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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은 전생에 009 다이 어나더데이의 고증오류 영상을 만든 적이 있기에 자세한 내용까지 기억했다.
분명 한국어를 쓰긴 했는데,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교포나 한국어 전공의 외국인을 담당자로 쓴 것 같은 오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단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저기는 어디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009가 바다로 강하하여 쓰나미급의 파도를 타고 북한땅에 잠입하는 장면이었다.
한국에 그 정도 규모의 파도가 있을 수도 없고, 만약에 하나라도 초강력 태풍이 불어 닥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면 아무리 009라도 바다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지뢰 표지에도 지뢰 조심이나 지뢰 구역이 아닌 지뢰 출몰이라고 적혀 있는데, 출몰이란 나타났다 사라지는 뜻을 의미하는 단어로 북한이 장소를 이동하는 최첨단 지뢰를 사용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었다.
그 외에도 천하대장군 정승에 늙은사람이라고 적혀있고, 남한의 논에서 농부 두 명이 동남아의 물소로 농사를 짓는 장면도 등장한다.
한국에서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장면은 009가 ‘청천 1동대’라고 적혀있는 예비군복을 입고 나타나면서 009가 한국 예비군 출신이라는 농담이 돌고, 실제로 한 TV프로그램에서 청천 1동대를 찾아가 제임스 본드라는 예비군병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고증 문제도 있긴 하지만, 각본 역시 다른 시리즈들과 다른데, 오프닝 부분에서 009는 처음으로 임무에 실패하고 북한군에 사로잡혀 오랜 기간 고문을 받게 된다.
항상 유유자적하게 악의 소굴을 탈출하던 모습과 달리 009가 악독한 고문을 받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는데, 덕분에 북한의 모습이 더욱 악랄하게 나오게 된다.
그 외에도 컴퓨터 그래픽을 남발 하면서 영화의 현장감이나 몰입감을 떨어트리고, 관객들과 관계자에게 혹평을 받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후속편부터는 와이어 액션에서 와이어를 지우는 작업 이외에는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지 않는다.
덕분에 다음 009인 다니엘 크레그가 고생을 하긴 하지만, 그만큼 멋있는 장면들이 나오는 것도 사실 이었다.
‘다니엘 크레그가 처음 009가 되었을 때는 잘못 캐스팅 되었다고 욕을 많이 먹긴 하지. 내가 김치를 보내줘서 서포트 해 줘야겠다.’
결국 동민은 009 다이 어나더데이에 투자 하는 걸 넘어 제작에도 일부 관여하기로 했고, 제작비 5천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각본을 만들 때 의견을 수용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동민 개인적으로는 다니엘 크래그가 다음 기수로 나오는 009 시리즈를 더 좋아했지만, 피어스넌의 마무리도 잘 치워주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에는 디주니 애니메이션이네요? 이건 3D가 아니라 전통 스타일 애니메이션이고, 디주니 창작 작품이군요. 디주니라면 믿을 수 있죠.”
이번 작품은 디주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42번째 장편으로 하와이를 배경으로 소녀 스티치와 외계생명체 릴로의 모험담을 그린 작품이었다.
디주니로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샘이었는데, 상당히 호평을 받게 되고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로도 올라간다.
제작비 8천만 달러로 제작되어 2억 8천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달성하는 스티치앤릴로에는 2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바로 다음 영화로 넘어갔다.
“반 디젤이 주연으로 나오고 제작에도 참여하는 영화네요? 감독은 퓨리어스앤 패스트를 맡은 롭 코헨이고요. 제목이 콰트로 엑스라··· 과격한 액션이 나올 것 같은 타이틀이네요.”
“실제로 스턴트 액션 장면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하는데, 그만큼 화끈한 영화가 만들어 지겠죠.”
반 디젤이 콰트로 엑스에 나오는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하는 바람에 감독은 가슴을 졸이며 영화를 만들게 된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접목한 영화이다 보니 촬영하다 반 디젤이 큰 부상을 입기도 하는데, 얼마나 촬영장 분위기가 위험한지 스턴트 배우 한 명이 사고로 사망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발생하긴 하지만, 익스트림 스포츠를 활용해서 인지 대형 액션 영화 치고는 7천만 달러라는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 수 있었고, 2억 7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흥행에 성공한 콰트로 엑스는 후속작을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을 얻는다.
“여기에는 2천만 달러만 투자하고, 다음 영화에도 2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거로 해요.”
“다음 영화요? 오늘은 진행 속도가 빠르긴 하네요. 다음은 어떤 작품인가요?”
“스필버그 감독님이랑 톰 크루스가 함께 작업을 하던데, 여기 투자를 안 했다가는 나중에 한소리 듣겠죠? 마이너 리포트라는 영화에요.”
공상과학 영화를 좋아하는 스필버그 감독이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로 만드는 영화로 예언 시스템을 활용해 미래에 일어날 범죄를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범인을 체포하는 설정의 작품 이었다.
조금 난해한 주제일 수 있지만, 스필버그답게 적당한 긴장감을 더하면서 철학적 주제 의식을 잘 풀어내고 비평과 흥행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된다.
제작비는 몸값이 비싼 톰 크루스가 나오는 SF 영화이다 보니 1억 달러 정도 투입 되었고, 3억 6천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면서 괜찮은 결과를 기록한다.
“마침 두 사람이 같이 있으니 현장에 찾아가서 인사를 해야겠네요.”
마이너 리포트에 적당히 투자한 동민은 다음으로 아이덴티티 제임스 본이라는 스파이 액션 영화에 투자했다.
매튜 데이먼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로 이미 촬영이 진행되고 있지만, 엔딩을 수정하기 위해 배우들의 스케줄이 확보되는 1년 뒤 마지막 부분만 재촬영을 하기 때문에 개봉이 2002년으로 잡혀 있었다.
지금까지의 스파이 영화와는 다른 장르를 만들어 내면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후속편으로의 연계도 훌륭하게 완성시킨다.
“다니엘 영화에 출연했을 때도 연기를 잘 했었는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네요.”
“확실히 똑똑한 배우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중간 중간 무술을 알려 줬는데, 잘 써먹은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매튜 데이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파이 영화에도 투자를 마쳤고, 다음으로도 동민과 인연이 있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선택했다.
“다니엘이 학교 다닐적 만든 단편의 주제가를 만들었던 가수네요. 요즘 꽤 유명해지긴 했던데, 벌써 자서전 영화를 만들 정도 인가요? 아직은 신인 같은데 파격적이네요.”
“시나리오를 읽어 보니 자서전 같으면서도 다른 내용으로 만들었더라고요. 영화적 시나리오에 실재 에메넴을 조금 섞은 정도라고 하면 되겠네요.”
“그래도 메인 주제가 빈민가에서 힙합을 부르는 내용인데, 대중적으로 흥행할 수 있을까요?”
“평소에 컨트리 음악만 듣더니 요즘 힙합이 얼마나 대세인줄 모르나 보네요. 음반 판매량이 엄청나다고요. 이건 분명 잘 될 거예요.”
“그렇긴 해도 에메넴 역할을 맡을 배우를 구하지 못해 직접 연기를 한다고 하는데, 연기 실력을 믿을 수 있을까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긴 한데, 에메넴의 성격에 맡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원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다 보니까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요즘 촬영이랑 편집 기술을 믿어 봐요.”
연기자가 아닌 가수인 에메넴이 깊은 감정 연기를 할 수는 없겠지만, 어두운 조명에 음영을 두어 연기 티가 크게 나지 않는 배경을 설정했고,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로 나오는 캐릭터를 맡아 연기력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약 전문 배우가 대신 연기를 했다면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힙합 무대에서의 촬영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는데, 에메넴이 직접 랩을 하면서 명장면을 만드는 걸 뛰어넘어 힙합 음악 최초로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받기도 한다.
전생에 힙찔이였던 동민도 계속 찾아서 들을만큼 좋은 곡이 많았고, 걱정과 다르게 훌륭한 완성도로 만들어져 힙합 팬들에게는 인생작이 되는 8키로는 4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져 2억 4,300만 달러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다.
아무래도 리스크가 있는 영화이다 보니 대부분 투자하기를 꺼려하고 있었는데, 동민이 에메넴에게 보답할 일이 있다는 핑계로 절반인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음으로는 리들리 스캇 감독이 1993년 발생한 모가디슈 전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원작으로 만드는 블랙 시누크 다운이라는 영화가 있었지만, 제작비 대비 흥행 성적이 저조하기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미국 국민 배우인 톰 행스크가 출연하는 마피아 영화인 로드 투 펄딕션 역시 성적이 저조한 관계로 넘어갔고, 주디 포스터가 출연하는 패닉 벙커에는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패닉 벙커는 제목 그 대로 뉴욕의 고급 주택에 딸과 함께 이사한 주디 포스터가 강도들을 피해 패닉 벙커에 숨는 내용을 다룬 스릴러 영화로 촬영이 주로 집 안에서만 일어나다 보니 제작비가 4,800만 달러 밖에 들지 않았다.
원래는 냉미녀를 원하는 감독의 의도대로 니콜 키크만이 주연 역할을 맡았지만, 촬영 2주 만에 무릎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하차하게 된다.
급하게 주인공 역이 주디 포스터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인터뷰 이후 급하게 캐스팅을 진행하다 보니 영화 촬영 전 준비 기간이 나흘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이 영화는 제작 중에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자신의 확실한 개성을 가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롱테이크 재촬영 요구를 견디지 못 한 촬영 감독 다리우스 콘쥐가 중도 하차를 하기도 하고, 촬영 도중 주디 포스터가 임신을 하면서 배를 가리기 위해 그녀의 의상이 탱크탑에서 스웨터로 바뀌기도 한다.
몇 장면은 그녀가 출산을 하고난 뒤에 다시 촬영을 하게 되는데, 제작기간이 길어진 만큼 딸로 출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키가 처음에는 꼬마였지만, 후반에는 주디 포스터만큼 자라게 된다.
루즈몰랑을 찍으면서 다친 무릎 부상이 악화되어 하차한 니콜 키크만과 길어긴 촬영 기간으로 인해 세트장에서만 촬영한 영화 치고는 작지 않은 4,800만 달러에 만들어진 패닉 벙커는 1억 9,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제작비만 펑펑 쓴다는 평가를 받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을 부활시켜 준다.
동민은 이 영화에 제작비의 25%인 1,2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빨리 넘어가는 건 좋은데, 이상하게 작년 보다 더 많은 영화에 투자를 하는 것 같은데요?”
“착각이에요. 이미 많은 영화를 넘기기도 했잖아요.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마무리해요.”
데이비드 핀처의 패닉 벙커 다음으로는 작년에 투자한 한니발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크림슨 드레곤을 검토 했으나 이번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했고, 프로레슬러 더 락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미이라 2편의 스핀오프인 킹 오브 스콜피온 역시 탈락 시켰다.
“다니엘. 이 영화는 마불 코믹스 작품인데 투자하지 않는 거예요?”
“전편이 스토리가 탄탄하긴 했는데, 이번 작품은 스타일이랑 액션에 너무 치중을 해서 캐릭터랑 스토리가 많이 빈약해 졌더라고요. 조금 애매해서 제외 시켰어요.”
웬만하면 웨서방이 출연하는 블레이더 2에 투자를 했겠지만, 이번편은 비평도, 흥행도 평범했기에, 큰 수익을 남기지 않는 이상 투자할 이유가 딱히 없었다.
“오! 이번 작품은 리오가 주인공으로 나오네요?”
“리오에게 완벽한 역이 주어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스필버그 감독님은 톰 크루스랑 영화를 만드는 거 아니였나요?”
“스필버그 감독님이 다작의 제왕인 거 알고 있잖아요. 내년 한 해에만 3편이 예정되어 있더라고요.”
< 252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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