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8. 선물 (38/88)


#38. 선물
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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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똑똑해 보였는데 생각보다 미련하구나. 황궁에서 지나친 참견은 독이 되어 돌아오니 조심하거라.”

벨리아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하지만 단호한 황후의 표정에 벨리아는 아무런 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사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찌 그것이 독임을 알았느냐고, 왜 독인 줄 알면서도 거부하지 않은 채 그대로 마시고 있냐고, 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벨리아가 떨리는 눈동자를 숨기지 못하고 황후를 바라만 보고 있자, 황후가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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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어.”

그러곤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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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더는 찾아오지 말아라. 한번 얼굴을 보았으니 되었다.”

할 일을 마쳤다는 듯, 황후는 벨리아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이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벨리아의 찻잔을 들어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찻잔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에 시녀들이 들어오려는지 문밖에서 소란이 일었다.

벨리아가 작은 목소리로 황후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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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버티는 게 답이 아님을 황후 폐하도 아시지 않습니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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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벨리아는 가만히 찻물이 흥건하게 쏟아져 있는 바닥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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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독제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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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황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건 불가능해. 그러니 성분을 분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불가능하지.”

그에 벨리아가 무어라 대답하려는 찰나, 문밖에서 들어가도 되겠냐는 시녀의 물음이 들려왔다.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려는 벨리아의 등 뒤로 아주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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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드를 잘 부탁한다.”

벨리아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돌려 처음 들어왔을 때와 같이 제국의 완벽한 예법으로 황후에게 예를 다 했을 뿐. 그 모습을 보고 황후가 웃었던 것도 같다.

그 순간 황후가 어째서 오명을 자처하고 황후궁에 틀어박혔는지 깨달았다.

쓸모없는 황후임을 자처해 조금이라도 오래 황궁에 머물기 위해.

황제의 관심이, 황비의 관심이 제게 오지 않도록.

오롯이 황후로서 버티기 위해서.

벨리아는 입술을 꾹 깨물고는 다시 뒤를 돌아 손잡이를 붙잡았다.

황후를 내쫓는 것은 제국법상 불가능했다. 그랬기에 라울도 자신을 죽이는 것을 택했다.

지금의 황제도, 서서히 황후를 죽이려고 하고 있다.

그녀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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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착각이 아니었어.’

벨리아가 황후의 방을 나가며 닫히는 문틈 사이로 무심코 안을 바라보았을 때, 황후는 무척이나 따뜻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스쳤다. 그래서 문이 완전히 닫히는 그 순간까지 황후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세상과 단절되는 소리처럼 들렸다. 괜히 눈이 시큰거렸다. 하지만 눈물을 보일 순 없기에 위를 올려다보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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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아.”

칼리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황후궁을 나서자마자 곁으로 다가와 벨리아의 상태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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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요.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벨리아는 조금은 힘없이 웃으며 칼리드의 손을 꼭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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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황후와의 만남이 강렬했기에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일까. 황제에게 인사를 하러 갔을 때는 생각보다 별일 없이 무난하게 지나갔다.

황제는 두 사람의 약혼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금광의 지분을 나눠 받을 수 있었다. 그건 황제에게 만족감을 주었고 그 원인이 벨리아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귀빈을 맞이하듯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 같았으나, 막상 벨리아를 마주한 황제의 태도는 예상대로 썩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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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 노친네는 언제 죽는다고?”

칼리드는 황제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기분이 영 좋지 않은지 계속해서 황제가 죽는 날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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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드.”

솔직하게 말하자면 황제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진 않았다. 하지만 황제궁 앞에서 꺼낼 이야기는 아니었다.

칼리드도 대답을 바라고 물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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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정말이지 마음에 안 드는 늙은이란 말이지.”

벨리아를 살펴보는 황제의 시선에서 못마땅한 감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아끼는 아들을 거절한 벨리아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귀찮다는 티를 내며 으레 하는 말만 뱉어내는 꼴을 보고 있자니 칼리드는 자꾸만 화가 부글부글 차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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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다행이에요. 이것저것 캐물었으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칼리드는 벨리아가 자신을 배려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 사실이 고마워 그는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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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환영하는 파티가 며칠 후에 열릴 거야. 그러니 그때까지는 조금 더 여유를 만끽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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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놀고 싶은 것뿐이잖아요.”

벨리아가 눈을 흘겼다.

칼리드는 쿡쿡, 웃음을 흘리더니 벨리아의 손을 붙잡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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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그대를 파티에서 소개하면 앞으로 수많은 곳에서 초대장이 쏟아지겠지. 그럼 난 그대를 독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거고. 그러니 지금 잔뜩 독차지해 두어야지 않겠어?”

칼리드는 이런 말을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뻔뻔하게 꺼내었다.

그렇게 제 감정을 서슴없이 말하는 칼리드를 보며 벨리아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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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흐. 그게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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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달리 나는 늘 한가하거든. 찾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황제가 칼리드에게 맡기는 업무는 대부분 잡일 정도라, 실제로 그가 궁 안에서는 하는 일이 별로 없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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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극단적으로 라울을 밀어주고 있어.’

성과가 있을 법한 일들은 모두 라울에게, 쓸모없고 귀찮기만 한 일들은 칼리드에게.

너무나도 확연히 눈에 보이는 차별이라 벨리아도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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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황자가 한량처럼 놀기만 한다는 이야기, 못 들어 봤어?”

칼리드는 계속 벨리아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수작을 부렸다.

하지만 벨리아는 그가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무척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며 보냈다.

매일 여기저기에서 보고가 올라왔다. 그가 일을 처리하며 항상 바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자꾸 거짓말을 해댄다.

말도 안 되는 투정이었지만, 벨리아는 모른 척 웃으며 칼리드에게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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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며칠 동안은 제가 당신과 놀아드리면 되는 걸까요?”

벨리아가 사랑스럽게 말하며 칼리드를 올려다보자 칼리드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혹시 놀아준다는 말에 기분이 상한 걸까 싶어 벨리아가 그의 표정을 자세히 살피는데, 어째 눈빛이 곧게 자신을 향한 걸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괜히 민망해진 벨리아가 큼큼 헛기침을 내뱉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그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칼리드의 팔이 조금 허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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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보다 그 사람을 골려줄 방법이 하나 생각났어요.”

그 말에 칼리드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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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지?”

시기가 제대로 기억나진 않았지만, 이전 삶에서 자신이 제국에 오고 난 이후 라울이 큰 곤란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

황제의 명으로 수도에 퍼져 있는 불법 도박 시설을 잡아내는 일을 수행하던 도중, 그가 우연히 접한 도박에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명을 따라야 했기에 도박 시설 대부분을 없앴지만 단 한 곳을 남겨두었었고, 그곳에서 라울은 수시로 도박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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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불법 카지노…….’

제국에서 카지노 자체가 불법은 아니었다. 그래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라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했다.

그렇게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카지노가 몇 군데 있었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소규모의 내기는 법으로 허락된 바 있었다. 그것은 카지노를 귀족들의 사교의 장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중 한 군데에서 불법적으로 도박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벨리아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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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얘기하긴 좀 그렇고요. 이따 자세하게 설명해 줄게요.”

근처에 서성이는 자들을 눈치챈 벨리아가 싱긋 웃으며 말을 멈췄다.

칼리드에게 불법 도박 시설을 잡아내는 일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확인을 하고 터트릴 시기를 결정해야 했다. 이걸 잘만 이용하면 라울의 이름에 작은 흠집 정도는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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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황제가 라울이 불법 도박장에 드나들었다는 이야기가 퍼지는 걸 기를 쓰고 막아냈어.’

이번엔 그 이야기를 자신들이 먼저 터뜨려 반듯한 라울의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무너지게 만든다면 아주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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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곧바로 황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번엔 황제가 끼어들 틈도 없이 퍼뜨려야지.’

이게 라울의 위치를 휘청거리게 할 만큼의 큰 타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원래 견고한 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가장자리부터 차근차근 땅을 파 내려가 지반을 약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나. 그 작업을 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니 조급함이 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그때 칼리드가 무척이나 즐겁다는 듯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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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침 라울 녀석에게 선물을 하나 보낼 생각이었는데. 우린 같은 생각을 했군?”

벨리아의 회귀 사실을 들은 이후부터, 칼리드는 어쩐지 이대로 참고 넘어가긴 못마땅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은 그녀의 마음을 온전히 얻고자 이렇게 전전긍긍하는데, 라울은 벨리아가 겪었던 또 다른 삶에서 내팽개친 것도 모자라 그녀를 죽이기까지 했다니.

게다가 그녀가 상처받아 마음의 문을 꽁꽁 걸어 잠그게 만든 것도 라울이 아니던가.

제가 이리 애쓰는 것도 죄다 라울 때문이라 생각하니 자꾸만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물론 벨리아를 위해서 노력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그게 라울 때문이라는 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 나름의 작은 선물을 준비한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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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무엇인지 물어도 될까요?”

벨리아가 무척 궁금해하며 묻자 칼리드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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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게 보낸 첩자들?”

그 말에 벨리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놀라워했다.

그걸 벌써 다 잡아냈다고?

언제 한번 그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었다. 라울이 그를 감시하고 염탐하기 위해 그의 주변에 첩자들을 꽤 보내두었다고. 그런데 그걸 이미 알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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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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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건 금방 알아차리지.”

이전에도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왜 라울에게 반격하지 않고 그대로 물러섰을까.

어째서 대공령으로 향했던 그가 단 한 번도 수도에 오지 않았을까.

벨리아는 의문을 꾹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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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도 나는 그대가 또 어떤 재밌는 일을 생각해냈을지 궁금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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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척 즐거워할 거라 장담할 수 있어요.”

벨리아가 씨익 웃었다.

자꾸만 기대를 끌어올리는 대답에 칼리드가 벨리아를 채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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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힌트라도 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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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벨리아가 칼리드의 어깨를 붙잡고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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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이 도박에 빠질 거예요.”

작게 속삭인 벨리아의 말은 칼리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였는지 그의 눈이 커다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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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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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며 벨리아가 쿡쿡 웃음 짓고는 보란 듯이 그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칼리드가 그런 그녀의 행동에 하하, 웃음소리를 내었다.

뒤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던 이들에겐 그저 사이좋은 연인처럼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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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건 둘만 있을 때 얘기해요.”

본격적으로 라울을 방해해야겠다는 생각에 벨리아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가 가진 것을 차근차근 하나씩 빼앗아 올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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