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14화 (1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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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의 기적

“허드슨님. 꼭 보셔야하는 물건이 있습니다!”

“······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했을 텐데.”

관리자가 부리나케 문을 열고 허드슨의 방을 열었다.

그러자 허드슨은 눈살을 찌푸리며 관리자를 나무랐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허드슨님께서 신신당부하셨던 ‘탈리스만’이······!”

“탈리스만?”

하지만 ‘탈리스만’이라는 단어에 허드슨의 짜증은 단번에 날아갔다. 오히려 흥미가 가득한 눈길로 관리자를 바라봤다.

관리자가 호들갑을 떨며 직접 방에 들어올 정도면 필시 ‘초희귀 탈리스만’일 터.

‘현자의 돌? 루의 태양 보석? 설마 신드라의 숨결은 아니겠지?’

셋 다 구할수만 있다면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구할 탈리스만이다.

당연히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것들이기도 했다.

이윽고 관리자가 보석함에서 꺼낸 탈리스만을 본 허드슨은 잠시 멈칫거렸다.

“이건······?”

“기쁘지 않으십니까? 요정여왕의 눈물입니다!”

“······ 이걸 누가?”

요정여왕의 눈물.

이 역시 보이거든 반드시 사수하라고 전한 ‘탈리스만’ 중 하나다.

하지만,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물건이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게 요정여왕의 눈물은 ‘요정여왕의 기사’가 극히 드물게 들고 있는 물건이니까.

요정여왕의 기사는 찾는 것도 어렵지만 죽이려면 최소 10의 레벨을 달성한 강자가 세 명은 필요했다.

그만한 강자?

이곳 아르카나에서도 손에 꼽힌다.

10레벨은 ‘성혈자’라 칭해지며 어딜가도 대우받는 명예가 약속된다.

아직 허드슨도 도달하지 못한 염원 속 레벨이다.

“처음에는 웬 거렁뱅이가 찾아왔나 싶었는데 이 눈물을 ‘담보’로 맡기더군요.”

“그럼 지금 VIP실에 있겠군.”

“예.”

허드슨은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앉았다.

이후 관리자가 건넨 ‘요정여왕의 눈물’에 손을 대자.

<‘관찰자의 손(8Lv)’ 스킬이 해당 물건을 파악합니다.>

곧 눈앞에 떠오르는 양피지 하나.

『요정여왕의 눈물(Raid)(Immortal)

요정여왕의 첫 눈물이 결정화 된 것.

장비의 ‘한계제한’을 돌파하게 해준다.

제한이 해제된 장비가 파괴되어도 눈물은 파괴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사용하기 위해선 ‘눈물의 소생’ 퀘스트를 완료해야만 한다.』

“내가 찾던 게 확실하군······.”

탐난다.

정말 미친 듯이 탐이 났다.

하지만 담보를 마음대로 먹을 수는 없다.

이 카지노는 허드슨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허드슨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었지만, ‘의회’의 간섭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아르카나의 모든 사업은 의회의 감시, 감독 없이 굴러가지 않는다.

횡령, 무단 점유를 했다는 게 알려지면 그들이 찾아와 자신을 구금하거나 죽일 것이다.

하물며.

‘요정여왕의 눈물을 거리낌없이 담보로 맡길 수 있는 존재.’

그만한 담보를 아낌없이 맡길 수 있으려면 최소 10레벨. 혹은 ‘초월자’라는 건데.

만약 초월자라면 관리자도 알아봤을 것이다.

이름이 알려진 초월자는 모두 외우도록 했으니.

그럼 초월자가 아닌가?

10레벨. 혹은 그보다 약한데 우연히 눈물을 얻었다면?

그렇다면 죽여서 뺏는 것도 가능은 하다. 조용하게 지우면 의회도 알아차리진 못하리라.

그러나 ‘조용히 죽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강자면 어떡하지?

혹은 연합, 길드, 파티에 속한 다수 중 하나일 수도 있지 않나.

‘얼마전에 별 다섯 개가 떨어지긴 했지.’

5성 초월자인 빌헬름이 마왕과 격돌하고 죽었다는 소식은 아르카나뿐만이 아니라 세계 전역에 파다하게 퍼졌다.

초월할 수 있는 여신의 별은 32개뿐이다. 그 별을 갖고 성혈자들은 경쟁한다. 5개나 갖고 있는 빌헬름이 미친놈이었던 것일뿐.

그랬던 빌헬름도 마왕에게 죽으며 지닌 모든 보물을 날렸다. 별은 대륙에 떨어졌고, 그 별과 함께 몇몇 ‘불멸성의 탈리스만’도 무작위로 묻혔을 것이다.

불멸성의 탈리스만. 요정여왕의 눈물도 그중 하나다.

그러니, 우연하게 얻었을 수도 있는 셈이다.

‘플레이어인가? 아니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은거 NPC인가?’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름과 얼굴을 모르는 플레이어라면 경계해야한다.

이곳 판게니아에서 플레이어끼리 정체를 밝히는 건 금기다. 이곳에서의 죽음이 현실로도 연결되는 탓이다.

은거 NPC여도 마찬가지로 경계대상이다.

판게니아에는 심연 속 강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들에게 죽은 플레이어? 셀 수 없이 많다.

하물며 몇몇은 플레이어를 ‘죄인’이라 칭하며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놈도 있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최대한 자신이 플레이어라는 걸 숨기고 살아간다.

“강해보였나?”

“··· 모르겠습니다. 다만, 경비들이 사람을 치울 때도 의연하긴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비들이 압박할 때도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경비들의 레벨은 대부분 6이다. 허드슨이 비싸게 고용한 자유기사들. 그들 다수의 압박을 받았음에도 멀쩡했다는 건 최소 8레벨이라는 의미였다.

최소가 8레벨이라.

한참을 고민하던 허드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VIP실로 가자. 직접 만나봐야겠다.”

*

그리하여 현재.

카지노를 뒤집어엎어버린 남자와 정면에서 마주했지만.

‘하. 모르겠군.’

······ 직접 만났음에도, 여전히 모르겠다.

근육질의 남자와 피부가 탄 미인의 여자.

슬쩍 룰렛판 위에 쌓인 황금들을 바라본다.

내려오기 전에 듣기로 저 남자는 250골드로 100만 골드가 넘는 이익을 취했다고 했다. 도박의 신이 강림한 게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황금의 손 같은 재능이라도 지니고 있는 건가?’

황금의 손. 이름을 날린 도박사들이 모두 지니고 있는 재능이다. 하지만 ‘황금의 손’을 지녔다면 딜러 선에서 정리가 되었을 것이다.

딜러 역시 ‘황금의 손’ 보유자였으므로.

‘순수한 운? 말도 안 되지.’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들어왔다.

순간 ‘황금의 은총’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이 역시 말이 안 된다.

황금의 은총은 익히 알려진 히든 특성이다. 허나 황금의 은총을 일깨우기 위해 필요한 재능이 너무 많고 쓸데도 없어서 아무도 안 찍는 특성이었다.

뭐하는 놈일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이 카지노의 주인 허드슨이라고 합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차 한잔 어떠신지?”

허드슨이 손을 내밀었다.

“그러지.”

그러자 남자가 허심탄회하게 손을 맞잡았다.

남자를 파악하기 위한 허드슨의 마지막 한 수였다.

허드슨이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닿는 모든 것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관찰자의 손’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다. 제아무리 항마력이 높아도 최소한 레벨 정도는 파악할 수······.

‘······ 아무 것도 안 느껴진다. 안 보인다.’

파악할 수가 없었다.

항마력이 말도 안 되게 높거나, 스킬 자체를 무효화하는 무언가를 지녔다는 뜻이다.

뭐가 됐든 만만히 봐선 안 될 자다. 허드슨이 침을 꿀꺽 삼켰다.

“하하. 같이 올라가시죠.”

허드슨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

【‘관찰자의 손’스킬을 ‘거인의 항마력’이 상쇄했습니다.】

작게 미소를 지었다.

‘플레이어가 확실하다.’

역시나. 허드슨은 플레이어가 맞았다.

관찰자의 손은 ‘대상인’이 최하급 관찰 스킬을 10레벨까지 올리면 나타나는 클래스 연동스킬 중 하나다.

그 외에도 ‘감각’과 ‘세심함’ 재능을 모두 찍어야만 나타났기에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스킬이기도 하였다.

‘내가 올린 공략의 재능 테크트리를 그대로 찍었군.’

물론 이 모든 걸 아는 이유는 내가 그렇게 찍어봤기 때문이다.

홈페이지가 사라지기 전, 나는 무수히 많은 ‘테크트리’를 공략게시판에 올려놨다.

허드슨은 그중 하나인 ‘대상인’을 처음부터 선택하고 그길 그대로 육성한 플레이어가 분명했다.

그리고 굳이 ‘관찰자의 손’ 스킬을 사용했다는 건.

‘내 레벨을 볼 수 없다. 나에 대해 파악할 수 없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플레이어라도 나처럼 머리 위에 레벨이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상대의 레벨을 볼 수 있는 이유는 당연히 미지의 히든 특성 ‘대현자’, ‘대식가’, ‘천상’ 중 하나의 효과일 터.

“거두절미하고 말하겠습니다. 담보로 맡긴 물건, 저에게 파십시오.”

허드슨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얼마에 살 생각이지?”

“200만 골드. 충분히 후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200만 골드라.

확실히 통이 크다.

요정여왕의 눈물은 불멸성,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능력 자체는 장비의 ‘한계제한’을 풀어주는 게 전부라 극소수의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면 이름값에 비해 수요가 없는 탈리스만 중 하나였다.

하여 나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1,000만 골드.”

허드슨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 1,000만 골드면 아르카나 1지구의 대저택을 다섯 채는 살 수 있는 돈입니다. 이 담보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십니까?”

어지간한 대상인의 1년치 매출이 천만 골드 안팎이었다.

1,000만 골드를 현물로 지닌 대부호 또한 손에 꼽는다.

당연히 허드슨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제아무리 카지노를 운영해서 돈을 많이 번다고한들 그 돈이 전부 자신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시의회에 로비로 들이는 금액만 순이익의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세금 명목으로 이것저것 떼이면 손에 남는 건 푼돈 수준.

“나는 없어도, 그쪽에겐 있겠지.”

그럼에도, 돈이 없다는 말은 안 한다.

하기야 미치도록 갖고 싶겠지. 빚을 내어서라도 구매하려고 들 테다. 아니면 날 죽여서라도 가지려고 하던가.

“저는 그저 ‘애장품’으로 모으려는 의도 뿐입니다만.”

“시의회에 들어가려면 레벨 10을 찍는 게 필수 아닌가?”

“······!!!”

허드슨의 두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그걸 어떻게?

허드슨은 1년 넘도록 9레벨에 정체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르카나 시의원이 되려면 레벨 10이 되는 게 조건이었다.

정체된 이유는 오직 하나.

‘나 혼자 사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허드슨은 돈으로 성장했다.

흔히 말하는 ‘쩔’을 받았다.

용병을 고용하고, 자유기사를 사고, 대규모로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을 9까지는 빠르게 올렸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10이 되기 위해선 오직 혼자 넘어서야 했다.

헌데 레벨만 높지, 능력치가 낮았다.

능력치가 낮으니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착용할 수가 없다.

좋은 장비는 보통 ‘최소 사용 능력치’조건이 걸려있는 편이다. 그냥 들고 있다고 장비의 성능은 나오지 않는다.

능력치도 낮고, 장비도 제대로 쓸 수가 없는데다, 전투 스킬도 꽝이라 혼자 사냥이 안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게 탈리스만이었다.

특히 요정여왕의 눈물처럼 ‘능력치 제한’도 해제해줄 수 있는 탈리스만은 허드슨에게 너무나도 절실한 것이었다.

그러나 놀라움은 잠시. 허드슨은 최대한 냉정히 현 상황을 바라보았다.

“······ 누가 보낸 거냐?”

그런 허드슨의 반응에 피식 웃고 말았다.

“나는 ‘성각자’다. 누군가가 날 보냈다면, 그건 별이겠지.”

“거짓말도 작작······.”

“‘별 수호자’를 보면 믿을 텐가?”

품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그것을 본 허드슨이 또 다시 놀랐다.

“테, 텔레포트 북?”

“아무리 눈이 옹이구멍이라도 ‘별 수호자’ 정도는 구별할 수 있겠지. 자.”

아무런 대비 없이 허드슨을 만난 건 아니다.

텔레포트 북.

담보로 이 책을 맡기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 도망치려고.’

만에 하나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이자벨라가 30초만 버텨주면, 이 포탈북을 통해 성역으로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일이 생각보다 잘 풀려서 굳이 ‘도망’의 용도로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좌아아악!

<<‘사막의 성역’으로 향하는 포탈을 생성합니다.>>

<<1일 제한 회수를 모두 사용했습니다.>>

텔레포트 북이 허공에 떠오르며 30초간 포탈을 열었다.

푸른빛의 포탈. 그 건너편에 보이는 ‘성역’의 모습.

그리고.

“헙! ‘신화종’······!”

푸른빛의 포탈 너머, 거대한 ‘뱀’의 모습이 허드슨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혔다.

평범한 뱀이 아니라 저건 용이 되기 전의 이무기다.

신화종. 오직 별만을 지키는 ‘별수호자’ 중 하나!

‘먹혀들었군.’

물론, 드라무트는 별의 터를 지켜야하기 때문에 성역을 벗어날 순 없다.

하지만 허드슨을 위협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경각심을 세워주는 용도. 섣불리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 서, 성각자가··· 왜 저를? 저는 아직 ‘자격’을 얻지도 못했습니다.”

성각자는 레벨 10을 찍어 자격을 얻은 자가 별을 찾기 위해 필요한 존재였다.

성각자는 정체를 숨기고 다니기에 찾기도 어렵고, 찾더라도 별을 얻기는 더 어렵다.

“너는 자격을 얻었다. 내가 찾아왔으니.”

하지만 간혹, 성각자가 성혈자를 찾는 일이 있기는 있었다.

혹은 레벨 10이 아니더라도 ‘특수한 이벤트’에 의해 만나는 것도 가능은 했다.

그리고 나보다 성각자를 많이 접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성각자는 대상에게 가장 필요한 걸 건네며 조건을 건다. 아주 어려운 조건을.

꿀꺽!

침을 거하게 삼킨 허드슨이, 두 눈을 빛냈다.

황금의 손을 뛰어넘는 운.

대상인이 가진 특수 스킬인 관찰자의 손으로도 파악 불가능한 상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알고 있고, 별 수호자까지 보여주었다.

성각자가 분명하다. 이 세계에서 가장 미지에 싸여있는 존재들 말이다.

만에 하나 아니더라도 최소 초월자다. 초월자는 없는 길도 만들어내는 괴물이었다.

뭐가 됐든 레벨 10으로 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알려주리라.

이건 기회다.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

“제, 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아니, 아닙니다. 무슨 일이든 해내겠습니다. 시켜만 주십시오!”

*

저녁.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살짝 어두운 조명 아래 한 여인이 핸드폰을 보며 앉아있었다.

‘벌써 10분 지났는데.’

그녀는 김하나였다.

일 끝내고 달려오느라 세미정장차림 그대로였지만 그럼에도 주변의 이목을 한눈에 받고 있었다.

김하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늦을까봐 달려왔건만, 약속시간 10분이 지났음에도 약속한 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을 이렇게 기다리게한 남자는 처음이었다.

그래도 감사함을 전하는 자리.

‘그래.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10분이 더 지났을 때였다.

“손님. 주문하시겠습니까?”

“물좀··· 죄송해요. 일행이 조금 늦네요.”

“괜찮습니다.”

슬슬 직원들 눈치가 보이는 시점이었다.

물을 벌컥이며 김하나는 고민했다.

문자나 전화 한 통 없이 이렇게 늦는 거 보면 까먹은 거 아닐까?

전화를 해볼까?

아니다. 그러기엔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고민하던 사이 다시 10분이 더 지났다.

김하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미안한 얼굴로 반대편 자리에 앉은 박현명을 보며, 김하나가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니에요. 저도 이제 막 왔어요. 뭐 드실래요?”

··· 아무래도, 빨리 밥만 먹고 집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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