 싸움을 시작했다.

“중심을 흐트러뜨리는 건 이만한 게 없지.”

이준이 한쪽 다리를 들었다.

굽혀진 무릎을 피며 바닥을 찍자.

쿠우웅- 쩌어어억!

이준이 서 있는 자리부터 땅이 갈라졌다.

대기를 찍어 누르는 기세에 마음이 흔들릴 법도 하지만.

“천마군림보?”

“그 무공은 중국에서 얻었다 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천마군림보를 얻은 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우린 저놈을 죽이는 게 목적이야.”

군림보에만 살짝 반응한 무승들이었다.

그들이 열 명씩 짝을 이뤄 이준의 전방위를 막았다.

그들은 퇴로를 봉쇄한 채 나한봉법을 펼쳤다.

이준이 무승의 봉을 쳐냈다.

챙.

뒤에서 육중한 봉이 머리를 부수려고 내려오고 있었다.

이미 기척을 느낀 이준이 몸을 살짝 틀었다.

후웅-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봉.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이준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이준은 반대편 주먹에 내공을 집중시켜 공격해오는 봉을 쳐냈다.

‘역시 달라.’

여태껏 상대했던 자들과 급이 달랐다.

1:1로는 도왕보다 못하나, 18명이 모여 있으니까 그보다 더한 존재감을 뿜었다.

‘저들이 진을 펼치지 못하게 해야 해.’

상대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 건 군림보만 있는 게 아니다.

웅웅-

이준의 혈전창이 울음을 토하며 빛을 발했다.

준비가 끝나자 그대로 땅을 향해 창을 내려찍었다.

콰아아앙!

충격에 바닥의 흙들이 허공으로 튀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용의 형상을 만든 기운들.

용울음이 나며 무승들을 덮쳐 갔다.

“헉.”

“마, 말도 안 돼…”

“무신의 창법이 왜 저놈의 손에 있어!?”

나한봉법을 펼치던 무승들이 이준이 펼친 무공을 멍하니 보았다.

무신 설극.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나타나 2년 만에 천하제일인이 된 남자.

이준이 펼친 무공은 무신 설극의 창법이었다.

너무 놀라 방어하는 것도 잊은 걸까.

흑룡벽이 그들을 완전히 잡아먹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 * *

“으윽…”

“무신… 의….”

“그는… 사라졌는… 데.”

18나한을 펼친 무승들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들의 전신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팔이 한 짝 없던가, 다리가 하나 없던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체도 더러 있었다.

극락사 바닥은 피로 절어 있는 상태였다.

그들 말고도 무승들이 더 있었지만, 나머지는 레드급 몬스터인 파랑이의 먹잇감에 불과했다.

화르륵-

무승들을 암화로 태워 버렸다.

18나한보다는 약했기 때문에 파랑이에게 제대로 된 저항은 무리였던 것.

“으악!”

“마, 마물이다!”

“어서… 현각 사형을 데려와, 커억!”

마지막 무승까지 처치한 파랑이가 이준에게 달려왔다.

원래의 몸집으로 돌아온 녀석이 이준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

“잘했어. 역시 우리 파랑이 강하네.”

이준이 파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가 시체가 있는 곳으로 갔다.

무릎을 굽히고 시체에 손을 뻗었다.

슈우육-

시체에서 빠져나온 기운이 이준의 손으로 들어갔다.

흡혈마공.

18나한은 많은 내공을 지니기도 했기에 파천기 파편 회수 겸, 내공까지 먹어 치웠다.

[흡혈마공으로 조잡한 기운을 흡수합니다.]

[내공이 +1 올랐습니다.]

[파천기의 파편을 흡수합니다.]

[내공이 +1 올랐습니다.]

……

……

18나한 한 명당 내공이 1씩 올랐다.

모두 다 흡수했다면 +18

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무승도 있기에 총 획득한 건 +13이 끝이었다.

쏠쏠한 수확이다.

이준이 허리를 폈다.

그의 눈에 잡힌 두 사람.

그들은 극락사 대웅전 앞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고 있었다.

“뀨우!”

파랑이가 저 두 사람 중 낡은 도포를 입은 중을 가리켰다.

“저 사람이야?”

“뀨뀨!”

파랑이가 끄덕였다.

“상당히… 강하네.”

그 옆에 있는 자도 강했지만, 파랑이가 가리킨 자는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S급 각성자인 검제를 보는 느낌이다.

[혈각! 저놈이구나.]

‘저 사람 알아요?’

[알다마다. 첫째의 뒤를 항상 따라다니는 놈이었느니라.]

‘어때요?’

[강한 것 말이냐?]

‘네.’

[첫째의 수하들 중 제일로 약한 놈이 저 혈각이다.]

대체 사부님의 시대 때 사람들은 얼마나 강한 걸까.

S급 각성자인 검제와 놔둬도 비슷할 것 같은 실력이 사부님의 첫째 제자의 수하 중 제일 약한 자라고 하니, 괴리감이 느껴졌다.

‘사부님이 제게 처음 했던 말이 맞았군요.’

각성자는 사부님의 시대 때보다 훨씬 약하다는 말.

이제야 이해됐다.

이건 뭐, 블랙존 급 몬스터를 단일로 사냥하는 느낌이다.

한편 혈불은 믿기지 않은 얼굴로 대웅전 아래를 보고 있었다.

“현무 사제.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혹 내 눈이 잘못되기라도 했나?”

“저도… 현각 사형과 같은 걸 보는 것 같습니다.”

현무란 중의 목소리가 떨렸다.

정녕, 자신이 보는 게 맞는 걸까.

저 밑에 죽어 있는 자들이 자신의 사제인 건가?

혼란이 올만큼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때 옆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살기가 치솟았다.

“감히! 어떤 미친 망종이 내 사제를 죽였던 말이냐!”

극락사에 혈불의 살기 가득한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널 잡아다가 갈기갈기 찢어 까마귀밥으로 만들어 버리겠다.”

쾅!

노한 혈불이 대웅전 바닥을 깨부수며 이준이 있는 곳으로 쇄도했다.

그의 두 손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혈나한장이다. 조심하거라.]

혈불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붉은 장력이 대기마저 녹였다.

장력이 지나온 자리에 수증기가 피었다.

속도도 얼마나 빠른지, 벌써 이준의 지척에 다다랐다.

혈불의 공격을 이미 대비하고 있었던 이준도 무극창법으로 대응했다.

슈슉-!

혈나한장을 향해 창이 허공을 가르며 뻗었다.

찌르고 회수하고, 찌르고 회수하길.

하늘에 수십 개의 창영이 생겼다.

무극창법 1초식인 환영살이었다.

공중에 수놓은 창영이 혈나한장에 적중했다.

펑펑.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강한 기운이 터지는지라, 주변으로 여파가 퍼졌다.

극락사 입구의 현판이 부서지고, 사찰 건물의 기왓장이 바람에 날아갔다.

쿠우웅-

환영살로 혈나한장 하나를 소멸시켰다.

허나 그와 비슷한 기운이 하나 더 남아 있었다.

하필 소멸시킨 혈나한장 뒤에 다른 장력이 숨어 있었던 것.

더는 공격으로 소멸시킬 수 없었다.

혼원신공을 최대한 끌어올려 몸을 보호했다.

혈전창이 혈나한장과 부딪힌 순간.

쾅하고, 장력이 터졌다.

“쿨럭. 쿨럭.”

먼지구름 속에 있는 이준이 기침을 토해냈다.

목에서 각혈이 나왔다.

혼원신공으로 몸을 보호했음에도 내상을 입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머리에 무극자 사부의 음성이 울렸다.

경고를 인지하자마자 혈불이 지척에 나타난 게 아닌가.

퍼억!

이준의 옆구리에 혈불의 백보신권을 꽂아 넣었다.

격공권을 지근거리에서 맞추니.

“커헉!”

이준의 몸이 팽이처럼 돌며 사찰 건물을 부수며 날아갔다.

“찢어 죽일 놈. 안 죽은 거 다 안다. 어서 나오지 못할까!”

혈불이 이준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 * *

“큼큼. 허수 동생 수련은 잘 되고 있는가.”

테구르가 오랜만에 허수에게 말을 걸었다.

“테구르 님.”

허수가 땀을 닦으며 테구르를 맞이했다.

“님자는 빼라니까.”

“그래도….”

몬스터를 형님이라 부르는 건 좀 그랬다.

아니, 처음에는 그리 불렀지만, 이준을 형님이라 부른 지금.

몬스터에게 형님이라고 하면 족보가 꼬이는 게 아닌가.

그래서 부르지 않고 있었는데, 테구르가 이 부분을 꼬집었다.

“난 그렇게 권위적인 몬스터가 아니네.”

말투에서 묻어나오는 게 상당히 권위적이다.

허수는 대충 넘기기 위해 은근슬쩍 화제를 전환했다.

“무슨 일입니까?”

“이제 가 봐야 할 시간 아닌가? 너무 늦은 것 같은데.”

그가 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8시.

동생들이 기다릴 시간이었다.

“헉. 수련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나처럼 아주 성실해서 문제야. 쉬엄쉬엄하게.”

“네.”

허수가 도를 집어넣었다.

가방을 챙겨 게이트의 입구까지 왔다.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오늘은 주인님도 안 계시니. 내 친히 데려다 주겠네.”

“안 그러셔도…”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래.”

허수는 난감해했다.

테구르는 스케먼, 몬스터였다.

그가 밖으로 나오면 몬스터 브레이크다.

만약 각성자가 그를 발견하는 날엔 죽이겠다고 난리 칠 터.

그러면 일이 커진다.

물론 그는 B급 중간 몬스터라 쉽게 잡히진 않을 거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이준 형님이…”

“자네가 위험해지면 주인님께서 더 걱정하실 테야.”

테구르는 단호한 눈빛을 보냈다.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안 들키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지금 날 두 번이나 걱정하는 겐가?”

테구르가 감격에 찬 얼굴로 허수를 보았다.

그 부담스러운 표정에 허수가 재빨리 대답했다.

“무, 물론이죠.”

“주인님의 수하라 그런지. 인성 또한 닮았어. 아주 올바른 친구야.”

테구르가 허수의 어깨를 토닥거릴 때, 페어리인 로티틸이 등장했다.

- 두 사람. 무슨 재미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어요?

“헤헤. 로티틸 님 오셨습니까?”

근엄하던 테구르가 두 손을 비비며 굽실거렸다.

로티틸은 게이트의 주인, 보스 몬스터다.

중간 보스인 테구르와는 격이 다른 존재.

그로선 당연한 처사였다.

“허수를 바래다 줄까 합니다요.”

-혼자서요?

“네. 안 될깝쇼?”

-음… 혼자서는 위험하니까 저도 따라갈게요.

“로티틸 님이 함께하시면 저야 든든합지요. 헤헤.”

테구르가 연신 아부를 떨었다.

그게 싫지는 않은지 로티틸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가시죠.”

로티틸이 날개를 윙윙거리며 앞장서는데.

“잠깐.”

뒤에서 샤크로아의 샥쿠가 세 명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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