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 (2)
“불가(不可).”
나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관리관과 전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전령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의 숨소리가 방 안에 길게 울렸다.
“…합당한 이유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전령이 얼음장 같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피난을 갈 때 부피가 줄어들며, 인족 병사들의 수행 증진과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마계의 약화를 꾀함과 동시에 차후에 인족에게 단약을 판매해서 얻을 수익까지…. 총독께서 방금 하신 말씀에는,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저 들짐승들을 살리신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에, 합당한, 이유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숨을 들이쉬며, 머릿속에서 이유를 생각했다.
왜일까.
나는 왜, 동족도 아닌 마족들을 살리고 싶어할까.
나는 왜.
나는 왜!
눈앞으로, 내 앞에서 약혼을 하던 젊은 남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나와 장기를 두며 한담을 나누던 촉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지난 세월간 총독부 아래에서 생활하던 마족들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나는 그 모든 세월의 모든 기억들을 뇌리에 담은 채.
그 인연들을 등에 업은 채, 눈앞의 인간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게, 옳으니까.”
그리고, 전령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금, 옳다고 말씀하신 겁니까? 이번 전쟁에서 죽을 수많은 병사들, 수많은 인명들. 그들을 구할 수도 있는 자원을 그대로 포기하는 것이 당신의 선(善)이란 말입니까? 오히려 그들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진정한 선(善)이 아닙니까?”
“그건 자네의 선(善)이네.”
“인족 총연맹의 선입니다.”
“인족 총연맹이 인류를 대표하는가?”
“당연하지요.”
“나는 대표해 주지 못하는 것 같군.”
“총독님께서 인류를 배신이라도 하겠단 것처럼 들리는군요. 배신이야말로 악이 아닙니까?”
“이보게, 나는 우리 편이니 상대 편이니, 선악이니 하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네.”
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인족이니 인류니 뭐니 해도, 그들은 내가 아니고 나도 그들이 아니야. 그들의 선은 내 선이 아니고, 그들의 삶은 내 삶이 아니지.”
중요한 기억을, 아주 많이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기억나고 있었다.
나는,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
회귀로 인해 시간이 날아가지 않는, 내 모든 인연과 시간이 사라지지 않는 삶을.
그리고, 나는 그 순간을 위하여, 언제 어느 순간이든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내가 지금 자네에게 말하는 내 선은, 내 삶의 최선이네.”
어쭙잖은 논리는 내세우지 않겠다.
내 선은 전령이 말하는 인류의 대의를 위한 선에 비해 하잘것없고, 독선적이고 그저 개인의 아집일지도 모른다.
그저 개인이 내세우는 위선일지도 모른다.
멍청한 헛소리에 개논리일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이것이 나의 삶의 방식이네. 내 삶의 방식을 자네에게 강요하진 않겠으니, 자네 역시 자네의 삶을 내게 강요치 말게.”
“당신의 자리에서 고집을 부린다는 것 자체가 강요라는 걸 모르는 겁니까?”
“…이만 나가 주게나.”
우우웅!
나는 그림자에 숨어 있는 서 장군의 힘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이 점령지에서 어차피 중요한 것은 공령지이고, 마족 부족은 7개밖에 되지 않아. 다른 점령지에 비하면 마족들의 수도 한참 적으니, 이 부족들을 다 갈아 넣어 봐야 단약이 몇 개나 나오겠나. 자네들은 광한계로 돌아가게. 남은 인족들이 피난 가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지.”
“…총연맹에는 그렇게 보고 올리겠습니다.”
두 사람은 방에서 나갔다.
나는 잠시 한숨을 쉬고, 자리에 드러누웠다.
피곤했다.
* * *
[총독 대인의 명에 따라, 이 지역에 사는 마족들의 추방을 명한다!]
인족의 마계 8차 점령지.
그곳에서, 수많은 괴뢰들이 날아다니며 마족들을 추방하고 있었다.
마족들은 의아해하면서도 자신들이 살아온 땅에서 쫓겨나지 않으려 저항하였다.
그러나 괴뢰들은 하나하나가 최소 결단기 급의 전력이었고, 마족들은 저항할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총독 관저.
그곳에서, 나는 깊은 한숨을 들이쉬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멸천공진이라….’
마족들을 전부 단약화시키는 것은 막아 냈다.
이 정도는 아슬아슬했지만 참작의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계멸천공진의 설치마저 거부하면 정말로 인족의 반역자가 될 터였고.
창천개벽문 역시 인족의 반역자를 길러 낸 문파로 찍혀 불똥이 튈 터였다.
나로서는, 비겁하지만 진법의 설치는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인근에 사는 마족들을 이주시킨다. 멀리, 저 멀리로….’
계멸천공진의 위력은 반경 오백 리를 그대로 날려 버리고, 진에서 뿜어진 공간 폭풍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만들어 낸다고 했다.
“…견 수사.”
나는 총독 관저에 데리고 나온 견신에게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대인?]
꿈틀, 꿈틀….
견신은 천장에 붙어서 내게 말했다.
“총독부의 인족들은 전부 광한계로 돌려보냈소. 감시인도 없으니 말해 주자면… 당신에게 일곱 부족의 통솔을 맡겨, 그들을 피난 보내고 싶소.”
[피난…?]
“그렇소. 인족에서 곧, 대대적으로 학살을 시작할 거요.”
계멸천공진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간접적으로라도 그에게 의견을 전하기로 했다.
“그러니, 마족들을 데리고 최대한 멀리 인족의 점령지에서 나가 주시오. 최소 일만 리, 일만 리를 떨어져 나가 주셔야 할 거요.”
[…뭔가, 인족에서 강력한 병기를 쓰시려나 봅니다. 합체기 최고봉 수사의 공격은 되어야 간신히 나올 법한 단위군요.]
그가 촉수를 꿈틀대며 내게 물었다.
[그런 것을 제게 알려 주셔도 됩니까? 저는 마계 연합군을 만나면 당신에게 들은 정보를 그들에게 전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견 수사를 풀어 주기가 힘들어지잖소.”
[서 수사니까 솔직히 말하는 겁니다. 저는 마계를 배신하고픈 마음도, 서 수사에게 거짓을 말하고픈 마음도 없습니다.]
“…멋지구려. 하지만.”
나는 그를 보며 말했다.
“아마 당분간은 도망치시는 데에만 주력해야 할 거요. 다시 말하지만, 일만 리. 최소치가 그 정도고, 어쩌면 그 서너 배는 더 가야 할 수도 있소. 그러니….”
우웅!
나는 저물도를 펼쳐, 옆으로 몇 개의 괴뢰를 꺼냈다.
연진에게 주지 않고 남은 천인기 급 괴뢰들 전부였다.
“괴뢰들에게 명령하겠소. 당신과 마계 부족들을 데리고 가능한 한 멀리까지 도망치도록. 당신은 당신의 정신 능력으로 부족들을 다독여 그들을 이끌어 주시오.”
[…알겠소.]
철퍽!
견신은 얼마 후, 천인기 괴뢰의 머리에 달라붙어 바깥으로 나갔다.
얼마 후면 마족들의 정신을 제압해서 강제로라도 전부 바깥으로 끌고 나가리라.
‘이제 점령지에 남은 인족도, 곧 죽을 마족들도 대부분 바깥으로 보냈다.’
얼마 후면 나 역시 몸을 피할 수 있을 터였다.
“….”
‘이게 최선인가.’
나는 과연 내가 한 짓이 최선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내가 과연 잘 한 것일까.
더욱더 최선의 수는 없었을까.
나는 얼마간 고민하고는,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나는 한 장의 서신을 쓴 후.
지금껏 나를 지켜 오던 서 장군에게 서신을 들려 주고 의식을 불어넣어 명령어를 입력했다.
“…찾아갈 수 있겠지? 그에게 전달해라.”
나는 서 장군을 통해 서신을 보내기로 하였다.
그리고, 서 장군은 한 줄기 빛살이 되어서 저 멀리로 날아갔다.
아마 그의 속도면, 서너 개월 안에 목표에 도착해서 서신을 전할 터였다.
‘…이걸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 남은 것은 견신이 마족 무리를 데리고 이 8차 점령지를 빠져나가는 것뿐.
나는 견신과 붙어 있는 천인기 괴뢰들의 감각을 통해, 견신이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를 파악했다.
‘점령지를 거의 빠져나갔군. 그럼 나도 이제….’
그 때였다.
우우우웅!
“…!”
점령지 전체에, 상서로운 기운이 둘러싸이며 점령지 전체를 뒤덮는다!
나는 그 기운에 놀라 황급히 바깥으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뭣… 이건…!?”
쿠구구구구!
결계!
하늘이, 결계로 뒤덮여 있었다!
8차 점령지 전체가 휘황찬란한 빛살로 덮여, 칠채색 빛무리를 뿜어내는 결계로 덮여 버렸다!
‘저건….’
나는 결계의 축을 찾았다.
결계의 축은, 8차 점령지의 마맥에 꽂혀 있는 광한옥이었다.
점령지에 존재하는 7개의 마맥!
그곳에 꽂혀 있는 7개의 광한옥이 7각형의 결계를 엮어 낸다.
그리고, 결계의 위로 어떠한 얼굴이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저건… 전령…!?’
아니, 아니다.
나는 머리를 굴리며 생각했다.
“당신… 단순한 전령이 아니었군.”
쿠구구구구!
결계진 위로 떠오른 거대한 얼굴이, 천천히 눈을 떴다.
[머리가 꽤 돌아가는군….]
“딱 봐도 나를 벌하러 온 것인데, 고작해야 결단기 수준의 전령이 그런 어마어마한 진을 발동시킬 권한이 있을 리가 없지….”
[맞네. 본인은 인족 총연맹 소속 합체기 태수(太修), 위령선이라 한다네. 모든 점령지에 파견되는 전령, 그리고 인족의 각 천공도에 파견되는 총연맹 소속 총령들은, 모두 본인이 공들여 만든 본인의 분신(分身)이지.]
“…!”
[총연맹에서 인족 전체의 동향을 감시하는 것. 그것이 본인의 책무라네. 한데 자네는 어떠한가, 8차 점령지 임시 총독 서은현. 자네에게 주어진 신성한 책무를 내팽개치고,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전령을 통해 전한 것은 내가 직접 총연맹의 결정을 듣고 자네에게 전한 것이야. 저 아까운 자원들을 낭비하는 건 둘째 치고, 자네는 지금 저들을 바깥으로 내보내려는 건가? 우리 점령지의 기밀과 작전을 누설할지도 모르는 적들을?]
우우우웅!
찌이이잉!
얼굴의 말소리에, 머리가 아파 오며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어졌다.
동시에 태수의 말에 복종하고, 그의 말대로 하고픈 마음이 절절해졌다.
저 말이 옳지 않은가?
저것이 진리가 아닌가?
“…괴, 뢰, 에….”
그러나, 나는 합체기 태수가 내뿜는 존재감을 이겨 내며, 온 힘을 짜내어 말을 내뱉었다.
“명, 령, 을… 해서… 마족들이, 마군과, 합류하는 시기를, 천공진 발동 이후로, 늦춰, 놓았습, 니다…!”
쿠드득!
“정보가 새어 나갈 일은, 없습니다…!”
쿠웅!
나는 정신력으로 위령선의 압박을 떨쳐 내며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오히려… 제 쪽에서 묻고 싶은 게 많습니다. 이 허약한 결단기 수사 하나 죽일 힘은 있으면서, 진선에게 공격당하는 뇌령도를 지킬 힘은 없었습니까…? 꼴에 합체기랍시고, 진선계의 편린을 구경하려다가 치명상을 입거나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도대체 왜 그렇게 멍청하게 당하셨는지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태수님?”
잠시 허공이 잠잠해졌다.
그리고, 위령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우선, 광한옥에 잠재된 결계를 펼친 건 자네와 마족들을 가둬 두기 위함이었네. 자네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니… 또한 이 결계는 자네를 가둠과 동시에 내 의지를 자네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하지. 자네를 체포하는 건, 차후에 계멸천공진을 설치할 진법사가 도착하면 그때 체포할 것일세.]
“하하… 그렇군. 가둬 두는 기능밖에 없다는 거군요.”
나는 광한옥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내 의도를 알아챘는지, 위령선은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축이 되는 광한옥을 파괴하거나 뽑아 버리려는 건가? 미안하지만, 진이 발동된 순간부터, 광한옥을 건드리면 진은 더더욱 강해질 뿐이라네. 광한옥의 힘이 오히려 더더욱 폭주하며, 종래에는 합체기 수사조차 잠시 발을 묶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진이 될 테지.]
“…고작 결단기 수사 하나를 체포하기 위한 진 치고는 어마어마하군요.”
[고작 결단기가 아니네. 그동안 전령의 눈으로 자네를 잘 파악해 본 바, 자네의 총 전력은 사축기 급으로 판단되었지. 그 정도면 적절한 수준인 것 같네만.]
“….”
나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나는 고개를 들어 다시 그에게 질문했다.
“합체기 태수분들은 어째서 진선에게 치명상을 입으신 겁니까?”
[그거야 당연히 진선이 인족의 뇌령도를 공격했길래 지키려….]
“거짓말을 하시는군요.”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뇌령도에서 합체기 분들이 계신 천인도까지의 거리가 상당한 것으로 알며, 거기에 각 천공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크게 상관치 않으시던 분들이 왜 진선이 강림했다고 그리 호들갑을 떠신 겁니까?”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뭔가 꿍꿍이가 있으셨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보인다.
내가 진선을 언급하자, 위령선의 의식에 깃든 탐욕의 의념이 꿈틀거렸다.
탐욕.
그리고 아쉬움, 후회, 수치 등의 색상이 그의 안색에 드러난다.
‘합체기 수사들은 이번에 힘을 쓴 진선에게 뭔가 원하는 것이 있었다. 뇌령도를 위해 진선을 막아섰다거나 하는 게 아니야. 진선에게 뭔가 얻고자 하는 것이 있었고, 진선은 합체기 수사들이 원하는 걸 들어줄 생각이 없어, 그들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사라진 것이지.’
감정의 색만 보아도 이야기가 얼핏 짐작이 되는 듯했다.
내 말에, 위령선은 잠시 침묵하다가 나를 노려보았다.
[자네가 알 것이 아니네. 자네는 그저, 이 결계 안에서 진법사 겸 총연맹의 감찰관이 도착할 때까지 저 마족들과 기다리는 것뿐… 이 장막은 안에서 바깥으로 나가려면 총연맹의 허락이 있어야 하며,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유롭지. 물론 인족 한정이고 타 종족은 진입하지 못하지만… 자네가 정말로 마족과 내통했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 해도 자네를 구하러 올 마족도 없네.]
“저는 내통하지 않았기에 상관은 없습니다.”
[후후, 그건 감찰관이 판단할 터… 감찰관의 곁에 단약사를 딸려 보내니, 이참에 가두어 둔 마족들을 전부 약재로 만들면 될 것이야.]
“…마족들을 자원으로 쓰시려 함이십니까?”
[그게 무언가 잘못되었나?]
“…의미 없는 대화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요.”
풀썩!
나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이 점령지에 남은 인족은 나 하나뿐.
그렇다면, 이제 내가 할 일은 하나였다.
[포기한 것인가…?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더니, 잘 되었군. 그럼 총연맹 재판소에서 보지, 8차 점령지 ‘전’ 임시 총독 서은현….]
부스스스….
말을 전한 후, 얼굴은 결계진 속으로 녹아내리며 사라져 버렸다.
‘그에게 서신은 보내 놓았다.’
어차피 정말로 마족 합체기 수사들이 도착해도 이렇게 된 이상 인족은 밀리지 않을 터다.
동시에, 나는 눈을 빛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죽게 할 수는 없지.’
지금부터, 전력을 다해 막아 낼 것이다!
우우웅!
내 주변으로, 희뿌연 무언가들이 일렁이며, 사방을 꽉 채웠다.
지난 18년간.
내가 이번 생에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이 이 공법에 기령으로서 기록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인물들을 기록해 가며, 기령이 많아질수록 공법의 숙련도도 점차 올라가기 시작했다.
우우웅!
이제는 떠올리기만 해도 인물들을 기록할 수 있을 정도.
촤르르륵!
주변에서 영기가 뭉치며, 또 한 명의 인물을 기록했다.
방금 나와 얘기를 나눴던 위령선이었다.
‘위령선은 내 총 전력을 사축기 급으로 인지하고 이 정도의 결계로 날 가두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날 체포하러 올 감찰관 역시 최소 사축기 급이라는 뜻.’
우웅!
‘사축기 수사가 인족 총연맹에서부터 출발해 8차 점령지까지 오려면, 대략 칠 주야는 걸리겠지.’
나는 눈을 빛내며 이를 악물었다.
‘지금부터 칠 주야 안에, 기억을 찾는다.’
만약 그 안에 기억을 찾지 못하면 어찌되는가.
‘그렇다면….’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대로 원영기에 들어선다.’
원영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어쩐지 내 무형검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분명, 변화한 무형검이라면 저 결계가 얼마나 단단하든 상관없이 베어 낼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파츠츳!
나는 눈을 감고, 그대로 무명 공법으로 기령을 만들 준비를 하며 원영기에 도전하였다.
‘간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원영기에 도달하여….
내 삶에 찾아온 인연들을 지켜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