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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집안 내력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숀 애스턴은 의외로 연기자 집안 출신이었다.
어머니인 패티 듀크는 아카데미상과 에미상을 수상한 명배우였고, 양아버지인 존 애스틴은 아담스 패밀리에서 고메즈로 출연했고, 최근에는 피러 잭슨의 프라이트너에도 출연한 원로 배우라고 했다.
피러 잭슨 감독이 프라이트너에 출연한 존 애스틴을 눈여겨보았고, 그로인해 숀이 가락지의 제왕에 출연하게 된 것이었다.
“가락지의 제왕이라니 내가 이렇게 유명한 작품에 출연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사실 연기에 복귀할 생각이 없었는데, 도저히 포기할 수 없더라고.”
“그래. 잘 생각했어. 이 작품은 우리가 어렸을 때 출연한 구리스처럼 오랜 세월동안 유명한 작품이 될 거야.”
샘과 함께 출연했던 구리스는 어느덧 추억의 영화가 되었고, 촬영이 있었던 마을에는 관광코스까지 생겨나 있었다.
“네 형으로 나왔던 조쉬랑은 연락하고 지내?”
“아니? 조쉬도 구리스 이후로는 연기를 그만둔 거로 알고 있어. 다들 연기를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간 거로 알고 있는데, 어릴 적 만난사이다 보니 계속 연락하며 지내기가 힘들 더라고. 왜? 조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구리스에서 주인공 마이키의 츤데레 형인 브랜드로 출연했던 조쉬 브롤린은 조용히 지내다 1997년 미믹이라는 영화로 복귀했고, 내년에는 조니 데브가 출연하는 할로우에도 출연한다.
이후로 비중이 적은 역이지만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지만,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가 2007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기점으로 연기 경력에 정점을 찍고 인지도를 늘려 나가게 된다.
그러다 마불 유니버스와 인연이 생기게 되고, 맨 인 불루 3편에서 젊은 시적의 K역을 맡고, 데드폴에서 케이블로 출연하게 된다.
거기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지게 되는 역을 동시에 연기하게 되는데 손가락 스넵으로 유명해지는 타노스가 바로 조쉬 브롤린 이다.
숀과 조쉬 이외에서 구리스에 함께 출연했던 친구들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는 아직 20대 중반의 동민이 제작사의 대표로서 가락지의 제왕을 만든다는 걸 가장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긴 그때도 넌 보통 아이들과 남달라 보였어. 네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감독님이나 촬영 스태프들과 항상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
“내가 영화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거든. 이후로도 꾸준히 같은 짓을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네.”
처음에는 아무래도 친분이 있는 숀과 주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금방 다른 배우들과도 친해졌고, 그들은 제작사 대표 이면서 친근하게 대해주는 동민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뛰는 배우가 있었는데, 영국 출신의 신인 배우로 이제 막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올란도 볼룸이었다.
올란도 볼룸은 가락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 역으로 나와 눈도장을 찍게 되는데 사실 금방 잊혀질 수도 있는 역이기도 했는데, 다행히 가락지의 제왕이 1년에 한편씩 꾸준히 나오면서 강제로 사람들에게 주입시키면서 스타로 급부상하게 된다.
가락지의 제왕이 끝날 무렵에는 디주니의 메가 프랜차이즈인 케러비안베이의 해적에 출연하면서 다시 인기에 불을 붙이게 되고, 연기 실력에 비해 빠르게 인기를 얻게 된다.
‘미란다 커랑 결혼하면서 비호감이었는데, 미란다 커가 어스틴 비버랑 바람 피우면서 불쌍한 캐릭터가 되어버리지.’
한때는 할리우드 선남선녀 커플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하지만, 미란다 커와의 이혼으로 여러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
아무래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던 커플에다 미란다 커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계속 등장하면서 한동안 엄청난 파파라치의 괴롭힘과 여러 루머에 휘둘리게 되지만, 결국 잘 견뎌내고 케이티 페리와 약혼한다.
이러한 올란도 볼룸은 미래에 아주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가 되지만, 지금은 인지도가 전혀 없는 신인 배우였고, 살짝 어리버리한 모습까지도 보이고 있었다.
동민은 신인배우 올란도에게 할리우드에서 주의해야할 몇 가지를 알려 주었고, 그와도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미 충분히 많은 명배우 친구들이 있다는 생각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이 김밥이라는 음식은 정말 맛있으면서도 먹기 편리한 게 촬영 현장에서 먹기에는 정말 최고인 것 같네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한국 라면이랑 같이 먹으면 끝내줘요. 컵라면이 오고 있으니까 다음에는 라면이랑 같이 먹어봐요.”
배우들과 적당히 거리를 두겠다고 했지만, 동민도 한창 피 끓는 20대라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 리브 태일러에게는 웃으며 친절하게 대해줄 수밖에 없었다.
제시카가 살짝 생각나긴 했지만,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한식을 전파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친절히 한국 음식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가끔은 깻입을 때 주기도 했다.
“다니엘. 뉴질랜드에서 배우를 구하는 게 쉽지 않네요.”
“예상은 하고 있었잖아요. 오히려 말을 탈줄 아는 사람들이 생각 보다 많아서 놀랐는걸요?”
가락지의 제왕에는 말을 타고 전투하는 장면이 꽤 많이 등장했는데, 뉴질랜드에는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많아서 인지 말을 탈줄 아는 이들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의외로 여성들도 많이 지원을 했고, 말을 타고 액션을 하는 배우 중에는 여자도 몇 명 포함되어 있었다.
거기에다 팬덤이 두터운 가락지의 제왕이 실사화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팬들이 직접 소품을 만들어 엑스트라로 나오고 싶다며 전 세계에서 찾아와 인건비도 많이 줄이게 되었다.
“예상보다 잘 진행되고는 있지만, 엑스트라 보다 조금 더 비중이 있는 배역은 사람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나도 직접 연기를 하는 거고요.”
“감독님은 사람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사심을 채우기 위해 나오시는 것 같은데요?”
누가 보아도 진성 돌키니스트인 피러 잭슨 감독은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영화에 출연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건 그렇고, 다니엘이 액션 연기를 잘 한다고 들었는데, 전투 장면에 나와 주면 안 될까요?”
“원작에는 동양인이 안 나오잖아요.”
“다니엘은 화장만 조금 하면 동양인으로 보이지 않으니 괜찮아요. 어차피 판타지라 가발 쓰고, 화장하면 못 알아 볼 거예요.”
피러 잭슨 감독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동민은 가락지의 제왕에 출연하기로 했고, 전문가에게 잠깐 검술 교육을 받고는 바로 영화에 출연했다.
“어떻게 그런 동작을 할 수 있는 거죠?”
“사실 얼마 전에 제다이로 별들의 전쟁에 출연한 적이 있어서 서양검은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아요.”
이염걸에게 오랫동안 배운 동민의 몸동작은 배우들이 보기에 신기에 가까웠고, 덕분에 꽤 난이도 있는 장면은 동민이 직접 출연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 장면 정도 출연을 하며 물 좋고 공기 맑은 뉴질랜드에서 장박 캠핑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금방 몇 달이 흘렀고, 어느새 영국으로 떠날 날이 다가왔다.
“혼자만 벌써 떠난다니 얄밉기도 하고 살짝 부럽기도 하네요.”
“집에 가는 것도 아니고, 영화 준비하러 영국에 가는 거예요. 거기에는 오래 있을 수 없으니 또 올게요.”
동민이 떠난다는 말에 그동안 정 들었던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했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신선한 뉴질랜드 돼지로 바베큐 파티를 열어 주었다.
그 동안 김치와 한국 음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동민이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삼겹살을 능숙하게 구워 먹었고, 김치를 구워 먹는 건 기본으로 쌈도 척척 싸 먹었다.
그 중 몇 명은 마늘까지 얹어 먹는 묘기를 보이면서 동민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영국에서 아이들에게 이런 걸 먹이기는 무리겠지?’
가정식이 맛없기로 유명하지만, 급식은 더더욱 맛이 없기로 유명한 영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주는 음식은 특별한 허가가 필요했기에 동민의 마음대로 메뉴를 바꿀 수가 없었다.
스태프나 성인 배우들이야 한국 음식을 알려줄 수 있겠지만, 아이들에게까지 김치를 전파하는 건 이번에는 포기해야할 수도 있었다.
“아직은 오디션을 보는 중이니까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고민해 보는 거로 하자.”
뉴질랜드에서 영국까지는 15시간이 넘는 초 장거리 비행이었지만, 그나마 일등석을 타고 갔기에 피곤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오디션은 런던에서 진행되고 있었고,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가진 동민은 핸리 포터 영화의 감독을 맡은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을 찾아갔다.
“아이고 감독님. 괜찮으세요?”
“다니엘···. 이 영화는 내가 생각 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 내 딸아이가 이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두 번 다시 내 얼굴을 보지 않겠다고 해서 연출하기로 했는데, 일이 너무 커지고 있어.”
동민과는 그램린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온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스필버그 감독의 각본가로 시작해 나혼자 집에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다음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다가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아이들과의 촬영을 잘 한다는 이유로 핸리 포터 감독 자리에 낙점 되었다.
프로젝트가 진행 되면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영국으로 건너와 J.K. 롤린과 자주 만나며 각본 작업을 했고, 동민이 추진하고 있는 세트장 건설에도 깊이 참여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콜럼버스 감독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고, 반년 만에 다시 본 그는 수척해져 있었다.
“내가 그동안 수많은 오디션을 보아왔는데, 이렇게 난장판인 경우는 처음이야. 작가님이 영국 출신의 배우만 써야한다고 우겼을 때는 조금 불만 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고마운 요청이었어.”
핸리 포터 소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긴 했지만,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그 인기와 열기가 다른 나라들과는 남달랐다.
그러한 핸리 포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돌다가 주인공 캐스팅을 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자 전국의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며 오디션에 도전하게 되었다.
“다른 캐릭터를 빼고 핸리 포터 주인공 역에만 4만 명이 지원을 했어. 성인 오디션 보다 아이들 오디션을 보는 게 더 어려운 거 알고 있지?”
“오디션 장에 부모나 보호자도 같이 와야하니 3배로 복잡해지죠. 대기실에서도 난리가 나고요.”
“그런 거야 별 상관없는데, 4만 명 중에 마음에 드는 아이가 없으면 어떡하지? 지금도 청탁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어서 빨리 캐스팅을 마무리 짖고 싶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분명 딱 알맞은 배우가 있을 거예요. 그럼 아직 아무도 캐스팅을 하지 않으신 거예요?”
“론 위즐리 역의 배우는 캐스팅을 확정 지었단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의 어린이 뉴스 쇼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핸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공개모집 광고를 본 루퍼트는 평소 핸리 포터의 엄청난 팬이었다.
평소 친구들로 부터 론 위즐리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기에 왜 자신이 론 위즐리로 캐스팅 되어야하는지를 랩으로 설명했고, 비디오를 본 사람들이 성격이 장난끼 많은 론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를 캐스팅 하게 되었다.
당연히 외모도 책에서 묘사한 모습과 완전히 일치했었다.
“내일은 헤르미온느 캐스팅이 있으니 너도 같이 가면 되겠네. 작가님도 함께 하실 거야. 참견을 많이 하긴 하는데, 그래도 오리지날리티를 살리기에는 작가님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좋아서 참조하고 있어.”
다음날 동민은 콜럼버스 감독과 함께 오디션장으로 향했고, 건물 밖에는 이미 수백 명의 아이들과 학부모가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 230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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