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58화 (258/265)

< 258 >

대한민국이 D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자 그야말로 전국에는 광란의 축제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달리는 자동차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었고, 버스위에도 올라가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여자들도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과감한 복장으로 응원을 했고, 그 열기는 이성을 마비 시켜 출산율을 높여 주기도 했다.

“난 한국 사람들은 얌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네.”

“내가 한국에 자주 와 봐서 잘 아는데, 평소에는 절대 이렇지 않아.”

“그건 네가 절만 다녀서 그런 거 아니야?”

조니 데브는 승리로 난리난 사람들을 보며 놀라워했고,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아는 리버 피닉서는 낫선 모습에 당황했지만, 금방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한민국과 미국의 본선 진출을 축하했다.

“한국이랑 미국이 같은 조에 있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둘 다 16강에 올라가서 다행이야.”

“그럼 다음 상대는 누구야?”

“아직 다른 조의 결과가 다 나오지는 않아서 알 수는 없는데, 16강에 올라올 정도면 다 들 강한 나라니까 누굴 만나더라도 쉽지 않을 거예요.”

한국은 16강 상대로 세리아 A로 유럽 축구리그 최강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만나게 되고, 미국은 평소 항상 지기만 했던 멕시코를 만나게 된다.

당연히 멕시코가 승리할 거라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미국은 멕시코를 2:0으로 꺾으면서 8강에 진출하게 된다.

또 다른 주체국인 일본도 한국과 함께 본선에 올라오게 되는데, 터키를 만나 0:1으로 8강의 벽 앞에 멈춘다.

“티비에 그 녀석들이 나오는 걸 보고 그냥 놀러 왔는데, 미국 응원도 하러 가야겠는걸?”

“그러게. 한국 경기 보러 간 사진이 이미 찍힌 것 같은데, 미국 시합에 안 가면 욕먹겠다. 다니엘. 티켓 구해줄 수 있지? 너도 같이 가야한다.”

“그래. 너도 한국 출신이긴 하지만, 이제 미국 시민이잖아. 우리랑 같이 응원 해야지.”

케나다 출신인 카이누 리부스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지만, 자신도 미국 시민권을 획득 했다며 미국 응원을 하겠다고 했고, 동민은 어쩔 수 없이 미국 유니폼을 입고 미국과 멕시코의 16강전을 보러가야만 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시합이 한국과 이탈리아의 시합보다 하루 일찍 했고, 경기장에 도착하자 미국에서 원정 응원을 온 이들이 동민의 일행을 보고 놀라워하며 싸인과 기념사진을 요청했다.

그나마 VIP 좌석을 구해 많은 사람이 몰려오지는 않았지만, 꽤나 관심을 받았고, 전광판에도 조니 데브와 카이누 리부스, 피닉서 형제의 모습이 자주 나왔다.

당연히 옆에 있는 동민과 제시카, 쿠안틴의 얼굴도 종종 비추었고, 그 모습은 그대로 미국에 실시간으로 전송되었다.

“멕시코가 미국한테 특별히 강하다고 하던데, 이길 수 있을까?”

“미국한테만 강한 게 아니고, 원래 강한 팀이에요. 그런데 고산지대에서 강하기로 유명해서 한국에서는 해볼 만할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G 조에서 1순위로 올라 멕시코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합이 시작되자 의외로 미국이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선제골마저 득점하며 앞서갔다.

“우와! 미국이 골을 넣었어! 멕시코를 상대로 이기고 있다고!”

평소 쿨한 모습의 조니 데브와 카이누 리부스 마저 미국이 득점하자 방방 뛰며 좋아했고, 한국 관중의 열기를 전달받은 미국 응원단이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미국이 득점하자 급해진 멕시코가 강공을 펼쳤지만, 미국은 골문을 단단히 지켜냈고, 심지어 추가 득점마저 해 내면서 시합을 완전히 주도해갔다.

“오빠! 미국이 이기고 있어! 두 골이면 이번 경기는 미국이 이기는 거지?”

“아직 후반전이 조금 남아 있긴 한데, 이 정도면 웬만해서는 지기 힘들겠네.”

공격을 하다 역습을 당한 멕시코는 급한 마음에 더욱 거세게 공격을 퍼 부었지만, 다급해서 인지 미국의 수비를 뚫지 못 했고, 시합이 그대로 끝나면서 미국이 멕시코를 꺾고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미국이 이겼다!”

한국까지 응원을 온 미국 관중석은 승리의 기쁨으로 난리가 났고, 축구만큼은 미국보다 강하다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멕시코는 쓸쓸한 모습으로 귀국을 해야 했다.

이 날은 동민보다 흥분한 사람들과 이태원에 있는 펍에서 미국 사람들과 술을 들이 부었고, 살짝 숙취가 남아있는 몸으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시합을 보러 갔다.

“이탈리아면 엄청 강한 나라 아니야? 한국이야말로 쉽지 않겠는걸?”

“그래도 미국이 8강에 올라갔으니 너무 낙심하지 말라고. 너도 한국 대신 미국을 응원하면 되잖아.”

“아직 모르는 거예요. 여긴 한국이니까 홈 어드벤테이지가 있다고요.”

이미 8강에 진출했다는 이유로 동민을 놀리긴 했지만, 다들 한국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한국을 응원가를 따라하며 경기장의 열기를 즐기고 있었다.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3분 만에 박지송이 이탈리아의 진영을 파고들었고 코코가 반칙성 태클을 걸어 프리킥을 얻어냈다.

송정국이 프리킥을 날렸는데, 이탈리아 수비가 설기연의 유니폼을 잡아 넘어뜨렸고, 그 장면을 본 심판이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우와! 시작부터 한 골 넣는 거야? 이거 어쩌면 한국이 이길 수도 있겠는걸?”

키커는 대한민국 대표 미남 선수로 광고에도 나오고 있는 안정한이 나섰는데, 긴장을 했는지 실축으로 절호의 찬스를 날려 버렸다.

한숨을 돌린 이탈리아의 무서운 추격이 시작 되었는데, 비에리가 팔꿈치로 김대영의 코를 가격해 부러트렸다.

원칙상으로는 퇴장을 당해야 하는데, 경고조차 받지 않았고, 결국 비에리가 전반 18분 헤딩으로 골을 터트리며 승기를 잡았다.

“한 골을 넣더니 완전히 수비적으로 바꿔버리네?”

“이탈리아가 빗장 수비로 유명하거든요. 유럽에서도 수비적인 축구를 하기로 유명해요.”

“그런데 수비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친 거 아니야?”

이탈리아 공격수인 토티가 전반 20분가량 한국 수비수 박남일의 발목이 꺾일 정도로 강하게 밟아 버리며 태클을 걸었고, 격투기를 연상시키는 시합을 펼쳤다.

폭력적인 공격수 외에도 한 골을 넣은 이탈리아는 골대 앞에 버스를 두 대 주차 시키면서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고, 그대로 전반전이 끝이 났다.

“이거 쉽지 않겠는걸? 이탈리아가 무섭긴 하네.”

“그래도 아직은 모르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이겨야 더 극적이기도 하고요.”

후반전에도 한국이 열심히 이탈리아의 수비를 두드렸지만, 이탈리아의 벽은 두터웠고 히딩크 감독이 수비수들을 모두 공격수로 교체하는 극단적인 전술을 펼쳤다.

부상으로 뛰는데 무리가 간 박남일을 빼고 공격수 이춘수를 넣었고, 심지어 황명보를 빼고 대신 차돌이를 투입했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흘러 후반 40분을 넘겼음에도 한국을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오빠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갔는데, 어쩌면 좋아?”

“괜찮아 끝까지 모르는 거야. 희망을 가져보자.”

후반 43분 이탈리아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이 오가다가 공이 흘러 설기연의 발 앞에 떨어졌다.

수비로 막혀 있었지만, 설기연이 바늘 틈 같은 공간을 보았고, 천하의 부폰이 반응하지 못 할 코스로 낮게 깔아 차면서 후반 막판에 동점골을 터트렸다.

“와!!!”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의 함성이 울렸고, 경기장을 떠나 대한민국 전역이 들썩일 정도로 전국곳곳에서 환호를 질렀다.

대한민국이 흥분했고, 막판에 동점골을 먹는 바람에 허탈해진 이탈리아는 실점 1분 뒤 토티가 단독 찬스를 맞이했지만, 정신적으로 무너졌는지 홈런을 날리며 다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언졌다.

그렇게 후반전이 끝났고, 서든 데스 형식으로 연장전이 펼쳐졌는데, 토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카드를 받았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이후, 이춘수에게 뒤통수를 차여 정신이 없는데다 34세의 나이로 지칠 만큼 지친 말디니가 안정한의 마크를 놓쳐버렸고, 아직 20대 중반으로 팔팔한 안정한이 이용표가 날린 크로스를 머리에 갖다 대며 골든 골을 성공 시켰다.

“세상에! 정말로 한국이 이긴 거야?”

“와!!!! 안정한!”

연장전의 마지막인 117분 극적인 역전골을 완성시킨 안정한이 반지에 키스를 하며 멋진 골 세레모니를 보여주었고, 그대로 국민 영웅이 되면서 대한민국은 8강에 오르게 되었다.

“미국이랑 멕시코도 재미있긴 했는데, 한국 시합이 훨씬 더 박진감 있고 재미있네.”

극적인 승리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관중들도 많이 있었고,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광란의 밤을 보낸 동민과 일행은 다음 시합이 있는 날까지 승리의 여운을 즐겼다.

“다음 시합은 독일이지?”

“이번에도 미국이 이기지 않을까?”

“미국도 실력이 괜찮다는 건 인정하지만, 독일에는 미친 수문장 올리버 칸이 있어서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내가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이대로 끝나면 안 되지.”

미국과 멕시코의 시합은 축구에 관심이 없는 미국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고, 티비에 얼굴이 나오는 배우들을 보고는 독일과의 8강을 보기 위해 많은 셀럽들이 한국까지 날아왔다.

놀랍게도 톰 크루스와 브래들리 피트도 시합을 보기 위해 날아왔고, 이외에도 많은 유명인이 동민에게 연락해 표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하지만, 동민의 예상대로 미국과 독일의 8강전은 0:1으로 독일이 승리하면서 준결승에 올라갔고, 미국은 8강까지 올라간 것에 만족하며 돌아갔다.

“아쉽긴 하지만, 독일에 졌다면 이해할 수 있지. 미국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대단한 거야.”

“다른 시합은 안 보고 바로 돌아갈 거예요?”

“스케줄 빵구 내고 겨우 왔거든. 어떻게 보면 져서 다행일 수도 있겠네. 바로 돌아갈 수 있어서.”

대부분 미국 시합만 보고 돌아갔고, 동민은 얼마 남지 않은 일행과 함께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을 보러갔다.

이번에는 시합이 열리는 광주에 가서 직관하지 않았고,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찾아가 시민들과 함께 거리 응원을 하기로 했다.

“이거 티비로 보던 거랑은 차원이 다른걸? 위험하지는 않겠지?”

“억울하게 진다면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얼굴을 알고 있으니 별 탈은 없을 거예요.”

할리우드 셀럽이다 보니 거리 응원을 하기는 하지만, VIP자리를 받을 수 있었고, 동민의 생각보다 훨씬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 전은 이탈리아 전보다 훨씬 더 과격했고, 오심으로도 축구 역사에 기록되는 시합 이었다.

스페인 선수들의 반칙에도 심판들은 카드를 주지 않았고, 스페인이 두 골을 넣기는 했지만, 모두 노골 선언이 되면서 0:0으로 후반전이 끝났다.

연장전까지 갔지만, 두 나라 모두 득점을 하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세상에 승부차기라니. 너무 긴장되는 걸.”

“오빠. 나는 도저히 못 보겠어.”

사람들의 심장을 말리는 듯 한 승부차기가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 되었고, 처음 3번은 양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의 4번째 선수까지 성공했고, 스페인의 차례에 대한민국의 수문장 이웅재가 골을 막으며 드디어 균형을 깨트렸다.

마지막 키커인 황명보도 골을 성공시키며 대한민국이 승리했고, 4강 신화를 써 내렸다.

< 258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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