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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김치 재벌-215화 (215/265)

< 215 >

동민이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풍차 돌리기 시범을 보이자 사람들이 신기하다며 환호를 질렀다.

“이게 보이는 멋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아요. 그리고 한 손으로 잡고 회전하면서 좌우의 공격을 막는 기술도 있어요.”

분명 전문가를 불러 검술 동작을 배웠을 건데 왜 이런 동작을 넣지 않았는지 확인하니 봉술은 생각하지 않아서 양날검을 봉이 아닌 검으로 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서양은 봉술이 아닌 마창을 썼지? 그러면 봉술을 모를 수도 있겠구나.’

동민이 간단하면서도 있어 보이는 동작을 몇 가지 보여주었고, 조지 누카스 감독에게 어렵지 않다며 풍차 돌리기 요령을 알려 주었다.

그도 처음에는 어려워하다가 금방 배워서 봉을 돌리더니 조금씩 속도가 빨라졌다.

“와! 감독님 대단하십니다.”

“역시 조지 누카스 감독님이셔!”

주변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별들의 전쟁과 인디아나 존슨 시리즈를 만든 조지 누카스라면 그런 대우를 받을 수도있겠다고 받아 들였다.

“역시 다니엘이 알려준대로 콘티를 아주 조금 수정했을 뿐인데 화면이 훨씬 더 화려해졌군. 역시 무술은 전문가에게 물어 봐야해.”

“진짜 전문가는 제가 따로 알고 있는데 자문을 구해 볼까요?”

“아니야 그렇게까지 하면 전부 바꿔야 할 수도 있으니 네가 알려준 부분만 조금 변경해서 촬영 할 거야. 오리지날을 따라야지. 우리는 스페이스 오디세이지 액션 영화가 아니라고.”

무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전쯔단과 할리우드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염걸을 자문으로 부르려 했지만, 조지 누카스가 자문을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동민의 아이디어만 채택하기로 했다.

‘전쯔단은 별들의 전쟁에 출연하기도 하지?’

별들의 전쟁 오리지날 넘버링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엔솔로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로그 원에 전쯔단이 제다이 탬플을 지키는 마지막 문지기로 등장하게 된다.

별들의 전쟁은 세계관이 거대하고, 워낙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기에 앞으로 계속해서 프랜차이즈 영화와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조지 누카스에게 마르지 않는 수익을 안겨준다.

동민도 별들의 전쟁같은 프랜차이즈 영화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락지의 제왕과 핸리 포터만 해도 별들의 전쟁에 크게 밀릴 것 같지 않았다.

거기다 마불 코믹스 영화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아, 저렴한 금액에 마불을 인수 했기에 앞으로 누카스 필름 아쉽지 않은 수익이 나올 예정이었다.

“다니엘. 너 무술도 꽤 잘하지? 단역이긴 한데 제다이로 출연해 볼래?”

“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조지 누카스가 별들의 전쟁 1편에 출연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 보았다.

“너 정도면 동양인이긴 하지만, 얼굴도 잘 생겼고, 몸도 좋은데다가 액션 연기가 익숙하니까 금방 죽는 역할이긴 해도 화려한 장면에 투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요?”

조지 누카스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작가와 스태프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지만, 독재자의 발언에 맞설 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동민은 이염걸의 강제로 인해 얼마 전에도 웨폰 러셀 4편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긴 했지만, 연기자로 전향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별들의 전쟁에 출연시켜준다고 하자 마음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면 콘티를 바꿔야 하는데 괜찮으세요?”

“연출은 상항 돌발 상황을 대처하며 일을 해야 하는 법이야. 그리고 촬영을 한다고 해도 그림이 좋지 않으면 편집될 수도 있으니 너무 기대하지는 말라고.”

“그럼 출연료는 안 받을 테니 라이트세이버 하나만 주시면 가장 화려한 액션을 보여드릴게요.”

그렇게 별들의 전쟁 1편인 보이지 않는 위험에는 동양인 제다이가 등장했고, 본의 아니게 동민은 또 다시 대중에 얼굴을 알리게 되었다.

제다이 옷을 입고, 라이트세이버를 휘두르다 보니 금방 연말이 되었고, 자신이 나오는 장면 촬영을 마친 동민은 타이탄익호에 올랐다.

“배를 만들 때만 해도 믿기 힘들었는데 직접 타 보니 더 못 믿겠구나. 이 배가 정말로 우리 아들 배가 맞는 거니?”

“제가 주문해서 만든 거 알고 계시잖아요. 배 외관이랑 내부 기관 만들 때 거제도에 있는 조선소도 가 보셨으면서 그러세요.”

타이탄익에 오른 부모님은 아직도 이 배가 아들의 소유라는 걸 믿기 힘들어 하셨다.

당연하게도 배는 세계 조선 1위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졌고, 내부 장식만 미국에서 영화 촬영에 알맞게 만들었다.

부모님은 배를 신기해하며 둘러보시다 동민과 함께 온 제시카를 보고 반가워하셨다.

“제시카는 이제 아가씨가 다 되었구나.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아직 귀여웠는데, 이제는 시집가도 되겠어.”

한국에서 부모님 집에 지낸 경험이 있는 제시카는 엄마와 친한 사이였고, 이번에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걸 자랑했다.

제시카가 부모님과 인사를 하는 사이 타이탄익호의 명예선장을 맡고 있는 카메룬 제임스 감독이 나타나 승선을 환영했다.

“과거로의 여행을 보내주는 낭만의 타이탄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드레스 코드는 잘 지키셨군요. 오랜만입니다. 미스터, 미세스 킴.”

연말 타이탄익 선상 파티에는 타이탄익이 활동하던 당시의 복고풍 스타일을 입고 오라는 드레스 코드가 있었고, 동민의 가족은 삼촌의 도움을 받아 멋있는 연미복을 입고 왔다.

“감독님도 이제는 진짜 선장 같으신데요?”

“여기에서 1년이나 머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는데,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재미있더구나. 나는 바다가 좋아.”

파티의 주최자인 동민보다 어떤 면에서 더 바쁜 카메룬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승객을 환영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고, 동민은 타이탄익을 둘러보며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저녁 8시에 축하 공연이 있을 예정이니 저녁식사를 마치고 중앙 홀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타이탄익의 주 메뉴는 과거에 귀족들이 먹었던 스타일의 스테이크와 연어구이 등이 나왔지만, 간식이나 점심에는 퓨전 한식도 메뉴에 나왔다.

특히 채식 메뉴가 특이했는데, 연말 파티를 하는 동안 타이탄익의 음식 세팅을 리버 피닉서가 담당하면서 독특한 음식들이 많이 등장했다.

“오빠. 타이탄익 시사회때 셀린 디옹이 직접 노래 불렀을 때 감동적이었는데, 오늘도 셀린 디옹이 나오는 거야?”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이미 스케줄이 다 잡혀 있더라고. 그래도 엄청난 가수를 초청했으니 기대해도 좋을 거야.”

파티 첫 날에는 타이탄익의 주제가인 셀린 디옹의 마이 하트 윌 고잉 온을 듣고 싶었지만,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이미 1년 치 스케줄이 확정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지인 찬스를 활용해 다른 가수를 섭외했고, 저녁식사가 끝나고 중앙 홀로 이동하니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행사 진행자의 화려한 멘트 이후 무대에 나타난 가수는 짧게 수선한 교복을 입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였다.

아직 정식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고, 데뷔 싱글 한 곡만 공개한 브리트니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었지만, 아직은 섭외가 가능한 수준이었고 타이탄익 연말 파티의 오프닝 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원 모 타임 베이비~.”

갑작스럽게 나타난 브리트니의 파격적인 댄스에 사람들이 잠시 당황해 했지만, 금방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데뷔곡 말고 다른 노래는 없지만, 어려서부터 무대 경험이 많았던 브리트니는 능숙하게 파티를 이끌었고,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의 존재를 확실히 기억하게 되었다.

“지난달에 데뷔한 가수로 알고 있는데, 무대가 익숙해 보이는구나. 어떻게 섭외 한 거니?”

“디주니 미미 마우스 클럽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인데 아직 정식 앨범을 발매하지 않아서 스케줄 여유가 조금 있더라고요. 그나저나 심장은 괜찮아요?”

“수술이 잘 되어서 괜찮아. 어려운 수술이었다고 하던데 의사 실력이 좋더라고.”

배드맨과 로빈에서 빌런으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가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 한 아놀드는 심장 문제가 발생해 수술을 받았다.

보디빌더 당시 사용했던 스테로이드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은데, 아놀드도 스테로이드 사용을 인정했었고, 과거 일이라 넘어가긴 했지만, 스테로이드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완쾌한 아놀드는 내년에 엔드 오브 데이라는 영화로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이번에 내가 출연하는 영화에 투자 안 했더라? 배드맨과 로빈에도 투자 안했었지?”

“시나리오는 읽어 봤는데, 사실 좀 애매하더라고요. 일단 아놀드랑 오컬트라니 매칭이 안 되자나요. 유령을 때려잡는 역할이라면 괜찮을 건데, 각본가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싶었는지 초반에는 오컬트적인 분위기로 가다가 마지막에는 아놀드가 다 때려잡는 액션이라니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아직 촬영 시작도 안 했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거 아니니? 이거 출연하기가 싫어지는데?”

“그래도 아놀드가 출연 하니까 흥행 매출 2억 달러는 넘길 것 같네요. 제작비가 1억 달러라는 게 또 문제긴 하지만요. 그래도 복귀 작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보는 것도 배우에게는 중요한 거니까요.”

원래 오컬트 영화는 물리적인 액션보다 심리적인 드라마가 더 중요한 장르인데, 일단 아놀드의 이미지 자체가 정신계열 보다는 육체파이다 보니 이미 결과가 뻔히 보였다.

이러한 단점을 보안할 정도로 각본이 좋으면 시련을 극복한 명작이 탄생하겠지만, 각본도 뛰어나지 않아 개봉 이후 악평을 받게 된다.

그나마 2억 달러 이상 흥행기록을 남기는 건 아놀드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로 달성되는 결과였다.

아놀드는 트루스 라이 이후로 커리어에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다가, 배드맨과 로빈으로 직격타를 맞고, 심장 수술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복귀 하지만, 전성기 때의 흥행은 기록하지는 못 하게 된다.

아놀드는 1947년 생으로 아무리 보디빌더 출신이더라도 어느덧 쉰을 넘은 나이에 더 이상 액션을 소화하기에 무리를 느꼈고, 연기 스타일의 변화를 주려 노력하지만, 워낙 캐릭터가 강해 쉽게 바꾸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부인 이었는데, 아놀드의 부인인 마리아 슈라이버가 정계 진출을 도와주게 된다.

그녀는 존 F. 케네디의 조카로 미국 정치 가문인 케네디가 출신인데, 1983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아놀드를 공화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하는데 도움을 주고 2003년 재보궐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초임 되고, 2007년에는 재임까지 하게 된다.

다만 주지사로서의 아놀드의 수완이 좋은 편은 아닌데, 그의 취임기간 동안 경제지표가 하라가고, 집값이 상승하는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터지게 된다.

캘리포니아 주 자체도 만년 재정 적자로 쩔쩔 매는 모습을 보이고, 도로 보수를 못 해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기도 한다.

다만 아놀드의 주지사 취임 이후로 범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 하면서 아놀드가 무서워 범죄가 줄어들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잠시 영화계를 떠나 주지사가 되는 아놀드의 미래를 떠올리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놀드가 동민의 미래에 관해 물어 보았다.

“내년 이면 졸업이지 않니? 내가 널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학생 신분이었는데, 드디어 사회인이 되는구나. 졸업을 하면 무엇을 할 계획이니?”

< 215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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