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뜨자, 어둠 속이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요르문간드의 뱃속인가보군.’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먹힌다는 게 ‘즉사’를 말하는 건 아니었나보다.
하지만 주인도 먹은 그 미친 별이 나를 살려둘 것 같지는 않았다.
스으으으으으.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기다란 무언가.
‘저게 진짜 요르문간드다.’
이곳은 요르문간드의 공간이었다.
진짜 요르문간드가 있는 공간으로 전이되어,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거다.
세계를 삼킨 뱀.
그 말마따나, 그 이름의 위용 그대로의 모습으로.
저 괴물의 앞에서 나는 한톨 먼지일 따름이다.
-넌······.
요르문간드가 말을 걸었다.
한데 그 목소리가, 왜인지 떨리고 있다.
당황스러움이 뒤섞인 그런 목소리로.
-넌······ 무엇이냐. 어떻게 ‘우로보로스의 독’을 몸에 품고 있는 것이냐?
우로보로스의 독?
아, 설마 그라시아가 바알에게 먹인 그 독을 말하는 건가.
생각해보면 바알이 내게 융화했으니, 우로보로스의 독도 내 몸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집어삼키자 우로보로스의 독이 요르문간드에게 퍼져나간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쿠우우우웅.
요르문간드가 몸을 뒤척이자, 세계가 무너져간다.
이어 어둠이 걷히고.
“······ 란돌프님?”
숨어있던 이자벨라가 나타났다.
토끼의 그것처럼 깜짝 놀란 눈을 하고서.
오염되지 않은, 맨정신의 이자벨라였다.
“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돌아가십시오. 어서!”
하지만 이자벨라는 도리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왜 돌아가란 말이냐?”
“그건······.”
“이유를 말해봐라.”
이자벨라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전대 사막여왕은 저를 비롯한 아이들로 실험을 했습니다. ‘오염원’에 대한 실험이었습니다. 천공병이라 불리는 그것은, 사실은 ‘소환의 의식’이었으니까요.”
“소환의 의식이라니?”
“대륙은 천공으로 떠오르며 수많은 ‘멸망에 의해 멸망한 이계’와 맞닿았습니다. 그리고 천공병은 아직 이계에 남아있는 존재들이 이곳으로 오기 위한 소환의식입니다.”
멸망에게 멸망한 이계라.
설마 멸망이 침략한 게 지구가 처음이 아니란 말인가?
“사막여왕 역시 본래 이계의 존재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속해있던 이계에서 ‘마혈왕’을 소환하고자 이런 짓을 벌인 겁니다. 재능이 많은 아이, 특출난 재능을 지닌 아이들은 이계와도 ‘열려’있으니까요.”
오염원이 나타나는 이유.
그건 천공병도, 새로운 종의 탄생도 아닌, 맞닿은 이계의 존재가 소환되기 위한 의식이다.
“저는 여기서 사막여왕의 실험을 멈추게 해야 했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제가 직접 오염원을 받아들이고, 마혈왕을 받아들인 채 이 도시와 함께 죽는 것입니다.”
“오염원을 받아들였다? 그럼 받아들인 오염원은 어디 있지?”
“······ 방금 쓰러트리고 오지 않으셨습니까.”
아.
요르문간드의 형체를 한 저게 오염원이었다니.
그래서 요르문간드가 제멋대로 움직인 건가.
이자벨라가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던 이유도 설명이 된다.
이자벨라가 씁쓸하게 웃었다.
“란돌프님. 돌아가십시오. 저는······ 어차피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왜 없느냐. 내게 돌아오라 하였거늘.”
“······.”
“아직 약속한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지 않느냐? 아님 돌아오기 싫었던 건가?”
“그런건 아닙니다. 저는······.”
“그럼 기다리거라. 돌아오게 해주마.”
나는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러자, 거대하기 짝이 없는 뱀이 힘없이 쓰러져있었다.
아직 오염원은 제거되지 않았다.
또한, 여기는 진짜이되 진짜가 아닌 공간.
별이 만든 이자벨라의 정신영역 속이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고,
아그작!
오염원을,
요르문간드를 먹어치웠다.
마혈왕
바스락 숲.
숲에 있던 드라이어드들이 동시에 시선을 돌려, ‘신록’을 바라봤다.
스르르르!
사아아아!
신록의 뿌리가 잘게 흔들린다.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신록은 숲을 더욱 번성시키고, ‘숲의 종족’인 드라이어드들의 레벨 한계를 높여주었지만, 신록의 저러한 움직임은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요즘 들어 신록의 상태가 이상하군.”
“하이 드라이어드님. 저 아이가 온 이후부터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하이 드라이어드.
숲의 수호자인 그가 신록의 옆에 기대어있는 한 아이를 바라봤다.
푸른 불꽃처럼 머리가 타오르는 중성적인 외모의 아이.
바로 ‘자연의 노래를 부르는 자’다.
얼마 전, 그들의 ‘형제’가 숲으로 데려온 아이였다.
저 아이 역시 숲의 종족이고 일원이니 함께하지 못할 이유야 없다지만.
‘본래 엘프들과 교류하는 종족일 터인데.’
본디 저 ‘자연의 노래를 부르는 자’는 ‘신록의 도시’에서 엘프들과 함께 살아가는 희귀한 종족이다.
하지만 ‘신록의 도시’는 외지 세계와 단절되어 있기에, 아무리 하이 드라이어드인 그라고 할지라도 그곳의 주인인 엘프와 접선할 방법은 없었다.
당연히 저 종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여, 드라이어드들도 접근을 꺼려하고 있었다.
‘인간들에게 노예로 잡힌 것을 형제가 풀어줬다고 했으니.’
바스락 숲의 형제, 란돌프.
그가 데려온 아이다.
인간에게 노예로 잡힌 것을 풀어준 형제의 갸륵한 마음은 그의 심금을 울릴 정도다.
하물며 드라이어드들은 형제의 부탁을 무시하지 못한다.
특히 하이 드라이어드인 그는 더욱 그랬다.
“아이야. 신록과 소통을 하는 것이냐?”
“······.”
벌써 수십 번은 물어본 말.
그러나 아이는 벙어리처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이 드라이어드는 재차 입을 열었다.
“네가 오기 얼마 전에는 신록의 잎이 전부 떨어졌었단다. 다시 새로이 자라긴 했다만 우리로선 신록의 뜻을 알 수가 없구나. 내게 신록이 왜 이러는 건지 알려주지 않으련?”
“······ 아파.”
숲에 온 뒤, 처음으로 아이가 말을 했다.
하이 드라이어드는 귀를 쫑긋 세우며 재차 물었다.
“아프다니? 신록이 말이냐?”
그러자 아이가 신록을 쓰다듬었다.
“나무의 주인. 아파.”
“신록의 주인······ 설마 란돌프 말이냐?”
끄덕!
고개를 끄덕인 아이가 나무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누군가의 심장 고동소리를 듣듯이.
하이 드라이어드는 내심 고개를 갸웃했다.
신록의 씨앗을 피운 건 그의 형제 란돌프가 맞다. 하지만 신록이 란돌프의 상태에 따라 변화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란돌프가 신록과 이어져있을 줄이야.
‘그럼 얼마 전에 잎이 전부 떨어진 건······.’
있는 그대로 해석하자면, 죽을뻔했단 거다.
허나 순식간에 다시 잎이 자라났다.
말인 즉슨 위기를 넘겨, 어찌됐든 생존했다는 뜻일진대.
하이 드라이어드가 진중하기 짝이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지금 나의 형제가, 란돌프가 위험한 것이냐?”
그렇다면 더욱 문제다.
현재 신록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으니까.
신록의 잎이 아닌 뿌리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만약 란돌프가 위험한 상황이라면······.
자신을 포함한 숲 전체가 움직여서라도 형제를 도와야만 했으니까.
“제발 말해다오. 감히 누가 우리의 형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인지······!!”
치가 떨린다.
형제가 죽을 위기에 처했음에도 알지 못했던 자신에게.
그러나 알게 된 이상, 결코 묵과하진 않으리라.
관련된 모든 자들에게 숲의 천벌을 내리겠다.
‘사지를 찢어발겨주마.’
내장은 잘게 잘라 짐승의 먹이로 던져줄 것이며, 나머지 외피는 나무에 걸어 ‘엔트’로 만들 것이다.
엔트가 되면 의식만 가진 채 평생 죽지도, 살지도 못하며 고통받아야 한다.
드라이어드가 가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형벌이었다.
바스락 숲의 드라이어드들에게 란돌프는 친구 이상의 존재였다.
형제.
자신의 혈육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형제를 겁박하고 다치게 한 자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하이 드라이어드가 아이의 입을 주시했다.
그러자 자연의 아이가 입을 열었다.
“배탈. 이상한 거 먹어서. 아파.”
“······?”
*
꾸룩!
꾸루루룩!
배가 미칠 듯이 요동친다.
못 먹을 걸 먹어서.
먹지 말아야할 것을 삼켜버려서.
“······!”
위장이 떼어질 듯이 아프다.
전신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헛구역질이 나오려는 걸 겨우 인내했다.
《‘대식가’가 거부합니다.》
《신체가 극심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상태이상 ‘특수 질병’이 걸립니다.》
《상태이상 ‘특수 둔화’가 진행됩니다.》
《상태이상 ‘특수 출혈’이 시작됩니다.》
《상태이상 ‘특수 약화’에 빠집니다.》
난리가 났다.
온몸이 ‘오염원’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있었다.
뱉어내라며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뱉어내기만 하면 오염원은 내게 피해를 줄 수 없으나, 억지로 버티고 있으면 지금처럼 이상현상이 일어나기 마련.
잡식성의 ‘대식가’마저도 도저히 이건 못 먹겠다는 듯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쿠르르르르!
천둥이 치듯, 배가 꿀렁대는 걸 주먹을 움켜쥐며 참았다.
심각한 배탈이라도 걸린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전쟁을 치루고 나서야.
《‘오염’되었습니다.》
《‘오염원’이 정신오염을 시도합니다.》
《‘영원의 란돌프’가 튕겨냅니다.》
《‘오염원’이 신체의 오염을 시도합니다.》
《‘영원군주의 심장’이 막아섭니다.》
《‘오염원’이 신체를 겉돌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오염원을 제거하면 ‘오염된 군주’가 강림합니다.》
다행이 완전한 침식까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진땀을 흘렸다.
-······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이냐?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가 정신을 차리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먹어치운 건 요르문간드가 오염된 부분들.
요르문간드 전체를 먹어치울 생각은 없었다.
이건 이자벨라가 쟁취한 별이었으며, 멀쩡한 ‘별의 강탈’은 별 계승자로서 할 짓이 아니었으니.
클래스마다 주어지는 컨셉.
그 컨셉을 지키지 않으면 캐릭터는 붕괴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요르문간드는, 내가 계승할 수 없는 별이었다.
그러한 ‘네임드’의 별은 스스로 계승자를 구하기 마련이었으므로.
이는 저 별이 이자벨라에게 ‘요르문간드의 신비’를 준 것과 같은 이치였다.
-너는······ 너도 보았을텐데. 나의 아이는 나와 함께 기억을 각성했다.
안다.
요르문간드의 오염원을 뜯어먹으며, 함께 흘러들어온 기억이 있었다.
그건 이자벨라가 초월할 당시 떠올른 기억이었다.
바로.
-너에 대한 기억 말이다. 란돌프가 아닌 박현명. 그 아이는 절대로 자신을 절망에 빠트린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숨긴 진짜 정체를 알게 되면, 너의 진정한 모습을 알게 되면, 그 아이는 배신감에 치를 떨 테지. 그럼에도 구하겠단 말인가?
내가 요르문간드에게서 기억을 동기화 했듯이, 요르문간드도 관련된 나의 기억을 훑어볼 수 있었다.
허나 그런 것보다 큰 문제는.
······ 이자벨라가, 나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이자벨라는 지구에서의 내 존재를 알아차렸다.
얼굴을 알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망친 나를 증오하는 중이었다.
문제는 비단 이자벨라만이 그런 게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키우고 남겨둔 캐릭터들. 그 캐릭터들도 초월하면 모든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사신교에 부캐로 추정되는 캐릭터가 있었던 이유를 이제는 알겠다.
어쩌면, 사신교는 플레이어들이 남겨둔 캐릭터가 초월하여 만들어진 집단이 아닐는지.
그래서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악감정을 품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을 농락하고 희롱한 플레이어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기야,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만약 아이작이 알게 된다면··· 그보다 더한 최악은 없겠군.’
문제는 아이작이다.
내가 키운 부캐중, 가장 악랄한 짓을 일삼던 게 아이작이었다.
처음부터 판게니아의 게임사가 관리를 하고 있는 건지 확인해보려고 만들었으니까.
아이작은 워낙에 악명이 높아서, 그 모든 짓들을 자신이 한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정작 뭘 했는지 제대로 기억도 안 날 텐데도 말이다.
그저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들로 자신이 한 일을 알고 있는 것인 듯싶었다.
그런데 그게 자신이 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조정해서 벌인 일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 증오와 분노는 어떻겠는가.
감히 상상조차 어렵다.
‘······ 내가 남겨둔 캐릭터만 수백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자벨라, 아이작만이 아니라 온갖 이유로 남겨둔 부캐들.
그 숫자만 수백이었다.
그중에는 초월에 근접한 캐릭터가 다수였으며, 실질적으로 초월한 캐릭마저도 더러 있었다.
하물며 모든 플레이어가 수많은 부캐들을 이 세상에 남겨두었다.
수천, 수만의 캐릭터가 판게니아에 남겨져있다.
그들이 모두 초월하여 적으로 돌아선다면?
벌써부터 정신이 아찔해진다.
······ 그리고 아마도 사신교는 그러한 캐릭터들을 찾아서 특수한 방식으로 초월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요르문간드가 말했다.
-허나, 모든걸 감안하고서도 이 아이를 구하겠다면, 나는 함구하겠노라. 너를 위하여, 나의 아이를 위하여. 앞으로도 계속 모르게 할 것이다.
비밀을 지켜주겠다는 말.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라는 약속.
요르문간드는 제법 상식이 있는 놈이었다.
-하지만 그 ‘오염원’은 너무나도 강력하다. 그로 인해 소환될 ‘마혈왕’은 감히 최강의 존재. 나 역시도 잡아두는데 그쳤을 정도이니, 이제 어찌할 작정이냐?
어쩔 거냐고?
나라고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다.
그저.
“내 몸에 강림시킨다.”
이자벨라가 하려던걸 내가 하려는 것뿐이다.
-···진정 죽겠다는 거냐?
“누가 죽을지는 두고봐야지.”
피식 웃고 말았다.
어차피 이판사판이다.
그 마혈왕인지 뭔지 하는 놈보다 내 몸이 튼튼하길 바랄 수밖에.
나는 공간을 찢고 바깥으로 나갔다.
*
마혈왕은 눈을 떴다.
‘드디어 의식에 성공했구나.’
새로운 땅. 이계로 진입하려는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이루었다.
길고, 길었다.
억겹의 시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헤아릴 수 없는 격차가 드디어 좁혀졌다.
자신과 같은 ‘격’의 존재가 이계로 넘어가려거든, 그만한 준비가 필요했으므로.
먼저 보낸 그의 딸이 그곳에서 모든 준비를 끝마친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시작을.
마혈족을 다시 번성하게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
‘환생.’
그는 환생하려는 것이다.
그대로 넘어가기엔 너무나도 큰 존재였기에.
마혈족의 근원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저 세상에서 널리 씨를 뿌리리라.
이미 몇몇 이계의 존재들이 그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의식이 끝나거든, 마지막 ‘씨앗’을 자신이 먹어치우고 그곳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었다.
보다 완전한 존재로서!
“시작되었구나.”
문이 열렸다.
마지막 오염원, 그 의식의 중추로 들어가는 문.
이제 마지막 한 걸음만이 남았을 뿐이다.
마혈왕은 몸을 작게 떨었다.
무한한 감격. 감동. 날아오를 듯 가슴이 벅차올랐다.
모든 게 준비된 상황.
이후는 별다른 어려울 일이 없다.
준비된 씨앗을 그저 먹기만 하면 되는 일.
씨앗을 품은 몸을 제어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마혈왕이 천천히 문을 넘었다.
‘음······?’
······ 그런데 무언가가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