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29화 (29/705)

제29화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로 화제가 된지도 모르는 이준은 청호의 보금자리에 있었다.

오아시스 옆 야자수 아래.

떨어진 보물을 주웠다.

하나는 무공서.

다른 하나는 아직도 활활 타오르는 불의 돌이었다.

이준은 무공서를 놔두고, 불의 돌을 주워 파랑이에게 건넸다.

“먹어 볼래?”

“뀨웃!”

녀석도 불의 돌이 양강의 기운을 지닌 물건인지 알아보았다.

“먹어 봐.”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을 향해 불의 돌을 던져 줬다.

조막만 한 주둥이로 받아 든 녀석이 바닥에 살며시 앉았다.

그리고 불의 돌을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파랑이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파랑이가 암화를 흡수합니다.]

[진행도: 1%]

불의 돌에서 나온 불꽃이 파랑이에게로 옮겨갔다.

“뀨웃!”

녀석은 고통스러워하기보단 도리어 좋아했다.

마치 힘을 얻는 것처럼 기운차 보였다. 그럴수록 불의 돌을 흡수하는 게 더 빨라졌다.

이준은 옆에서 신기한 듯 쳐다봤다.

“원래 이런 건가?”

그는 몬스터 조련사인 오태준이 자랑하며 떠들던 말을 떠올렸다.

-그때는 내 몬스터가 죽는 줄 알았다니까. 귀가 찢어질 듯한 울음소릴 내며 눈물까지 흘린 게 아니겠어? 저 지랄 맞은 성격도 그때 생겼지 흐흐.

오태준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다녔다.

흡수를 실패했다면 자신의 몬스터는 이미 재가 됐을 거라 했다.

소문으로 들었던 현상과는 달리 파랑이는 마기를 먹을 때보다 더 즐거워 보였다.

“등급에서 차이가 있어서 그런가?”

파랑이는 애초에 레드 급 몬스터다.

오태준의 몬스터는 화이트 급이었고.

불의 돌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는 차이가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진행도: 50%]

흡수가 절반가량 진행되자.

화르륵-

빨간색으로 타오르던 불꽃이 노란색으로 변했다.

그러더니 80%가 넘어갈 때는 짙은 보라색으로 변해갔다.

“뀨우웃!”

파랑이가 몸의 털을 바짝 세웠다.

거의 막바지에 다른 흡수.

불의 돌은 점점 힘을 잃어갔고, 파랑이의 기운은 더욱 커졌다.

파랑이의 몸을 뒤덮은 불꽃이 완연한 보라색을 뛰는 순간!

[진행도: 100%]

[파랑이가 암화를 무사히 먹어치웠습니다.]

[파랑이의 성장도가 증가했습니다.]

[현재 성장도: 35%]

흡수가 끝났다.

[모든 능력치가 재조정됩니다.]

[스킬 죽음의 불꽃을 배웠습니다.]

“뀨우!”

파랑이가 힘차게 울었다.

여전히 작은 몸집.

조금이라도 커질 법도 한데 그대로였다.

다른 게 있다면 파랑이에게서 느껴지는 기였다.

거대한 양강의 기운을 품고 있는 파랑이.

전과는 달리 굉장한 힘이 느껴졌다.

녀석이 풀쩍 뛰어 어깨에 올라탔다.

혀를 내밀어 자신의 얼굴을 핥고 볼을 비볐다.

“좋아?”

“뀻!”

녀석을 쓰다듬고 방금 배운 스킬을 확인하기 위해 창을 열었다.

[죽음의 불꽃]

등급: S

설명: 암화는 꺼지지 않은 불꽃입니다. 상대방의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계속 타오릅니다.

효과: 죽음의 불꽃 생성

“파랑이가 나보다 스킬이 더 좋구만.”

창을 닫고 마지막으로 파랑이의 변한 능력을 보기 위해 상태창을 열었다.

[기본정보]

이름: 파랑이 -성장도 35%

종: 청호(?)

희귀도: ??

속성: 불

호감도: 85

영역(2/2): 청호 보금자리(그린 존), 염화의 은신처(블루 존)

[능력치]

공격력: D 방어력: D 속도: ???

특수 공격력: D 특수 방어력: D

패시브 기술 - 마기(C)

액티브 기술 - 포식(SS), 죽음의 불꽃(S)

게이트에 데리고 가기 전과는 전혀 다른 내용들.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아니었다.

“능력치가 적어도 B급으로 올라가는 게 정상일 텐데.”

[등급은 높은데 성장도가 낮아 능력치 한계가 다른 것 아니겠느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뭐 몬스터를 키워 봤어야 알지.

오태준이 실컷 떠든 이야기 말곤 아는 게 없었다.

무엇보다 현재는 몬스터를 키우는 야수공이 인기가 바닥을 치는 상태.

그래서 더욱 정보가 없었다.

“불의 돌과 비슷한 등급의 아티팩트를 하나 더 먹이면 그때 알겠죠?”

[그때도 능력치가 S급이 안되면 한계치가 다른 것이니라. 그보다 너도 분발해야 한다.]

“예.”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랑이가 급한 게 아니다.

자신은 아직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각성자.

적어도 AA급은 되어야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대처를 할 수 있었다.

[네 정체를 숨긴다 해도 꼬리는 밟히기 마련, 그 전까지 최대한 강해져야한다.]

“명심할게요.”

이준이 파랑이의 상태창을 껐다.

이제는 자신의 순서.

염화의 은신처를 깨면서 얻은 포인트를 투자할 차례였다.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은거자(2) - 대자연의 축복(0/650,000)

무공(1) - 무극창법(0/3,000,000)

능력치(14) - 힘+15(0/100,000)

∴테크트리 포인트 2,700,000p

[무극창법을 배우면 좋으련만. 포인트가 부족하구나.]

“이번에는 찍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거예요?”

[아둔한 제자야. 한 번 써먹은 방법을 또 한다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것이니라.]

“저도 두 번은 안 속습니다.”

이번에도 능력치 항목에 올인할 예정. 무려 스무 개의 능력을 찍을 수 있었다.

“우선 모든 능력치를 200에 맞춰 놔야지.”

[체력 +15를 획득하였습니다.]

[새로운 항목이 개방됩니다.]

[체력 +15(100,000)가 생성되었습니다.]

[체력 +15를 획득하였습니다.]

[새로운 항목이 개방됩니다.]

……

……

체력과 신체, 민첩을 각각 4개씩 올렸다.

그러자.

[군림보의 사용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드디어 군림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됐다!”

그리고 힘 스탯을 2개 더 찍었다.

능력치를 찍고 남은 포인트는 1,300,000p였다.

“대자연의 축복을 찍을까 아니면 남겨 뒀다가 무극창법을 찍을까?”

이준이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

무극자 사부의 말이 자꾸 귀에 맴돌았다.

포인트가 충분하면 무극창법을 찍는 게 좋다는 말.

그게 마음에 걸려 남은 포인트는 킵하기로 했다.

“남은 건 나중에 찍어야지.”

이준이 뿌듯한 얼굴로 자신의 루트창을 보았다.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은거자(2) - 대자연의 축복(0/650,000)

무공(1) - 무극창법(0/3,000,000)

능력치(28) - 민첩+15(0/100,000)

∴ 테크트리 포인트 1,300,000p

능력치 항목의 숫자가 14였던 게 어느새 28로 바뀌어 있었다.

저 숫자를 100으로 올려놓으면 자신이 어떻게 변할까.

아주 궁금했다.

“이러니까 보기 좋네.”

이준은 상태창을 보면서 파랑이의 홀로그램을 봤던 것과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기본 정보]

칭호: 은거자의 막내제자 (외1)

이름: 이준

나이: 18

잠재력: 등급 외

고유 스킬: 혼원신공(SSS), 군림보(B)

일반 스킬: 흡혈마공(A), 천왕보(B), 패권(B), 십보신권(C), 비룡신법(C), 만독수(C), 칠절참흔(C), 연환창법(C)

특성: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청호 보금자리의 주인(S)(외1)

∴테크트리 포인트 1,300,000p

[능력치]

체력: 206/300

신체: 208/300

힘: 220/300

민첩: 210/300

-특수항목-

내공: 450/1000

정신력: 300/300

-상태-

전투력 +10%, 모든 속성 친화력 +20%

좋았다.

아주 좋았다.

모든 능력치가 A급 각성자와 대등했다.

200이란 숫자들이 300을 넘는다면 AA급으로 올라설 터.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끌끌.]

“왜 그러십니까?”

[아니다. 끌끌.]

무극자 사부가 대답해 주지 않고 웃기만 했다.

그의 반응에 왠지 능력치를 잘못 찍은 듯한 쎄한 느낌이 들었다.

왜일까. 기분 좋았던 느낌은 어디 가고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걸까.

이준이 고개를 흔들어 불길한 생각을 날렸다.

“제자를 놀리시면 재밌습니까?”

괜히 무극자 사부에게 퉁명스럽게 말하니.

[내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구나, 제자야.]

돌아오는 대답이 더욱 이준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 * *

학교 이사장실.

현장학습이 끝나고 한지유는 한민성을 찾아왔다.

똑똑.

“작은 아버지. 지유에요.”

“오, 어서 들어와.”

“언니도 있었네요.”

“네. 아가씨.

한지유가 남 비서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

“그래. 이준 학생은 어때 보였어?”

“옆에서 계속 지켜봤는데… 아직 모르겠어요.”

“지유 너도 말이냐?”

“네.”

한지유의 안목은 신기지가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그녀는 실력과 더불어 스카웃 능력도 뛰어났다.

그런데 이준은 모르겠단다.

한민성이 놀랄 만도 했다.

“확실히 이준 학생이 뛰어나긴 해. 네 안목을 속인 걸 보니 말이다.”

“무슨 소리세요?”

“이걸 봐라.”

한민성이 남 비서에게 눈짓하자, 그녀가 사진 몇 장을 한지유에게 내밀었다.

“이건 뭔가요?”

“이준의 행적에 대한 사진이다.”

한지유가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하나 같이 화이트 존 게이트 앞에서 찍힌 사진들.

한지유가 설명을 요하는 눈빛을 보냈다.

“CCTV에 찍힌 걸 화질 좋게 복원한 겁니다.”

“사진이 깨끗하지 않군요. 비선의 CCTV였으면 초고화질이었을 텐데요.”

“어떤 이유에선지 몰라도 전파 방해를 받은 듯합니다. 이 정도 화질로 복원한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흐릿하긴 했으나 이준이었다.

그와 비슷한 체격, 이목구비.

거기다 교복에 후드티까지.

도포만 걸치지 않았다.

빼박 이준이었다.

“이걸로 이준이 게이트를 정화했다는 걸 증명할 수는 없어요.”

한민성도 그에 동의했다.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다. 그런데 말이야.”

“다른 게 있나요?”

“네가 학교에 나온 날. 태성은행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그게 왜요?”

“이준이 마정석을 팔고 갔다는구나.”

“네?”

한지유의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용산에 위치한 학교와 강남의 태성은행과는 못해도 20분 거리. 각성자라면 충분히 10분 내외로 돌파할 수 있는 구간이긴 했다.

그래서 그건 예외로 쳤다.

하지만 마정석을 감정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파는 절차를 진행하려면 못해도 30분은 걸렸다.

이준이 태성 은행과 학교를 갔다 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것보다 마정석의 등급은 어느 정도로 떴나요?”

“B급 마정석. 그중에서도 최상급품이라는구나.”

한지유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B급 마정석이면 적어도 5000만원.

최상급품 정도면 1억은 호가한다.

그 정도 물건은 블루존에서도 잘 뜨지 않았다.

아니, 뜬다 해도 보스 몬스터를 죽여야 얻을 수 있었다.

“작은 아버지도 이준이 청호를 죽여서 얻은 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내 생각은 그래.”

“1억짜리 마정석이 나올 만한 곳은 주변에 청호의 보금자리뿐이긴 해요.”

“더 놀라운 사실은 뭔지 알아?”

“또 있나요?”

한민성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그의 표정을 본 한지유는 일이 생각보다 복잡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준 학생이 학교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거다.”

“그 시각 은행에 있었다면서요?”

“그랬지. 그런데 비선들 말로는 이준 학생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다른 출구로 나오는 걸 못 봤다는구나.”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비선이 놓친 거 아닐까요?’

한민성이 고개를 저었다.

그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정확히 40분 후. 화장실에서 나왔다는 보고다.”

“그가 서양의 마법인 텔레포트라도 배웠다는 말인데….”

여기가 외국이라면 또 모를까.

이건 더 말이 안됐다.

아시아 국가는 마법이 아닌 무공을 선택해 대대로 내려오고 있었으니까.

“이준 학생은 실력을 숨기고 있어.”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실력이 어느 정도냐는 건데….”

“청호를 잡은 걸 제외하고도, 절 상대로 이기기도 했어요. 적어도 B급은 되지 않을까요?”

한지유 치고는 굉장히 후한 평가였다. 그보다 그녀가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어디서 갑자기 그런 힘을 얻었을까요?”

“나도 그게 궁금해.”

“그에게 더 호기심이 생기네요.”

“이준이 B급보다 더 높은 등급이라면 우리 가문에서 꼭 얻어야 한다.”

한지유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신력권가야.”

“그건 괜찮을 것 같아요.”

“어찌 그리 확신하냐.”

그녀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준은 자신을 버린 신력권가에 안 좋은 감정이 있어요. 고인이 된 강민재 조장하고도 서로 살기를 주고받기도 했고요.”

“우리에겐 좋은 소식이긴 해.”

한민성이 흐뭇해했다.

18살 나이에 최소 B급 각성자.

노력 여하에 따라 성인이 되기 전 A급이 될 수 있다.

천재라면 그 윗단계인 AA급으로 성장할 테고.

자신이 이준에게 관심을 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설득할 수 있겠어?”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서라도 영입해야죠.”

현재 오대가문의 세력은 고무줄처럼 팽팽하다.

여기서 이준 같은 정체 모를 각성자가 어느 한쪽 편에 선다면?

팽팽하던 균형의 추가 위태로워질지 모른다.

그가 판을 깨려고 작정하면 균형이 와르르 무너지는 건 한순간.

무력이 약한 신기지가가 제일 먼저 추락할 것이다. 자신들이 인재들에게 목을 매는 이유였다.

“제가 그에게 먼저 말을 꺼내 볼게요.”

“이 삼촌은 지유 네가 잘하리라 믿는다.”

“맡겨주세요.”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