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6화 (66/705)

제66화

- 나, 난이도 실화냐?

- 1, 2차 때도 이럼?

- 불패의 신화 인정한다.

- 이건 절대 못 깨.

- 2구간에서 이러면 어쩌자는 거냐.

- 3, 4구간 난이도 헬 예상이요.

천중호수의 난이도가 알려지고 나서 시청자는 급증했다.

안 보던 사람도 TV를 켰다.

일하던 사람은 하던 것을 잠시 멈췄다.

천중호수는 꼭 클리어해야만 하는 곳.

진동이 여러 차례 일어난 게이트였다.

몬스터가 게이트 밖으로 튀어나오는 전조 증상.

천중호수를 클리어하지 못하면 필시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날 터.

각성자가 아니라도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 게이트인지 안다.

-근데 이거 진짜 괜찮나. 4가문 후계자들 다 저기 들어가 있는데 뒤지면 어떡함…

-걔들도 레드존 게이트의 난이도가 이 정도일 줄 몰랐을걸?

-ㅇㅈ. 그러니 후계자들을 보냈겠지.

그 무렵.

신기지가의 인원은 이준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일정 인원이 지나가면 패턴이 변한다.

앞서 통과한 인원은 총 250명.

패턴이 3페이즈에 들어가려면 250명이 더 통과해야 했다.

신기지가는 안전했다.

[아까 패왕도가 봤지? 퍼지지 말고 무조건 일자로 통과해.]

[괜찮겠지?]

[너흰 철혈검가처럼 안전하게 통과할 거야. 나만 믿어.]

한지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따랐다.

그녀는 아주 작은 의문만이 떠올랐다.

‘이준이 천중호수 공략법을 어떻게 아는 걸까.’

한지유는 건너면서도 이준에 대해 생각했다.

정말 수수께끼의 인물.

소문으로 듣기로는 F급 각성자.

처음 봤을 때는 D급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B급을 넘어 무려 A급의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한지유는 애초부터 이준이 힘을 숨기고 있다고 여겼다.

그게 아니라면 등급이 수직 상승할 수 없었으니까.

또한 이준은 신기지가의 치부와 혈고독술까지 알고 있었다.

가문의 정보력을 가뿐히 넘긴다는 말.

대체 그의 뒤에 어떤 단체가 있는지.

까도 까도 새로운 사실이 나오는 이준이었다.

[패턴은 똑같아. 뒤편의 돌을 창이 부수면 앞으로 뛰어가면 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폭창이 돌계단을 향해 폭사했다.

50명씩 네 개의 조.

간격을 두고 일렬로 가니 피해가 덜했다.

신기지가는 수월하게 마지막 단계로 갔다.

다시 하늘을 수놓은 창의 비.

그들은 무기를 손에 꽉 쥐었다.

패왕도가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거의 머리 위까지 날아온 창.

그 순간 물기둥이 위로 치솟아 폭창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부르르-

아직도 힘이 남아 떨고 있는 창대.

한지유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게 조금 전 최대웅이 맞본 극한의 공포였다.

창이 천중수에 힘을 잃자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러길 세 번 더 반복하니 무사히 반대편에 도착했다.

“헉헉!”

물의 기둥에서 빠져나온 신기지가의 인원이 격한 신음을 토해 냈다.

“지유야 괜찮아?”

“…응 괜찮아.”

박혁진이 한지유를 부축해 줬다.

피해가 없는 걸 다행이라 생각한 철혈검가.

하지만 그들과 다른 생각인 이들이 있었다.

최대웅이 분한 얼굴로 신기지가와 철혈검가를 보았다.

‘우리만 피해가 컸어.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게 분명해.’

자신들만 피해를 입었다.

사실 흑사자단이 모조리 죽어도 상관없었다.

최태민만 살아남으면 된다.

하나, 살아 있는 손자가 정신을 놓다시피 하고 있었다.

패왕도가를 이끌어 가야 할 후계자가 공포에 사로잡혔다.

‘꼭 진상을 파헤쳐서 죗값을 물게 할 것이다.’

최대웅의 눈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 * *

‘신기지가는 다 건넜고, 이제 신력권가 차롄가?’

50명만 더 건너면 패턴이 변한다.

마지막 3페이즈.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했다.

‘중간에 패턴이 변하는 게 제일 위험한데 말이야.’

이준이 투신단을 보았다.

가문이 아닌 이민욱에 충성하는 자들. 회귀 전, 자신을 지독히도 괴롭혔던 이들이기도 했다.

이준이 그들의 안면을 일일이 보았다.

‘너희들에게 지옥을 선사해 주마.’

굳이 자신이 직접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었다.

게이트라는 훌륭한 수단이 있는데, 뭐 하러 불필요하게 힘을 쓸까.

쓸데없이 고급 인력 낭비였다.

“신기지가가 무사히 통과한 걸 보니, 우리도 괜찮을 듯싶다.”

“제가 먼저 건너겠습니다.”

“패턴 숙지했나?”

“옙!”

투신단주가 당차게 대답했다.

“좋다. 내가 뒤에서 보조하마.”

그들이 일렬로 섰다.

이준이 그저 보고만 있으니, 사형준이 말을 걸어왔다.

“안 가십니까?”

“가야지.”

“제 앞에 서십시오. 보조해 드리겠습니다.”

사형준이 이준을 보조해 준다고 하자, 이신이 발끈하고 나섰다.

“사대주는 나를 보필해!”

“천왕대가 도련님을 보필하고 있어 저라도 이준 도련님을 보필할까 합니다.”

“됐어.”

“그러면 저 말고 다른 대원들을 이준 도련님께 붙이겠습니다.”

“저딴 버러지가 중요하나? 천왕대는 나만 보호하도록.”

사형준의 이마에 내 천 자가 그려졌다.

현재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신의 목소리가 전부 방송에 송출되고 있을 것.

그의 인성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지만, 더욱 나락으로 처박히고 있었다.

또한 가문의 평판도 같이 떨어졌다.

이미 방송 채팅창은 불이 났다.

-인성 개쓰레기네.

-ㅋㅋㅋㅋ 사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워낙 뻔해서.

-대충 저런 집안들 견적 나오죠.

-신력만 콩가루겠냐ㅋㅋㅋㅋ 다 똑같을걸.

-이준 불쌍하다.

이신의 옹호하는 댓글들도 올라왔다.

- 짭새끼가 찐 털라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게 흑우 아님?

- 저걸로는 난 안 믿음. 난 중립 기어 박음.

이준의 편과 이신의 편이 서로 싸웠다.

불타오르는 채팅창.

역시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었다.

- 나 방금 치킨 주문함ㅋㅋㅋㅋㅋ 개난장판이네

- 팬X하우스가 아니라 신력하우스였나ㅋㅋㅋㅋ

- 이준이 얼굴에 점 찍고 돌아오면 갓--벽

두 편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그들을 부채질했다.

신력권가의 인원이 움직이고서야 채팅창은 잠잠해졌다.

그들의 신경은 화면 너머에 있었다.

과연 신력권가는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이대로 2구간을 클리어할 수 있을지.

흥분과 두려움,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한편 이준은 사형준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난 맨 뒤에서 갈 테니까 저 덜떨어진 자식이나 챙겨.”

“큭큭. 버러지 곧 죽여 달라고 애원하게 해 주마.”

“응. 그건 너야. 나한텐 해당 사항 아니야.”

이준이 계속 맞받아치며 응수했다.

예전이었다면 발끈하고도 남았을 법한 이신.

그러나 그는 스산한 웃음만 지은 채 몸을 움직였다.

“저 자식. 뭘 잘못 처먹었나?”

[저놈… 느낌이 좋지 않구나.]

‘이신이요?’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자세히는 파악할 수 없으니 저놈이 힘을 쓰는 걸 봐야겠구나.]

‘곧 볼 수 있겠네요.’

이준이 이신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마지막 마의 3페이즈.

이곳에선 절대 힘을 숨길 수 없었다.

AA급 각성자도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왔다.

이신 따위가 힘을 숨긴다 해서 될 게이트가 아니었다.

무극자 사부가 말한 그 힘이 어떤 건지 곧 알게 될 것이다.

* * *

돌계단이 다시 생성된 곳을 이민욱이 건너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 오는 투신단과 천왕대.

아직까진 별일 없었다.

“이제 창이 돌계단을 폭파시킬 것이다. 조심해라.”

“예!”

투신단과 천왕대가 우렁차게 대답했다.

곧이어 창이 하늘을 수놓으며 돌계단을 폭파시켰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

얼마 동안 장애물이 없었다.

다시 창이 하늘을 수놓기까지 달리기만 하면 됐다.

이민욱이 경공을 써서 움직이려는 찰나.

‘뭐지?’

발밑에서 미세하게 진동이 일었다.

그가 고개를 숙여 천중수를 보았다.

물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과민했나?’

이민욱이 다시 경공을 써서 앞으로 나아갔다.

또다시 느껴지는 진동.

눈에 내공을 집중해서 물을 자세히 쳐다보자, 그제야 이상이 있음을 감지했다.

‘물 밑에서 진동이 전해져 오고 있어.’

그가 서 있는 곳은 천중수의 한가운데.

뒤를 돌아보니 투신단과 천왕대 모두가 따라오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앞서가던 투신단의 조장이 이민욱에게 물었다.

“조장은 발밑에서 진동이 느껴지지 않나?”

“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안 좋은 느낌이 들어. 조금 더 속력을 내라고 전해.”

“예!”

투신단 조장이 앞서가고 있는 단주에게 이민욱의 명을 전달했다.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들의 목표는 공략대가 도착한 물의 계단.

그곳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서 달리고 또 달렸다.

그때였다.

그그그.

천중수의 물이 소용돌이치는 게 아닌가.

여러 군데에서 한꺼번에 일어난 변화.

제일 뒤편에 있던 이준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3페이즈의 전조 증상.

50명만 통과하면 바뀌는 패턴.

곧 지옥이 펼쳐질 것이다.

선두에 선 투신단주가 뒤편을 향해 소리쳤다.

“두 번째 창이 온다!”

그의 얼굴에 긴장이 역력했다.

저 엄청난 위력을 자랑한 폭창을 저항도 하지 않고 보고만 있어야 하니.

당연히 똥줄이 탈 것이다.

단주가 패턴을 그대로 따라 했다.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창이 부들부들 떨다가 힘을 잃었다.

“모두 물기둥으로 뛰어든다!”

단주가 제일 먼저 뛰어들었다.

곧이어 투신단도 뛰어들었다.

이민욱과 이신이 들어가려는 찰나.

물기둥이 붉게 변하는 게 아닌가.

이상함을 느낀 이민욱이 제자리에 멈췄다.

손을 들어 모두를 정지시켰다.

푸욱- 소리가 들리며 앞에서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까가강!

이민욱의 건틀릿과 창이 교차하며 쇳소리를 냈다.

“큭!”

그가 신음을 흘렸다.

“작은아버지!”

이신이 그의 신형을 뛰어넘으며 그림자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는데.

물기둥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나왔다.

그림자는 이신을 향해 창을 찔러 갔다.

창날이 회오리치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저리 비키지 못해!”

창과 이신의 주먹이 부딪치자, 커다란 소음을 일으켰다.

퍽-

뒤로 물러난 이신.

뒤늦게야 그림자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샤크로아?”

책에서만 보던 몬스터.

주로 물에 서식하는 놈이다.

상어 대가리에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등급은 레드급.

최상급의 게이트에서만 출몰하는 놈이다.

콰앙-

앞에서 폭음이 들렸다.

이민욱이 샤크로아의 몸을 짓뭉개 버렸다.

A급에서도 완숙에 든 경지를 가진 그.

레드급 몬스터라지만, 한 마리로는 이민욱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신아. 합공으로 빠르게 처리하고 여길 빠져나가자.”

“알았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이민욱이 합공을 제안했다.

그만큼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이야기.

무엇보다 이 아래는 천중수가 있었다.

여기서 오래 싸워 봐야 샤크로아에게만 유리했다.

이민욱과 이신이 돌을 밟고 샤크로아에게 쇄도하려는 찰나.

붉게 변한 물기둥이 사라졌다.

무언가 아래로 후두둑 떨어졌다.

사람들은 그게 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비, 빌어먹을!”

안으로 들어갔던 투신단이었다.

선두에 섰던 투신단의 단주가 물의 계단에 있는 걸 보면, 중간 지점에 있던 투신단의 시체라는 것.

아예 조각난 육편 덩어리가 천중수에 가라앉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취아아악!”

공중에서 괴성을 지르며 위엄을 뽐내는 녀석.

3페이즈의 중간 보스 몬스터인 샥쿠였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