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5. 어딜 가든, 지옥일 테니 (75/123)


#75. 어딜 가든, 지옥일 테니
2023.03.17.


정재훈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재인은 난관을 피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 나가려 했다. 누구보다 두려워 피하고 싶을 텐데도 용기 내는 그녀를, 태서는 말릴 수 없었다.

그래서 태서는 재인이 서재 안으로 들어간 뒤로 줄곧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큰 소리가 날 것 같으면 바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혹시 몰라 현관 앞에 경호원도 대기시켜 놓은 후였다.

태서는 조대훈과 독대 중인 재인에게만 귀를 기울이고 싶었다. 그런데 자꾸만 주변을 서성이며 흘끔대는 지승희가 거슬렸다.

제 눈치를 보며 입술을 달싹거리는 지승희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그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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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입원해야 할 만큼 몸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셨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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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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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 보이시네요. 적어도 휠체어는 필요 없으신 듯하군요.”

곧 있을 검찰의 소환 조사에 무리 없이 응할 수 있겠다는 말이었다. 뼈 있는 말에 발끈한 승희가 눈을 치떴다.

어차피 남편은 최 비서와의 불륜 관계를 알고 있었다. 강태서가 쥔 약점을 크게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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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작 자네 따위에게 당할 것 같나? 자네, 곱게만 자라서 어른 어려운 줄 모르는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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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만 자라다니. 그건 누구 얘기입니까?”

실소를 흘리며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을 하는 태서를 올려다보는 승희의 눈꺼풀이 빠르게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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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당당하신 것을 보니, 조 회장님은 아내의 부정을 용서하시려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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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네가 그랬나? 자네가 유리 아빠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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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분께서 너그러우셔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재벌가의 지저분한 얘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울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곧 유명해지시겠어요.”

명백한 조롱의 말에 승희가 입술을 짓씹었다. 이제는 정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사위로 삼을 수 없게 되었다. 승희는 놓친 것을 안타까워하기보다는 흠잡는 게 더 마음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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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유리가 어쩌고 있는지, 자네는 궁금하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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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궁금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을 굳이 떠올릴 이유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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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혀서. 취향이 너절하기도 하지. 우리 유리를 두고 어떻게 저딴 거한테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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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참고 있었습니다만.”

태서는 얼마 전에 재인에게 듣게 되었다. 열다섯 살의 소녀가 스물두 살의 성인이 되도록 이 집에서 어떻게 지냈는지를.

지승희의 뒤로 보이는 2층 계단 아래에 붙은 작은 문을 응시하는 태서의 눈에 분노가 일렁였다.

창고로 쓰기 위해 작게 낸 문은 보통 방문의 2/3 크기였다. 그 안쪽 공간이 계단 아래에 있어 천장도 낮고 협소할 거라는 건 살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 좁고 싸늘한 곳에서 재인은 여덟 해를 버텼다고 했다.

겨울이면 가뜩이나 바닥 난방도 고르지 않아 추운 마당에 작은 창을 통해 찬 칼바람이 그대로 들이닥쳤고, 여름이면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하나로 버텨야 했다고 들었다.

재인은 그 창을 열고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감금당한 것은 아니지만, 감금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고 했다. 집과 학교, 연습실만 오가며 생활했고, 그마저도 지승희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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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리가 내 무용복을 찢고, 신발에 면도칼을 넣고, 빨려고 내놓은 속옷을 개한테 던져 주는 건 차라리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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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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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앞에 쓰레기를 쌓아 두는 것도, 한겨울 샤워 중에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것도,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도, 베개에 알 수 없는 얼룩이 묻어 있는 것도 다 참을 수 있었어요.”

 
조유리의 괴롭힘을 떠올리는 재인의 표정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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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싫었던 건 따로 있었어요. 대회 몇 달 전부터 연습실을 내어 주고 좋은 선생님까지 붙여 주고는 대회 당일에 밖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곤 했어요. 몇 번이나 그랬어요. 그때마다 너는 아무리 노력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게 참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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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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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괜찮아요.”

 
말갛게 웃는 재인의 눈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지승희는 그렇게 어린 재인에게 희망을 주었다가 좌절시키는 일을 반복했다.

조유리가 재인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면, 지승희는 마음을 꺾고 짓밟으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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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어느 순간 나를 경멸하듯 바라보고, 더럽다고 손가락질하는 일은 익숙했어요. 하지만 내가 좋아하던 친구들이 불이익을 받고 고통받는 건 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나중엔 그 누구도 곁에 두지 않게 되었어요.”

 
온갖 방법으로 어린 재인의 피를 말린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힘이 들어간 태서의 턱선이 한껏 더 날카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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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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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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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인의 허락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다 물어뜯을 생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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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지금, 그게 무슨…….”

지승희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입을 뻐끔거릴 때였다. 서재의 문이 열리고 조금은 창백한 얼굴의 재인이 나왔다. 태서는 재인을 보호하듯 감싸 안아 발걸음을 뗐다.

계단 앞을 지날 때 눈을 꼭 감은 재인을 확인한 태서의 걸음이 빨라졌다. 화려한 가구들로 꽉 찬 집을 나서기 전, 태서가 뒤돌아 멀거니 선 승희를 바라보았다.

싱긋이 웃는 미소가 소름 끼치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 무렵, 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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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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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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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든, 지옥일 테니.”

승희의 귓가에 계속해서 환청처럼 울리는 말을 남겨 두고, 태서가 문을 열었다. 품에는 재인을 소중히 보듬어 안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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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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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해브 아이즈. 룩 앳 미! 아임 어 코리안 뷰티풀 우먼! 앤드 마이 뷰티 이즈 글로벌! 야! 너도 눈이 있으면 보란 말이야! 나, 안 예뻐? 재인이 옆에 있어서 무수리 같아 보여 그렇지, 나도 어디 가면 좡난 아니거든?”

테드의 두 눈을 잡아 벌리려는 듯 달려드는 상화를 겨우 잡아 막은 재인이 데굴, 커다란 눈을 굴렸다. 겁먹고 앰버의 뒤로 숨은 테드와 이 상황이 웃겨 죽겠다는 앰버, 당황한 표정의 태서를 번갈아 살피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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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화 씨 영어가 이 정도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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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면 더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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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취한 거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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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마시게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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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발리에서 처음 만났다고 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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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전혀 못 해도 해외여행 가능해요. 심지어 상화는 한국어만 사용하면서도 남자들에게 인기 많았어요.”

서둘러 상화 앞에 놓인 잔을 들어 치우는 재인을 보던 태서가 몸을 낮췄다. 재인의 귓가에 속삭이는 그의 표정이 더없이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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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더 마시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상화 씨 취하면 잠들잖아요. 그게 조용하니 더 나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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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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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어서 집까지 데려다주는 건 테드 시키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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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까요? 테드가 상화 무서워하는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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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 여자가 말만 안 걸면 괜찮거든요.”

재인은 조심스럽게 고개 끄덕이다 상화의 앞에 다시 잔을 내려놓았다. 태서가 재빠르게 병을 기울여 와인 잔을 채웠다. 그런데 빨리 마저 마시고 완전히 취해야 할 상화는 지금 술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급한 일을 마친 태서는 정륜동 구석에 위치한 분위기 편안한 와인 바로 향했다. 오기 전 미리 앰버와 테드, 상화를 불러냈다.

오전에 조대훈을 만난 이후로 조금은 생각이 많아 보이는 재인의 기분을 풀어 줄 생각이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떠들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날아갈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태서가 놓친 것이 있었다. 테드와 상화의 만남에서 오는 불협화음을 간과한 것이다.

테드는 앰버처럼 괄괄한 성격의 여자를 특히나 무서워했고, 상화는 어떤 면에서 앰버보다도 더 괄괄했다. 상화는 금발의 곱슬머리를 가진 외국인 배우의 오랜 팬이었고, 테드는 그 배우와 닮았다.

상화가 테드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눈치챈 앰버가 적극적으로 둘을 붙여 놨고, 테드는 상화 옆에 앉아 꼼짝하지도 못하고 덜덜 떠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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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드으! 내가 너를 잡아먹는대요? 나는 그냥 대화나 하자는 건데에! 아이 저스트 원트 토크! 스몰 토크! 아이 네버 잇츄우! 안 잡아먹어. 누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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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테드! 상화는 좋은 사람이야. 내가 보증해. 언제까지 컴퓨터만 끌어안고 살래? 연애해 보란 말이야, 연애! 사랑은 세상을 달콤하게 만들어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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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래! 너네끼리 쏼라쏼라하지 마! 한국에 왔으면 한국 법을 따르란 말이야! 스피크 코리안! 한글 몰라, 한글? 나랏말쏴미! 어? 듕귁과 달라! 사마띠 아니할세! 킹 세종 뽀레버! 만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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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알아! 킹 세종 알아! 킹 세종 뽀레버! 만세!”

상화가 갑작스럽게 세종 대왕을 찬양하기 시작하자 최근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앰버가 덩달아 만세를 외쳤다. 절로 벌떡 일어나 주변에 허리 숙여 사과하게 되는 광경이었다.

적당히 취기가 오른 두 여자는 테드를 가운데 두고 계속해서 질문을 퍼부어 댔다. 테드는 슬슬 눈치를 보다 태서를 향해 간절한 눈빛을 쏘았다.

이 누나들 무섭다고, 살려 달라고 말하는 그 눈빛을 못 읽었을 리 없는 태서였지만, 태서는 지금 건너편에 앉은 테드보다 제 곁의 재인을 보살피기 바빴다.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진 표정으로 웃고 있는 재인의 두 뺨이 붉었다. 오늘 재인은 평소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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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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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면요? 나도 상화처럼 업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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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태서의 대답에 삐죽, 입술을 내민 재인이 슬쩍 그에게 기대 왔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태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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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번에 태서 씨가 상화 업어 줬을 때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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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부터는 부러워하지 말고 말해요. 바로 업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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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 번도 남자 등에 업혀 본 적이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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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빠가 없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사실 태서는 아빠는커녕, 그 누구에게도 업힌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제 결핍에는 무덤덤해도, 재인의 결핍에는 무덤덤할 수 없는 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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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서 씨에게 여러 번 안길 때마다 업힐 땐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봤어요. 업어 달라고 해 볼까 하다가도, 안겨 있으면 좋아서. 그냥 말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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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기서부터 집까지 윤재인 업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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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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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개 끄덕이며 확답하는 태서를 바라보는 재인의 눈이 곱게 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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