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가짜든 진짜든
(82/182)
82화 가짜든 진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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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가짜든 진짜든
2022.09.13.
현실감각이 사라진다.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요한이 깨문 내 손가락에 통증이 올라왔다. 요한은 그 통증을 달래기라도 하는 듯 다시 입을 맞춰줬다.
간지러움이 이것이 현실임을 자각시켰다.
“갑자기 반지는 왜?”
“내가 청혼할 때 준 걸 안 끼고 다니길래 신경 쓰였어.”
요한이 청혼할 때 사용했던 대공비의 반지. 끼려고 했으나 왠지 무서웠다.
‘왠지 내 물건이 아닌 것 같아서.’
원래 액세서리를 많이 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 사용할 수 없었다.
“요한이 그런 것도 신경 써?”
“다 신경 쓰지.”
요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안아 들었다.
“아마 네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걸.”
“…….”
“또 뭐가 궁금해?”
요한이 귓가에 낮은 웃음소리를 냈다.
귓가에 그의 뜨거운 호흡이 느꼈다.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몰아닥치는 상황에 혼란스러웠다.
“내가 얼마나 쓰러져 있었어?”
“얼마 안 쓰러져 있었어. 반나절 정도?”
그 정도면 거의 잠자고 일어난 수준과 비슷하다.
“다행이다. 다른 큰일은 없었어?”
“있었어.”
요한이 천천히 방을 나서며 대답했다.
“갑자기 쓰러져서 내가 걱정돼 미치는 줄 알았어.”
“그…… 큰일이긴 하네.”
“그렇지, 큰일이지. 그래서 내가 많이 힘들었어.”
내가 어찌 대답해 줘야 할지 몰라 눈을 굴리는 동안, 요한은 자연스럽게 방을 나서고,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대공저로 돌아간 게 아니라 별장에 있었네.’
반나절 자고 일어났다는 말이 맞는지, 창밖이 깜깜했다.
‘어째 자고 일어난 것 같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요한에게 물었다.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그런데 어땠어?”
“응?”
요한이 내 허리를 붙들고 나와 시선을 맞추었다. 단단한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내가 고백했잖아.”
붉은 눈동자에서 욕망이 솟구쳤다. 집요한 시선이 핥듯이 내 긴장한 얼굴을 훑었다. 어디 앉아 있는 게 아니라서인지 유독 긴장됐다.
“난 네 마음이 어떤지 궁금해.”
“…….”
“혹시 대답하기 싫은가?”
심장이 크게 두근거렸다.
‘깨어나자마자 말하고 싶었어, 사랑해.’
‘너를 사랑해, 이제야 말해서 미안해.’
내가 그토록 기다려 왔던 요한의 사랑 고백. 막상 그 고백을 들으니, 남의 고백을 훔쳐 들은 것처럼 현실감각이 없었다.
‘내가 그렇게 궁금해했던 건데.’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시 한번, 다시 한번 말해줄 수 있어?”
“사랑해.”
요한은 너무 당연한 것을 말하듯 쉽게 말했다.
“사랑해, 에스텔.”
그의 사랑 고백에 내 이름이 깃들어 있었다. 이젠 익숙해질 법한 요한의 잘생긴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날카롭게 느껴지던 차가운 눈매, 뚜렷한 이목구비, 설레게 하는 붉은 눈동자가 나만을 보며 다시 한번 사랑을 고백했다.
“네가 쓰러졌을 때, 바로 얘기하지 못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
솔직히 말하자면, 온몸의 감각이 선명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요한이 나를 사랑해.’
평소와 눈빛이 조금 다른 것 같았지만, 그래도 원작에서 절대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던 요한과 달랐다.
그러니까, 이제 그 끔찍한 원작과 완전히 달라진 거다.
하지만 완벽한 해방과 안정감을 느껴야 할 순간, 나는 이상할 정도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요한이 내가 바라는 걸 해줬잖아. 그런데 왜 불안하지?’
나는 손을 들어 요한의 뺨을 감쌌다. 요한이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다시 웃었다.
“너는 어때?”
그동안 기다렸던 고백이 나에게 돌아오자, 나는 이상한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요한을 사랑하는 걸까?’
요한의 마음을 계속 확인하고 싶어 하고, 두려워했던 것과 달리 나는 내 마음에 확신이 없었다.
‘요한은 이렇게 솔직하게 다 얘기해 줬잖아.’
이럴 때 대답을 끌 수는 없다.
“요한, 나는…….”
‘아무렇게나 대답해도 되는 걸까?’
“괜찮아, 에스텔.”
그때 요한이 내 몸을 가까이 잡아당겼다. 그러곤 자신의 볼을 내 정수리 부근에 문질렀다.
“당장 말하지 않아도 돼.”
그윽하게 가라앉은 요한의 목소리가 심장까지 닿았다.
“네가 나한테 같은 대답을 들려줄 수 있도록 만들 테니까.”
***
황제의 알현실.
성국에서 막 도착한 성녀는 호위 기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옥좌의 앞까지 우아하게 걸어왔다.
화려한 알현실에서 순백의 성녀 드레스가 한 떨기 흰 꽃처럼 보였다. 스텔라가 얼굴을 가린 흰 베일을 살짝 젖히며 싱긋 웃었다.
“안녕하십니까, 폐하. 저는 성국의 성녀 스텔라입니다.”
그리고 우아하게 제국식 예법을 보였다.
“제국의 빛이자 미래, 빛나는 영광스러운 태양인 황제 폐하를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
성녀의 인사를 받은 황제가 한쪽 입매를 들어 올렸다.
“이번 성녀는 좀 다르군.”
보통 성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국에서 모시는 신 아테아다.
그래서 그동안 모든 성녀는 황제의 앞에서 제국식 인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녀 스텔라에게선 어떤 고민이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녀 스텔라는 짐과 아주 친근한 사이가 될 수 있겠어.”
스텔라는 황제의 말에 순진하게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청초한 얼굴에 발그레한 생기가 맴돌았다.
“감사합니다, 폐하. 저 또한 제국의 태양이신 황제 폐하께서 성국을 잊지 않아주셔서 무척 기뻤습니다. 저희는 분명 더 친근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스텔라가 두 손을 잡으며 수줍게 긴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성녀가 잘만 해준다면 그럴 수 있겠지.”
황제는 찬찬히 성녀의 모습을 훑었다.
‘외모부터 느낌이 다르군.’
언제나 검소하던 역대 성녀들과 달리 이번 성녀는 귀족 영애 같은 예쁜 드레스에 화려한 보석들을 차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등장부터 다르긴 했지.’
일반적으로 성녀가 성국에서 데뷔하는 것과 달리, 스텔라는 로이엄 왕국의 발표회장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 전까지 성국에서 성녀의 존재를 꼭꼭 숨겨놓기도 했고.’
어찌 된 영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황제는 제게 이득이 되기만 한다면 성녀가 누구든,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었다.
“정녕 편지에서 말했던 대로 성녀가 제국의 오염된 숲을 정화해 주겠는가?”
“성녀로서 당연한 의무이니까요.”
스텔라가 가슴에 손을 올리며 상냥하게 웃었다.
“오히려 이렇게 뒤늦게서야 의무를 수행하게 되어, 송구스러운걸요.”
“성녀의 뜻이 그러하다니 참 다행이군.”
제국에는 오염된 숲, 페스칼로스라는 곳이 있었다.
페스칼로스는 제국의 초대 황제가 맹세를 시작했던 숲이다. 상징성이 높은 만큼 제국은 언제나 페스칼로스를 수복하고자 했다.
하지만 오염 때문에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다.
“하나 그동안 성녀들이 정화하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은가? 성녀만이 페스칼로스를 정화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오염된 숲을 정화하는 데는 엄청난 신성력이 들었다. 역대 성녀들은 그 신성력을 정화하는 데 사용하기보다는 아픈 자들을 돌보고자 했다.
더욱이 페스칼로스는 신이 오만한 인간을 벌하기 위해 오염시킨 곳이었기에 더더욱.
“저 또한 역대 성녀님들의 뜻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신께서는 제게 이제 성국이 제국과 같이 발을 맞춰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호오. 그래?”
“그리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황제 폐하를 비롯한 많은 분께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황제가 성녀의 말에 기뻐하며 물었다.
“이 황실에 바라는 대가가 있는가?”
“어찌 옳은 일을 행사하는 데 대가를 바라겠어요. 저는 폐하께서 성국을 생각해 주시는 것으로 충분해요.”
스텔라의 수줍은 미소에 황제 주변에 있던 귀족들이 감탄했다.
‘그린 듯한 성녀님이군. 아주 아름답고 선량하신 분이야.’
‘앞으로 제국의 사교계에서 성녀님을 볼 일이 더 많아지겠어.’
황제는 성녀의 겸양에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아무 보답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성녀가 이 제국에 머무르며 필요한 것들이라도 말해보라.”
“아, 정 그러시다면…….”
성녀가 긴 속눈썹을 내리깔며 가냘프게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제국에 머무르는 동안 위험으로부터 저를 보호해 줄 분이 필요해요. 옛 관습대로요.”
성국의 상징이자, 강한 신성력을 지닌 성녀는 위험에 자주 노출된다. 그래서 제국에서는 그런 성녀를 보호해 줄 귀족을 붙여주고 혼인시켜 제국에 정착시키는 관습이 있었다.
물론 성국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유명무실해진 관습이었다. 황제가 흔쾌히 고개를 들며 물었다.
“원하는 자가 있느냐? 웬만하면 성녀가 원하는 귀족을 붙여주겠다.”
“그렇다면 폐하. 제가 멋대로 말해도 괜찮을까요?”
“물론이다.”
스텔라는 곤란한 것처럼 어찌할 바 모르며 가냘픈 어깨를 움츠렸다. 그 모습에 주위의 귀족들이 웃으며 거들었다.
“성녀님, 편히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맞습니다. 누가 성녀님의 후견인 자리를 거절하겠습니까?”
사람들의 옹호에 스텔라는 강아지 같은 눈동자를 굴렸다.
“저 그렇다면…….”
스텔라의 입꼬리가 부끄러운 듯 올라갔다.
“블란쳇 공작가였으면 좋겠어요.”
***
요한은 밤하늘이 잘 보이는 어떤 언덕으로 나를 데려갔다. 우리는 언덕에 깔아둔 매트 위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부드러운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멀리서 파도치는 소리가 났다.
“별이 엄청 예쁘다.”
원래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만, 이렇게까지 아름답게 빛나는 건 처음 본다.
‘생각해 보니 내가 이렇게 하늘을 제대로 본 적이 있었나?’
밤하늘의 별들이 묘한 감흥을 일으켰다. 그때 내 옆에 누워 있던 요한이 나를 보며 물었다.
“내가 왜 여기에 데려왔는지 알아?”
“글쎄, 이유가 있어?”
“이곳이 제국에서 별이 잘 보이는 곳 중 하나래. 그래서 이름이 따로 있어. 에스텔 로벨린드.”
에스텔 로벨린드, 고대어로 별의 축제.
“네 이름이랑 비슷하지?”
“그…… 러게.”
어쩐지 요한이 나를 여기에 데려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 이름의 의미가 별이라서구나.’
고아원에서 쪽지와 함께 쓰여 있던 내 이름, 에스텔.
별이라는 의미는 참 예쁘지만, 나는 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요한은 별을 좋아해?”
“밤하늘 보는 건 좋아해.”
요한은 잔잔하게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별은 어디 하늘에서 봐도 보이잖아. 그래서 자주 별을 올려다보곤 했어. 그럴 때면…… 혼자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와, 나도 비슷한 생각한 적 있어.”
처음엔 나도 내 이름이 별이라는 것을 알고 무척 좋아했다. 밤하늘을 볼 때마다, 힘든 내 주위에 별이 있어줘서, 혼자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거 알아?”
하지만 이제 별을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든다.
“저 별은 저렇게 빛나 보이지만, 실제로는 빛나지 않는대.”
리베르탄에서 교육받을 때, 나를 가르치던 교사가 별에 대해 읽고 있던 나를 비웃은 이후부터였다.
‘공부하라는 예법은 다 무시하고, 별에 대해 읽고 계시군요. 설마 본인 이름이 별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돌려주세요, 선생님.’
‘하긴, 별은 태양빛을 제빛처럼 거짓으로 꾸며내고 있으니, 우리 스텔라 아가씨를 흉내 내고 따라 해야 하는 에스텔 아가씨답군요.’
“태양에서 뿜어낸 빛을 받아서 빛나고 있어서 다들 착각하는 것뿐이래. 결국 태양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그림자 같은 거지.”
그 이후 나는 별을 볼 때마다 내가 가짜라는 게 실감 났다. 빛나는 척하고 있어도, 실은 아무것도 없는 가짜인 나, 에스텔.
“그런데도 너는 저 별들이 예뻐 보여?”
나는 두려운 눈으로 요한을 보았다. 요한은 흔들림없이 대답했다.
“응, 여전히.”
“왜?”
요한의 손이 가까이 있는 내 손을 잡았다. 나 역시 그의 손에 힘을 주며 물었다.
“네가 보고 있는 저 별은, 그 빛은 다 가짜잖아. 사실 전혀 빛나지 않는걸. 그런데도 너는. 저 빛나는 가짜가 여전히 아름답다고?”
“그래.”
요한의 근사한 얼굴이 가까워졌다.
“내가 저 별을 볼 때마다 느낀 위안은 진짜니까.”
확신이 가득한 목소리가 내 심장께에 울려 퍼졌다. 그가 마주 잡은 우리의 손을 얼굴 가까이 들어 올렸다.
“저 빛이 실제로 어디에서 왔는지 같은 건 나한테 전혀 중요하지 않아.”
“……그러면, 만약에.”
나도 모르는 새 내 목소리가 물기에 젖었다.
“네가 느끼던 위로가 다 가짜였다면. 그래도 그 위로를 여전히 진짜라고 생각할 수 있어?”
나는 그 순간 내가 대답을 망설였던 이유를 깨달았다.
‘요한이 사랑하는 게 내가 맞을까?’
그동안 나는 계속 요한의 마음을 의심했다.
요한은 나를 아주 잘 대해주다가도, 매우 두렵게 만들었다. 장난치듯이 내 불안한 마음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래서 계속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어쩌면 이게 사랑받는 게 사실인지도 잘 모르겠지.’
진짜로 사랑받았던 적이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게 진짜가 아니라 가짜라 해도 나는 구분할 방법도 없다.
“에스텔.”
요한이 천천히 내 콧등에 입술을 맞췄다.
“내가 지금 원하는 건 너야. 그게 가짜든 진짜든 상관없어. 나한테 소중한 건 너뿐이니까.”
꼭꼭 잠가두었던 내 마음의 벽이 흔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진짜 내가 소중해? 가짜일 수도 있는데도?”
“네 눈으로 봐.”
요한의 눈이 하늘을 향했다. 나는 그를 보다가 아름다운 하늘을 봤다. 어두운 밤하늘의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저 별들은 진짜 빛나. 내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때 날 위로했던 위도로 변하지 않아. 그 빛이 어디에서 왔든, 내 곁에 있던 건 태양이 아닌 밤하늘의 별이니까.”
별 하나가 꼬리로 빛내며 어두운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그 뒤로 점점 더 많은 별이 움직여 밤하늘을 수놓았다.
유성우.
별은 마치 하늘에 그림을 그리듯 회전하며 주위를 밝혀주었다. 그 아름다운 광경 속, 내 눈에는 오로지 요한만 보였다.
“요한.”
어쩌면 나는 자만했던 것 같다.
요한의 애정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저 마음이 날 향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니, 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 마음은 내가 가진 단 하나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온 하늘이 빛나고, 잘생긴 그의 얼굴에 설레고, 그의 심장 소리가 손에 쥔 것처럼 선명하게 느껴지고, 그의 모든 것이 특별해지는 바로 지금.
“나도.”
나비가 날개를 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듯, 이미 피어난 꽃이 움트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듯이.
사랑하는 이 마음을 자각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나도 너를 사랑해.”
요한이 말없이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너무 기쁜 순간인데, 이상하게도 내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