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85화 (85/705)

제85화

이준은 오늘도 어김없이 한지유의 개인 수련 동에 있었다.

며칠간 이어진 훈련.

마보 자세로 시작해서 이제는 한 단계 높은 훈련을 했다.

이준은 제자리에 서 있고, 그들을 향해 암기를 던지는 수련이었다.

[네가 암기를 던져서 아이들이 맞으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것이니라. 정확히 피할 수 있게, 기를 잘 조절해서 던지면 너도 훈련이 될 것이다.]

무극자 사부의 말에 따라 아이들을 가리켰다.

동시에 자신도 훈련이 됐고.

“오늘은 죽어라 피해야 할 거야.”

이준이 암기를 던졌다.

처음에는 하나, 다음에는 둘.

그다음에는 넷.

암기의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

그의 손에서 떠난 암기는 수십 개.

그런데 다시 돌아오는 건 없었다.

단지, 허공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아이들을 공격할 뿐이다.

‘벽이 너무 높아.’

한지유는 그동안 수도 없이 놀랐다.

AA급 각성자를 많이 봤다고 자부한 그녀였다.

자신의 아버지 또한 AA급.

철혈검가의 검왕도 AA급이다.

그런데 이준은 그들과는 달랐다.

같은 AA급이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말도 안 되는 말인 건 알지만.

‘저런 건 아버지도 할 수 없어.’

이준이 하고 있는 건, 기의 컨트롤이다.

암기의 정점에 있다는 만독암가의 철왕만이 흉내 낼 수 있는 기술을 이준이 선보이고 있는 거다.

“어디에다가 한눈을 파는 거지?”

이준의 음성이 들린 순간, 그녀의 허벅지에 암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옷이 찢기고 피가 튀었다.

“정신 안 차리면 이번엔 목이야.”

그의 목소리에 한지유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상처가 난 곳이 욱신거렸다.

작게 난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깊었다.

다른 아이들도 잘만 피하고 있는데, 상처를 입어 자존심이 상했다.

“발을 계속 움직여.”

쉭쉭-

아이들은 정신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귀로 스쳐 가는 암기 소리.

그건 그나마 다행이지, 목으로 스쳐 지나갈 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참을 암기에 몸을 맡기고, 드디어 쉬는 순간.

아이들이 바닥에 퍼질러졌다.

한지유도 대자로 뻗었다.

“다음은 중력을 4배로 높여 볼까?”

“아, 아니!”

“그러다 우리 다 죽어.”

“난 더는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

아이들이 손사래를 쳤다.

“쩝. 재밌었는데.”

“뭐?”

“혼잣말이야.”

한지유가 쳐다보자, 이준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가 딴짓을 하며, 홀로그램을 켠 순간,

띠링-

오랜만에 듣는 경쾌한 알림음이었다.

[특성 초보 교관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500,000p가 지급됩니다.]

이준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왜 그래?”

“아니야. 아무것도.”

다시 자리에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 전 얻은 특성을 클릭했다.

[초보 교관]

등급: C

설명: 친구들을 굴리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동시에 사부가 왜 자신을 굴렸는지 이해했습니다.

효과: 상대 특성 개화, 수련 경험치 50%(등급이 상승할수록 효과가 커짐)

“지렸다.”

설마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보상에 특성까지 얻을 줄 몰랐다.

사부의 말대로 이런 게 깨달음일까.

하지만 무극자 사부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니미럴. 적당히 퍼 줘야지. 정직하게 훈련하는 사람은 다 죽으란 소리란 말이냐.]

사부의 체통도 내려놓은 채, 소리친 무극자였다.

* * *

학교 식당.

서혜지가 식판을 받아 놓고 엎어져 있었다.

“혜지야, 힘들지?”

박은비가 식판을 가져와 옆에 앉으며 서혜지의 등을 두드렸다.

엄마처럼 포근한 느낌이었다.

“은비, 넌 안 힘들어? 난 죽겠는데.”

“사실 나도 엄청 힘들어.”

“그치? 나만 힘든 줄 알았어.”

앞에 앉아 있는 이준은 원래부터가 괴물.

그의 옆에 있는 한지유도 같은 과였다.

두 사람과 달리 자신들은 E급.

체력이나 내공이나 모두 한참이나 딸렸다.

박은비와 남선호는 평소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자신만 힘든 줄 알았다.

“한 등급 올라가는 건 정말 힘들어.”

서혜지의 푸념에 이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도 빡세게 할 테니까 몸 잘 풀어 놔.”

이준의 얼굴은 싱글벙글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 얼굴이었다.

오늘은 어떻게 괴롭혀줄까 그런 상상을 하는 얼굴이랄까.

박은비와 서혜지는 이준이 무서웠다.

마치 그동안 놀렸던 걸 다 되갚아 주려는 심산 같았다.

두 사람의 얼굴이 핼쑥해지는 사이.

주변 학생들은 이준 일행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형. 빙화 선배 앞에 있는 저 누나 누군지 알아?”

1학년 남학생이 2학년으로 보이는 남학생에게 물었다.

“긴 머리에 웨이브 넣은 애?”

“응.”

“서혜지라고 E급 치료사야.”

“저렇게 예쁜 누나를 여태까지 내가 왜 몰랐지?”

“학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예쁜 누나는 내가 다 파악했단 말이야.”

1학년 남학생의 친구로 보이는 학생이 옆에서 끼어들었다.

“서혜지란 누나 옆에 있는 누나 이름은 뭐예요?”

“박은비?”

“박은비, 박은비.”

남학생은 박은비란 이름을 계속 되뇌었다.

그리곤 눈을 반짝거렸다.

“하… 이준 선배는 예쁜 누나들하고만 어울리네요. 빙화 누나는 말할 것도 없고 혜지 누나랑 은비 누나도 예쁜데.”

“너도 그렇게 보이냐?”

2학년 남학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예뻤다.

“네!”

“요즘 그것 때문에 쟤네 반이 난리잖아.”

“왜요?”

“두 사람의 안 보이던 매력이 보인다고 자기네들끼리 인기 투표하고 그래.”

이준과 수련한 박은비와 서혜지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었다.

실력뿐만이 아니라, 외적인 면에서도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박은비는 원래부터 인기가 있긴 했었다.

작은 체구에 동그란 눈, 솜사탕처럼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에 하얀 피부를 가진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

빙화처럼 화려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강아지 같은 귀염상에 누구에게나 친절한 성격까지 더해져 남녀불문하고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준과 훈련을 시작한 이후, 그녀의 발랄한 매력이 더욱 돋보이기 시작했다.

주머니에 꼭 넣고 다니고 싶은 귀여움이랄까.

서혜지는 어떤가.

남들보다 더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여자들도 부러워할 라인을 가졌다.

게다가 큰 키와 길고 시원하게 찢어진 동양적인 눈매까지. 스포티한 매력을 가진 그녀는 이준과 훈련이 있고서부터는 건강미가 더욱 넘쳐났다.

“진짜 숨겨진 보석이다.”

박은비와 서혜지를 보고 수군대는 남학생은 한두 명이 아니었다.

“빙화랑 같이 있으니까 저 두 사람도 같이 예뻐지는 건가?”

“예쁜 애 옆에 예쁜 애네.”

학생들의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박은비에게 들렸는지.

박은비가 얼굴을 붉혔다. 안 그래도 작고 동그란 얼굴이 빨개지니 꼭 방울토마토를 보는 것 같았다.

“죄지었어? 얼굴 들고 먹어.”

이준이 박은비를 향해 말했다.

“민망해서.”

“저 말 사실인데, 뭘 민망해해.”

“저, 정말?”

인기가 많긴 했지만 그녀에게 대놓고 예쁘다고 칭찬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냥 귀여운 막내 여동생 느낌이라 해야 하나.

귀엽다고 하는 말들도 다들 기분 좋으라고 해 준 말이라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예쁘다는 칭찬이 낯간지러웠다.

“서혜지 봐 봐. 즐기고 있잖아.”

수련이 힘들다고 엎드려 있었던 서혜지가 허리를 꿋꿋이 세우고 있었다.

한지유를 따라 하는 모습.

어느 각도가 사진이 잘 나오는지 생각하고 밥을 깨작깨작 먹는 서혜지였다.

“풉!”

그녀를 보고 박은비가 웃음을 못 참고 뿜었다.

서혜지가 고개를 돌렸지만 주변의 소리로 인해 얼굴을 활짝 폈다.

“은비야. 든든하게 밥 먹고 훈련해야지. 어서 너도 먹어.”

박은비에게 항상 치근대던 서혜지는 어디 가고 새침데기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준은 서혜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얘도 정상은 아니네.’

왜 자신의 주위에 정상적인 사람이 없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네놈이 정상이 아니라서 그러느니라.]

무극자가 이준에게 안 들리게 혼자 중얼거렸다.

* * *

여느 때와 같이 수련을 하고 있던 박은비가 말을 더듬었다.

“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맞아?”

홀로그램에 뜬 창을 보며 손가락을 덜덜 떨었다.

창을 클릭하자, 그녀의 앞에 뜬 건.

[에이밍]

종류: 특성

등급: B

설명: 피나는 노력으로 엄청난 동체 시력을 가졌습니다.

효과: 다수의 적 포착 가능(동시 공격 가능 숫자: 10)

“대, 대박!”

박은비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무려 B급 특성.

15가문 연맹의 자제들만이 가진 등급을 얻었다.

“어디 봐봐.”

서혜지와 남선호가 박은비의 정보창을 공유 받았다.

“헉! B급이잖아!”

“지, 진짜네. 조, 좋겠다.”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박은비를 볼 때였다.

띠링-

서혜지와 남선호의 귀에 알림음이 울렸다.

두 사람이 알림창을 열자, 박은비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꺄아아아!”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멍을 때리다가 뒤늦게 소리를 질렀다.

“넌 뭐 나왔어?”

“나도 B급이야!”

서혜지가 자신이 얻은 특성을 공유했다.

[신의]

종류: 특성

등급: B

설명: 그녀가 아픈 사람에게 침을 놓으면 걷지 못한 병자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효과: 치유력 +45%, 타인의 내공 회복력 +10%

“혜지, 너랑 딱 어울리는 특성이야.”

서혜지의 직업은 의원.

각성자를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골랐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특성이다.

이어서 남선호의 특성까지 확인했다.

[쌍검술]

종류: 특성

등급: B

설명: 뒤늦게 쌍검의 재능이 튀어나왔습니다.

효과: 공속 +40%, 두 손 무기 숙련도 25%

“선호는 쌍검술이야!”

“우와. 쌍검은 희귀하지 않아?”

검술 수업 선생이 쌍검도 같이 가르치지만, 전문적이지 않았다.

쌍검은 15가문 연맹에도 강한 각성자가 없을 정도로 드물었다.

축복에 가까운 특성이다.

세 사람이 특성을 다 보자, 마지막 남은 사람을 보았다.

한지유.

그녀는 세 사람처럼 호들갑은 안 떨었지만, 꽤 많이 놀란 눈치였다.

“지유야. 무슨 특성 얻었어?”

박은비가 그녀에게 슬쩍 물었다.

한지유가 말없이 세 사람에 특성을 공유해 줬다.

띠링-

알림음이 울리며, 세 사람의 앞에 메시지가 보였다.

[한지유 님이 정보창을 공유하려 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Y/N)]

그들이 수락하자.

한지유가 얻은 특성이 눈앞에 보였다.

“억.”

“내가 등급을 잘못 본 거 아니지?”

“아, 아니야. 또, 똑바로 봤어.”

눈을 비벼보았지만, 등급은 변하지 않았다.

[검후의 자격]

종류: 특성

등급: S

설명: 검술의 재능, 노력, 냉철 검후로서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효과: 공격력 +150%, 방어력 +70&, 반응 속도 +80%

세 사람은 이후로 말없이 정보창을 보았다.

S급 특성을 처음 봐서 그런지, 자신들이 얻은 특성은 초라할 지경이다.

뒤에서 특성을 공유 받아 보고 있던 이준이 새로운 메시지를 열었다.

[가르친 제자가 B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650,000p가 지급됩니다.]

[가르친 제자가 B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650,000p가 지급됩니다.]

[가르친 제자가 B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650,000p가 지급됩니다.]

마지막으로 한지유를 가리킨 보상의 메시지였다.

[가르친 제자가 S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000p가 지급됩니다.]

[S급 특성을 개화시켰습니다.]

[초보 교관에서 악마 교관으로 상위 특성으로 변경됩니다.]

이준은 상위 특성으로 변한 악마 교관을 클릭해 열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