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 (7)
“오호….”
괴군의 눈에 호기심이 번들거리는 듯했다.
그가 서 장군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놀랍군. 회로를 완벽히 재현했어. 하지만 재료가 애매하군. 사축기 급 괴뢰기는 하다만, 온전한 사축기의 실력을 내는 건 절대 무리구나.”
그가 씨익 웃으며 서 장군의 곳곳을 가리켰다.
“일단 관절 사이에 있는 연결 부분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어. 저러면 무리한 움직임이 있으면 관절부터 무너질 게다. 그리고….”
괴군은 서 장군의 가장 큰 약점을 정확히 짚어 내며 말했다.
“무엇보다, 동력로가 빈약하군. 안쪽에 광령성수로 어떻게든 동력로를 최대한 만든 것 같은데…. 그걸 가지고는 사축기 급의 위력을 낼 수가 없다. 기껏해야 사축기 수도자의 일격을 서너 번이나 재현할 수 있을까? 물론 그것만으로도 천인기 이하에서는 적이 없겠지만 솔직히… 제대로 만들어진 괴뢰는 아니구나.”
나는 괴군을 쳐다보며 말하였다.
“아닙니다.”
“으음?”
“사축기 수도자의 일격 서너 번이 아닌, 단 한 번의 공격만을 할 수 있게 설계된 괴뢰지요. 그리고….”
쿠구구구구구!
서 장군의 우반신으로 거대한 힘이 몰렸다.
그와 동시에, 서 장군의 우반신 뒤쪽에서 여덟 장의 푸르른 날개가 돋아났다.
우우우웅!
서 장군의 오른팔에 별빛이 깃들고, 오채색의 빛이 서 장군을 뒤덮었다.
그 모습을 본 오현석의 얼굴에 놀란 기운이 감돌았다.
“제, 제팔익!”
창익천쇄, 여덟 번째 날개.
이 사축기 급 서 장군은, 가진 힘을 모두 짜내어 단 한 번.
사축기의 극한에 다다른 공격을 내지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연체술과 괴뢰술을 동시에 익힌 나였기에 만들 수 있는 괴뢰.
그것이, 이번 생에 만든 서 장군이었다.
그 모습을 본 괴군이 킬킬 웃었다.
“놀랍구나. 창호자 녀석의 절기가 아닌가? 후흐흐…. 창호자의 밑에 들어가서 배우더니, 상당히 멋진 걸 만들 수 있게 되었군.”
나는 잠시 괴군을 보며 말했다.
“예, 보시다시피. 저는 창호자의 밑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현재의 저는 천인기 이하에서는 사실상 적이 없는 수준이지요.”
“그래, 그 정도라면 충분히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구나?”
“맞습니다. 하나, 과연 김연도 그럴까요?”
“흐음?”
“제가 와서 보기에, 물론 괴군께서도 연이를 충분히 잘 가르치셨지만 제 눈으로 볼 때는 몇 가지 부족한 것이 보였습니다.”
어차피 괴군을 만나게 된 것.
아예 오늘.
이 자리에서 그와 단판을 짓자.
“흐으으으으으음….”
괴군이 눈알을 뒤룩거리며 내 앞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얼마간 뒤룩거리는 눈동자로 내 전신을 훑어보던 그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뭐가, 부족하다는 거지?”
나는 침을 삼켰다.
괴군의 광증이, 터져 나오기 일보 직전의 상태.
지금부터는.
한 마디라도 잘못 내뱉으면 그대로 개조당한다.
“대인의 공법을 대성하지는 못했더군요. 제가 알기로 대인의 의식공법인 ‘기묘성심전’은 인간의 의념을 수도자의 시선에서 분석한 것이라 압니다만. 맞습니까?”
“그래.”
“그리고 창호자의 아래에서 공부한 것입니다만, 창호자께서도 역시 삼화취정의 단계에 오르셔서 의념의 색을 볼 수 있게 되셨더군요.”
“그래, 그건 나도 알고 있다.”
“하면, 연이에게도 무공을 가르치면 연이 역시 삼화취정에 올라 의념의 색을 보고, 그를 기반으로 가묘성심전 역시 더욱더 대성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공을?”
괴군의 눈 안쪽에 있는 광증이 더더욱 심해졌다.
“내 제자가 무공을? 왜?”
나는 월도답천에 이른 경지로, 내 심상을 조절해 괴군에게 속내를 들키지 않게 조절하며 괴군에게서 한 걸음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말 없이 토둔술로 옆에 있는 땅을 헤집어, 두 자루의 흙 창을 만들었다.
두 자루로 된 단창.
나는 단창을 잡고서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에 춘 춤은 쌍선무의 자세와 똑같았다.
그러나 쌍선무에서 시작된 춤은 점차 단창의 경로에 의해 드러나며 하나의 무(武)가 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괴군의 눈이 커져 갔다.
총 8초식으로 된 창법의 초식.
나는 두 자루의 창을 잡고, 안정성과 조화성, 그리고 무결성을 추구하는 창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 내었다.
파앙!
두 자루의 단창은 마지막 초식에서 한 자루의 창으로 합쳐지며, 1초식부터 이어졌던 두 자루 단창의 춤사위가 마지막 초식에 이어지며 최후 절초를 강화시키는 초식이었다.
두 자루의 단창이 이어지는 동시에, 1초식부터 이어진 힘의 기세가 일 점 집중되는 최후의 찌르기.
그것이 이 이름 모를 창법의 마지막 절초였다.
나는 괴군의 앞에서 창법을 마친 후 괴군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흠칫 놀랐다.
‘저 눈빛은….’
맑다!
괴군의 눈빛은, 지난 생의 마지막에 봤던 맑은 눈빛과 비견될 정도로 맑았다.
“…좋은 걸 보여 주었구나. 가거라.”
“예…?”
“어서 가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잠시 광증이 물러갔다. 다시 광증이 도지기 전에 어서 가라.”
“…허….”
이 정도로 효과가 좋을 줄이야.
그 광경을 옆에서 바라보던 오현석이 궁금한 듯이 물었다.
“저, 괴군 노인장. 노인장의 앞에서 이 서은현 녀석이 계속 춤추고 있으면 문제없는 거 아니오?”
“큭큭…. 그거 재밌는 소리구나. 하지만 원래 모든 약은 계속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법. 사람의 의식에도 그건 똑같은 말이다.”
괴군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처음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계속 보다 보면 다음부터는 통할지 통하지 않을지 모르는 일이다. 방금 전에 네 녀석의 춤사위를 보고 잠시 정신이 든 것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러니 어서 가라고 했다.”
“…감사합니다. 다만 한 가지….”
나는 진중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연이도 데리고 가겠습니다. 허해 주시겠습니까?”
내 말에, 문득 괴군은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 녀석은, 해야 할 일이… 있….”
“…언젠가 다시, 연이가 당신에게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면 돌려보내 드리겠습니다. 당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연이가 해 줄 수 있도록.”
“끄…으윽… 너….”
광증이 도지기 시작하는 듯.
괴군이 나를 보며 괴로운 눈으로 물었다.
“너…. 네가 내가 바라는 게 뭔지… 안다는 말…이냐?”
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대답에, 괴군의 눈동자가 바싹 졸아들었다.
“…그래, 그럼 어디… 해 봐라….”
그리고, 나는 대답과 동시에 서 장군을 통해 오현석과 김연의 팔을 붙잡고, 빠르게 우리의 야영지가 있는 곳으로 비둔술을 써 날아갔다.
파아아앗!
그와 동시에, 괴군이 있던 방향에서 광대한 의식 파동이 울려 퍼졌다.
[어디가어디가어디가어디가어디가….]
쿠구구구구구!
저 멀리, [그녀]가 내뿜는 새하얀 광채가 비춰 온다.
동시에, 괴군과 [그녀]가 우리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게섯거라게섯거라게섯거라게섯거라게섯거라게섯….]
“대, 대리님! 그냥 절 놓고 가세요!”
“됐다. 현석 형님, 괴군은 우리를 쫓아올 테니, 현석 형님을 야영지에 던져 드리겠습니다. 현석 형님은 지금 상황을 사형님들께 알리고, 광령지 인근 전송진으로 가서 대기해 주십시오.”
“그, 그래!”
나는 서 장군의 팔을 들어, 오현석을 야영지가 있는 곳으로 던져 버렸다.
그런 후 우리를 따라오는 괴군을 따돌리기 위해 서 장군을 타고 미친 듯이 대수림 곳곳을 날아다녔다.
‘기묘성채 방향으로 가면 절대 안 된다. 그 주변에는 괴뢰들이 미친 듯이 많이 포진하고 있을 테니. 광령지 인근으로 가는 것도 안 된다. 그렇다면 방법은….’
나는 머리를 굴리며 도주로를 궁리한 후.
최적의 경로를 찾아냈다.
“서 장군, 오행장원전 발동!”
나는 서 장군의 체내에 흐르는 오행장원전의 구결 회로를 통해 공법을 발동시켰다.
서 장군의 몸에서 오채색의 빛이 뿜어졌다.
파츠츳!
그와 동시에 서 장군은 대지에 가까워졌다.
푸확!
나는 서 장군과 함께 토둔술을 써 땅 아래로 녹아들었다.
‘땅 밑까지 쫓아올 수 있소, 괴군?’
쿠과과과광!
그러나 내가 뭔가를 생각하기도 전.
나와 서 장군이 숨어들었던 땅의 지반 자체가 드러나며 저 위로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숨었다고못찾아낼줄알았느냐네이놈감히내제자를데리고….]
파츠츳.
하지만 나는 서 장군을 통해 다시금 더더욱 깊은 곳의 땅 밑을 파고 토둔술로 내려갔다.
땅을 파헤쳐서 단박에 찾아냈다고?
더 깊이 들어가면 뭐 어쩔 건가.
콰앙, 콰앙, 콰앙!
그렇게, [그녀]가 땅을 파헤치고 [서 장군]이 토둔술을 펼쳐 더더욱 깊숙이 땅 밑으로 숨는 기묘한 추격전이 계속되었다.
우우우우웅!
그러던 중.
나는 내 품속에 있던 전음부가 미친 듯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청문규가 보내는 전음이었다.
나는 전음부를 발동시킨 후, 악을 지르듯이 대답했다.
“궁금하신 게 많겠지만, 우선 전송진 근처에서 빨리 전송진을 열고 대기해 주십시오! 곧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파츳!
나는 그의 말을 더 듣지 않고 전음부를 꺼 버린 후 위쪽에서 우리를 쫓아 내려오는 [그녀]와 괴군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한 번의 기회. 그걸 놓치면 안 된다.’
수도자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천하제일인이 몇 번의 생을 갈아 넣어 만든 무공.
부우우웅!
월수궁무록의 기운이, 내 전신의 무형검에 맴돌기 시작했다.
‘단 한 번이다. 모든 집중력을 짜내라!’
쿠웅, 쿠웅, 쿠웅!
[그녀]가 점차 가까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쿠웅!
마침내, 서 장군이 토둔술을 펼치기도 전 [그녀]가 흙을 파내고 서 장군의 바로 뒤쪽으로 따라왔다.
그리고.
“서 장군! 날려라!”
아까 전 준비해 놓았던, 서 장군을 통한 창익천쇄의 일격이 발동되었다!
여덟 장의 날개!
쿠구구구구구!
어마어마한 빛의 와류가, 서 장군의 주먹에서 발동된다!
[그녀]는 피하려는 듯했지만, 애초에 순수한 무공 경지는 기껏해야 오기조원일 터인 [그녀]로서는 월도답천에 이른 내가 조작하는 서 장군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나는 [그녀]가 피할 방향을 예상하고 그곳을 향해 서 장군의 팔을 내뻗었다.
콰과과과!
푸른 섬광이 [그녀]의 상좌반신을 으스러트렸고, 그 너머에 있는 괴군을 향해서까지 날아갔다!
콰아아아앙!
괴군은 아슬아슬하게 피했으나, 그를 통해 일순간 괴군의 의식이 요동쳤다.
‘지금이다!’
“서 장군, 자폭!”
파아아앗!
나는 서 장군의 위쪽으로 올라가, 연이를 안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신호를 받은 서 장군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마침내 폭발하였다.
파아아아앗!
나는 그 폭발력을 이용해서 빠르게 지금껏 파 온 구덩이를 날듯이 빠져나왔다.
그리고 구덩이 끝에서 막 서 장군의 공격을 피한 괴군과 눈이 마주쳤다.
“너….”
그리고, 나는 괴군을 향해 한 마디를 내뱉어 주었다.
“다시 돌아와서, 연이가 연의 연을 끝마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까지 조금만 참아 주시지요.”
“…뭣?”
‘연의 연’을 언급한 내 말에, 괴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괴군의 의식이 요동쳤다.
나는 그 틈새를 노려 기묘성심전을 발동하였다.
기묘성심전을 통해, 괴군의 기묘성심전과 찰나 동안 감응하며 현재 그의 의식의 가장 약한 틈을 찾아내었다.
월수궁무록.
극의.
노중로무궁!
파아아아앗!
내 의식이 일 점 집중되었다.
하지만 의식은 이전과 같이 점(點)의 형태는 아니었다.
이번에 발현된 노중로무궁의 수법은, 하나의 검(劍)과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월도답천에 도달한 내 무형검!
그 무형검을 압축하여, 기묘성심전으로 파악한, 현재 괴군의 의식이 가진 가장 약한 점을 찌른다!
피이이잇!
일순간 빛살이 번뜩이는 듯하더니, 괴군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끄아아아아아악!!!]
단순히 노중로무궁의 수법이 아니었다.
의식을 집중한 다음, 거기에 저주문까지 한가득 몰래 담아 놓았다.
‘저주, 발동!’
파츠츠츳!
[이노오오옴!!!]
괴군과 나의 현재 차이는 인간과 벌레 정도의 차이였다.
하지만, 나는 독을 가진 독벌레였다.
잠깐 쏘이면 치명상은 아닐지언정 상당히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가 고통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소리쳤다.
[놈들을쫓아놈들을쫓아놈들을….]
쿠구구구구!
그와 동시에, 괴군을 따라왔던 사축기 괴뢰들이 나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품속에서 전음부를 꺼내 들어 외쳤다.
“청문 사형! 전송진 준비는….”
[됐다! 서은현 이 망나니 같은 놈, 어서 오기나 해라!]
“옛!”
나는 그와 동시에 연체술로 단련된 육신의 힘, 무형검을 덧씌운 답천의 속도, 비둔술의 힘을 모두 합쳐 미친 듯이 광령지 인근 전송진을 향해 날아갔다.
쿠구구구구!
비승 첫날 괴군이 잡아 괴뢰로 개조한 녹갑 목인 괴뢰가 이곳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파아아앗!
‘찰나다.’
괴군의 괴뢰로 천 년을 지냈다.
사축기 급 괴뢰가 어떻게 사물을 인지하는지 정도는 빠삭했다.
츠츠츳!
나는 무형검을 바르쥔 채, 무형검의 안쪽을 조정하며 안쪽에 괴군의 회로들을 깔았다.
그런 후, 나는 허공을 향해 월수궁무록을 사용하였다.
피이잇!
일순간 사축기 괴뢰가 나를 찾지 못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원유!’
나는 그 틈을 타서 주머니에 보관해 두었던 살덩이를 꺼내 들었다.
촤라라라락!
살덩이가 펼쳐지며 남자와 여자가 뒤섞인 기묘한 느낌의 미인이 내 옆에 나타났다.
“혈체피갑!”
촤라락!
원유의 몸이 열리며, 내 몸을 뒤덮었다.
김연은 그 모습을 보며 순간 놀라는 모양이었지만 설명할 시간은 없었다.
“가자!”
파아앙!
내 비둔술 위로, 원유의 비둔술 역시 겹쳐지며 둔광의 속도가 더더욱 올라갔다.
순식간에 사축기 괴뢰에게서 멀어지는 듯싶었으나, 이내 사축기 괴뢰가 시야를 조정하며 다시금 나를 찾아냈다.
‘제길, 벌써 끝이냐.’
괴군의 괴뢰들은 인공 혼이 들어 있어 반쯤은 자의적인 판단도 가능하고, 일반적인 기관 장치에 비해서 훨씬 똑똑했다.
그렇기에 의식을 베어 내서 인식을 피하는 월수궁무록도 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괴뢰는 괴뢰.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정을 하면 월수궁무록은 소용이 없었다.
파아아아앗!
녹빛의 둔광이 뒤쪽에서부터 나를 잡으려 번뜩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를 악물었다.
‘저 멀리, 전송진이 있는 곳이 보인다!’
광령지 인근의 부족 도시.
그리고 그 도시의 옆.
작은 사당.
그 안쪽에, 인족과 통하는 전송진이 있었다.
인족이 전송진을 통해 도시 안쪽에 바로 나타나는 것을 경계한 부족에서 저렇게 자신들의 도시 바깥에 전송진을 설치한 것이었다.
‘오히려 고맙군. 지금 같은 때에는 쓸데없는 검문도 필요 없을 테니!’
번쩍!
녹빛이 번뜩이며, 사축기 괴뢰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제길!”
나는 망설임 없이 내 다리를 잘라 버린 후, 다리에 저주문을 잔뜩 불어넣어 주고 다시금 날아갔다.
퍼어어엉!
뒤쪽에서 저주가 폭발했으나 사축기 괴뢰는 저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서 다시금 나를 쫓아오려 했다.
“회로, 동결!”
파아앗!
그러나 내가 수결을 맺자, 저주문 안쪽에 넣어 둔 괴군의 회로에 쓰이는 명령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가 사축기 괴뢰의 몸을 잠시 멈췄다.
‘멈춰 둘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약 10초.’
우우우웅!
나는 내 금단 안쪽의 수행 경지를 불태워 가면서까지 비둔술의 속도를 높였다.
‘5초 남았다!’
콰아아앙!
나는 사당 앞쪽으로 폭격하듯이 떨어져 내렸고, 사당의 안쪽으로 들어섰다.
사당의 안쪽에는 전송진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고, 청문규가 전송진을 발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형! 발동시키십시오!”
‘4초.’
타닷!
나는 연이를 끌어안고 전송진의 안쪽으로 도착했다.
‘3초.’
파아아앗!
전송진이 발동하며, 전송진의 바깥과 안을 차단시키는 결계가 발동했다.
‘2초.’
우우우웅!
전송진의 아래쪽에 있는 진법도가 회전하며 반대쪽에 있는 전송진과 연결되었다.
‘1초…!’
우우우우웅!
“전송진, 발동!”
우리는 빛에 휩싸였다.
파아아앗!
그리고.
눈앞에서 녹빛이 번뜩이며, 전송진의 차단 결계를 뚫고서 사축기 녹갑 목인의 팔이 들어와, 내 머리통을 단단히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