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37화 (237/265)

< 237 >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퓍사의 4 번째 애니메이션인 주식회사 몬스터였다.

말 그대로 몬스터들이 일하는 주식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퓍사의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괴물들이 사는 세상에는 아이들이 비명소리를 에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괴물들은 비밀리에 아이들에게서 비명소리 에너지를 받기 위해 밤에 아이들의 방을 찾아가 놀래켜 준다는 내용 이었다.

신입 사원인 주인공은 아이들의 방으로 이동시켜주는 문을 이용해 비명소리를 채취하려다 오히려 꼬마 아이가 괴물 세상으로 넘어오게 된다.

아이들을 놀래켜 주지만, 오히려 아이를 무서워하는 괴물들은 인간 아이가 이 세계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공포에 빠지고, 수색반이 인간 아이를 잡기 위해 회사를 돌아다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이 아이를 무사히 원래 세상으로 돌려보내려 노력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되었다.

“지난번에 장난감 이야기 2편이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번에는 이야기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네요.”

“그래도 아이들과 관련된 주제라는 건 동일하네요. 앞으로 퓍사 작품에는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내부 자본으로 제작을 하기로 했는데, 그건 어떻게 되었어요?”

“공동 제작을 하고 있는 디주니 측에서 위험 부담을 전적으로 지고 싶지 않다면서 외부 투자를 받는 걸 원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까지만, 투자를 받고 다음 작품부터는 위험 부담을 우리가 지는 것으로 하고 우리 회사에서 전액 투자하기로 했어요.”

지금 제작중인 주식회사 몬스터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적지 않은 제작비인 1억 1,500만 달러의 예산으로 만들어 진다.

다행히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5억 7,700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벌어들이고 큰 이윤을 남긴다.

당연히 주식회사 몬스터의 후속 작품도 계속해서 만들게 되는데, 이때는 미리 만들어 둔 3D세트장을 재활용해 제작비를 절약하게 된다.

이렇게 큰 수익을 남기는 주식회사 몬스터에 단독 투자를 못 한다는 건 아쉬웠지만, 바로 다음 작품은 9천만 달러에 만들어져 10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하기에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이었다.

“그럼 주식회사 몬스터에는 가능한 최대 금액을 지원하는 거로 하고, 다음부터 퓍사 작품에는 우리가 전적으로 제작비를 부담하니 더 이상 따로 투자 계약서를 만들지 않아도 되겠네요.”

“관련 서류가 거의 완성 되었으니 조만간 결제 받기 위해 올라 올 겁니다. 그때 자세한 내용은 확인하시면 되겠네요.”

주식회사 몬스터의 투자와 앞으로 만들어 질 퓍사 작품들에 관한 결정을 마치고 바로 다음 영화로 넘어갔다.

“벌써 속편이 나오는 건가요?”

“홍콩에서는 일 년에 5편씩 찍어내던 사람인데, 이 정도면 여유를 둔 거죠.”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성용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러시아 워 2편 이었다.

전작의 흥행으로 제작비를 대폭 올려 9천만 달러의 예산이 측적되어 있었고, 영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장쯔이가 비중 있는 악역으로 등장했다.

장쯔이가 출연한 와호잠룡이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올 여름 미국에 얼굴을 알리고 내년에 러시아 워 2가 개봉 하면서 확실히 미국 시장에 얼굴을 알리게 된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내용인데, 무대가 홍콩을 배경으로 이동 했군요.”

“동양적인 색채가 더해져서 조금은 결과가 더 좋을 것 같네요. 그래도 제작비는 성용답지 않게 많이 쓰긴 하네요.”

홍콩에서 촬영되기는 하지만, 할리우드식으로 촬영되어서 그런지 제작비가 적게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북미에서만 2억 2천6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세계적으로 3억 5천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니 준수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성용 씨는 알아서 활발하게 활동 하는 것 같은데, 다니엘 사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사부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하나가 올해 개봉을 준비하고 있고, 지금은 키스 오브 드래곤이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더라고요. 재목이 조금 유치하긴 한데, 사부는 마음에 들었나 봐요.”

키스 오브 드래곤은 프랑스에서 제작되고 있었는데, 홍콩 영화를 좋아하는 뤽 베송이 이염걸과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염걸의 엑션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 있었다.

이염걸이 동민에게 투자를 하라고 했지만, 크게 수익이 남지도 않고 프랑스에서 제작하는 영화이기에 몸조리 잘 하라며 김치를 보내주는 것으로 입을 닦았다.

“그래서 요즘 다니엘이 덜 피곤해 보이는 거였네요.”

“무슨 소리에요. 사부한테 수련 받는 것 보다 서류 작업 하는 게 더 피곤하다고요.”

닐과 홍콩 출신 배우와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다 러시아 워 2편에는 3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하고 다음 영화로 넘어갔다.

“이 영화는 확실히 성공하겠네요.”

“딱히 대단한 건 없지만, 성공할 만한 요소들만 뭉쳐서 잘 만들었더라고요. 아마 투자자들이 이미 많이 붙어있을 것 같네요.”

이번 영화는 머미 리턴즈라는 제목으로 브랜든 프레이저가 출연해 흥행에 성공했던 미라가 나오는 영화의 속편 이었다.

전작에 나왔던 인물들이 그대로 다시 등장했고, 주인공 두 사람 사이에는 똘똘한 아들도 하나 새롭게 출연했다.

빌런들은 대부분 그대로였지만, 새로운 악당으로 스콜피온 킹이 나타났는데, 프로 레슬링에서 활동 중이 더록이 캐스팅 되었다.

더록의 데뷔작이자 짧은 장면에만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는 출연료로 5백만 달러나 받아 가는데, 그만큼 임팩트 있고, 성공적인 캐스팅이었다.

이집트 미라에 인디아나 존슨 느낌의 영화이다 보니 예상대로 흥행에 성공하게 되고, 9,800만 달러의 예산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최종적으로 4억 4,300만 달러의 수익을 달성한다.

‘머미 영화 2편을 찍고 브랜든 프레이저의 몸이 맛이 가버리지?’

키가 190이 넘는 거구의 브랜든 프레이저는 대역 없이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하면서 몸이 망가지게 되고, 이후로 합병증에 고생하게 된다.

거기다 남자를 좋아하는 할리우드 고위층 남성에게 시달리면서 영화 출연을 못하게 되고 한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다 그의 소식을 들은 사람들에게 격려를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액션 장면이 많은데, 이대로 다 찍으면 분명 몸에 무리가 가게 되어있어요. 이건 내가 액션을 해 봐서 잘 알아요. 촬영장에 의사랑 마사지사를 대기시켜서 배우들 몸 상태를 관리하게 해 주세요.”

“저희가 직접 제작하는 영화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오지랖이긴 하지만, 신경이 쓰이니 그 조건으로 투자해 줘요. 거기다 김치 보내는 것도 잊지 말고요.”

의사와 마사지사에게 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이라며 김치를 많이 먹이도록 할 생각 이었다.

제작비가 1억 달러 가까운 머미 2편은 이미 투자자가 줄을 서 있었기에 1천만 달러만 투자하는 것으로 했고, 대신 의료진과 김치를 후원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번에는 어떤 영화 인가요?”

“연쇄 폭발마··· 아니 흥행 감독으로 유명한 마이크 베이 감독님의 신작이에요. 그런데 상영 시간이 너무 길어서 고민이네요.”

“상영 시간이 세 시간이라고요? 조금 길긴 한데, 마이크 베이 감독님 작품이라면 볼거리가 많아서 괜찮지 않을까요?”

“시나리오를 확인해 봤는데, 마이크 감독님은 굵고 짧게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마이크 베이는 행성이 지구로 충돌하는 영화로 큰 흥행을 기록한 이후 복귀작으로 전쟁 영화를 선택했다.

하와이에 있는 만에 일본군이 기습 작전을 펼치는 내용 이었는데,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를 너무 진부하게 오래 끌며 보여준다거나, 미국 국기를 너무 많이 보여 주고 폭격 장면만 한 시간 가량 보여주는 걸 보면 확실히 각본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마이크 베이 감독의 작품이 맞았다.

동민이 기억하는 이 영화에 대한 가장 인상적이었던 리뷰는 “진주 하버는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삼각관계에 빠져있는 미국인들을 어떻게 기습하였는가를 다룬 2 시간짜리 내용을 3시간으로 압축한 영화다.”였다.

오랜만에 시나리오를 다시 읽어 봐도 영상을 화려하지만, 딱히 내용을 없는 게 눈에 들어왔다.

“전쟁영화를 마이크 베이 감독이 만든다면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가겠는 걸요? 저번 영화에도 1억 5천만 달러나 들었잖아요.”

“그래도 나름 제작비를 아끼는 감독님이라 아마 비슷하게 들어갈 것 같네요.”

영화 진주 하버는 1억 4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4억 4천만 달러의 총 수익을 거두는데,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면서 겨우 흑자를 넘기기만 한다.

손해는 보지 않지만, 투자금 대비 돌아오는 수익도 미미했고, 화려한 볼거리 말고는 딱히 투자하고 싶은 이유가 없는 영화였다.

“그래도 마이크 베이 감독님 영화인데 투자 하셔야죠.”

“평소라면 당연히 투자를 했을 건데, 앞으로는 투자하는 영화의 숫자를 줄이기로 했으니 이번에는 넘어가는 거로 하죠.”

“그래도 일본을 까는 내용인데, 다니엘은 투자를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동민과 오랫동안 함께 한 닐은 어느덧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일본이 욕을 먹는 영화에 투자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 보았다.

“옛날 일이고, 일본 사람들도 이제는 진주 하버 공습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을 거예요.”

일본에서는 당연하게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오지만, 의외로 흥행에는 성공하게 된다.

오히려 미국에서는 꽤 격한 반응이 일어나는데, 몇몇 극진적인 애국자가 일본 자동차를 부수거나 애국심을 좋지 않은 방식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미국 정부에서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마이크 베이 일수도 있어.’

어찌 되었든 미 해군은 마이크 베이 감독에게 엄청난 수의 군함을 임대해주고, 이후에도 군 관련 지원을 종종 받게 된다.

군대 고증을 가능한 무시하면서 촬영 하고 싶은데로 만드는데도 지원을 받는 걸 보면 대단하긴 했다.

마이크 베이 감독은 고증을 따르기 보다는 관객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보이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아무래도 비평 보다는 흥행을 선택한 것 같았다.

닐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자 그 역시도 줄거리의 문제점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아무리 흥행 보증 수표일 마이크 베이 감독이라고 하더라고 조금 너무했다며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결정을 내리는 자리라 동민이 조금 더 고민을 했지만, 진주 하버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조금 아쉽지만, 영화를 줄이기로 했으니 진주 하버는 넘어가는 거로 하죠.”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영화는 무엇인가요?”

“이번 영화도 투자를 할지 말지 고민 중이에요.”

동민이 고민 중인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여주자 닐이 깜짝 놀라했다.

“스티브 스필버그 감독님의 영화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요?”

“이번부터는 조 존스턴 감독으로 바뀌잖아요.”

“그래도 이 작품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네요. 분명 크게 성공 할 것 같은데요?”

닐의 말대로 괜찮은 수익이 나오긴 하는 작품이지만, 이상하게 이번에는 이 영화에 투자하고 싶지가 않았다.

< 237 > 끝

ⓒ 돈많을한량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