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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254화 (25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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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 가이의 로케이션 담당자와 함께 뉴욕 맨해튼에 있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 빌딩에 들어간 동민은 건물 관리부서의 책임자를 만났다.

“반갑습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임대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더글라스라고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미팅을 요청해 죄송합니다. KC 프로덕션의 대표를 맡고 있는 다니엘 킴 이라고 합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하고 있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파이더 가이라면 이미 외부에서 촬영 허가도 받으셨고, 이전에 촬영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추가로 찍어야할 장면이 있으신 건가요?”

“기본 촬영은 끝났지만, 추가로 배경을 담아야 하는 작업이 남아 있어서요. 이번에는 조금 위험한 촬영이 진행 되는데, 폭발이 들어가는 장면이라 허가를 받기 위해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동민이 폭발이 들어가는 장면이라고 하자 굳은 표정의 더글라스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건물에 해가 되는 장면이라면 요청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시다 시피 건물에는 중요한 인력들이 상주 중이라 위협이 된다고 느껴지는 건 허가할 수다 없군요.”

“그래서 오늘 미팅을 요청하게 된 겁니다. 액션 영화를 촬영하다 보면 불이나 화약을 다루는 일이 많이 있는데, 요즘은 기술의 발달으로 불꽃이 일어나지만, 불이 붙거나 타지 않는 시각적 효과만 일으키는 방법을 사용 하거든요. 불에서 열도 나지 않아 뜨겁지도 않습니다.”

동민의 이야기에 담당자가 관심을 기울였고, 동민은 비용이 비싸다 보니 업계에서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탁월하다고 말해 주었다.

“여기 보고서와 성능 측정 서류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시연을 하는 게 신뢰도 측면에서 확실할 것 같아 직접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몰래 쓰는 방법이다 보니 현장감을 위해 대중은 모르는 편이 좋아서 기밀 유지를 해 주셔야 해서 대표인 제가 직접 왔고요.”

동민은 준비해 온 증명서를 담당자에게 전달했고, 유리에 들어있는 액체를 보여주며 잠시 직접 보여 주어도 괜찮은지 물어 보았다.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하자 유리병의 마개를 열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붉고 푸른색의 불꽃이 예쁘게 타올랐다.

“이 불꽃은 다른 물체에 옮겨 붙지 않고, 열도 발생하지 않는 시각적으로만 존재하는 특이한 불꽃 입니다. 예를 들어 저기 있는 화재경보기에 가져다 대어도 알람이 울리지 않겠죠.”

동민은 앉아있던 의자를 끌고가 위에 올라선 다음 화재경보기에 불꽃을 가져다 되었다.

초 정도 불꽃을 가까이 하자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고, 담당자가 신기하다는 눈빛을 보내는 순간 화재경보가 울리더니 스프링클러가 터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물세례로 홀딱 젖은 더글라스가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안전 관리 담당자의 사무실에서 시작된 화재 경보는 빠르게 건물 전체로 전파 되었고, 출근해서 이 메일을 확인하고 있던 사람들은 경보에 따라 건물 밖으로 이동했다.

“다니엘 씨. 월드 트레이드 센터 관리장이자 안전 진단 관리자로서 현재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를 정식으로 요청 하겠습니다. 건물 보험이 들어있긴 하지만, 개인적 행위로 사건이 발생 하는 걸 제 눈으로 직접 확인 하였으니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할 겁니다. 그 만큼의 자산을 보유하고 계시길 바랍니다.”

자신 역시도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바로 깨우친 더글라스는 동민에게 차분하게, 앞으로 발생할 일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건물 밖으로 동민을 꽉 잡은 체함께 나갔다.

“알람은 이쪽 건물에서만 울렸는데, 왜 다른 건물에서도 사람들이 나오는 거지?”

동민은 다른 직원에게도 똑 같은 방법으로 옆 건물에서 시범을 보이도록 지시했고, 쌍둥이 빌딩으로도 알려진 월드 트레이드 센터 두 건물에서는 아침부터 물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대표님. 이거 일이 커진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손해 청구비가 엄청날 것 같은데요?”

“이 샘플을 보내준 회사에 소송을 걸면 되니까 너무 걱정 하지 말아요.”

동민은 샘플에 문제가 있었다고 둘러 되었지만, 특수 용액을 만드는 회사는 제 3국에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미리 작업을 해 두었고, 그 공장은 폭발으로 사라졌다고 설정을 마쳤다.

“아무래도 일이 정리된 때 까지는 경찰서에 저와 함께 가셔야겠습니다. 현장에서 범행이 일어나는 걸 제가 직접 목격 했으니 현장범으로 구치소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동민이 사고를 친 시간을 8시가 조금 안 되었을 때였고, 건물 밖으로 나오자 8시 15분 정도가 되었다.

“갑자기 왜 사람들이 건물에서 나오는 거지?”

“그러게요. 건물 폭파 장면을 찍기로 했는데, 이 장면도 활용할 수 있겠는데요? 일단 촬영하도록 하죠.”

“저기 저 사람은 다니엘씨 아니야?”

관리소장과 경찰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동민의 지시대로 건물 밖에서 월드 트레이드 센터 건물을 촬영하고 있던 카메라맨들은 물에 젖은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는 장면과 동민이 소장의 손에 붙잡혀 나오는 걸 보고 황당하게 생각하다 습관적으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잠깐만. 그런데 비행기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여긴 맨해튼이라고, 주변에 공항이 얼마나 많은데, 비행기 소리는 들릴 수도 있지.”

“그게 아니고, 평소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서요. 어? 저기 비행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는데요?”

동료의 말에 하늘을 바라본 촬영 기사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비행기를 보더니 멍 하게 아무런 말도 못 하다가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비행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여객기는 빠르게 날아오더니 원래 촬영하고 있던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충돌을 했고, 눈앞에서 일어났지만 영화 같은 장면에 아무런 반응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찍어서 눈에 헛것이 보이나?”

“나도 보이는 걸 보니 정말로 일어난 일 같은데요? 사람들도 도망치느라 난리가 났네요.”

카메라맨들은 건물을 담기 위해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서 망원렌즈로 촬영 중이었고, 동민의 불장난으로 건물 밖으로 나오던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는 건물에서 멀어지기 위해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동민 역시 머리 위에서 직접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하자 머리가 하얗게 비어졌고, 옆에 있던 관리소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는 건물로 달려갔다.

“비상 상황이니 다음에 연락 하겠습니다. 일단 여기서 최대한 멀리 피하세요.”

“더글라스 씨도 같이 피해야하지 않나요? 저는 이 건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제가 현장에 있어야지요.”

동민이 말릴 세도 없이 그는 건물 안으로 달려갔고, 동민은 대피하는 사람들과 함께 건물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동민이 스프링클러를 터트리는 바람에 건물에 남아있던 사람은 얼마 남지 않았고, 대부분 건물에서 멀어질 무렵 다른 비행기 한 대가 날아와 옆에 있는 건물에 충돌했다.

“세상에. 대표님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이게 정말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나도 얼떨떨하긴 한데, 확실한건 여기 있다가 건물이라도 무너지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네요. 최대한 건물에서 멀리 도망갑시다.”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 하면서 파편이 떨어져 아래 있던 사람 일부가 다치긴 했지만, 모두 빠르게 건물에서 멀리 벋어났다.

이전과 동일하게 비행기가 빌딩에 충돌하면서 불이 붙었고, 비행기에 가득 차 있던 항공유가 타오르면서 건물의 구조가 조금씩 부서지기 시작했다.

아직 건물이 무너지려면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동민은 최대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멀리 벋어났고, 아예 맨해튼을 떠나 뉴저지로 넘어갔다.

“여보세요? 오빠 괜찮은 거 맞지? 방금 뉴스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지금 어디야?”

“방금까지 맨해튼에 있었는데, 뉴저지로 이동했어. 하나도 다치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전화가 많이 와서 그런데,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

제시카와 통화를 마치자 동민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미팅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닐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다니엘. 무사한 거죠? 무슨 일이에요? 뉴스에 나오는 게 정말인가요?”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봤어요. 다행히 그 전에 건물에서 나와서 다치지는 않았는데, 지금 뉴욕은 아수라장이네요. 맨해튼은 위험한 것 같아서 뉴저지로 나왔어요.”

“잘 했어요. 빨리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요. 어! 지금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있어요!”

뉴스를 보고 있던 닐은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뉴저지에 있는 동민도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건물 먼지가 맨해튼을 뒤덮었고, 현장은 더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다니엘 괜찮은 거죠?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맞죠?”

“괜찮아요. 그런데 보아하니 공항에 가 봤자 비행기가 뜰 것 같지는 않네요. 조금 멀긴 해도 렌트카를 빌려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운전해서 가야겠어요.”

“비행기가 봉쇄된다는 뉴스가 나오긴 하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비행편을 알아봐 줄 게요. 그리고 장거리 운전은 힘드니까 운전해 줄 다른 사람과 같이 오도록 하세요.”

닐이 전화를 끊은 이후로도 동민이 뉴욕에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이들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고, 동민은 무사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잠시 후 동민이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세팅을 마친 닐이 함께 돌아와야 할 직원 3명을 알려 주었고, 장거리 운전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 SUV를 구해 타고 오라고 알려 주었다.

졸지에 동민은 미국에서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대륙 횡단을 경험하게 되었다.

“대표님,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길이 여러 가지인데 어떤 길로 갈까요? 가장 가까운 길이 있고, 북쪽과 남쪽 루트까지 있습니다.”

“다들 지금 당장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죠? 기왕 이렇게 된 거 주요 도시랑 명소에 들렸다 쉬엄쉬엄 가죠. 어차피 비용은 전부 경비 처리 되니까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으면 세 명이서 의논해서 경로를 짜 보도록 하세요. 그렇다고 한 달 넘게 걸리는 건 안 되고 열흘 안팎으로 돌아가는 루트를 짜는 게 좋겠네요.”

동민의 지시에 기쁜 표정을 지은 세 사람은 미국 전도를 펼쳐 놓고 열심히 의논을 하더니 적당한 타협안을 만들어 동민에게 보고했다.

그들의 제안을 허락한 동민은 안락한 사장님 좌석에서 미국의 가을을 만끽하며, 난리 난 미국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게 여유롭게 로드트립을 즐기며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뉴욕에서 가까운 필라델피아에 들러 필리치즈스테이크를 먹고, 워싱턴 D.C. 에서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관람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음 도시로 이동하려다 국회의사당을 백악관으로 착각했다는 걸 알고는 다시 백악관 앞으로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워싱턴 D.C.에서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어 피츠버그와 클리브랜드를 지나 시카고에 도착해 핫 초코와 유명한 팝콘을 먹으며 유명 명소를 둘러보았다.

시카고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인디애나 폴리스에 도착했고, 서쪽으로 세인트루이스와 캔사스시티를 거쳐 덴버로 이동했다.

중간 중간 지역 맛집과 명소를 찾아다니며 천천히 이동했고, 마지막으로 라스베가스에 들렀다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자 난리가 나 있었다.

“다니엘.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지금 다니엘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 254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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