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수선전-19화 (19/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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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고수(1)

아침이 밝았다.

여느 회차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 숲의 주인이라는, 꼬리가 세 개 달린 집채만 한 흰 여우가 우리를 찾아왔다.

나는 간단하게 여우에게 예를 올린 후, 여우에게 팔을 주겠다고 하며 팔을 내밀었다.

그러던 도중, 문득 호기심이 들었다.

‘이 여우에게도 붉은 선이 보일까?’

침을 흘리며 내 팔을 물려 하는 여우를 보며, 나는 절정 고수의 시야를 발동했다.

동시에, 나는 가공할 광경을 보게 되었다.

붉다!

천지사방이 붉다!

“허, 허억···!”

이전까지의 인간들이 내게 ‘선’ 형상의 궤도를 보여 주었다면, 여우는 여우의 미간을 중심으로 시뻘건 빛이 천지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단순한 선이 아니다.

면을 넘어서, 입체의 형태로 붉은빛이 주변 공간을 잠식하고 있었다.

‘모, 못 이긴다.’

나는 여우의 붉은빛, 그의 ‘영역’을 확인하며 아연한 표정으로 팔을 내밀어야 했다.

와드득, 와득!

여우가 내 팔을 산채로 씹어먹는 와중에도, 나는 여우의 영역을 확인하며 아연한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이게 대체 뭐지?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공간이 전부 붉은 빛으로 채워지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이 생물은 뭐란 말인가.

그리고, 나는 며칠 후 다시 찾아온 수도자들 덕에 또다시 아연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부, 붉다!’

전명훈, 오현석, 강민희를 데리러 온 세 괴물들 역시 여우와 마찬가지로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온 적색이 사방의 공간을 잠식하고 있었다.

나는 그제야 수도자와 무림인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무림은 잘 해 봐야 그 투로와 의도가 선의 형태로 이어진다. 하지만 수도자들은, 어째서인지 그들의 의도가 공간 전체를 잠식한 형태로 나타난다.’

나는 내가 저 수도자들의 붉은 빛이 잠식된 공간에서 그들과 싸우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못 이긴다···.’

나는 어째서 수도자 중 가장 밑바닥, 연기기 1성인 존재들이 절정 고수와 맞먹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적인 전투 경험은 없을지언정, 저렇게 자신의 의도로 공간을 잠식해 버리고 있다면, 절정 고수라 할지라도 수도자의 의도를 읽는 게 불가능해진다.

반대로 수도자는 자신이 잠식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 손에 잡히듯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상성에서 패배해 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이 동료들을 데리고 간 다음 날, 오혜서 대리를 데리러 온 해룡왕 서휼에게 틈을 타서 질문을 던졌다.

“해룡왕께 불초 범인이 질문을 올리옵니다.”

[흠, 뭐지?]

나는 그에게 내가 본 것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한 후, 수도자들의 붉은 영역에 대해 질문했다.

서휼은 껄껄 웃으며 내게 설명을 해 주었다.

[수도자들은 모두 식(識)이라는 걸 가지고 있다네. 신식이니 의식이니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그런 능력이 있다네. 범인들의 식은 그들의 뇌 바깥으로 나오지 않지만, 수도자들은 그 식을 뇌 바깥으로 뻗쳐 주변의 공간을 뒤덮어 알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알 수 있지. 나 같은 요수선사 역시 그는 마찬가지이고. 답이 되었는가?]

“감사합니다.”

나는 연국의 언어로 그와 대화를 이어 갔기에 김영훈 등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얼마 후 서휼이 자리에서 사라지고, 다시금 꼭두각시를 탄 곱사등이 괴인이 나타나 김 주임을 데려가겠다 하고, 나와 김영훈을 공간 균열로 밀어 넣었다.

나는 다시금 정신을 잃었다.

***

풍덩!

“···!”

꼬르륵, 꾸르르륵!

나는 갑작스럽게 나를 덮쳐 오는 물살에, 정신을 번쩍 차리고 발버둥을 쳤다.

‘이건 무슨, 이, 이건···.’

물 속이었다.

끄르릅, 끄르르륵!

나는 정신을 차리고 빛살이 비추는 위쪽을 향해 헤엄쳐 나갔다.

지난 삶에서 수적들을 잡아 족칠 때에 수영은 웬만큼 배워 놓았기에 헤엄에는 문제없었다.

“푸하, 빌어먹을. 지난번에는 나무 위였다가, 이번에는 물 속인가. 가지가지 하는군.”

이번에도 역시 연국이겠지만, 문제는 연국 곳곳에 내가 무작위로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커다란 호수였다.

‘잠깐, 그나저나 김영훈은?’

나는 주변을 둘러보던 중, 문득 호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김영훈이 입에서 물거품을 토하며 저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게 보였다.

‘젠장, 놔두면 죽겠잖아?’

나는 황급히 물살을 헤치고 나가 김영훈을 들쳐 업고 다시 물 바깥으로 헤엄쳤다.

호숫가로 올라가 김영훈을 눕힌 나는, 그의 배와 폐에 침투경을 사용하여 물을 강제로 바깥으로 내뿜게 했다.

푸와악!

입과 코에서 물 분수를 내뿜은 김영훈은 얼마 후 정신을 차리는 듯했다.

“허, 헉! 여기는!”

“완전히 다른 곳입니다.”

나는 그에게 적당히 상황 설명을 해 준 후, 그와 함께 주변을 살폈다.

‘음, 위치를 보아하니 계두호(鷄頭湖)로군.’

호수의 형태가 위에서 내려다보면 닭의 머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의 호수였다.

네 번의 생을 반복한 내게, 이제 연국에서 모르는 장소 따위는 없었다.

아마 근방에 창호성(昌湖城)이 있을 거다.

“으, 으으··· 그나저나 어떻게 하나? 완전히 다른 곳으로 떨어진 거라면··· 근처에 사람이 있으려나?”

“음, 그런 것 같습니다. 저기 마침 건물이 하나 있군요.”

“오, 정말이군?”

나는 계두호 구석에 세워진 수상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제가 수영을 할 줄 아니, 저 건물에 가서 옷과 돈, 먹을 것을 빌려 오겠습니다.”

“아, 아니. 저 사람들한테 말이 통해야 하는 게 아닌가?”

“사실 제가 중국어를 배워 뒀었는데 대충 통하는 것 같더군요. 나중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나는 적당히 변명을 한 후, 수상 건물을 향해 헤엄쳐 갔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건물은 분명.

‘계호수로채(鷄湖水路砦)의 소굴이었지.’

지난 삶에 내가 토벌하러 갔었던 곳이었다.

수로채주가 일류 후기의 고수, 부채주가 일류 중기. 그 외에 사대수적이란 놈들이 일류에 턱걸이를 한 놈들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머지는 별 볼 일이 없고, 대부분이 삼류에서 이류 정도.

물론 숫자가 많아서 독을 풀어야 하긴 했다.

첨벙, 첨벙!

수로채의 소굴에서 망을 보던 이류쯤의 수적 몇이, 나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어―이! 너 뭐냐 임마!”

“하하, 저거 왠 미친놈이야? 수로채의 소굴에 헤엄쳐서 와?”

“하하하, 혹시 뭐 수로채 입단하겠답시고 오는 거 아니냐?”

“이거 신입이였구만!”

와하하하―

난 녀석들이 뭐라고 하던 신경 쓰지 않고 천천히 수로채에 접근할 뿐이었다.

그때, 수적 중 한 놈이 바지를 내리는 것이 보였다.

“하하하, 신입 놈아. 본 채에 들어오고 싶으면 신고식부터 치러야지!”

쪼르르―

노란 물줄기와 함께 고약한 냄새가 풍겨 왔다.

노란 물줄기 몇 방울이 내 머리에 튀긴다.

녀석은 아예 하초를 가지고 내 머리를 조준하며 내 머리에 그것을 직격시키려 했다.

철퍽, 철퍽.

나는 담담히 녀석의 액체를 맞으면서, 수로채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퍽, 퍽!

“이게 건방지게 어딜 올라와! 다시 안 내려가?”

“임마, 빨리 형님의 성수 세례를 한번 맞고 오라고! 흐하하!”

잡졸 녀석들이 나무막대기로 내 머리를 툭툭 밀며, 나를 다시 수면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나는 녀석들이 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끝끝내 수로채 위로 올라가 버렸다.

“아나, 이 새끼가. 내가 올라오지 말라고···.”

나무 막대기를 든 수적이 내게 달려들었다.

퍼억!

“끄으··· 으아아악!”

그리고, 나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녀석의 발목을 걷어차 넘어뜨렸다.

“흠, 적당하군.”

나는 녀석이 떨어뜨린 나무 몽둥이를 들고 무게를 재 본 후, 손에 쥐었다.

“우선 너. 넌 수로채에서 몇 놈을 죽였나.”

“이, 이 빌어먹을 새끼가. 내 손에 뒈진 놈들만 해도 쉰이 넘···.”

푸콱!

난 엎어진 녀석의 대답은 더 듣지 않고, 막대기를 휘둘러 녀석의 목을 베어 버렸다.

“다음, 너희들. 너희는 지금까지 몇을 죽였지?”

“이, 이 새끼가 지금 뭔 짓을 한 거여!”

슈캉, 슈캉!

수적 녀석들이 품에서 망설임 없이 칼을 꺼내 들고 내게 달려들었다.

“찌르는 데에 망설임이 없는 걸 보니, 많이 죽였나 보군.”

슈칵, 슈칵!

나는 다시 한번 막대기를 휘둘러 달려드는 녀석들을 깔끔하게 절단한 후, 물 밑으로 빠뜨려 버렸다.

“으, 으아아··· 자, 잠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내게 오줌을 갈겼던 수적 놈이었다.

“저, 저는 수로채에 들어온 신입입니다! 아, 아직 아무도 죽인 적이 없···.”

“다른 놈들이 형님이라 부르던데.”

“사, 살려···.”

부웅!

슈칵!

녀석은 하초부터 시작해서 머리까지 깔끔하게 이 등분을 해 주었다.

철퍽!

수적 놈들의 피로, 더러운 오줌을 씻은 후, 나는 수로채 안쪽으로 들어섰다.

수적들은 왁자하게 담배와 마약을 피우며 술을 먹고, 여자를 끼고 놀고 있었다.

여자들은 대부분 잡혀 온 이들인 듯, 손발이 묶여 있고 얼굴 곳곳에 멍이 들어 있었다.

“우하하, 아. 저놈 뭐야?”

그때 한 수적이 피 칠갑을 한 채 수로채로 들어온 나를 보며 눈을 비볐다.

“어, 어어 이놈 봐라?”

“이거 웬 놈이야?”

“야, 무기 들어라. 손님이 오신 것 같다.”

술에 취한 녀석들이었으나, 하나같이 사람을 죽이던 것을 업으로 삼던 놈들인 탓인지, 병장기를 잡고 자세를 취하는 데에 부자연스러움이 없었다.

“···이 안에 있는 것들은, 물어볼 것도 없겠군.”

우웅―

나는 나무막대기에 검기를 씌웠다.

“다 죽어라.”

“뭐 해! 손님 맞아드려라!”

“이야아아아!”

“히헤헤헤!”

전방, 위, 양옆에서 수적 놈들이 각자 병장기를 쥐고 내게 우르르 달려든다.

나는 절정 고수의 시야로 진입했다.

붉은 선들이 사방에 팽배하다.

저 선들이 나를 향하는 녀석들의 공격 궤도.

‘이런 기분인가, 절정 고수라는 건.’

왠지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기분이다.

한 놈도 내게 닿지 못할 거라는 걸 미리 안다는 기분은.

나는 눈을 감았다.

이런 놈들을 상대하는 데에, 시각 따윈 필요 없기 때문이었다.

눈을 감고, 소리도 듣지 않고, 촉각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오직 붉은 선만을 집중하며, 나는 막대기를 들어 올렸다.

“일 초, 월악.”

슈칵!

허리를 굽혀, 앞서 달려오던 세 놈의 무기를 피한 후, 검을 가로로 휘둘러 세 녀석을 베어냈다.

“이 초, 입산.”

하단세로 전환하며 주변에서 달려드는 수적 놈들 다섯의 다리를 잘라 버리고.

“삼 초, 등맥.”

하단세에서 검을 고쳐잡고 올려 벤다.

그리고, 월악보를 사용해 수적들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월악, 입산, 등맥.

세 가지의 기본초식만을 계속해서 사용하며, 나는 붉은 선들의 궤적을 피하고, 푸른 선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검기를 뻗어 모조리 베어 넘겼다.

“월악, 입산, 등맥.”

“등맥, 입산, 등맥.”

“월악, 등맥, 입산.”

“입산···.”

슈칵, 슈칵, 슈칵!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수적들을 베어 낸다.

그리고, 더 이상 나를 향하는 붉은 선들이 보이지 않을 때 즈음.

다시 눈을 뜨자, 주변은 피바다가 되어 있었다.

“끄···으어어··· 꺼어억··· 어억···.”

한쪽을 보자, 계호수로채의 채주였던 녀석이 꿈틀거리며 바깥으로 기어 나가고 있었다.

‘내 기억으로 일류 후기였던 녀석이었는데.’

정신없이 베어 넘긴 녀석 중에, 저 녀석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봐.”

난 거의 죽어 가는 채주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 저, 절정, 절정 고수···! 사, 살, 살려···.”

“이봐, 한 가지 물어보마. 내가 이 수채에 쳐들어온 지 얼마나 됐지?”

“이, 일 다경, 정도···.”

“그래. 고맙다. 죽어라.”

“자, 잠깐. 돈, 어디 숨겼는지···.”

슈콱!

난 대답을 듣지 않고 녀석의 목을 베어 버렸다.

“어차피 지난번에 왔어서, 네놈 비자금 위치쯤은 알고 있다.”

나는 채주의 머리를 내버려 두고, 묶여있던 여인들을 풀어 주고, 수채의 감옥으로 가 포로로 잡혀 있는 듯한 이들 역시 풀어 주었다.

“가, 감사드립니다. 대협!”

“이 씹어먹을 수적 놈들에게 복수해 주어, 감사드립니다!”

나는 내게 감사 인사를 하는 포로들과 여인들에게 고개를 끄덕여 준 후, 채주의 방으로 가 가장 멀쩡해 보이는 옷 두 벌을 꺼냈다.

그런 후 채주의 방 벽을 부숴, 채주의 비자금이 들어있는 작은 목궤를 꺼냈다.

궤를 열자, 그 안에는 은괴(銀塊)가 세 덩이나 들어있었다.

“거, 알뜰한 수적이군.”

나는 피로 더럽혀진 원래의 옷을 벗어 버리고, 채주의 옷을 입은 후 수로채에 딸려 있는 나룻배에 올라탔다.

“대, 대협. 혹여 성명별호라도 알려주신다면 꼭 보답하겠습니다.”

“음, 성명별호라···.”

나는 뒷정리를 하던 포로 중 한 명이 내게 와서 묻자,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했다.

‘회귀한 지 얼마 안 돼서 아무것도 없다만···.’

잠시 고민하던 나는 지난 삶에서 쓰던 별호를 꺼내 들었다.

“무한투괴(無限鬪怪)가 내 별호요. 그리 알면 될 거요.”

“가, 감사합니다, 대협! 제가 언젠가 꼭 보답···.”

“알겠소~ 그럼 이만 가 볼 테니 적당히들 나오시구려.”

난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 나룻배의 노를 저어 다시 호숫가로 향했다.

호숫가에는 김영훈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 옷이 바뀌었군?”

“예, 주인이 친절해서 옷을 주더군요. 저희 사정을 말했더니 돈까지 꿔 줍디다. 참 순박한 분이신 게, 시골 인심이 이래서 좋구나 싶었습니다.”

“하하하, 주인분께 감사드려야겠구만. 저 집이 너무 멀리 있어서 잘은 못 봤네만, 저기는 뭐 하는 곳이라고 하는가?”

“음··· 제가 듣기로 시골에서 고기잡이하는 분들이 모여서 만든 뭐··· 고기를 잡기 편하기 위해 만든, 뭐 그런 거라고 합니다.”

“그런가? 그것참 신기한 것도···.”

나는 김영훈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그와 함께 가까운 창호성으로 향했다.

‘지난 삶에서, 계호수로채를 쳐들어가서, 녀석들을 몰살시키는 데에 걸린 시간은 약 하루.’

그것도 독을 써서 놈들을 미리 중독시키고, 수채에 불을 질러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인 놈들이 더 많다.

그 짓을 했음에도 녀석들을 몰살하는 데에 하루나 걸렸다.

그러나, 절정지경의 영역에서 싸우자, 단 일다경 만에 놈들을 모조리 전멸시킨 것이었다.

‘그것도 나무막대기로.’

이것이 절정과 일류의 차이였다.

‘지난 삶에선 일류의 그릇으로, 일류에 걸맞은 것들을 얻어 갔다. 이제는 절정 고수가 되었으니, 절정에 걸맞은 것들을 얻을 수 있겠지.’

회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이만큼 생이 기대되는 것은 이번 회차가 처음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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