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에 나왔던 영남 빨치산부대 대장 최종하(최제우의 조부)는 오늘화를 포함하여 최옥(최제우의 부친)으로 수정합니다. 혼동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1. 동학사는 통일신라 때부터 내려오는 오래된 절입니다. 물론 전통 건축물이 다 그렇듯이 중간에 몇 번 불타고 다시 짓기는 했습니다.
이곳은 주로 숙종대에 이슈가 됩니다. 윤증과 송시열이 모여 윤휴가 사문난적인가 아닌가를 논쟁한 적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작중 나온 것은 그 후에 이이명이 단종과 사육신 복권을 주장하며 펼친 주장입니다.
좀 미심쩍긴 한데, 이이명이 주장하기를 '세조가 거둥하여 보니 그곳에서 중이 계유정난 당시에 죽은 신하들의 초제를 지내고 있었다(이건 사실 세조가 불제를 지냈다고 할 수 없으니 돌려 말한 겁니다)' 고 합니다.
세조는 분명 즉위 후 단종과 사육신의 영을 위로한다고 계룡산에 초혼각지를 만들긴 했습니다만 이이명이 말한 것과 같은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선 세조실록에는 그러한 기록이 등장하지 않으며, 이이명도 '세상에서 전하기를' 어쩌고 했으니 그냥 질러본 것 같긴 합니다. 2백 년 전인데요, 뭐.
어쨌든 이 말은 곧 세조도 사육신을 용서했다(누가 누굴 용서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는 뜻이요, 세조가 죽을 때 예종에게 '너는 고지식하게 내 전철을 좇지 말고(여러 가지 의미로 좇으면 안 되긴 합니다) 임기응변의 변화를 취하라' 라고 하였으니 세조와 버성긴 일로 노산군이며 사육신을 아직까지 찬밥 대우할 수는 없다는 게 노론과 이이명의 논리였습니다.
더 확대 해석하면 세조의 체면보다 충효인의의 권장이 더 우위에 있다는 신권-왕권 경쟁의 하나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숙종 말기에 왕호 추복이 결정되죠. 그 전부터 중종 때 소릉이 지어지고, 숙종 초에 노산군에서 대군으로 높이는 등 단계적 절차는 밟고 있었긴 했습니다.
2. 몽블랑은 하얀Blanc 산Mont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선 번역명이 백산인 거죠(작중 창작입니다). 다만 몽블랑은 산 하나를 말하는 거고 알프스 산맥 자체를 말하는 건 아닙니다.
3. 시준이 생각한 영화는 유명한 '몰락' 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 장면은 유명하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요.
4. 메테르니히는 아시다시피 빈 체제를 성립시킨 유능한 외교관이자 오스트리아의 제국재상이죠. 작중 나온 드레스덴에서의 언쟁도 실제 1813년 있었던 일입니다. 둘이 막후 비밀 협상 좀 하려다가(그래서 일종의 이국적 취향 별궁인 중국관에서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빡쳐서 싸우는 바람에 온 유럽에 알려지게 된 겁니다.
5. 메테르니히는 사생활의 면에서 작중 나온 대로 난봉꾼이기도 했습니다. 루이 15세가 그러했듯 사실 이게 이 시대 귀족의 전사적 미덕 중 하나였긴 합니다.
이것은 나중에 ‘자유주의의 적’이 되어버린 메테르니히를 부르주아들이 도덕적으로 공격하는 주요 레퍼토리 중 하나가 됩니다.
첨언하자면 메테르니히는 굉장히 오래 살았기 때문에, 젊었을 때의 모습은 초상화로 남았고 말년의 모습은 사진으로 남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냥 인간 자체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사진 기술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었죠.
6. 푸셰의 아내, 오트란토 공작부인 잔은 실제 1812년, 그러니까 작중 시점에서 작년 죽었습니다. 두 번째 결혼은 1815년에 하기 때문에 아직은 독신 상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