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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94화 (94/705)

제94화

“허허. 신력권가 자제들의 싸움이라.”

“아주 재밌겠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권왕?”

신력권가와 패왕도가의 가주를 뺀 나머지 귀빈들이 비꼬며 말했다.

이신은 신력의 후계자이자, 도왕의 조카.

이준은 권왕이 바깥에서 낳은 서자였다.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이들이 있을까. 사이가 심히 안 좋다고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대놓고 형제가 싸우려는 것 아닌가.

귀빈석에 있는 여러 가주와 정부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루어질 비무가 사뭇 흥미로웠다.

“권왕께선 표정이 왜 그러십니까?”

한 귀빈이 권왕 이건무를 향해 재밌다는 듯 말했다.

그는 만독암가의 가주였다.

철왕이면서 동시에 암왕으로 불리는 AA급 각성자.

대장장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마른 체격을 소유했다.

“나도 철왕과 같이 재밌어서 그러오.”

“아들들이 싸우는데 재밌소?”

“우리 신력은 언제나 강한 아이가 후계자가 되었소. 천무대전에서 결판을 내 후계 구도가 정해지면 그걸로 좋지 않소?”

“비정한 아버지요.”

“칭찬으로 듣겠소.”

그 말을 끝으로 권왕이 입을 다물었다.

그의 눈은 비무대 아래로 향했다.

표정이 잔뜩 굳은 채 제4 비무대로 올라가는 이신.

그가 이준과 마주 보며 섰다.

비무를 치를 선수가 입장하자 심판 선생은 규칙을 설명했다.

“그 어떤 무공과 무기를 써도 상관없습니다. 돌발 암기도 인정합니다. 상대가 항복을 해야 비무가 끝나고, 목숨을 잃게만 안 하면 뭐든 가능합니다.”

천무대전은 어린 학생들의 서열 싸움이 아니었다.

실전을 통한 경험.

그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목적이다.

때문에 모든 게 허용됐다.

상대를 베고 찌르고 뭉개버려도 상관치 않았다.

목숨만 붙어 있으면 모든 게 가능했다.

“두 사람 다 동의합니까?”

“동의합니다.”

이준만 대답했다.

“이신 학생은 대답 안 하나요?”

“저도… 동의합니다.”

심판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비무를 시작하겠습니다.”

호루라기가 세게 불리고 심판 선생이 두 사람에게 멀찍이 떨어졌다.

이준이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퍽-

몸을 다 푼 이준이 들고 있는 창을 비무대에 박았다.

“넌 내가 주먹으로 상대해 줄게.”

그가 운용되고 있는 혼원신공을 집어넣었다.

단전 구석진 곳에 처박힌 수미천왕신공을 꺼냈다.

그의 몸에서 붉은 아지랑이가 넘실거렸다.

화아악-

이에 이신 또한 자신이 자랑하는 천왕신공을 꺼냈다.

허나 이준의 기운과는 사뭇 달랐다.

현재 이신의 내공은 성우건에게 받은 힘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준의 몸에선 나온 기운은 짙은 붉은색을 띠었고, 이신은 검붉은색을 가졌다.

같은 듯 다른 느낌.

미약했던 이신의 힘이 점차 강대해졌다.

마치 주변의 공기를 야금야금 먹으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달까.

시간이 지날수록 이신의 힘이 강해졌다.

“네가 자신만만하던 게 이거였구나?”

이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신의 수준은 갓 A급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A급 완숙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저 검붉은 기운 심상치 않아.’

더러운 냄새가 역하게 풍겼다.

잔뜩 피에 절어 있는 듯한 기운이었다.

어디서 저딴 저급한 기운을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신은 오늘부로 각성자 인생이 끝날 터.

이후에 물어보면 되었다.

“큭큭. 알아보는 게 늦었어!”

이신이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곤 곧바로 이준에게 쇄도했다.

쿵쿵-

붉은 주먹과 검붉은 주먹이 교차한다.

땅이 울리고 대기가 비명을 질렀다.

하늘에선 뇌성이 치기도 했다.

콰르릉!

권기와 권기가 부딪친 여파로 인해 기운이 주변을 휩쓸었다.

“크하하하. 고작 이 정도냐!”

이신이 주먹을 휘두르면서 크게 웃었다.

그의 공격에 이준은 그저 막기만 할 뿐.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이신은 자신이 이준을 상대로 우위를 점한 줄 알고 기고만장해 있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이신 혼자만의 생각.

이준은 이신의 벽력신권을 막기만 했다.

그가 지치길 기다렸다.

사람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유는 짜릿한 쾌감을 맛보기 위한 게 아닐까.

천당에 있다가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어떤지.

이신에게 뼈저리게 느끼게 하고 싶어서 지금은 계속 방어만 했다.

쾅쾅!

“아까와 같은 기세는 어디로 갔어! 저항해 보란 말이다.”

검은 뇌기를 담은 벽력신권을 휘두르며 이준을 찍어 누르고 있는 이신.

AA급 풍사도를 이긴 이준을 상대로 자기가 이기고 있단 생각에 입을 계속 나불댔다.

쿠웅-

파직!

이준의 주먹과 이신의 주먹이 다시 맞닿았다.

서로 안 떨어지고 내공 대결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주변에 기의 회오리가 생겼다.

여기서 밀린 사람은 큰 내상을 입을 터.

이신은 이준을 아예 발라버리기 위해 가진 내공을 전부 주먹에 쏟아부었다.

이신의 기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하나 이준은 내공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건지.

이신의 무지막지한 기운에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크크. 수미천왕신공도 보니까 별것 없군.”

“병신 쯧.”

“뭐?”

“못 들었어? 병신이라고.”

내공 대결임에도 두 사람은 말 할 수 있었다.

원래라면 초절정 이상급 고수들만 가능했다.

이걸 가능하게 만들어준 건 각성자 시스템이 있어서였다.

무공은 각성자 시스템의 보조적인 장치에 불과했던 것.

덕분에 무협지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게 꽤 있었다.

지금과 같이 내공 대결 중에서 입을 여는 게 가능했다.

“버러지 같은 새끼가 입만 살아 가지고!”

이준의 도발에 이신이 흥분했다.

그의 눈이 검붉게 번쩍였다.

그러자 그의 주먹이 옅은 막으로 감싸였다.

그걸 보고 귀빈석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억!”

“궈, 권강!?”

귀빈석에 있는 여러 가주들 또한 권강을 펼칠 수 있었다.

다만 수준이 낮아 강기류보다 오히려 검기류가 훨씬 위력이 높았다.

그래도 놀라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무려 고등학생이 강기류를 다루는 건 엄청난 일이었으니까.

귀빈석에 있는 이들이 놀랄 만했다.

처음 신력의 자제들이 싸울 때 조롱하던 타 가문의 가주들이 태도를 달리했다.

“권왕께선 훌륭한 아들을 두 명이나 둬서 좋겠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한 명은 풍사도를 이기고 다른 한 명은 권강을 발현시켰으니 대견하겠지요.”

“정말 부럽습니다. 제 아들이 저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평생 등에 업고 다니겠습니다.”

뛰어난 각성자 한 명, 한 명이 권력이었다.

A급 각성자를 다수 보유했다면 정부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고.

집안에서 AA급 각성자가 나오면 세계 정부의 이목을 끈다.

만약 검제와 같은 S급을 달성하는 날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게 현 시대였다.

그런데 신력권가에선 무려 AA급이 두 명이나 나온 게 아닌가.

지금 고등학생의 나이면 5년 후엔 필시 S급이 되고도 남을 거다.

전무후무한 일.

한 가문에서 S급이 두 명인 건 대한민국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철혈검가 또한 검제란 걸출한 인재를 배출하고 50년간 S급이 안 나오지 않았던가.

검제의 아들인 검왕도 AA급.

S급은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검제의 손자인 검룡과 검화가 30대가 되면 AA급을 달지 않을까 기대를 품고 있는 게 다였다.

그러니 권왕에게 잘 보일 수밖에 없었다.

“과찬이시오.”

권왕은 이 상황을 이미 예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속내는 달랐다.

그는 이신을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신이가 가진 저 불길한 기운은 뭐란 말이냐.’

이준이 선보인 건 확실히 신력권가의 무공이다.

하지만 이신이 보이고 있는 건 천왕신공이면서 천왕신공이 아니었다.

이질적인 기운.

권왕조차도 모르는 힘이었다.

* * *

피잇-!

이준이 입고 있는 교복이 칼날에 베인 것처럼 찢어졌다.

이신과 주먹이 맞닿은 오른팔의 교복이 칼날 바람으로 인해 난자되었다.

상처가 나고 피가 튀었다.

이 모든 게 이신의 몸을 타고 전해진 검붉은 기운 때문.

바람의 칼날은 점점 세력을 확장해서 이준을 아예 짓이기려고 작정했다.

“크크크. 크하하하.”

이신이 광소를 터트리며 자신의 힘에 취해 있었다.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어떠냐. 내 힘을. 이러고도 나한테 기어오른단 말이냐.”

이준의 눈 근육이 꿈틀거렸다.

얼굴은 창백해져 있어서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 모습에 이신은 짜릿한 감정이 느껴졌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건 언제나 즐거웠다.

한편 이준은 이제 더는 봐주면 안 될 것 같아 공격하려는데.

무극자 사부의 놀란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췄다.

[어찌 파천기의 파편이 저 녀석에게서 보인단 말이냐!!]

‘파천기의 파편은 뭡니까?’

무극자 사부가 이 정도로 놀라는 건 처음이었다.

감탄은 의외로 많이 했는데, 이번처럼 경악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무극장법 다음으로 배울 네 무공이다.]

‘예?’

덩달이 이준도 놀랐다.

자신이 배울 무공의 파편이라니.

그걸 왜 이신이 알고 있는지 의아했다.

‘저, 정확히 말해주시겠어요?’

[파천기는… 네 첫 번째 사형이었던 자의 무공이기도 했느니라.]

‘…헉!’

[사부가 한참 악명 높을 때의 무공이기도 했지….]

목소리에 후회가 가득 담겨 있었다.

‘수천 년 전의 무공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

[그건… 나도 모르겠구나.]

이신이 공격하든 말든, 이준은 인상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그저 수미천왕신공을 더욱 끌어올려 대항하기만 했다.

‘천중호수의 보스였던 황금이도 그렇고, 어떻게 수천 년 전 사람들이 현대에 나타나는 거지? 역시… 게이트 때문인가?’

게이트란 균열.

고등급의 게이트는 거의 필드 형태였다.

마치 중세나 무림의 마을 같이 생겼다.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균열로 인해 사부의 시대에 있던 사람들이 현대로 넘어왔다면 가능한 일이기도 해.’

자신도 영혼뿐이지만, 수천 년의 사람인 무극자 사부를 만나지 않았나.

파천기의 파편을 얻는 것도 얼추 가능한 일이었다.

‘파천기의 파편을 어떻게 얻었는지 물어봐야겠어.’

이준이 수미천왕신공을 5할만 사용했던 그가 힘을 풀어 버렸다.

쿠구구궁!

온전한 수미천왕신공의 힘.

이준의 발밑을 시작으로 특수 제작된 비무대가 거미줄처럼 쩌억 갈라졌다.

부서진 파편이 중력을 거스르고 공중으로 올라왔다.

이준의 갑작스러운 힘에.

펑 하며 뒤로 튕겨 난 이신이 공중제비를 돌며 착지했다.

“무, 뭐야?”

이신이 영문도 모른 채 눈만 깜빡이고 있는 사이, 이준의 홀로그램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서브 퀘스트 - 파천기의 파편 회수]

오랜만에 나온 새로운 퀘스트였다.

이준은 메시지를 눌러 퀘스트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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