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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아픈데 종족이 따로 있나요? (26/145)


26화. 아픈데 종족이 따로 있나요?
2022.04.30.


다른 걸 생각하기도 전에 나는 일단 나타니엘의 위로 몸을 날렸다.

반지의 마법을 발동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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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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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비 전하?”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연기가 걷히자 나와 나타니엘이 사라진 걸 알아차리고 당황했다.

나는 이제는 익숙해져서 하나도 떨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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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께서 아프셔서 마력이 멋대로 폭주하나 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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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그럴듯한 거짓말이었다.

다들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공포에 질린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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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가라. 그리고 내가 들어오라 할 때까지 이 방에 아무도 들이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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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

기다렸다는 듯이 방을 나가는 의사와 하녀들을 보며 나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스르륵 침대에서 내려와 반지의 마법을 풀자 색색거리며 누워 있는 새끼 용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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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약을 먹여야겠다.”

나는 의사가 두고 간 가루약을 물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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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약이라 좀 쓰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새끼 용의 얼굴을 살짝 들어 올렸다.

나름 파충류라 서늘한 몸체가 열로 미지근해져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새끼 용의 입을 열어서 약을 탄 물을 넘겨주었다.

맛이 끔찍한지 팔과 날개를 파닥거리는 게 불쌍해 보였다.

하지만 컵 안의 물이 다 빌 때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약까지 먹고 나자 눈을 뜬 나타니엘이 힘없이 커다란 눈을 깜빡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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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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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심지어 글씨도 힘이 없어 보였다.

나는 물수건을 가져와 그의 몸을 닦아 주었다.

열이 나는 와중에 시원한 것이 닿자 기분이 좋은지 나타니엘의 눈이 느리게 깜빡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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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프면 이야기해요. 다른 약을 받아 올게요.”

내 말에 나타니엘이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일자로 엎어진 그의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닦아 주었다.

처음에는 몸에 힘을 주던 나타니엘이었지만, 시원해서인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곧 약 기운이 돌았는지 고롱고롱 잠이 든 그를 보고 난 창문을 살짝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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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그 나타니엘이 설마 감기에 걸려서 쓰러질 줄이야.

역시, 어젯밤에 비를 맞아서 그런가.

안쓰러운 마음에 괜히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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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이―.”

기운 없는 울음소리에 나는 나타니엘 근처로 다가갔다.

머리에 손을 올려 열을 확인하자 조금 내려간 게 느껴졌다.

나는 일단 황제에게 연락을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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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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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니엘이 아파?”

황제는 황태자궁에서 보낸 시종의 말에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나타니엘은 단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

그래서 황제는 나타니엘이 앓는 모습을 상상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타니엘이 아프다는 건 거짓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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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나니 황태자비가 좋아 죽겠나 보지.’

그래서 황제는 멋대로 생각했다.

하긴, 신혼이니 눈만 마주쳐도 불타오를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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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사납게 되었군요. 출발 전에 우리 헨리에게 1등을 하겠다니 어쩌니 하더니.”

옆에서 몰래 듣고 있던 황후는 이때다 싶어서 끼어들었다.

시간을 보아하니 분명 대단한 동물을 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분명 자신의 기사들이 알려 줬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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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이걸.”

시종은 품에서 마석을 꺼내 황제에게 건넸다.

투명도와 크기를 보아 모두 상급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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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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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께서 잡은 마물에서 얻어 낸 전리품입니다.”

황제는 가만히 마석을 내려다보았다.

나타니엘의 말이 진짜라면 지금 저 숲에 마물이 살고 있다는 뜻이었다.

오래전에 이 땅을 차지했던 마물은 모두 국외로 밀어낸 지 한참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마물이?

황제는 등골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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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워 온 것 아닙니까? 마물이 어떻게 황실이 관리하는 숲에 있다는 겁니까?”

황후의 심드렁한 반응에도 황제는 말이 없었다.

그는 자기 아들이 고작 이런 장난을 칠 정도로 한가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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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회를 중단시켜라. 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 연회에서 사유를 밝힐 거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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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지금 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믿으시는 겁니까?”

황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황제의 뒤를 쫓아가며 소리쳤다.

황제는 가던 길을 멈춰 서서 뒤를 돌았다.

귀찮고 짜증 난 기색이 역력한 그는 황후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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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실이라면 마물을 누가 잡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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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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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사람 중에 희생자 하나 안 내고 마물을 잡을 사람이 누가 있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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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후는 황제의 말에 대꾸할 수 없었다.

어떤 마물은 혼자서도 기사 수십은 죽일 수 있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마물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제국에 몇 없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나타니엘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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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일단 철수한 뒤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낫지. 황후는 연회를 내일로 미룬다고 통보하도록 하시오.”

말을 마친 황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차에 올랐다.

혼자 남은 황후는 드레스 자락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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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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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황후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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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비에게 내일은 아파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타니엘과 연회에 참석하라 전해요.”

당황하는 시종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황후는 막사 안으로 돌아갔다.

* * *

늦은 새벽, 나타니엘은 잠에서 깼다.

기지개를 켜며 몸을 늘리자 여기저기서 소리가 났다.

그는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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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툭, 소리와 함께 침대의 옆,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제이나의 다리가 뚝 떨어졌다.

나타니엘은 가만히 그녀를 보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기억을 되살려냈다.

그러자 제이나가 자신을 여기까지 데려오고, 병간호도 해 줬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타니엘은 제이나의 옆에 서서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부드러운 달빛에 반짝이는 백금발, 하얗고 조그마한 얼굴 안에 오밀조밀 자리 잡은 이목구비는 누가 봐도 아름다웠다.

그는 손을 뻗어 제이나의 뺨을 만지작거렸다.

제이나는 몰랐지만, 나타니엘은 종종 잠에서 깨어나 그녀의 얼굴을 만지작거릴 때가 있었다.

자신과 달리 부드럽고 따뜻한 몸은 그저 손만 대고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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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제이나는 자세가 불편한지 이마를 찡그리며 웅얼거렸다.

나타니엘은 컵을 내려놓고 제이나를 안아 들었다.

늘 자신에게 큰소리치고 당당하던 여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고 가냘파 보였다.

나타니엘은 제이나를 침대에 내려놓고 옆에 앉았다. 그런 뒤 제멋대로 흐트러진 제이나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옆에 누웠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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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

얼굴을 만지작거릴 때보다 기분이 훨씬 좋았다.

나타니엘은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품 한가득 끌어안았다.

눈을 감자 제이나의 몸에서 나는 달큼한 향기가 더욱 기분을 좋게 해 줬다.

나타니엘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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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나는 몸을 누르는 묵직한 감촉에 눈을 떴다.

나타니엘이 내 몸을 뒤에서부터 꽉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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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비록 결혼한 후 시간이 좀 지났지만, 부부다운 접촉은 거의 없었다.

키스라든가, 포옹 같은 건 모두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 적당히 흉내를 내는 게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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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잠결에 끌어안은 건가?’

나는 꿈틀거리며 뒤를 돌았다.

새근거리며 잘 자는 나타니엘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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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다물고 있으면 미남인데.’

미남이라는 말로만 수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긴 하지만.

순간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눈꺼풀 아래에 숨어 있던 붉은 눈동자가 내 얼굴을 그대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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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어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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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직 비몽사몽인 그가 날 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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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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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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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

말을 마친 나타니엘은 날 다시 꽉 끌어안았다.

적당히 서늘한 몸과 손바닥에 닿아 오는 단단한 근육의 감촉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래서 남편은 잘생긴 게 최고라더니.

툴툴거리며 짜증 낼 때는 얄미워 죽겠지만, 이럴 때는 또 나름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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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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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다.”

심드렁한 반응에 나는 간신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침대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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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말해 봐요.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아직 잠에 잔뜩 취한 나타니엘은 내 채근에 겨우 눈을 뜨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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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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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기가 아프다는 것도 몰랐잖아요.”

생각해 보니 나타니엘은 본인이 감기에 걸린 거도 못 알아챈 사람이다.

재빨리 손을 뻗어 그의 이마에 올렸다.

나타니엘은 갑작스러운 접촉에 당황한 듯 움찔거렸다.

물론 그런 반응은 가볍게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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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열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의사를 불러서 확실하게…… 으악!”

나타니엘이 내 몸을 휙 잡아당겼다. 강한 힘은 아니었지만, 약하지도 않아서 속수무책으로 그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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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대로 있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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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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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고 피곤해.”

마치 아이가 투정 부리는 듯한 나타니엘의 목소리에 나는 크게 당황했다.

시간을 확인해 보자 아직 이른 시간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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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럼 이건 놓고 주무세요.”

내 말에 나타니엘은 대답이 없었다.

나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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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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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좋아.”

뭐가 좋다는 거냐고 묻기도 전에 나타니엘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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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힛!”

그는 내 목에 뺨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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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나, 네게서 좋은 향이 나.”

아직 잠에서 덜 깬 건가?

나타니엘은 내 몸에서 좋은 향이 난다는 둥, 부드럽고 말랑거려서 인형 같다는 둥 이상한 말을 늘어놓았다.

듣는 내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참신한 칭찬과 변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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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어요. 잠깐만 더 자는 거예요?”

나는 어젯밤 황후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연회에 참석하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던 것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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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괜찮겠지.’

다른 것도 아니고 아파서 못 나가는 건데 설마 사람들 많은 곳에서 한소리 하진 않겠지.

나는 나타니엘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우리는 불안을 이기지 못한 시종이 침실 문을 두들길 때까지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 * *

시종의 도움으로 늦지 않게 연회 준비를 마쳤다.

내가 준비한 연회이니 참석하지 않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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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비 전하.”

입에 발린 말이라고는 거의 하지 않는 하녀들이 오늘따라 칭찬을 많이 했다.

나타니엘의 정장과 색을 맞춘 연한 푸른빛이 도는 드레스는 어깨 부분이 시원하게 파여 있었고, 진주로 장식해서 반짝반짝 빛났다.

결 좋은 금발을 깔끔하게 틀어 올리고 사파이어와 진주로 만들어진 핀으로 장식했다.

내가 봐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기에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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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니엘에게 이 색이 잘 어울릴지가 걱정인데…….’

힐끔 문 쪽을 바라보자 마치 짠 것처럼 시종이 나타니엘의 방문을 알렸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자 나타니엘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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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그의 모습을 보며 나와 주변에 있던 하녀들은 순간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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