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수선전-159화 (159/185)

격변(激變) (3)

물의 높낮이는 수위(水位)라고 불린다.

그렇다면, 만약 차원에도 높낮이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그런 고민에서 만들어진 말이, 바로 계위(界位)이다.

차원에도 높낮이가 존재한다.

무형검을 다룰 때의 감각을 떠올려 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물질계는 낮은 계위에 속하고, 점차 높은 계위로 올라갈수록 형이상학적인 본질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원영(元靈)의 경지에 이른 자는 차원의 높낮이에 따른 계위를 식별하는 게 가능해진다.

원립과 싸웠을 때, 그리고 다른 원영기 수사들과 싸울 때.

그들이 간혹 결단기 수사는 의식으로 감지조차 하지 못하는 공격을 날린다든가, 혹은 공간을 쪼개고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원리가, 바로 계위를 식별하는 감각에서 기인했다.

보다 높은 계위에서 낮은 계위의 공간을 쪼개고 공격한다든가, 보다 높은 계위에서 낮은 계위에게 공격한다든가 한다면 그 이하 경지의 수사들은 감히 대적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오현석처럼 아예 힘 그 자체를 무식하게 응집시킨다면 상위 계위에도 통하기는 하겠으나, 기본적으로 원영기가 결단기 수사를 압도하는 이유란 그러한 계위의 탓이었다.

츠츠츠츳!

‘1,000년 동안, 괴군의 회로를 다뤄 왔다.’

괴군의 회로는 그 자체로 높은 계위로 향할 수 있는 힘을 응집시키는 원리가 담겨 있었다.

또한 계위를 넘나드는 답천의 무형검을 사용하며, 보다 높은 계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그러니 이제는.

‘기(氣)를 모아, 높은 계위를 향해 혼(魂)을 도야시키면 될 뿐!’

파아아앗!

나는 금단의 중심으로 혼백과 의식을 집중시키며, 그와 동시에 무형검을 이용하여 높은 계위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무형검을 드러내어 공격에 사용하는 것이 아닌, 체내에 품은 채로 상위 계위에 도달하려는 것뿐이니 들킬 염려는 없었다.

나는 금단의 중심으로 의식을 집중시키며 힘을 계속해서 압축했다.

금단의 안쪽에서는 영기가 극점으로 뭉치며 더욱더 높은 계위를 향해 도약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아….’

나는 문득, 금단의 중심을 관조하며 의(意)와 기(氣)가 뒤섞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게, 원영인가….’

의식과 영기가 섞여 가며, 나는 문득 체내에서 거대한 음양(陰陽)이 맴도는 기분을 느꼈다.

츠츠츳….

‘태극….’

태극은, 곧 역사(歷史).

태극이 그리는 나선의 원 너머로, 나는 어떠한 장면을 보았다.

그것은, 서은현이라는 사람의 역사였다.

‘아, 이거구나.’

오현석이 말했던 주마등 같은 것.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서, 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듯, ‘나’라는 인간의 역사를 관조하였다.

영력이 역류하며, 과거를 비춘다.

츠츠츠츳!

몇 달 전, 비선을 타고 오기 전 창호자에게 마계행을 다녀오라고 말을 들었던 순간.

그 이전, 김연을 데리고 막 인족 영역에 왔던 순간.

그 이전, 괴군에게 쫓기던 순간.

더 이전, 오현석에게 머리통이 폭발하던 순간.

이전, 오현석과 대련하던 순간.

막 회귀를 하여 창천개벽문을 선택한 순간.

괴군의 연의 연을 마주 보고, 연이와 입을 맞추며 서휼이 보낸 일격에 죽었던 순간.

괴뢰에 갇혀 지냈던 순간들….

기억은 내가 또렷이 기억하는 것일수록 느리고 명확하게 볼 수 있었으며, 내가 흐릿하게 기억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기억을 거슬러 가며, 내 기억이 침잠해 있던 영역에 도달하였다.

‘저것이, 내가 잃어버렸던 기억들….’

그리고, 내가 잊어버렸던 ‘지구’에 대한 기억들은….

파아아아앗!

‘아, 안돼, 너무 빨라!’

내가 잊은 시절의 기억들은, 차마 인식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안돼! 이 기억을 봐야 한단 말이다!’

나는 심상 속에서 악을 쓰며 내가 잊은 기억들을 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그 순간!

“커헉!”

나는 입을 벌리고 피를 토했다.

“크헉! 꺼억!”

심마(心魔)!

원영기에 이르던 도중, 다른 것에 너무 정신을 팔던 대가였다.

“꺼억, 꺼헉… 끄윽….”

나는 칠공에서 피를 줄줄 흘렸다.

파스스….

어느새 체내에서 생성되려던 원영은 흩어 없어졌고, 나는 내 뇌리에서 떠돌던 과거의 장면들이 저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크윽, 제기랄!”

콰아앙!

나는 내 머리를 향해 힘차게 주먹을 휘둘러 머리를 폭발시켜 버렸다.

“흐, 흐익! 서 수사?”

옆에 있던 연진이 기겁했으나, 나는 머리를 천천히 재생시키며 생각했다.

‘머리를 터트려서 심마가 더 번지지 않게 막았다. 하지만, 원영기 도전은….’

끝나 버렸다.

“거기, 무슨 일인가!”

저 멀리서 현운이 날아와 머리를 재생시키고 있는 나에게 물었다.

나는 우선 입을 재생시키며 답해 주었다.

“…원영기에 도전하던 중, 순간 심마가 찾아와 머리를 폭발시켜서 심마를 막았습니다.”

“뭐야?”

그 말에 현운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지금 아무리 침공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치더라도, 그런 중대한 일을 상부에 말도 없이 진행하다가, 스스로 상처를 입어 전력이 감소되는 실책을 저질렀단 말인가!”

촤아악!

치이이익!

“…!”

현운은 머리를 재생시키던 나에게 공격을 날렸다.

그의 공격에, 재생되던 내 머리통이 다시 잘려 나갔고, 그는 내 목에 화상을 입혀 머리가 더 재생되지 못하게 하였다.

“…!”

[모두 들어라!]

현운의 성난 목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여기 이 자는 마계 선발대가 출정하기도 전, 함부로 원영기에 도전하다 실패하여 심마로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원영기에 도전한다는 중차대한 사실을 상관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진행하였다!

모두 들어라! 군대가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선, 전쟁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상관과 하관의 소통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보고를 하지 않고, 중차대한 경지를 넘다가 심마를 얻어걸려 부상을 스스로 입는 자는, 군법으로 다스리겠다! 여기 서은현은 앞으로 선발대가 마계의 방벽을 넘어, 지역 한 곳을 장악하기 전까지는 머리가 없이 지낼 것을 명한다!]

“….”

졸지에, 나는 군법을 어긴 게 되어 한동안 목이 없이 지내게 되었다.

“서, 서 수사… 괜찮으십니까?”

[…뭐, 눈이 없어 의식으로만 주변을 봐야 하는 건 조금 귀찮긴 하지만 못 지낼 정도는 아닙니다.]

연진은 목 위쪽이 사라진 나를 보며 덜덜 떨며 물었다.

“그, 그… 아프지는 않으십니까?”

[연 수사께서는 머리가 없어져 본 적은 없나 보군요.]

“아니! 일반적으로 결단기 수사들 중에 머리가 없어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

‘그렇군, 하계에서는 결단기 수도자들끼리 싸우면 십중팔구는 목이 날아가곤 하는데, 광한계에서는 그런 일은 별로 없는 건가.’

어쩌면 풍족한 자원 때문에, 싸울 일 자체가 많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내가 연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김연과 오현석이 이쪽으로 황급히 날아와, 목이 없어진 나를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으, 은현 오빠?”

“서은현! 이게 대체 무슨 일인 거냐!”

[아, 별거 아닙니다. 그저….]

나는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해 주었다.

“아니, 정말 너무해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목을….”

오현석은 헛기침을 하며 김연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 원래 결단기 이상은 목이 잘려도 살 수 있으니, 이 정도는 보통 형벌을 줄 때는 다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건 그렇지만, 재생도 못 하게 한다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군율을 어지럽혔으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는 건 맞겠지.]

내 말에 오현석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혀를 찼다.

“그래도 조금 이상하군. 전쟁 전에 굳이 같은 편의 전력을 약화시킬 이유가 있나?”

[어차피 저 말고도 결단기나 원영기는 많으니 말입니다. 저 하나를 본보기로 보여 군율을 바로잡는 게 더 중요한 것이겠죠. 무엇보다도 진짜 죽인 것도 아니고, 고작 목 하나 자른 것뿐이니 말입니다.]

나는 천천히 오현석과 김연을 달래고는, 주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원영기에 도전하며 그것을 봤습니다.]

“워, 봤느냐?”

오현석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어떠냐, 그 주마등으로 네 기억을 찾았나?”

[…아닙니다.]

나는 고개를 저으려 했다가, 저을 고개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손을 휘저으며 말하였다.

[형님도 아시겠지만, 주마등을 마주하면, 흐릿한 기억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 제대로 볼 틈이 없습니다. 아예 생각이 나지 않는 기억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한 마디로….]

“음, 계속 시도해 봐야 한다는 거로구나.”

[예.]

원영을 얻기 이전에 보이는, 무수한 내 기억의 연속들.

아마 그것들을 무시하고 쭉 걸어나갔다면 나는 원영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심마가 작용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방법을 찾은 것이다.’

심마가 작용할지언정, 어떠한가.

나는, 내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실낱같은 방도를 찾은 것이었다.

심마가 덮쳐 오면 어찌할 건가.

‘지금부터, 원영기에 틈이 날 때마다 도전한다.’

나는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그리고, 몇 번이고 그 기억의 흐름을 다시 볼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반드시 기억을 되찾고 말 것이다!

나는 그렇게 다짐하였다.

* * *

그리고, 다시금 몇 개월이 흘러, 마침내 선발대의 인원이 모였다.

그리고, 진법 역시 기운이 최고조로 끌어 올려져 있었다.

쿠구구구구!

진법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진의 기운은 마계의 입구에 있는 시커먼 안개를 향해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곧이겠군.’

나는 속으로 생각하며, 의식을 통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진법 곳곳에, 각 수도종문과 인족의 여러 가문에서 온 인재들이 앉아 법력을 공급하며 진을 완성시키고 있었다.

우리가 왔을 때, 사방이 휑했던 그때의 진법과는 차원이 다른 인원이었다.

‘아마 앞으로 한두 종문에서 사람을 더 보내면 진이 완성되고, 선발대 역시 출발을 할 터.’

이미 선발대의 편제도 거의 잡혀 있었다.

원영기 수사들은 백인장을, 결단기 수사들은 십인장을 맡아 축기기 수사 열 명을 통솔하여 마계로 진격할 터였다.

물론 나는 출정 전에 벌을 받은 죄인이었기 때문에, 현운의 말대로 죄가 사해지거나 따로 공을 세우기 전까지는 축기기 수사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결단기 수사의 십인대에 들어가서 행동해야 했다.

그리고, 내가 들어간 십인대의 십인장은 옆자리의 연진이었다.

“후우, 긴장되는군요, 서 수사.”

[너무 긴장하실 것 없습니다. 연 수사라면 충분히 잘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으으, 왜 제가 십인장인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서 수사가 저보다 경지가 높은데, 차라리 서 수사가 지휘하시는 게….”

[마음을 다잡으십시오. 어차피 저는 죄인인지라 지휘권을 가질 수 없으니, 연 수사가 수고해 주셔야 합니다. 정 필요하시면 옆에서 조금 도와드릴 테니 걱정은 마십시오.]

“서 수사! 정말 감사드립니다!”

[별말씀을.]

나는 마계와의 전쟁에 앞서, 몸을 오들오들 떠는 연진을 위로해 준 후.

속으로 구결을 준비하였다.

창천개벽문에 들어가고, 여기까지 오기까지 그동안 수십 년이 흘렀다.

나는 그 세월 동안, 끊임없이 ‘삼령공’과 ‘군마용갱권’을 합치려고 공법을 연구하고, 구결을 분석해 내며 마침내 두 공법을 합치는 데에 성공하였다.

‘조금씩 보완할 것들이 남았다만, 그래도 거의 다 되었어. 이제는 시험해 보기만 하면 된다.’

아직 이름이 없는 이 무명 공법은, 사용할 시 자신의 법보에 기령을 형성하고, 그 기령을 분신으로 삼아 수행 일부를 기령에게 나눠 준 후.

차후에 수행이 떨어졌을 시 기령의 도움을 받아, 더더욱 빠르게 수행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공법이었다.

‘안타깝게도 수행 그 자체를 법보에 완전히 저장해 놓았다가 다시 한 번에 되찾는 건, 난이도가 너무 높아 실패했지만….’

물론 법보를 오랫동안 배양시키며, 법보의 질 자체가 주인을 따라 성장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유리검 자체는 그 정도가 한계였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우우웅!

나는 공법 수련을 하며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이 공법을 완성시키며, 내 마음대로, 인상 깊었던 존재의 기령을 얼마든지 형성할 수 있다는 것.’

그 말인즉.

‘지금부터, 원영기에 이를 때 나타나는 주마등. 그 주마등 속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을, 기령으로 만들어 보관한다.’

완전히 기억을 보관하는 건 힘들겠지만.

그 기억을, 그 추억을, 그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들을 기령의 형태로 법보에 기록해 놓는다면.

어쩌면, 너무나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잃어버린 주마등의 기억들 역시 전부 기록해 놓아, 내가 그 기록된 등장인물들을 보며 다시 기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우우웅!!

나는 기운을 끌어 올렸다.

지난 몇 달동안, 나는 계속해서 원영기에 도전해 왔다.

물론 현운에게 찍혔으니만큼 다시금 원영기에 도전하는 것이 걸리면 다시금 벌을 받겠지만, 걸리지 않으면 될 문제였다.

물론 일반적인 원영기 도전이라면, 원영을 얻는 순간 천겁이 떨어지기에 숨기는 게 불가능할 터였으나.

지금의 나는, ‘원영기에 이르는 것’이 아닌.

‘원영기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기억을 찾는 것’이 목표였기에.

원영을 얻지 않고 도중에 멈추기를 반복한다면 얼마든지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츠츠츠츳!

나는 다시 원영기에 도전하며,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나는 이름 없는 공법을 발동시키며, 법보에 기령의 형태로 그 기억의 등장인물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츠츠츠츳!

내 주변으로 희뿌연 형체가 생기더니, 김연과 창호자, 오현석의 모습으로 화하였다.

이번 생에 만났던 인연들.

하지만, 기령을 차마 더 만들기도 전.

어느새 주마등은 빠르게 지나가 다시금 사라져 버렸다.

우우웅!

나는 다시금 형성되려는 원영을 흩어 내며, 그 원영을 흩어 낸 기운을 막 형성해 낸 기령들의 안쪽에 주입해, 내 수행을 나눠 보관하였다.

‘기령을 형성하는 속도가 느리군.’

물론 익숙해지면 빨라질 터였다.

‘앞으로, 이렇게 기령들을 형성해서 쭈욱, 주마등을 보고 내 기억을 기령으로 기록한다.’

나는 주변에 형성한 반투명한 세 사람의 기령을 보며 속으로 웃었다.

‘반드시, 기억을 되찾는다!’

“앗, 서 수사. 서 수사 주변에 희뿌연 그것들은 뭡니까?”

[아, 제가 익히는 공법의 현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독특한 공법을 익히시나 보군요. 그나저나 서 수사, 그 희뿌연 것들 말입니다만….”

연진은 내가 형성한 기령들을 보며 자신이 살면서 보았던 희뿌연 것들에 대해서 떠들기 시작했다.

타인에게는 기령의 형상이 보이지 않고, 그저 희뿌연 안개의 형태로만 보일 뿐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연진이 이상할 정도로 오늘은 더더욱 많이 떠든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 그렇군. 긴장되는 건가.’

이제 곧, 진법이 작동하고 마계의 입구가 열린다.

그럼, 정말로 마계 침공인 것이었다.

나는 연진과 말상대를 해 주며, 그의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며칠 후.

우우우우웅!

진법이 찬란한 황금빛으로 변하였다.,

전방.

선발대의 사령관인, 인족 총연맹의 사자.

사축기 급의 수사, 사릉자(社陵子) 규석(硅石)이 법보를 꺼내 들었다.

[멸계진, 발동!]

그 말과 함께, 우리가 수 개월간 법력을 불어넣으며 준비시키던 진법이 작동했다.

번쩍!

황금빛이 몰려들며, 전방에 있는 진마계의 차원 장벽을 향해 쇄도하였다.

시커먼 안개가, 황금빛에 의해 찢어발겨져 흩어진다!

쿠구구구구!

[지금부터, 진마계 침공을 시작한다, 전군, 진격하라!]

그리고, 천인기 천인장, 원영기 백인장, 결단기 십인장들이 앞서 명 받은 대로 편제를 짜 대형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흐하하하! 야들야들한 마족 고기 맛 좀 보겠구나!”

“귀여운 마족 놈들, 이 어르신이 귀여워해 주마!”

“마족을 갈아 만든 단약이 마공에 그리 효험이 좋다는데?”

수많은 수사들이 각자 법보와 법기를 꺼내 들고, 혀를 핥으며 마계를 향해 쇄도하였다.

휘이이이이!

나는 십인장 패를 지닌 연진을 뒤따라갔고, 곧이어.

저 멀리 진마계의 정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진마계의 너머, 그곳에는 마족들이 성을 쌓고 방어진을 펼친 채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사악한 인족이 쳐들어왔다!”

“방진을 펼쳐라!”

“마계를 위해 모두 저 탐욕스러운 인족을 막아 내자! 단결하라!”

그렇게, 인마대전(人魔大戰)이 진정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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