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9)
피이이잇!
'크으읍!'
어마어마한 압력이 무형검을 압박해온다.
수많은 색채와 빛살이 우리를 스쳤다.
나는 이를 악물고 버티며, 더욱 더 정순지력을 짜내어 무형검에 공급하였다.
얼마나 죽을 둥 살둥 무형검을 유지하며 버텨냈을까.
번쩍!
파아아앗!
무형검에 가해지던 압력이 사라지고, 나는 어느덧 내가 웬 전송진의 위쪽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봉명성 안쪽의 공기와는 다른 공기가 맴돈다.
피시싯...
발 아래쪽의 전송진은 그대로 꺼져 버렸다.
아무래도 이 전송진 역시 주변 영맥을 끌어모아 충전되는 충전식 전송진인 듯 했다.
'이곳은 어디지?'
내가 주변을 둘러볼 때였다.
꼬물꼬물
"아! 미안합니다 소저."
나는 품 속에서 꿈틀대던 북향화를 놓아주었다.
"푸하! 어, 어떻게 잘 나왔네요."
한참동안 내 품 속에 있느라 더웠던 건지, 아니면 공간 전송의 압력 때문에 머리에 열이 뻗친 건지.
그녀의 얼굴은 발그스름했다.
"그나저나 방금 보여줬던 그건 뭐죠? 뭔가 투명한 막 같은 게 우리를 덮었는데..."
"음, 그건..."
나는 말을 돌리려 하다, 그녀의 얼굴이 아직도 빨간 것을 눈치챘다.
"그나저나 소저. 아직도 얼굴이 붉군요. 혹시 어디 안 좋으십니까? 전 의원이기도 해서 진맥해드릴 수 있습니다."
"아, 아니! 제 말에 먼저 대답이나 하세요! 그건 뭐였는지 설명부터 해 주시죠?"
어쩐지 북향화는 평소와 달리 흥분해서 내게 소리를 쳤다.
'하긴 너무 갑작스러운 일들이 많았으니 심신이 피로해진 탓이겠지.'
나는 납득을 하며 무형검에 대해 설명하는 대신 주위를 돌리기로 했다.
"험험, 그나저나 이곳이 어디인지부터 알아봐야겠군요."
주변은 동굴 안쪽이었다.
동굴의 구조를 보니, 사방에 길이 뚫려 있었고, 미로같은 구조였다.
"아니, 말 돌리지 마시고 그게 뭔지 설명 좀 해 주시면 안 되나요? 그건 분명 결단기급의 기세를 뿜어댔다고요!"
"소저, 일단 우리가 있는 동굴을 빠져나가고 말해드리겠습니다."
그제야 북향화는 조금 진정하는 듯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와 함께 동굴을 돌며 빠져나갈 길을 살폈다.
하지만 미로처럼 꼬인 탓인지, 어느 길로 가도 다시 전송진이 있던 자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흐음, 이 동굴.,. 진법(陣法)인 것 같습니다."
"그러네요. 그런데, 그런 진법인 것 치고는 상당히... 인위적인 티가 나지 않는 걸요?"
나는 미로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파훼하기가 제일 까다롭다는 천연진법인 것 같군요."
간혹, 나무들의 배열이나, 동굴의 형상, 혹은 지형 자체가 자체적으로 진법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세운 진법은 규칙과 법리가 있기에, 파악만 할 수 있다면 파훼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천연적으로 세워진 이런 진법의 경우, 그 규칙과 논리가 인간의 것이 아닌 자연의 것이기에, 파훼의 난이도가 극악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저는 토 속성의 공법을 익혔으니, 토둔술로 그냥 땅을 파고 나가죠?"
"저도 역시 토 속성 공법은 익혔습니다. 함께 땅을 파 보지요."
나와 북향화는 법결을 맺으며, 동굴 벽을 향해 동시에 토둔술을 사용하였다.
쿠구구국!
그러나.
구국, 구구국...
"자, 잠깐..."
토둔술은 어째선지 잘 먹히지 않았고, 북향화는 뭔가를 알아챘는지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암석, 영기를 흡수하는 재질을 지닌 괴흡석(乖吸石)이에요! 영기를 흡수한 후 어그러뜨려 분산시키기에, 법술이 잘 안 통하는 암석인데..."
"......"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
방법이 없다.
결국, 이 방법을 또 시도해야 할 것 같았다.
"...어쩔 수 없군요. 소저, 잠시 뒤로 물러나 주시지요."
"아, 아까 사용했던 그걸 또 사용하시려 하는군요!"
그녀는 눈을 빛내며 몇 걸음 떨어져, 품에서 수첩과 붓을 꺼냈다.
"...그건 또 왜 꺼내는 겁니까?"
"말씀드렸잖아요. 서 수사께 가장 어울리는 법기를 만들어보이겠다고요. 서 수사에 대해 잘 알수록 최적화된 법기를 만들어드릴 수 있죠."
"아직도 안 포기하셨습니까?"
"어머, 포기가 뭐죠?"
나는 옅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했듯이, 이건 청문세가에는 비밀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어요. 맹세까지 했는걸요."
"그럼..."
쿠구국!
나는 허공을 바르쥐었다.
의식영역에 강환이 섞이며, 무형검으로 화한다.
"의식영역이..."
북향화는 떨어진 상태에서 그것을 관찰하며 계속해서 수첩에 뭔가를 기록했다.
투웅, 투웅!
나는 무형검을 휘두르기 전, 주변의 벽면에 내공으로 격공장을 날려, 내공이 괴흡석에 통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괴흡석은 영기만 흡수해 어그러뜨리는 건지, 영기에 비해 불순한 내공은 잘 흡수하지 못했다.
'됐다.'
그렇다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
쿠구구구!
기세를 끌어올리며, 나는 무형검을 잡고 그대로 올려베었다.
단악검법, 등맥!
콰과과광!
무형검이 하늘로 치솟으며, 동굴의 천장을 박살내 버리고 하늘이 보이는 바람구멍을 뚫어 버렸다.
저 너머로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이 드리웠다.
"후우, 뚫었습니다."
"......"
나는 옆에서 나를 보고 있던 북향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수첩에 뭔가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북 소저...?"
"...아. 그렇군요."
그녀는 뭔가 알았다는 듯, 약간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결단기 선배셨군요. 이 위력이면 틀림이 없네요. 축기기인 척 숨겨오셨던 결단기 선배셨다면, 제 법기가 눈에 당연히 안 차셨겠죠.
법기가 아니라 단화(丹火)에 제련한 법보(法寶)를 사용하셔야 할 경지의 선배께, 제 법기는 너무 약했던 거군요."
"음...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결단기는 아닙니다."
"예...?"
나는 팔을 내밀며 그녀에게 말했다.
"정 못 믿으시겠으면 기운을 흘려서 보시지요. 전 정말로 결단기가 아니고, 그저 결단기급의... 특이한 법술을 익혔다고 생각해 주시지요."
"흠... 그렇게까지 말하시는 걸 보면 정말 결단기는 아니신 거겠죠."
그녀는 옅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일단 나가서 얘기해요."
"그러지요."
북향화는 품에서 나뭇잎 형태의 비행법기를 꺼내 땅에 던졌다.
법력을 먹은 법기는 우리 두 사람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커졌고, 우리는 나뭇잎에 타서, 바람구멍으로 올라갔다.
휘이이이-
바닷바람이 코를 찔렀다.
"이곳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근방은 바다였다.
그리고 우리가 빠져나온 동굴은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에 있는 미로동굴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별자리를 확인하며 우리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곳은, 답천사막 서쪽...'
성제국의 서쪽, 금신천뢰문이 있던 대산맥 너머.
극서(極西) 지방의 바다인 모양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조금 서남쪽인가.'
나는 별자리를 통해 대략 위치를 추정했다.
'그러면 다시 동북쪽으로 몇 주만 더 날아가면 금신천뢰문이 자리했던 대산맥이 보이겠군.'
다행히 내가 완전히 아예 모르는 곳으로 떨어진 건 아닌 듯했다.
'보아하니 청문령과 청문중진은 이쪽과 아예 반대, 극동쪽. 답천사막 동방의 국가들에 떨어진 것 같은데, 오히려 그쪽은 내가 가본적이 없어 떨어졌으면 상당히 곤란할 뻔했어.'
나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북향화를 바라보았다.
"다행입니다, 북 소저. 다행히 동북쪽으로 가면 제가 아는 곳이 나옵니다. 이곳은 성제국 대산맥 너머 극서의 군도로..."
그러나, 북향화는 어쩐지 할 말이 있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북 소저?"
"결정했어요."
그녀가 두 주먹을 쥐고 말했다.
"서 수사가 결단기 수사라도, 그렇다면 결단기 수사에게 어울리는 법보를 만들겠다고!"
"아니.., 저는 결단기 수도자도 아닐 뿐더러..."
"그럼 축기기에는 법기로 사용하고, 결단기가 되면 체내에 집어넣어 단화로 법보화시킬 수 있는 최상급의 법기를 만들겠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물렀었네요.
결단기급 수사라 할지라도, 그조차 탐을 낼 법기를 만들면 될 것을! 저 자신에 대한 도전이니, 막지 말아 주시죠."
"......"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나는 법기가 필요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줘야겠군.'
"...일단 보시지요, 북 소저."
쿠구구!
나는 무형검을 다시 바르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옆의 바다를 향해 휘둘렀다.
콰아아아아!
바다가 갈라지며, 밤바다에 풍랑이 일었다.
거대한 파도가 주변으로 쓸려났고, 나는 다시금 우리에게 덮쳐오는 파도는 물론, 물방울 하나하나를 전부 무형검으로 튕겨내었다.
"솔직히, 진심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법기가 필요 없습니다. 이 무형검은 모든 법기와 법보의 압도적인 상위호환이지요.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하며, 그 강도는 제 능력이 받쳐주는 한 끝없이 올라가고, 예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위력도 방금 보셨듯이 바다를 가르고 산을 함몰시키는 수준입니다.
거기에 제 의식이 커질수록 함께 성장하는 제 분신이나 다름없기에, 제게는 솔직히 신외지물 같은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하아..."
나는 깊은 한숨을 들이쉬었다.
정말로 포기란 걸 할 생각이 없는 듯싶었다.
"정 그렇다면... 몇 가지 조건을 붙이겠습니다."
"말해보세요."
나는 오히려 도전욕을 불태우는 그녀에게 몇 가지 조건을 걸었다.
하나, 평범한 재료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법기일 것.
둘, 나도 추후에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제작 난이도는 어렵지 않을 것.
셋, 무형검이 가진 무한대의 변화를 최대한 담아낼 수 있는 법기일 것.
'이 정도면 포기하려나?'
평범한 재료로 높은 위력을 지닌 법기를 만들려면 수많은 회로를 법기에 새겨야 한다.
하지만 내가 제작 난이도가 낮은 법기를 요구했으니, 너무 회로가 많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무형검이 지닌 말도 안되는 변화무쌍함을 전부 담아내야 한다.
사실, 무한회귀를 하는 내게는 전부 필요한 조건이기는 했다.
내가 회귀를 하면서 구하기 어렵지 않은 재료여야 했고, 언젠가 그녀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으니 그녀 말고 최소한 다른 연기사에게 제련을 맡겨도 성공할 수 있을 수준이어야 했으며,
내게 도움은 되어야 했으니 무형검의 변화를 담아낼 수는 있어야 했다.
하지만 사실상 이 조건이면 포기하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제작 조건이 정말 까다로우시군요."
"말했잖습니까. 난 정말 신외지물이 필요 없는 몸이라고."
"...한번, 해 볼게요."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진짜로, 그런 걸 만들어내겠다고?'
"...뭐, 마음대로 하시지요."
나는 결국, 그녀의 의지 앞에 한 수 물러나 주기로 했다.
"자 그럼. 이만 다시 돌아가보도록 하는 게 어떻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드릴 말씀이 있어요."
그녀는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이 성제국 대산맥 너머의 군도라고 하셨죠?"
"그렇습니다만?"
북향화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서쪽을 바라보았다.
"그럼 군도보다 더 서쪽으로 가면, [세상의 끝]이 나온다는데, 그쪽으로 한 번 가보면 안 될까요?"
"[세상의 끝]?"
"네, 서 수사도 어릴 적에 동화책은 읽어보셨겠죠? 서쪽, 북쪽, 동쪽, 남쪽. 사방의 끝으로 가면 세상의 끝이 나온다고요. 이 많은 바닷물이 어떻게 세상의 끝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는지 너무 궁금했는데, 여기까지 왔으면 세상의 끝은 한번 봐야하지 않나요?"
"아하..."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수도계에 몸담은지도 벌써 몇백년 째.
21세기의 인류를 뛰어넘은 기술들이나 법술들도 있었던지라, 잠시 잊고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의 상식 수준은 중세 수준이라는 걸.
'세상의 끝 같은 건 없고... 땅이 둥글다는 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잠시 고민하던 나는, 문득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잠깐, 청문령과 청문중진이 동쪽에 떨어졌다면, 오히려 서쪽으로 가면 둘과 가까워지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아예 이 세상을 한바퀴 돌아서 둘과 함류해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서쪽으로 가며 청문령에게 통하는 전음부를 계속 작동시켜 봐야겠군. 청문령이 일정 범위 내에 있다면 전음부가 통할 테니까.'
"좋습니다. 그럼 우선 조금 더 서쪽으로 가 보지요."
"너무 기대되네요. 전설로만 듣던 세상의 끝을 본다니..."
"하하... 저도 기대가 되는군요."
북향화는 저물법기에서 흰색 배 형태의 비행법기를 꺼냈다.
"제가 만든 법기에요, 조작은 제가 할 테니 서 수사는 정순지력을 불어넣어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얼마 후, 배 형태의 법기는 빠른 속도로 서쪽을 향해 질주했다.
* * *
사흘이 지났다.
'도대체, 뭐지?'
"와아, 이게 세상의 끝이구나."
'이게, 맞나?'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머리가 아찔해짐을 느꼈다.
완전히, 상식을 벗어났다.
"서 수사도 와서 보세요!"
"...아, 미안합니다. 북 소저. 왠지 조금 어지러워서."
"어머, 비행 멀미가 있으셨었나요?"
"...그냥, 조금 피곤해서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전 조금 더 구경하고 있을게요!"
뭔가가 이상하다.
이 세계는.
"세상에, 하늘이 제 발 아래에 있는 것 같아요."
나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북향화가 보고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세상의 끝.
그곳에는, 마치 잘려나간 듯이 바닷물과, 바닷물 아래에 대지가 끊겨 있었으며, 그 너머로는 완전히 새파란 하늘이었다.
그리고 저녁이 다가오자 저 아래에서 별들이 부상하는 것이 보였다.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게!
이 세계는 둥글지 않았다.
이 세상은 원형으로 평평하게 생겼으며, 이렇게 뚝 세상이 끊겨있다.
"...이게, 세상의 끝...인 겁니까. 저도... 처음 보는군요."
"역시 서 수사도 처음 보는군요. 하긴, 대다수의 사람들이 넓은 대륙 안쪽에서 일생을 보내거나 하니까요."
나는 천천히 세상의 끝에서 저 아래 하늘을 관찰하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정말 신기하죠? 이..."
텅, 텅...
내가 다가가 허공을 만지자, 투명한 막 같은 것이 이 너머의 허공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막 같은 것이 바닷물이 쏟아지는 걸 막고 있다니. 어렸을때 들었던 동화에는 세계순력(世界盾力)이라는 힘이라고 나왔었어요.
외부의 세계로부터 우리 세상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며, 동시에 바닷물이 아래로 새지 않게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나봐요."
나는 이 세계의 동화나 전설 같은 건 잘 모른다.
아니,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전부 미개한 중세인들의 전설과 미신 취급을 하며 거짓으로 치부했었다.
텅, 텅, 텅!
나는 몇 번 더 이 세계순력이라는 것을 두들겼다.
"...소저, 이 세계순력이... 그러니까, 이 세계의 끝뿐이 아닌, 전 세상을 둥글게 뒤덮고 있는... 겁니까?"
"네, 동화책 안 읽어 보셨나요?"
"...그렇군요."
나는 너무나 기이하고 이상한 이 세계에 대해, 기괴함을 느꼈다.
'투명한 막이 평평한 세계를 뒤덮고 있다고?'
그건 마치, 어항(魚缸)이나 양식장(養殖場)같은 형상이 아닌가...?
이 세계는, 대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