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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95화 (95/705)

제95화

[서브 퀘스트 - 파천기의 파편 회수]

등급: C

설명: 무극자는 왜 여기에 파천기의 파편이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이신을 제압해 꼭 무극자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십시오.

성공 조건: 이신의 단전 파괴

실패 조건: 이신의 도망, 이신의 단전 미파괴

보상: 테크트리 포인트 800,000p, 파천기에 필요한 테크트리 포인트 감소 -10,000,000p

‘난이도가 c급인데 파천기 테크트리 포인트 감소가 마이너스 천? 진짜 거저 주네.’

이신을 상대하는 건 누워서 떡 먹기다.

녀석이 저급한 기운으로 강해진다 한들.

대결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자신의 승리였다.

퀘스트에 대한 보상은 무조건 받을 터.

어쩌면 무극장법을 배우고 바로 파천기 테크트리도 바로 찍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신을 이겨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이준은 눈앞에 보인 퀘스트 창을 껐다. 이제 정말 전생의 빛을 모두 청산할 차례였다.

“제2 라운드를 시작하자.”

이준이 이신을 보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팟 소리와 함께 이준의 신형이 사라졌다.

잠깐의 사이에 그를 놓친 이신이 당황해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이준을 찾는데 귀 옆에서 바람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이신은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었다.

사라졌던 이준의 주먹이 이신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핏-!

고작 주먹이 스쳤는데, 피가 튀었다.

“크윽.”

불에 댄 통증을 느낀 이신이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붙잡았다.

몸을 돌려 이준을 보는데, 그새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서 장난질이야!”

이신이 텅 빈 비무장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공기를 찢는 소리가 들려왔다.

쌔애액-

위협을 느낀 이신이 두 팔을 들어 옆을 막았다.

퍽 소리와 함께 이신이 저 멀리 날아가며 비무대를 굴렀다.

“아깝네. 얼굴을 짓뭉개 주려고 했는데.”

“퉷!”

막았음에도 얼굴에 충격이 가해졌는지, 입에 피가 고여 침과 함께 뱉어낸 이신이었다.

이번엔 사라지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게 이신의 눈에 보였다.

‘내가 힘을 얻고도 이준한테 진단 말이야?’

천한 핏줄 따위에게 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놈을 죽이고 싶다.

살심이 치솟아 이준을 봤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잘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올라왔다.

공포였다.

천중호수에서조차 두렵지 않았던 이신.

버러지만도 못한 자식한테 이상한 감정을 느끼니 화가 났다.

‘X발.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이건 내 마음이 아니야!’

이신은 애써 부정했다.

하나 이준을 보고 있자니 등에서 땀이 났다.

손이 점점 축축해졌다.

마치 다한증에 걸린 사람처럼.

“아니야! 너한테 내가 공포심을 느낄 리 없어!”

이신이 발악했다.

그의 몸에서 전보다 더한 검붉은 기운이 치솟았다.

주먹을 꽉 말아 쥔 채 이준을 향해 쇄도했다.

이신은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무공이자 가장 강한 무공인 벽력신공을 극성으로 펼쳤다.

뇌성 소리가 나도록 이준을 공격했지만.

“그만 좀 징징대라.”

언제 이신의 위에 나타났는지.

주먹을 아래로 내리꽂았다.

정확히 이신의 머리를 후려친 이준이었다.

콰앙-!

엄청나게 큰 굉음이 들렸다.

무대가 박살나면서 뭉게구름이 피어났다.

먼지가 서서히 걷히자, 그 안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다시 흐르는 정적.

이준의 비무는 언제나 끝이 이랬다.

관객들, 하다못해 귀빈석까지.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비무대에는 이신이 정신을 잃고 뻗어 있었다.

* * *

패왕도가의 가주인 최강규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이신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알고 있었다.

그건 바로 파멸의 힘.

최강규 또한 이신과 똑같은 힘을 가졌다. 이세계에서 넘어온 자들에게 얻은 힘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무림에서 왔다고 말했다.

최강규는 처음에는 저들이 몬스터인지 알고 싸웠다.

엄청난 격전이 펼쳐질 줄 알았던 그였지만, 완패였다.

최강규와는 격이 다른 존재.

무림에서 넘어온 자들은 감히 대항할 수 없는 천외천의 실력자들이었다.

그들은 최강규를 죽일 법도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들과 같은 힘을 가지고 싶지 않냐고 유혹했다.

최강규는 저들의 유혹을 거절하지 않았다.

덥석 물어 버렸다.

그 힘이 바로 최강규의 내부에 은밀히 숨어 있는 힘이었다.

이신과는 차원이 다른 양.

최강규는 파멸의 힘을 사용한다면 검제도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만큼 파멸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극비.

천외천의 사람들이 정체를 숨기길 원했다.

최강규는 그들을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원하는 걸 받았다.

기브 앤 테이크.

그들의 도움으로 인해 철혈검가와 거의 맘먹는 전력을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도 이준 하나 꺾지 못한 조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못마땅한 기색을 띠고 있던 최강규의 귀로 이신의 호위인 성우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도왕께서 나서야겠습니다.]

[내가 말인가?]

[이신이 허튼소리를 할 것 같습니다.]

성우건의 능력이라면 여기서 이신을 그냥 죽일 수도 있다.

여기에 있는 어중이떠중이 가주들보다 더 강했으니까.

하나 성우건은 나서지 않았다.

그는 일이 커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허. 이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게 어떤가.]

[윗선에선 원치 않아 하십니다.]

최강규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겁 때문이겠지.’

그는 천외천이 이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천외천의 대화를 우연찮게 엿들었기 때문.

그들은 마겁과 혈신의 지도를 찾고 있었다.

최강규가 블랙존 게이트를 깨고 얻은 물건이다.

최고 등급의 게이트를 깨고 얻은 보상.

정보를 열어봤지만, 이름뿐.

그 어떤 것도 나와 있지 않았다.

모든 게 물음표로 되어 있었다.

물건이 범상치 않았기에 천외천 몰래 마겁을 조사했지만, 아직까지 단서 하나 찾지 못했다.

마겁의 비밀을 풀기 위해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일.

신기지가의 가주인 한지웅 때문에 빌어먹게도 세상에 알려졌다.

마겁이 세상에 나온다면 분명 자신들이 가져가려 할 터.

이젠 최강규가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마지막 남은 하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찾는 혈신의 지도는 검제가 게이트에서 얻은 봉인서로 박물관에 봉인해 놨다.

이 또한 얻지 못할 물건.

천외천도 혈신의 지도의 위치를 알았지만, 손대지 못한 게 여기에 있었다.

그때 마침 마겁이 천무대전의 무상으로 나온 것.

최강규에겐 절망적인 소식이었지만, 천외천에겐 희소식이었다.

‘칫. 내가 마겁의 비밀을 풀었으면 저들도 내 수하로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만 되면 철혈검가는 상대도 안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성우건의 전음이 다시 들려왔다.

‘도왕. 듣고 계십니까?’

‘듣고 있네.’

‘지금 바로 나서 주셔야겠습니다.’

‘그리하겠네.’

도왕 최강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이신을 이겼는데도 퀘스트 완료가 안 뜬 걸 보면 단전을 파괴해야 하는 게 맞네.’

이준이 엎어져 있는 이신을 발로 툭 건드렸다.

얼굴이 보이게끔 눕힌 이준이 발을 이신의 단전에 올렸다.

“아, 그 전에.”

이준은 할 일을 까먹고 있었는지, 아차 싶었다.

그가 허리를 굽혔다.

손가락으로 이신의 혈도를 짚었다.

파밧!

그러자.

“허어억! 크으윽…”

기절해 있던 이신이 눈을 떴다.

상체를 일으키려는데 이준에게 맞은 곳이 너무도 아팠다.

이신이 신음하고 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이준과 눈이 마주쳤다.

“으윽… 이준!”

이신은 굉장히 분한 얼굴로 이준의 이름을 불렀다.

“깨어났냐?”

“지금… 뭐 하는 거냐….”

이신이 이준에게 물었다.

자신의 배에 묵직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

그건 이준의 발이었다.

“이기홍한테 들었지? 날 괴롭힌 놈을 어떻게 하는지.”

“뭐…?”

“지금부터 네 단전 파괴할 거야. 그 전에 물어볼 게 있어.”

이준이 단전을 파괴한단 말을 하자.

이신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미친 짓을 하려는 거야…!”

“단전 나가고 싶지 않으면 내 질문에 똑바로 대답이나 해. 누구야?”

“뭘… 말이냐…?”

“너한테 그 역겨운 힘 준 사람. 무공서는 아닐 거 아니야?”

“네가 그걸… 어떻게?”

“맞나 보네.”

이준이 씩 웃었다.

가문의 기운과는 전혀 다른 걸 가지고 있으니.

새로운 무공을 배웠던가, 아니면 사람이 전해 줬던가.

둘 중 하나였다.

새로운 무공서는 탈락.

위험한 기운을 지닌 무공은 몇 개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흡혈마공이 있지 않나.

가문의 기운과 다른데 갑자기 강해지기 위해서는 상대의 기운을 흡공 하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그도 아니면 S급 영약을 먹던지.

후자도 제외시켰다.

지금 시점으로는 게이트에서 S급 영약을 발견하지 못한다.

있어봤자 불의 돌이나 극빙하수가 다였다.

이 모두 자신이 차지한 영약들.

S급 영약을 얻게 된 게이트는 깨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제외시킨 거다.

마지막 남은 추측밖에 없었다.

사람이 전해 주는 것.

어떤 방법으로 전해 준지는 모른다.

이신을 통해 이제 알아봐야 했다.

“너한테 힘을 준 사람. 누구야?”

“…내가 그걸 가르쳐 윽!”

이신이 인상을 찌푸렸다.

갑자기 몰려오는 고통.

이준이 단전을 지그시 눌러서 생긴 통증이었다.

“그래도? 비밀 하나 지키려고 각성자 생명을 끊겠다는 거야?”

“내 단전을 깨면… 아버지와 외가에서 가만히 있지… 크윽!”

“날 죽이려고 할 거라고? 그래서 뭐? 어차피 풍사도와 부딪쳤을 때부터 패왕도가와는 잘 지낼 수 없었어. 이참에 그들을 더 열받게 하지 뭐.”

이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정말 단전을 깨부술 듯, 발에 힘을 더 줬다.

이신은 고통을 느끼면서 이준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재밌다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부르르.

자신이 옛날에 알던 이준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 자리에는 오직 정신 나간 미친놈 밖에 있지 않았다.

이신은 위급함을 느꼈다.

이준이 자신의 단전을 정말 깨부술 심산.

이대로 있다간 각성자 생명이 끝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 잠깐…!”

“말해.”

“… 그, 발 치우면… 말할게.”

이준이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네 처지를 아직 모르나 보지?”

이준이 발에 살짝 풀었던 힘을 도로 집어넣자, 이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얼굴엔 그 어느 때보다 다급함이 있었다.

단전이 깨질 거라는 중압감을 잊지 못하고, 이신이 드디어 항복 선언을 했다.

“그, 그만! 말할게…! 말한다고!”

“진작 그럴 것이지. 말해 봐. 너 하는 거 봐서 단전을 부술지, 아니면 놔둘지 결정할 테니까.”

이신이 입을 열려고 하자, 비무대로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당장 멈추지 못할까!”

비무대로 올라온 사람은 패왕도가의 가주이자 도왕인 최강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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