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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241화 (24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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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이 고민하던 작품은 줄렌더라는 영화로 세계적인 남성 모델이 알고 보니 암살자로 길러진 킬링머신이었다는 내용 이었다.

막장 개그로 범벅이 되어있어 호불호가 갈렸지만,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영화도 오랫동안 밈으로 살아남게 된다.

특히 주인공의 볼을 홀쭉하게 하는 특유의 포즈와 아방가르드한 의상은 골 때리는 재미를 선사했다.

“투자하기엔 시나리오가 너무 유치하고 막장인데요?”

“이건 심각함을 덜어내고 유치하게 보는 작품이에요. 일부러 주인공도 생각이 없는 남성 모델로 설정 했잖아요.”

처음 줄렌더를 보았을 때는 그저 황당하기만 했다가 계속 보다보니 이상하게 빠져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 이었다.

별다른 세트 없이 의상비만 많이 들어간 영화라 그런지 제작비가 2,800만 달러 밖에 되지 않았는데, 6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 하면서 겨우 손익 분기점을 넘기게 된다.

투자 가치로만 보았을 때는 투자할 이유가 없었지만,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였기에 고민은 잠깐 했지만, 줄렌더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이제 정말로 끝이네요. 내년에는 여기까지만 투자 하는 거로 하고, 제작에 집중 할 테니 더 이상 투자 건으로 귀찮게 하지 마세요.”

“제가 언제 귀찮게 했다고 그러세요. 일 년에 딱 한 번만 하는 건데, 이 정도면 껌이죠.”

“알겠어요. 그럼 투자 진행 잘 하고, 회사도 잘 보고 있어요. 난 영화가 잘 만들어 지고 있는지 확인 하고 올 게요. 그리고 한국 홍보 방문 준비도 잘 하고 있죠?”

“그건 다니엘 아버지랑 함께 잘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 방한 때는 다니엘도 한국에 있는 거죠?”

이번에 동민이 특별히 준비 중인 배우들의 방한이 있기에 직접 한국에서 함께 돌아다닐 계획 이었다.

동민이 닐에게 자리를 비우는 동안 해야 할 일을 알려주며 잔소리를 하려 했지만, 역으로 닐이 동민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주며 주의를 주었다.

한 시간 가량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나올 수 있었고, 출장 준비를 마친 동민은 이번에는 반대로 영국에 먼저 들렀다.

“와~~!”

“꺄르르르.”

핸리 포터 촬영장에는 수많은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소음을 만들고 있었고,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통제되지 않을 것 같은 현장에서 요령 좋게 아이들을 달래가며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집중이 되세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게 된단다. 명함은 잘 만들었니?”

그동안 더 야윈 크리스 콜럼버스는 동민을 보자 대끔 명함을 먼저 물어 보았고, 뉴욕에서 특별 주문한 명함을 그에게 보여 주었다.

“오! 이 오묘한 종이의 색감과 부드러우면서 절제된 촉감에 음각으로 프린트 된 글자까지. 정말 완벽하구나. 그러고 보니 검은 잉크도 은은하게 빛이 나는 것 같구나.”

“여기 다른 스타일도 하나 더 있어요.”

“이건 처음 보는 스타일인데 동양적인 느낌이 상당히 매력적이구나.”

특수 재작된 한지에 붓글씨 스타일로 만든 명함은 잉크 대신 먹을 이용해 인쇄했고, 한글과 영문이 함께 쓰여 있어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만들다 보니 사람들이 왜 명함에 집중하는 지 알겠더라고요. 묘하게 만족감이 들던데요?”

“비지니스 카드에는 여러 의미가 들어있으니 너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명함은 아주 각별해 지지.”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할리우드 세탁소의 쿠폰을 윌리왕카의 골든 티켓처럼 사용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잠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과 명함 이야기를 나누다 영화 이야기로 넘어갔고, 핸리 포터 현장에는 이미 방문 했었기에 확인 작업은 금방 끝이 났다.

고생중인 스태프에게 한식으로 뷔패를 차려 주었고, 아이들의 신단에도 한국식 돈까스와 핫도그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도 다니엘이 오면 식사 메뉴가 달라진다는 걸 알아서 인지 다니엘을 좋아하네요.”

“어릴 때는 먹는 게 가장 중요하죠. 솔직히 영국 급식은 너무 별로 더라고요.”

핸리 포터 세트장에서의 업무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런던으로 이동해 존스 브릿지의 다이어리 제작사와 만나 계약서에 서명했다.

“드디어 소문의 다니엘 씨를 직접 만나게 되었군요.”

“영국에서도 저를 알고 있나요?”

“영국 영화계는 할리우드와 자주 협업을 하다 보니 소문이 빨리 도는 편이랍니다. 다니엘 씨에 관한 소문은 오래전부터 유명했지요.”

제작사 대표는 동민이 투자를 했으니 흥행 걱정은 덜었다며 좋아했고,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과 연출은 맡은 감독을 소개해 주었다.

“휴이 그랜트 씨는 저번 보다 얼굴이 좋아지셨네요.”

“이번에는 연기하기 쉬운 바람둥이 역할에다 비중도 적어서 부담이 없거든요. 다니엘 씨도 영국 엑센트가 많이 좋아졌네요.”

“포쉬 발음이 매력적이긴 하더라고요. LA 엑센트는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영국에 지내는 동안은 여기 영어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르네이 젤위거가 동민과 비슷한 역양의 영어를 구사했고, 휴이 그랜트 이외에 콜린 퍼스 역시 포쉬 발음을 중후한 목소리로 멋있게 사용하고 있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시켜보고 싶네.’

미래에 그로 인해 유명해지는 대사를 시켜 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작별 인사를 하면서 배우와 감독에게 김치를 선물로 주었다.

영화계에서 동민의 지위가 상당하기에 어느덧 자존심이 강한 배우와 감독들도 동민의 눈치를 살폈고, 동민이 직접 주는 김치는 전부 먹어야 스타로 롱런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김치가 입에 맞지 않은 이들도 어떻게든 선물 받은 김치를 마무리 지었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김치만 먹으면 힘들기에 한국 라면과 김밥을 소개해 주었고, 배우들 사이에서 어떻게 김치를 먹으면 되는지에 관한 레시피 역시 돌아 다녔다.

그렇게 영화계에 김치와 한식 바람이 불어든지 꽤 되었고, 할리우드의 몇 얼리어덥터는 김치 냉장고까지 구해 집에 구비해 두고 있었다.

이제 미국을 넘어 영국에도 한식과 김치를 전파하기 시작한 동민은 호주로 이동해 똑 같은 일을 반복했고, 이혼으로 힘들어 하는 니콜 키크만에게는 특별히 떡복이도 소개해 주었다.

별들의 전쟁을 찍으면서 만난 적이 있는 이안 맥그리어에게도 김치를 선물했고, 호주에서 그들의 소개를 받아 잠시 관광을 즐기다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마이 프래~셔스~~~~.”

동민이 도착하자 초록색 의상을 입고 골룸을 연기하는 배우가 마이 프래셔스를 외치고 있었고, 그동안 더욱 친해진 배우들은 즐기면서 가락지의 제왕을 촬영했다.

“분위기가 좋은데요?”

“오랫동안 함께 하다 보니 다들 친해졌네요.”

“확실히 뉴질랜드는 물 좋고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다들 얼굴 표정이 밝네요.”

뉴질랜드의 청정자연에서 판타지 복장으로 말을 타고 모험을 해서 그런지 촬영장 분위기가 아주 좋았고, 모두들 다시 돌아온 동민을 환영해 주었다.

“전 세계에서 팬들이 계속 찾아오고 있어. 개척마을이 확장되는 기분이야.”

“정말로 판타지 중세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네. 자기가 좋아하는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 진다고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진짜 팬인 가보다.”

세트장 한 쪽에는 팬들이 지내는 숙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그들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온 의상을 영화에 알맞게 조금씩 수선하며 연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호빗으로 빙의 한 샘이 바쁜 피러 잭슨 감독을 대신해 달라진 세트장 구경을 시켜 주었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었다.

“얼마 전에는 근처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뉴질랜드 정규군이 병사로 출연했어. 일반 연기자들끼리 촬영할 때보다는 확실히 긴장감이 다르더라.”

“재미있었겠네. 지금은 어떤 장면 촬영 중인거야?”

샘과 대화를 나누다 다른 배우들과도 합류해 가락지의 제왕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준비해 줄 테니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뉴질랜드에 머물면서 영화 촬영 겸 힐링을 했고, 떠나기 싫었지만 다음 스케줄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아들.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잘 지내셨죠? 아빠는 점점 젊어지시는 것 같아요.”

“엄마가 에스테틱에 보내서 다니고 있는데, 다르긴 한가 보구나.”

한국에서 잘나가고 있는 아빠는 다시 만날때 마다 복장이 화려해 지더니 이제는 얼굴까지 관리를 받고 있었다.

동민도 전생과 비교해서 외모가 많이 달라졌는데, 부모님도 얼굴에 근심 걱정이 없어서 그런지 기억속의 얼굴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계셨다.

“집은 구했니? 올해는 독립 한다고 했었잖아.”

“매물 알아보고 있어요. 몇 군대 보긴 했는데, 괜찮은 집이 없더라고요. 이번에 경매로 좋은 집들이 나오기 시작해서 조만간 계약 하긴 할 것 같네요.”

“그래. 너도 이제 슬슬 결혼 생각을 해야지. 아빠는 어서 손주가 보고 싶구나.”

“제시카가 아직 20대 초반이라 너무 이른 것 아닐까요?”

“일단 결혼이라도 먼저 하면 어떻게든 될 거란다.”

아빠가 계속 결혼 이야기를 하자 동민은 어쩔 수 없이 일 이야기를 꺼냈다.

“방한 준비는 잘 되고 있죠?”

“이번에는 인원이 많아서 고생을 하긴 했는데, 다행이 배우들이 머물 집을 좋은 거로 구해서 문제없이 진행 할 수 있었어. 그런데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 배우들인데, 팬들이 많이 올까?”

“아빠도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고 계시잖아요. 분명 반응이 좋을 거예요. 한국에서도 정식 방영은 안 했어도 알아서들 잘 챙겨 보고 있더라고요.”

이번에 준비 중인 내한은 한국에서 서비스 하지 않는 드라마였지만, DVD가 발매 된 것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였다.

“제가 김치를 종종 먹이긴 했지만, 자주 만나지는 않아서 한국을 잘 모를 수도 있어요. 활동 일정은 잘 준비 하셨죠?”

“내가 벌써 이 일만 수십 번째 하고 있어. 내가 너보다 훨씬 더 잘할 거다.”

아빠는 미리 준비해 둔 일정표를 동민에게 보여주었고, 확인해 보니 생각 보다 훨씬 더 알차게 스케줄이 구성되어 있었다.

이제야 믿음이 간 동민은 집으로 가 엄마가 해 주는 집밥을 오랜만에 먹었고, 며칠 뒤 한국에 처음 도착한 배우들은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동민아. 이건 예상 밖이구나. 그동안 공항에 스타를 보기위해 팬들이 모인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이야.”

“사람이 너무 많은데요? 보안요원이 더 필요한 거 아니에요?”

“공항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니 공무원들이 도와줄 거다.”

출국장에는 팬들로 가득 차 있었고, 관계자 통로를 통해 겨우 출구 앞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잠시 기다리자 배우들이 걸어 나왔고, 공항은 팬들의 함성으로 뜨거워졌다.

“와~! 제니퍼. 사랑해요!”

“조이! 잘생겼어요.”

“르블랑! 팬이에요. 사인해 주세요!”

“피비! 피비!”

어디서 구했는지 팬들은 배우들의 사진을 흔들며 사인을 받으려 했고, 동민과 친한 배우들은 예상 밖의 인파에 놀라면서도 감동했는지 환한 미소를 지었다.

< 241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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