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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93화 (93/705)

제93화

이준이 비무대에서 내려왔다.

그가 아래로 내려오자 박혁진이 자기 일인 듯 뛸 듯이 기뻐했다.

“준아! 축하한다. 짜식! 이제야 드디어 빛을 보는구나.”

“빛은 원래 보고 있었고.”

“아니, 사람들이 드디어 네 진면목을 본 거 아니야.”

천무대전은 전국으로 생중계된다.

풍사도의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던 사건.

극히 짧았던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들이 어안이 벙벙했을 거다.

하나 천무대전의 경우는 달랐다.

이준이 신기에 가까운 일을 벌였다.

허공섭물? 이기침술?

정확히 뭐라고 표현할지도 모르는 엄청난 일을 벌였다.

천무대전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이준의 실력을 봤을 터.

이젠 정말 낙오자나 실패작이라 불릴 일이 없다고 생각한 박혁진이었다.

“그런데 방금 그 묘기는 어떻게 한 거야? 개쩔던데. 나도 그 기술 좀 가르쳐줘라.”

“넌 검제께 배워. 왜 나한테 가르쳐 달라고 하냐.”

“치사하게 이러기냐. 응? 준아. 친구 부탁인데 좀 들어줘라.”

박혁진이 거머리처럼 달라붙었다.

“안 떨어져? 나 남자 싫어한다고.”

“나도 그래.”

“그러면 저리 꺼져.”

“네가 한 거 가르쳐주면 꺼질게. 그러니까 빨리 노하우를 내놔라, 응?”

이준이 박혁진의 얼굴을 밀어내고 있을 때였다.

-2학년 1반 검룡 박혁진 학생은 제1 비무대로 올라와 주십시오.

방송에서 박혁진을 부르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제야 이준의 품에서 떨어진 박혁진이다.

그가 아쉬운 눈빛을 했다.

조금만 더 옆에 찰싹 붙어 있었으면 이준이 알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나 보다.

“나쁜 자식. 형이 1학년 때부터 챙겨 줬던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자식.”

“큭큭. 부른다, 빨리 가.”

박혁진이 미련을 못 버린 채 계속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이준에게 전부터 생각했던 말을 꺼냈다.

“네가 강해져서 마음이 놓인다.”

그 말을 하고 박혁진이 몸을 돌려 비무대로 올라갔다.

짧은 말에도 여러 뜻이 담겨 있었다.

전생에도 그렇고 현생에도 그렇고.

자신을 챙겨 주고 걱정해 주는 건 원래 박혁진 말고 없었다.

아니, 있다 해도 박혁진보다 못했다.

녀석의 마음을 알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좋은 친구를 뒀구나.]

‘저한테는 과분하고 멋진 애죠. 저랑 왜 친구 하는지 모를 정도예요.’

[네 능력을 본 게 아니고 마음을 봤겠지. 저런 아이일수록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느니라.]

‘명심할게요.’

이준은 한지유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박혁진의 경기는 무난히 진행되었다.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끝난 경기.

상대를 아주 수월하게 제압했다.

비무는 계속 이어졌다.

박은비와 서혜지, 남선호의 차례까지.

모두 경기를 치렀다.

천무대전 둘째 날 이변의 주인공들.

E급 각성자가 C급을 상대로 이겨버렸다.

말도 안 되는 결과였다.

보고 있는 사람들은 저 세 명의 움직임이 정말 E급일까 의심스러워했다

“꺄아아아. 준아. 내가 C급을 이겼어!”

박은비가 펄쩍펄쩍 뛰며 이준의 두 손을 향해 계속 하이파이브를 시전했다.

강아지처럼 폴짝대며 기뻐하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는지

“쟤 이름이 박은비지?”

“진짜 귀엽지 않냐.”

“이미 2학년들 사이에선 인기가 많은가 봐.”

“괜히 빙화가 같이 다니겠어? 원래 사람은 끼리끼리 다닌다잖아.”

“맞아. 예쁜 애 옆에 예쁜 애지.”

3학년으로 보이는 남학생들이 박은비를 보며 수근거렸다.

노골적인 관심.

차갑고 도도한 빙화는 안 되니 순진해 보이는 박은비를 노렸다.

하나 그녀의 마음은 온통 다른 곳에 있었다.

“잘할 줄 알았어.”

“헤헤. 준이한테 칭찬받았다.”

박은비가 혀를 빼물곤 밝게 웃어 보였다.

* * *

너튜브에 천무대전에 관한 영상이 업로드됐다.

다양한 각도로 우후죽순 생겨난 동영상들.

그중 제일 잘 찍고 편집 잘된 영상을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걸 그룹 멤버였다.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무사고#천무대전#역주행#단발좌#귀창# 권귀이준#얼천]

이 글에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이준에 대한 반응도 열띠었지만, 레드걸스 유니가 천무대전을 관람했단 사실에 놀랐다.

- 무사고에 단발좌 강림한 거 찐임?

- ㄷㄷ 요새 스케줄 헬이라는데 어떻게 갔지?

- X발. 나 천무대전 관람했는데, 단발좌 못 봤는데.

- 윗분 나가 죽으세요. 저라면 천무대전이고 뭐고 단발좌만 봤을 거임.

현 시대에 연예인은 각성자였다.

예전처럼 걸 그룹이나 배우들은 각성자에게 인기가 밀렸다.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몇몇 생존한 이들이 있었으니.

각성자 출신이자, 걸 그룹을 하는 이들이었다.

일반 걸 그룹과는 확실 다른 노선을 탔다. 그래서인지 일반인과 각성자 모두 이들을 좋아했지만, 그렇다고 인기가 특별하게 많은 것도 아니었다.

레드걸스란 그룹보다 더 매력적인 아이돌들이 무사고와 여러 특수 고등학교에 즐비하게 있었으니까.

모든 관심은 그리로 갔다.

레드걸스가 뜬 이유는 단 하나.

게이트로 인해 폐허가 된 곳을 찾아 위문공연을 했다.

이게 소문에 소문을 타고, 천중호수 챌린지로 인해 뻥 떴다.

여태껏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레드걸스의 노력과 인성 덕분.

그중 단발좌로 불리는 유니는 너튜브까지 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 믿고 보는 유니좌

- ㅋㅋㅋㅋㅋ 썸네일 무엇

유니가 올린 동영상의 썸네일.

그녀가 눈을 감고 입을 내밀고 있고, 다른 한쪽은 이준이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다.

얼핏 보면 서로 뽀뽀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었다.

- 아니. 우리 단발좌 나이를 생각해야지. 상대는 아직 어린 고등학생이라고.

- 철컹철컹.

- 삐빅! 통과입니다

- 그동안 고마웠다. 그만 보내 줄게 아디오스.

아직 동영상을 안 본 사람들의 유니에 대한 댓글이 한창 올라올 무렵.

어느새 동영상을 다 본 이들의 댓글 러쉬가 시작되었다.

- ㄷㄷㄷㄷ.

- 와 존나 미쳤다. 돌았다. 찢었다. 이주우운!

- 이 정도의 고퀄을 편집해 올린 단발좌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조회수는 물론 댓글이 멈추지 않고 올라왔다.

트래픽에 과부하가 걸릴 지경.

렉이 걸려 인터넷이 느려졌다.

그럼에도 이준에 대한 댓글이 계속 달렸다.

- 저게 가능함?

- ㄴㄴ. 절대 불가능. 철왕이라면 모를까 누가 수백 개의 침을 한꺼번에 컨트롤함?

- 222222

-X발. 그러면 저건 뭔데? 눈속임임?

-이미 이준은 탈인간급이야. 학생 수준은 이미 뛰어넘었고, 현역 각성자 중 최상위라고 생각한다.

레드걸스 유니가 자신이 올린 동영상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었다.

“유니야. 뭘 그렇게 봐?”

“너튜브.”

“어제 찍은 거 올린 거야?”

“응.”

“반응 어때?”

“완전 쩔어.”

유니가 멤버에게 사과 패드를 넘겼다.

올린 지 몇 시간 됐다고 무려 조회 수가 100만 뷰가 넘었다.

“와, 반응 장난 아니다. 누가 연예인들의 연예인 아니랄까 봐.”

멤버가 조회 수를 보고 놀라고 있는데, 유니는 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이준 사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멋있어. 한 번 만나 봤으면….”

유니의 눈은 꼭 사랑에 빠진 눈빛 같았다.

* * *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천무대전이 이어졌다.

4일째 치러지는 날에 엄청난 빅 매치가 성사됐다.

이준이 자신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하품을 하고 있는데.

“야. 버러지.”

한동안 안 보이던 이신이 시비를 걸어왔다.

“넌 지겹지도 않냐?”

“어디서 형한테 버릇없이 군단 말이야!”

이신이 훈계하듯 소리쳤다.

“지랄. 언제부터 형 노릇했다고.”

“크윽. 개자식이.”

이신이 이준을 보고 이를 갈았다.

AA급 각성자를 이겼다고 기고만장하는 이준.

거기다가 아버지가 그토록 원하는 수미천왕신공까지 가지고 있다지 않나.

어디서 그 귀한 걸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수미천왕신공은 신력권가의 소유.

가문의 후계자인 입장으로서 이준 같은 천한 핏줄이 귀한 신공을 가지고 있다는 건 용납하지 못했다.

‘내가 오늘 너를 완전히 망가트려 주겠다.’

AA급 각성자인 풍사도?

자신도 이길 수 있었다.

지금의 힘이라면.

성우건이 건넨 이 힘이라면 이준을 이길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신했다.

자신의 단전에 깃든 기운은 광폭할 정도로 강했으니까.

‘그리고 너를 고문해서 수미천왕신공의 구결을 알아내겠어.’

이신이 음흉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이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네 생각 다 보인다, 멍청아.’

이신의 음흉한 생각은 얼굴에 다 티가 났다.

마치 나 이런 일 꾸밀 거다? 그러니까 조심해.

…하는 경고 아닌 경고를 줬다.

멍청한 놈 아니고서야 당하지 않을 수작.

전생에는 이런 병신 같은 짓거리를 그저 손 놓고 당했다.

그때는 힘이 없었으니까.

서자여도 같은 핏줄.

자신이 다가가면 이신이 받아줄 줄 알았다.

그래서 묵묵히 참았던 것.

허나 그건 자신만의 생각이었다.

이신은 오히려 더 괴롭히고 망가트렸다.

자신을 태어나면 안 되었을 존재라며.

이제는 전생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오늘 이 시간부로 이신에 대한 과거 청산을 시작할 거다.

아예 깨끗이.

자신이 당했던 걸 모든 걸 돌려줄 작정이다.

‘그리고 천중호수에서의 꺼림칙한 느낌. 오늘 확인해야 해.’

원래는 천중호수 안에서 확인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샥쿠가 나타날 때가 기회였는데 녀석이 도망가 버렸다.

그 때문에 이신이 싸우는 걸 못 봤다.

또 다른 기회는 3구간.

이곳 또한 공략대가 두 편으로 나뉘는 바람에 이신을 보지 못했다.

이후에는 녀석이 먼저 게이트를 빠져나가 버렸고.

뒤로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기회가 왔다.

16강에서 이신과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곧 알겠지.’

이준이 이신을 무시하고 자신이 차례가 오길 기다리려는 찰나.

이신의 옆에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천중호수 공략 때도 같이 붙어 다닌 남자.

이신이 꽤 신뢰하는 것 같아 보였다.

‘사부님. 저 남자의 몸에서 익숙한 기운이 들지 않습니까?’

[그도 그렇구나.]

이준이 이신의 옆에 있는 남자.

성우건을 유심히 보았다.

이준이 혼원신공을 이용해 성우건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다.

‘익숙한 기운인데 알 수가 없네요.’

[이상하구나. 분명 기운이란 게 읽혀야 정상이건만 알 수가 없구나.]

‘사부님도요?’

[허허. 이런 경우는 처음이니라.]

무극자 사부님도 의아해했다.

웬만한 기는 모두 무극자 사부에 의해 정체를 들켰다.

그런데 이신 옆에 있는 남자는 모른단다.

말도 안 됐다.

자칭 고금제일인이라 하나, 무극자 사부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모르니 이신 곁에 있는 남자가 더욱 꺼림칙했다.

남자에 대해 더 알아봤으면 좋으련만.

-이준 학생은 제4 비무대로 와주세요.

방송 마이크에서 자신을 호명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이 남자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꺼림칙해도 지금 당장은 남자의 정체를 알 수 없었기에, 이신의 일부터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우리 차례네.”

이준이 제4 비무대로 올라갔다.

그에 질세라 이신이 먼저 비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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