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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7화 (67/705)

제67화

중계되는 영상은 죽는 장면이나 시신을 직접적으로 비춰 주진 않았다.

그러나 화면 너머로 전해진 분위기로 시청자들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미친… 난 진짜 못 보겠다.

-샤, 샤크로아다!

-2구간부터 중간 보스라니.

-쟤들도 몰랐나 봄;;

-이전에 살아나온 게 용하네;; 어케 나온겨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는 샥쿠와 샤크로아들.

공중에 있던 녀석들이 천중수 아래로 떨어졌다.

-물 위에 떠 있어.

-헐.

-이건 사기잖아.

신력권가의 인원은 딛고 있는 돌이 물에 잠기지 않게 하기 위해 제자리 뛰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몬스터들은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이동에 제약이 없다니.

불공평했다.

그리고 화면에 나온 메시지들.

[중간 보스 몬스터 샥쿠가 나타났습니다.]

[샥쿠가 괴성을 지릅니다.]

[샤크로아의 수속성 공격력이 30% 상승합니다.]

[샤크로아의 수속성 마법 공격력이 30% 상승합니다.]

[샤크로아가 수중에 있을 시 속도가 50% 상승합니다.]

시청자들은 기겁을 했다.

-저게 뭐야!?

-중간 보스의 버프가 이 정도면 메인 보스는 괴물이란 소리잖아.

-이러다 2구간에서 다 죽는 거 아니야?

-재수 없는 소리 좀 하지 마셈.

패닉이 왔다.

중간 보스 몬스터의 강함.

메인 보스에게 가기 전에 2구간에서 다 죽을 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만약 저 몬스터들이 게이트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거다.

물 위의 무적자들.

평지에선 물보다 못하겠지만, 게이트 밖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불안감으로 채팅창은 폭발하다 못해, 터졌다.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한 사람들.

그러다 영웅을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이상 귀창 코인 탄다.

-블루급 몬스터랑 레드존급 몬스터랑 같냐?

-귀창 영상 안 봤냐?

- ㄹㅇ 구라 안 치고 현역 A급 같았음ㄷㄷ

신기했다.

천중호수 공략에 참여한 사람은 이준 말고도 대단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풍사도 최대웅, 패력진권 이민욱, 천왕대주 등.

최대웅은 AA급 각성자였고, 나머지는 모두 A급 각성자였다.

그들에게 기대를 거는 게 맞는데 사람들은 이준을 찾았다.

왠지 모르게 그가 해결해 줄 것 같았으니까.

화면으로 보이는 이준은 지금도 얼굴에 여유가 가득했다.

시청자가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준은 고개를 숙여 가슴을 살짝 두드렸다.

‘천중수에선 샤크로아가 레드급 몬스터 이상이 되지. 안 그래 파랑아?’

파랑이가 마기를 먹어야 된다는 걸 안 후 항상 게이트에 동행했다.

천중호수 공략에도 같이 왔다.

원래는 마이 주머니에 넣고 다녔으나 몸집이 조금 커진 후, 가슴 부근 주머니에 넣었다.

‘뀨웃!!’

주머니에 있던 파랑이는 자기가 더 강하다고 시위를 했다.

[파랑이가 제자의 말에 반박을 하는 것 같구나.]

레드급 몬스터일 줄 알았던 파랑이는 원래 블랙급 보스 몬스터.

그것도 11인의 주인 중 하나.

일반 몬스터랑 비교를 하니,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이준이 가슴을 쓰다듬으며 전방을 보았다.

모두가 당황해하고 있는데, 그만은 침착했다.

천중수에서는 샤크로아가 무적.

이준이라 하더라도 무사하지 못한다.

그가 자신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유일하게 이준에게만 뜬 메시지 때문이었다.

[게이트 주인 특성이 발동되었습니다.]

[상대의 버프를 무효화시킵니다.]

[제1 특성 심연이 올라왔습니다.]

[혼원신공의 고유 능력인 공포가 발동되었습니다.]

[혼원의 공포와 심연의 공포가 중첩됩니다.]

후웅-

이준의 몸을 타고 스산한 바람이 주위로 퍼졌다.

그 바람은 샥쿠와 샤크로아에게도 닿았다.

그러자 하나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샥쿠가 금역의 주인을 경계합니다.]

[샤크로아들이 금역의 주인을 보고 겁을 집어먹습니다.]

[샤크로아들이 금역의 주인을 보고 겁을…….]

‘어? 이게 아닌데.’

위풍당당하던 샤크로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최대한 이준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끌끌. 네 예상이 빗나갔구나.]

샤크로아가 투신단의 일부를 없애 줘야 하는데, 녀석들이 눈치를 보다 물로 들어갔다.

‘아니. 저것들 다 어디로 도망가는 거야!’

혼자만 남게 된 샥쿠.

중간 보스 몬스터라 도망도 가지 못하고, 창만 꼬나 쥐고 돌이 된 듯 서 있었다.

이준이 샥쿠를 보며 눈에 힘을 줬다.

빨리 투신단을 공격하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는데, 녀석이 움찔 쫄았다.

‘설마 도망가려는 거 아니지?’

이준의 예상이 맞았다.

망부석이 되었던 샥쿠가 갑자기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 버렸다.

주위에 일었던 소용돌이는 잠잠해졌다.

‘이런 망할.’

이준이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당신에게 겁을 먹은 샥쿠가 도망쳤습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더블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보상으로 2,000,000p가 지급됩니다.]

[추가로 2,000,000p가 지급됩니다.]

[칭호 회안의 학살자를 얻었습니다.]

이준이 어이가 없는 얼굴로 칭호를 눌러보았다.

[회안의 학살자]

등급: S

설명: 눈빛 하나로 레드급 몬스터들을 일거에 제압했습니다.

효과: 샤크로아에 대한 공격력 +200%, 수속성 방어력 +100%

[허허. 시스템이 정신이 나간 모양이구나. 거저 주는 것도 정도라는 게 있거늘.]

‘저도 말이 안 나옵니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몬스터들이 도망가질 않나.

보상이 떨어지질 않나.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이준이 메시지를 보며 어이없어하는 사이.

저 멀리서 투신단의 단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입니다. 어서 건너오십시오!”

이민욱도 머뭇거리다가 그의 말에 이신과 함께 달려갔다.

천왕대와 투신단도 무사히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이 물의 계단을 밟고서야 2구간이 끝났다.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투신단주가 이민욱부터 걱정했다.

최대웅이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방금 전 나온 몬스터, 중간 몬스터 아니었나? 어떻게 된 건가?”

“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겁을 먹은 것 같았는데.”

자세한 건 이민욱도 모른다.

여기서 아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이준만이 샥쿠가 자신에게 겁을 먹고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지옥의 2구간이 허무하게 끝났다.

다음은 3구간.

탐사가 주로 이루어지는 단계였다.

천중호수가 어떤 곳인지.

몬스터가 어디에 정착해 있는지 찾아야 한다.

미개척지를 공략하는 거라 위험할 수도 있었다.

이준은 2구간이 제일 지옥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이들은 3구간부터가 진짜라고 여겼다.

박정연과 한지유가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조금 더 가서 진을 치는 게 좋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천중수에서 샤크로아가 나타나면 피해가 커요.”

그때였다.

최대웅이 철혈검가와 신기지가를 보며 말했다.

“그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네.”

“무엇을 말입니까?”

이민욱이 그에게 묻자, 최대웅이 싸늘한 얼굴로 주변 인물들에게 시선을 던졌다.

“이곳에 우리 공략대를 음해하려는 놈이 있는 것 같네.”

최대웅의 말에 주변이 술렁거렸다.

“누굽니까!”

이민욱이 눈빛이 활활 타올랐다.

걸리면 아작을 낼 것 같은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최대웅이 신기지가를 쓱 둘러보다가 철혈검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하단 말이야. 우리 패왕도가는 무려 150명이나 사상자가 나왔어. 신력권가도 50명이 넘게 죽었고. 그런데 철혈검가와 신기지가는 사상자가 없다는 게 참 신기해.”

그의 말에 창궁단주가 발끈하고 나섰다.

“설마 저희를 의심하고 계신 겁니까?”

“너무 공교롭지 않나,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상당히 불쾌합니다. 저희는 패왕도가의 지원 요청에 응해서 공략을 도우러 왔는데 모함이라니요!”

창궁단주가 언성이 높아졌다.

“아직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았는데, 왜 흥분하고 그런가.”

최대웅이 말을 교묘하게 했다.

흥분하니까 범인 같지 않나, 란 말을 돌려 말했다.

그의 시선이 박정연에게 옮겨졌다.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말씀하세요.”

“천중수를 건널 때 패턴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느냐.”

“그건….”

그녀가 이준을 보았다.

패턴을 알려준 사람은 이준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박혁진이 말을 가로챘다.

“불쾌합니다. 아무리 풍사도라도 증거 없이 저희를 핍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증거라… 없긴 하지. 하지만!”

쿵!

최대웅의 몸에서 거대한 기운이 일시에 뿜어져 나왔다.

주변을 압도할 기세.

공기가 짓눌리며 숨을 쉬기 힘들어졌다.

“죄를 실토하게 만들 수는 있어.”

“흐윽….”

“억지… 부리지 마십시오.”

“나중에 보면 알겠지. 내 말이 맞나, 너희의 말이 맞나.”

최대웅은 한껏 억지를 부렸다.

최상위 각성자의 위치에 있는 그.

AA급 각성자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

그만큼 높은 위치에 있었으니까.

아래에 있는 이들은 모두 그의 말에 수긍을 해야 했다.

그게 약육강식, 강자 존의 세계였다.

‘이곳에서 죽으려고 아주 작정했어.’

[너희 세계도 참 인재가 없어. 적진에서 저런 병신 같은 짓거리를 하다니.]

여긴 세상 밖이 아니다.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게이트 한가운데.

아군끼리 믿지 못하고 부딪치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나 죽여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과 똑같았다.

최대웅이 되지도 않는 핑계를 대고 신기지가와 철혈검가를 핍박할 때, 이준이 나섰다.

“그만하세요.”

“네가 낄 자리가 아니다, 아가야.”

“병신 짓거리도 정도껏 해야 받아주지. 공략대를 이끄는 사람이 아군을 의심합니까? 그러니까 1, 2차 때도 개망신을 당하고 공략에 실패한 것 아닙니까.”

이준이 대놓고 최대웅을 까 내렸다.

적나라한 말에 최대웅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준이 말한 건 모두 사실.

AA급 각성자로서 자존심이 서지 않았다.

최대웅이 발끈하려는데, 이민욱이 먼저 꾸짖었다.

“너 따위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 하지 않았더냐! 썩 물러가 있어라.”

“뚫린 입 가지고 제가 말하는데 무슨 문제 있습니까.”

이준이 이민욱의 말을 받아쳤다.

그것도 아주 얄밉게 말이다.

이민욱은 권위 의식으로 가득 찬 인물이었다.

형님이 버린 자식이라지만, 조카.

작은아버지인 자신의 말은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 경박하기 짝이 없는 말버릇에 이민욱은 단단히 화가 났다.

“저, 저놈이!”

“아니꼬우면 여기서 공략대를 나누던가요.”

잠시 생각에 빠진 최대웅이 음흉하게 웃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최대웅이 기를 거뒀다.

무거웠던 공기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이준은 그가 저러는 이유를 잘 안다.

신력권가와 패왕도가의 인원을 합하면 200명.

철혈검가와 신기지가는 400명이다.

숫자는 이쪽이 많아도 무력만으로 놓고 보면 신력과 패왕 쪽이 한 수 위였다.

편이 갈라져도 자신 있단 소리다.

“동의한 걸로 알게요. 전 신기지가와 철혈검가에 합류하겠습니다.”

이준의 행동은 아주 건방졌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마냥 장내를 정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최대웅이 이민욱에게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민욱이 이준에게 손가락질을 해 대며 나무랐다.

“넌 신력권가 소속으로 왔다. 그런데 타 가문과 동행하다니. 정신이 있는 게냐!”

“제 자리는 그쪽에 없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는 게 좋지 않습니까.”

“당장 여기로 오지 못할까!”

“싫습니다!”

이준이 떼를 쓰는 것으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최대웅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만하게. 징징대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저 아이 마음대로 하게 해 주게.”

“하지만….”

“게이트 공략이 우선이지 않나. 마음 맞는 우리끼리 하세나.”

“알겠습니다. 이준, 가문으로 돌아가면 각오하는 게 좋을 게야.”

“돌아갈 일 없습니다.”

“저 자식이 그래도!”

이민욱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준으로 인해 권위가 바닥을 쳤다.

신력권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주먹을 꽉 쥐며 이준을 죽일 듯 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최대웅이 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린 수상 동굴 위주로 탐사하겠네.”

1, 2차에서 이미 갈고 닦아 놓은 개척지였다.

자신들이 먼저 안전한 곳을 선점한 것이다.

“후회하실 건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

“좋습니다. 그렇담 저희는 저곳을 탐사하죠.”

이준이 가리킨 곳은 동쪽, 빙하의 협곡이었다.

미개척지역이기도 했다.

어떤 몬스터가 나오고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곳이었다.

“행운을 비마.”

“저는 불운을 빌겠습니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이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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