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 각자 다른 생각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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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각자 다른 생각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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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각자 다른 생각과 이상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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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녀, 헬레나가 헨리를 향해 눈을 번뜩이고 있을 때였다.
제인이 사뿐사뿐 헬레나를 향해 걸어왔다.
제인과 헬레나는 제도에서 함께 온 동기간이었다.
어릴 때 레니샤의 궁에 하녀로 들어가 평생을 함께해왔다.
헬레나가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이라면 제인은 활발하고 톡톡 튀는 성격이었다.
한마디로 두 사람은 성격이 완전히 반대였다.
레니샤는 그런 두 사람을 모두 아꼈다.
제인과 헬레나는 천애의 고아였다.
정말로 제 인생을 황성에 위탁한 격이었다.
레니샤는 그런 두 사람을 책임지고 여기까지 데리고 와준 것이다.
헬레나와 제인은 레니샤가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
좀 더 꼼꼼한 헬레나가 헨리를 맡고 제인은 저택과 마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피는 일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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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제인이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헬레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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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헨리가 보이는 위치에 정자세로 서 있던 헬레나가 고개를 살짝 돌려 제인을 보았다.
그러면서도 헨리의 동선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기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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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메테오 왕자께서 오셨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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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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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작 부부를 함께 대동하신 모양이야. 자세한 정황은 모르겠는데 이 일이 헨리 집사장에게 들어가게 되면.”
헬레나가 고개를 돌려 헨리를 응시했다.
헨리는 지금 자신의 처지에 확실히 불만이 있어 보였다.
가끔 헨리가 인간적으로 보일 때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헨리는 자신의 잇속을 더 중요시하는 편이었다.
만약 자신의 이득에 도움이 된다면 헨리는 소공작 부부에 대한 일도 황제에게 보고할 것이 분명했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헬레나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가장 기쁜 일은 소공작 부부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레니샤의 슬픔이 그것만으로도 반절은 덜어질 테니.
하지만 헨리로 인해서 기쁨이 분노로 바뀔 수도 있는 일이었다.
헨리는 렉서스가 이곳에 떨어뜨려 놓은 한 방울의 독이었다.
애초에 카시우스랑 함께 온 자들은 렉서스 덕분에 전쟁터에서 개고생만 해온 이들이었다.
그리고 레니샤의 궁에 있던 사람들은 본디 렉서스에 대한 증오심이 깊은 이들이었다.
렉서스가 레니샤를 어떻게 대했는지.
그들이 모시는 이가 어떤 모욕을 당했는지 직접 보았다.
보통 누군가를 모시는 일을 하는 사용인들은 그들의 주인을 자부심으로 여긴다.
말하자면 레니샤가 그들의 자부심인 것이다.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고고하게.
그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렉서스는 레니샤뿐만 아니라 황후궁 사람들을 전부 짓밟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 렉서스가 소공작 부부에 대해서 알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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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힐로샤인이 좋아.”
헬레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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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로샤인에 오고 나서 편안해지신 레니샤 님을 모시는 게 너무 좋아. 너도 그래,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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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도 그래.”
제인이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헬레나가 주먹을 말아쥐었다.
듣는 건 막을 수 있어도 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막을 수 없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될 것 아닌가.
잔혹한 빛이 헬레나의 눈동자에 서렸다가 사라졌다.
헬레나가 느리게 입술을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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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를 지키고 싶어,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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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네 말에 동의해.”
제인이 헬레나의 손끝을 붙들었다.
항상 어리숙한 제인을 챙겨주던 헬레나다.
그녀가 바라는 건 제인 또한 바라는 바였다.
***
힐로샤인의 거대한 땅이 어둠 속에 잠겼다.
풀 한 포기도 잘 자라지 않는 황무지를 가르는 소리가 바람결에 묻었다.
슈르륵, 슈르륵.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 스쳐 지나가는 소리 같기도 했다.
힐로샤인의 밤을 물들이는 소리였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저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든다고 한다.
레니샤가 발코니에 서서 밖에 시선을 둔 채로 힐로샤인의 밤을 맞이했다.
헤일린은 쓰러진 이후로 지금껏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브릭스턴이 헤일린의 옆을 지키고 앉아 그녀를 내내 지켜보고 있었다.
레니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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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에게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어. 이런 모습을 보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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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레니샤.”
브릭스턴의 갈라진 목소리에 레니샤가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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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브릭스턴. 살아서 내 앞에 나타나 줘서.”
레니샤의 느릿한 말에 브릭스턴이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사벨라는 무사하다고 하니 결국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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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랑 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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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고 왔어.”
레니샤가 난간을 움켜쥐었다.
뭔가 버튼이 눌리기라도 한 것처럼 심장이 벌렁거린다.
죽은 공작 부부를 힐로샤인까지 데려와 놓고 여태 편히 쉴 자리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힐로샤인은 지나치게 척박했다.
묻더라도 두 사람을 양지바르고 좋은 곳에 묻어주고 싶었다.
레니샤의 과한 욕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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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효녀라 그분들한테 제대로 된 쉴 자리 하나 마련해드리지 못했어. 브릭스턴, 나는…….”
감정이 휘몰아쳤다.
레니샤는 지금 멀쩡하게 살아 카시우스와 함께 힐로샤인에 있었다.
그녀는 멀쩡하게 웃고 떠들었다.
카시우스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행복이라는 걸 느끼는 때도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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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해서 돌아가신 그분들을 생각하면, 나는.”
레니샤가 뜨거운 침을 목구멍 너머로 넘겼다.
머릿속이 뜨거운 국자로 휘저어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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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
카시우스가 그녀를 위로했었던 모든 말들도.
그리고 그분들이 남기셨다는 마지막 말도 레니샤를 완벽하게 치료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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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샤, 정신 똑바로 차려.”
브릭스턴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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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너는 네 살길을 찾아, 레니샤. 부모님께서 네가 이러는 걸 바라셨을까? 아니. 그분들은 너를 살리기 위해서 죽음을 선택하신 거야. 그에 대한 원망도 하나 없이.”
레니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브릭스턴의 따가운 말들이 레니샤를 채찍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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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의 선택을 헛되게 만들지 마. 내가 잔인하다고도 생각하지 마. 나 또한 부모님을 잃은 불쌍한 자식에 지나지 않으니까.”
브릭스턴의 말은 틀린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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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할게, 브릭스턴. 나는 렉서스의 목을 부모님 앞에 바치기 전까지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겠다고.”
레니샤가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거둬냈다.
브릭스턴이 그것을 보고서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의 어깨가 아래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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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지금 내가 못되게 굴었다는 것도 알고. 하지만, 레니샤. 나는 네가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한테는…… 정말로 남은 게 없거든. 믿을 게 너밖에 없어.”
레니샤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잊고 있었다.
브릭스턴은 정말로 믿을 사람이 레니샤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레니샤는 황후라는 이유로, 렉서스의 변덕으로 살아남았지만 브릭스턴과 헤일린, 그리고 이사벨라까지 도망자의 낙인이 찍혀 있었다.
저들을 살리는 일은 레니샤에게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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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턴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
게다가 브릭스턴은 이사벨라의 아버지였다.
어린 나이에 독으로 눈의 색까지 변해버린 가련한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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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턴의 기대를 벗어나는 일은 없을 거야. 이 또한 약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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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네요.”
갈라진 목소리에 레니샤가 고개를 돌렸다.
헤일린이 휘청이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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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샤가 그런 마음이라니 정말로 다행이에요.”
헤일린의 메마른 눈동자는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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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개자식의 목이 꺾이는 꼴을 꼭 보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할게요, 레니샤. 그러니 꼭 그렇게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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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할게요, 헤일린. 그리고 브릭스턴, 부모님은…… 아직 어디에도 모시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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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이 외롭게 황성에 남아 있는 게 아니라면 괜찮아. 우리가 같이 모실 곳을 찾아보면 되니까.”
레니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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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턴, 헤일린. 이런 누추한 곳이지만 잘 왔어요.”
레니샤가 뒤늦은 환영 인사를 건넸다.
***
어제는 진 빠지는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리 평탄치만은 않을 예정이었다.
레니샤는 오늘을 맞이하기 전에 카시우스와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레니샤가 지금 가질 수 있는 유일하고 작은 평화였다.
레니샤가 입술을 살짝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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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어디에도 부모님을 모실 곳 하나 없다는 게 너무 슬픈 것 같아요, 카시우스.”
슬프다라, 슬프다.
부드럽고 다정한 단어가 아닐 수 없었다.
사실 감정은 그보다는 더 격렬하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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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풀이 따뜻하게 자라나고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꽃이 피어나는 곳이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바라는 건 고작 그런 것뿐이었는데…….”
레니샤가 입술을 사려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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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나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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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풀이 자라나면 되는 겁니까?”
카시우스가 진지하게 물었다.
레니샤의 얼굴에 미소를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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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거니까요.”
특히 힐로샤인이라는 이 땅에서.
이곳은 정말 드문드문, 분수대 근처에서나 들꽃 한두 송이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일전에 카시우스가 레니샤에게 가져다준 들꽃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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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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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카시우스가 확신에 찬 얼굴로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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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니샤가 바라는 꽃이 피고 풀이 자라는 곳. 그런 곳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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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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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태어난 뱀들의 힘은 서로 상충합니다. 검은 뱀의 힘과 붉은 뱀의 힘도 그렇지요. 붉은 뱀의 힘이 있던 곳은 뜨거운 용광로 같은 곳이었습니다. 제 몸을 전부 태워버릴 것 같았지요. 하지만, 근원지에서 조금 더 나가면 꽃이 만발한 들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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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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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뱀은 생을 피어나게 합니다. 검은 뱀은 생을 지게 하는 데 반해서요. 검은 뱀의 힘을 밀어내면 바라는 것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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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우스.”
레니샤가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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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어떤 말을 덧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단 하나는 명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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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카시우스에게 위로받고 그의 도움을 받는 일들이 이제는 익숙해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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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당신은 내 기회가 맞았어요. 나타나줘서 고마워요, 카시우스.”
레니샤의 오롯한 진심이었다.
***
밤새 잠들지 못한 이가 있었다.
헬레나와 제인이었다.
척박한 이곳에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건 거리로 나가면 원하는 것을 구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헬레나와 제인은 새벽이슬을 맞으며 저택이 시끄러워지기 전에 약재상을 찾았다.
헬레나는 아주 오래전 눈이 머는 약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헬레나의 품에는 그 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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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가 듣기는 해도 보지 못하게 만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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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는 해결되는 것 아닌가?’
그 귀로 감별할 수 있는 것들은 현저히 적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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