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40화 (24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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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에게 유명한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나고 타박했지만, 여성 독자를 타겟으로 쓴 소설이기에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동민이 선택한 영화는 아만다 브라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너무해 금발이’라는 작품 이었다.

주인공인 엘 우즈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금발을 가지고 있었고, 학교 내 남자는 물론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아주 인기가 많은 퀸카였다.

하버드 법대에 다니는 남자친구도 있고, 금수저 출신이라 완벽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너무 생각이 없이 가볍다는 이유로 남친에게 차이게 된다.

충격을 받은 주인공은 하버드 법대에 지원을 하게 되고, 황당하게도 합격되어 전 남친과 함께 하버드 법대를 다니게 된다.

가볍게 보면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같지만, 생각 없고 의존적이던 여성이 성장하여 자립하는 내용으로 패미니즘 장르의 시초라고 할 수 있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 나왔던 리즈 위더스푼이 주인공으로 나오네요? 연기를 잘 하긴 하던데, 코미디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정도인가요?”

“과장된 금발 여성의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너무 틀에 박힌 미인보다는 당차 보이는 리즈 위더스푼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

리즈 위더스푼은 1991년 15살의 나이에 대니의 질투로 데뷔해 좋은 평가를 받고 이후로 쭉 활발한 연기 활동을 해 왔지만,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렇듯 스타 자리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해 금발이에 출연하면서 연기 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고, 그녀는 이 영화를 통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처음 봤을때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생각보다 훨씬 구성이 탄탄한 작품이었어.’

대충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이 유명한 짤로 수 없이 재생산되기도 하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공연하게 된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뮤지컬로 제작되어 한국 배우들이 너무해 금발이를 연기하고 동민도 뮤지컬을 보러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에다 주인공은 유명하지 않은 배우고, 조연도 모두 무명이라 그런지 제작비 하나는 정말 마음에 드네요. 다니엘이 좋아하는 저예산 영화의 표본인 것 같아요. 여기에는 얼마나 투자할 생각이세요?”

“많이 하긴 그러니 1,500만 달러만 하는 거로 하죠.”

“천오백만 달러면 제작비의 대부분인데요? 총 제작비가 1,800만 달러잖아요.”

“그래도 다른 영화 보다 덜 투자하는 거니 1,500만 달러로 해 주세요. 안 되면 최소 1천만 달러는 투자해야 해요.”

너무해 금발이는 개봉 첫 주 만에 2천만 달러를 벌어드리면서 제작비를 넘겨 버리고, 최종 1억 4,1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제작비 대비 8배라는 대박을 터트린다.

닐이 투자서 작성을 마무리 하는 걸 지켜본 동민은 바로 다음 영화를 그에게 내밀었다.

“이번에도 휴이 그랜트가 출연하는 영화네요?”

“지난번에 출연한 영화로 완전 부활 할 건 같더라고요. 이번에는 주연은 아니고 조연으로 출연하는데, 비중이 조금 있긴 하죠.”

“주인공이 르네이 젤위거?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요?”

“예전에 톰 크루스가 출연한 영화에서 싱글맘으로 나왔었어요.”

“아! 기억이 나네요. 약간 동글동글하게 생겼고, 착한데 조금 평범한 스타일 아니었나요?”

르네이 젤위거는 톰 크루스가 스포츠 에이전시로 출연하는 영화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이번에는 주연으로 등장해 미남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찍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영국 고전 소설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현대화한 작품으로 여주인공인 르네이 젤위거와 남주 콜린 퍼스를 유명하게 만드는 작품이 된다.

“젤위거가 평범하게 생기긴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일반 여성들이 감정이입을 하기에 완벽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그녀가 못 생긴 건 아닌데, 할리우드 셀럽 같이 생기진 않았죠.”

“그렇게 이야기하니 여자들이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좋은 캐릭터 같긴 하네요. 그러면 이번 영화도 여성 주인공을 둔 로맨틱 영화겠군요.”

이번에 선택한 영화는 존스 브릿지의 일기라는 제목의 영화로 어김없이 홀로 새해를 맞이하는 서른두 살의 존스 브릿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두 남자와 일어나는 로맨스를 다루었다.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와 사랑에 직진하는 다니엘 사이에서 존스의 다이어리는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지는데,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로 여성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면서도 재미있는 시나리오였다.

영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 최고의 호평을 받는 작품 중 하나고,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라가지만, 수상까지는 하지 못한다.

그래도 이 영화로 르네이 젤위거의 전성기가 열리게 되고, 콜린 퍼스 역시 인지도가 급상승하게 된다.

“저번에 휴이 그랜트랑 줄리아나 로버트가 출연한 영화도 엄청난 수익을 남겼는데, 이번에도 수익률이 괜찮겠죠?”

영국 로맨스 영화의 성공 이후로 여러 아류작이 만들어졌지만, 모든 영화가 흥행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에 제작되는 존스 브릿지의 일기는 조금 기대를 받고 있었고, 2,500만 달러에 제작되어 최종적으로 2억 8천2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초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너무 크게 성공해서 인지 후속작까지 만들어지지만, 1편은 클래식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반열에 오르면서 오래오래 사랑을 받게 되니 꼭 투자를 해야만 했다.

“이 영화에는 제작비 중 1,500만 달러를 투자해 주세요.”

“영국에 투자하는 건 어려운 거 알고 있으시죠?”

“지금까지 여러 번 했고, 이번에는 영국에서 영화도 만들고 있으니 더 쉬워지지 않았나요?”

“그러고 보니 이번에 다니엘이 영국 출장을 가니 직접 진행해 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대표라면 모든 업무를 할 줄 알아야죠.”

닐이 동민에게 떠넘기는 걸 보니 서류 업무가 엄청나게 복잡해 보였지만, 어쩔 수없이 직접 하겠다고 했다.

전문 서류야 변호사와 회계사를 통해 받으면 되었고, 동민은 사인만 하면 되니 특별히 어려울 것도 없어 보였다.

문제는 서명을 해야 할 서류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었는데, 동민을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 닐의 함정에 빠져 버렸다.

‘한 번은 직접 진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렇게 안일한 판단을 내린 채 영국판 신데렐라 스토리에 투자를 마쳤다.

“그럼 존스 브릿지 다이어리에는 1,500만 달러를 투자 하는 거로 하고, 다음 영화는 무엇 인가요?”

“존스 브릿지 다이어리가 끝이에요.”

동민이 모두 끝났다고 말하자 닐이 정말이냐며 혼란스러워했다.

“내년에 제작되는 영화가 몇 편인데 벌써 끝이라고요? 이 정도면 최근 투자 한 숫자의 절반도 안 되는 데요?”

“대신 가락지의 제왕이랑 핸리 포터는 직접 제작을 하고 있잖아요. 이 정도면 충분 할 거예요.”

“톰 크루스랑 브래들리 피트가 출연하는 영화에도 투자 안 하시는 거예요?”

브래들리 피트는 스파잉 게임이라는 영화에 출연하는데 제작비를 너무 많이 들여 망하게 되고, 탐이 출연하는 스카이 바닐라는 화려한 출연자들로 인해 흥행에는 성공하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그러고 보니 톰이랑 니콜이 올해 이혼하는구나.’

돌싱이 된 톰은 스카이 바닐라를 찍으며 만난 페넬로페 크루즈와 사귀게 된다.

톰과 해어진 니콜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 새로운 작품에 집중하면서 회복하게 되는데, 그녀의 인생작 중 하나를 만나게 된다.

“그럼 탐 크루스 대신 니콜 키크만이 출연하는 영화 하나만 더 투자하는 거로 하죠.”

“흠··· 정말로 마지막인 거죠?”

“진짜에요. 그럼 이 영화도 투자하지 말죠.”

“아니에요. 믿으니까 여기까지만 투자 하는 거로 해요.”

정말 마지막으로 투자하기로 한 영화는 루즈몰랑이라는 프랑스 카바레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였다.

리오가 출연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했던 베즈 루어먼 감독인 연출한 작품으로 1900년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 음악을 이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 나왔던 이안 맥그리거가 부르는 엘튼 존의 노래가 정말 좋았지. 그러고 보니 주제곡은 크리스티나가 부르는구나.’

크리스티나를 생각하니 투자를 해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그래. 우리의 퀸유나께서 여기 음악을 쇼트 프로그램에 종종 사용 하시지.  투자를 꼭 해야겠어.’

국뽕력을 한껏 올려주며 두유노 클럽에 가입하는 퀸유나를 떠올린 동민은 그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후원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 영화이다 보니 음악 생각을 많이 하게 된 동민은 루즈몰랑의 제작비인 5,200만 달러 중에 1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약 1억 8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나쁘지 않은 수익을 거두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박 수준은 아니었기에 생색만 낼 겸 1천만 달러를 투입했고, 그렇게 2001년에 만들어지는 영화에 대한 투자를 마무리 했다.

“이야. 정말 예전과 비교가 안 되게 적은 금액만 투자했네요.”

“여러 번 이야기 하지만, 훨씬 더 많은 자금인 제작에 들어갔잖아요.”

“그래도 이번에 다니엘이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투자도 많이 할 줄 알았죠.”

그만큼 인센티브가 줄어든 닐이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연봉이 훨씬 더 많이 늘었기에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영화 계약도 다니엘이 하는 거죠?

“설마 호주에서 제작하는 영화라서 또 나한테 시키는 거예요?”

“어차피 뉴질랜드에 가야하는데, 호주면 가깝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서류 업무는 여기서 메일로 다 보낼 테니 다니엘은 사인만 하면 될 거예요.”

동민이 깜빡하고 있었는데, 루즈몰랑은 호주 영화였고, 촬영도 호주에서 진행 되었다.

잠시 후회를 하긴 했지만, 뉴질랜드에 갔다가 호주에 잠깐 들리는 거로 하고 투자를 마무리했다.

“이제 정말 끝인 거죠?”

“조금 아쉬운 영화가 있긴 한데, 여기서 마무리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더 투자하자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 어떤 영화가 탈락했는지 만 알려주세요.”

“일단 아메리칸스 스위트하츠가 애매하네요.”

“제타존슨이랑 줄리아나 로버트 나오는 로맨틱 영화 이야기 하는 거죠?”

“그거랑 범죄 액션 영화 스워드피쉬도 괜찮을 것 같은데,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네요.”

스워드피쉬는 조니 트라볼타가 악당두목으로 나오는 영화로 특이하게 육체파 휴이 잭맨이 천재 해커로 나온다.

전성기의 할리 베리가 섹시하게 나와서 동민이 기억하고 있었는데, 제작비로 1억 달러를 쓰는데 비해 최종 수입은 1억 4,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흥행에는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생각하는 영화인데 너무 B급이라 제외한 영화가 있어요.”

“벤 스릴러가 주인공인데 코미디 액션 영화라고요? 오언 윌슨도 나오고, 특히나 카메오 출연이 엄청난걸요?”

< 24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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