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할리우드 김치 재벌-212화 (212/265)

< 212 >

이염걸과 성용이 다녀간 이후로도 몇 명이 몰래 찾아와 동민의 영화를 보러 갔고, 학생과 학교 가까이 머무는 이들에게 영화 소문이 퍼지면서 학교측에서 중간에 유료로 변경해 티켓을 판매 했음에도 꽤 인기를 끌었다.

김치남이 입소문을 타자 로스앤젤레스 주변으로 동민의 김치 판매량이 증가했고, 덩달아 주제곡을 부른 가수를 궁금해 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분명 백인 목소리인데 스웩이 느껴 지더라. 관객들 중에 가수가 누구인지 문의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하고 데뷔 할 테니 연락해서 학교 축제에 참여해 줄 수 있는지 물어 볼 게요.”

에메넴을 닥터 드류와 계약을 한 후로 다이어트에 들어갔고, 가지고 있던 곡들을 다듬어 녹음을 마친 상태였다.

이제 막 앨범을 발매한 상황이라 조금씩 반응이 나오고 있었지만,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에는 이른 상황이었는데, 동민이 학교 축제 무대에 나와 달라고 하자 그의 레이블에서도 좋은 생각이라며 추진하기로 했다.

“정말 내 곡들을 사람들이 좋아했어?”

“가수가 누구냐고 문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제가 생각해도 언더독 히어로 영화에 아주 완벽한 곡이였어요.”

유행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백인이면서 힙합을 하는 에메넴의 공연을 아주 좋아했는데, 그가 특이해서라기보다는 곡 자체가 좋아서 그의 음악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학교에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현장에서 에메넴의 앨범이 여러 장 팔리더니, 이후로 여러 곳에서 공연 문의가 쏟아졌고, 에메넴의 이름이 점차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에메넴이 힙합음악으로 바닥에서부터 인지도를 쌓아나가는 동안 메이저 음악 시장에는 신인 가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모든 차트를 점령했다.

“다니엘. 브리트니가 데뷔를 했는데 뮤직비디오 봤어요? 엄청나게 파격적이던데요?”

“컨셉을 잘 잡은 것 같더라고요. 학생들을 타겟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든 것 같아요.”

“데뷔 싱글 한 곳만 발표 했을 뿐인데, 미국에서 차트 1위를 찍었고, 해외에서도 1위를 하고 있나 봐요.”

“브리트니 기본기가 탄탄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뮤직비디오의 힘이 강했던 것 같아요.”

올해 가을 데뷔 싱글인 원 모 타임 베이비로 등장한 브리트니 스피어는 세계 주요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하며 뉴밀레니엄 슈퍼스타의 탄생을 공표했다.

파급력 역시 무시무시했는데, SNS나 인터넷이 활성화 되지도 않은 시대에 브리트니라는 이름에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게 되고, 한국에서도 그녀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렇게 강력한 데뷔는 대중음악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아메리칸 스위트 하트라는 타이틀과 옆집 여자아이 컨셉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다.

브리트니 스피어는 미미 마우스 클럽이 막을 내린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지내다가 작년에 5인조 걸그룹 이노센스의 멤버로 데뷔하려 했으나 무산되었다.

이후 세계적인 레이블인 자이부 레코드와 계약하고 창법을 바꿔 데뷔 준비를 했고, 그녀의 가능성을 알아본 자이부 레코드에서도 브리트니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브리트니. 데뷔 축하해. 뮤직비디오 잘 만들었더라.”

“축하해줘서 고마워 다니엘. 저번에 한국에서 배웠던 동작이 도움이 되었어.”

“뮤직비디오 컨셉이 괜찮던데, 회사에서 정해 준 거야?”

“원래는 외계인과 싸우는 컨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는데, 내가 반대해서 이번 컨셉으로 만들었어. 다행히 내 의견을 받아들여 주더라고.”

“잘했네. 그나저나 너무 유명해져서 앞으로 연락하기 어렵겠는걸?”

“그러지마. 나 친구 얼마 없는 거 알고 있잖아. 다 함께 한국 갔을 때가 참 좋았는데. 제시카도 잘 지내고 있지?”

브리트니와 간략하게 안부 인사를 나누었고, 그녀가 로스앤젤레스에 오게 되면 얼굴을 보기로 했다.

올해 가을과 겨울에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확보하는 브리트니는 내년 1월 데뷔 앨범인 원 모 타임 베이비를 발매하고, 각종 기록을 세우며 이례적인 빅 히트를 친다.

미국에서만 1,400만 장의 앨범을 판매하고, 세계적으로 2,5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남자 아이돌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팝계에 브리트나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뒤바뀌게 되고, 올해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내년에 정식 앨범을 발매하면서 히트를 치게 되는 크리스티나와 경쟁 구도를 만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

“브리트니. 김치는 잘 먹고 있지?”

“응. 고향까지 보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제 우리 가족들도, 바베큐를 먹을 때는 김치가 없으면 안 되더라.”

“내가 김치 공장 가지고 있는 거 알고 있지? 부족하면 언제든지 말해. 더 보내줄게.”

브리트니는 1집만 반짝 하는 것이 아니라 2집도 큰 성공을 거두고 2000년대 초반에는 10대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인풀루언서이자 우상으로 성장한다.

브리트니와 관련된 것이라면 음악 이외에서 패션이나 굿즈까지 엄청나게 팔려나가게 되는데, 그런 그녀가 평소에 김치를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미국 전역의 10대 여자아이들이 김치를 찾아서 먹게 될 것이었다.

“김치 공장 증설을 생각해 봐야겠네. 당장은 괜찮겠지만, 동부랑 중부에도 공장을 하나씩 지어야겠어.”

그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공장에서 현지화 시도를 충분히 거쳤기 때문에 미국인 입맛에 맞는 김치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었고, 슬슬 미국 전역을 정복할 준비를 했다.

브리트니와 통화를 마친 동민은 그녀의 미미 마우스 클럽 동기이자 라이벌이 되는 크리스티나 아구에로가 떠올랐고, 생각난 김에 바로 연락을 해 보았다.

“크리스티나, 어디야? 요즘 뭐하고 있어?”

“앨범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어. 로스앤젤레스에 자주 가기는 하는데 호텔에 짐만 풀고 바로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네. 다니엘을 보기는 해야 하는데, 혼자서 돌아다닐 수도 없어서 연락을 못 했어.”

“스케줄 알려주면 내가 스튜디오로 찾아갈게. 목란에 주제곡인 리플랙션은 잘 들었어. 음역이 E5까지 올라가던데, 대단해.”

“높은 미까지 잘 안 올라가는 바람에 엄청 고생했어. 작곡가랑 4일이나 시도했는데 결국 보컬 코치를 고용해서 겨우 해냈다니까.”

“그래도 거기까지 올라간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 가까이 있으니 스케줄 보내주면 찾아갈게.”

갑작스럽게 미니 마우스 클럽을 나오게 된 크리스티나는 학교 생활을 포기하고 홈 스쿨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수 데뷔 준비를 하게 되었다.

얼마 뒤 뉴욕에 있던 매니저가 크리스티나에게 접촉하게 되어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레이블에 보낼 데모 테이프를 만들기 시작한 그녀는 프로듀서 롭 호프만과 작고가 헤더 할리와 연결 되어 곡을 찾아 다녔다.

그러던 중 그녀의 1집에 수록되는 오비어스를 듣게 되고, 이건 자신의 곡이니 아무에게도 주지 말라며 바로 스튜디오로 찾아가 녹음을 했다.

크리스티나가 데모 테이프 작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브리트니가 대형 레이블인 자이부 레코드와 계약한 소식을 듣게 되고, 친구를 축하하며 기뻐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크리스티나는 완성된 데모 테이프를 여러 레이블에 보내지만, 특별한 연락을 받지 못해 실망스러워 하던 중 데모 테이프가 RCE 레코드의 사장 손에 들어가 회사의 프로듀서에게 테이프를 들려주게 되었다.

프로듀서 론 페어는 처음에는 그녀의 곡에서 크게 뛰어난 점을 발견하지 못 하지만, 오비어스를 듣고는 모든 생각이 바뀌었다.

바로 RCE 레코드에서 크리스티나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첫 미팅 자리에서 그녀에게 바로 노래를 불러줄 것을 요청하지만, 크리스티나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RCE 레코드와 계약을 하게 된다.

때마침 RCE 레코드의 사장은 디주니 애니메이션인 목란의 주제곡을 불러줄 가수를 찾는다는 연락을 받게 되는데, 높은 미를 불러야 하는 곡이라 가능한 가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론 페어는 바로 크리스티나를 떠 올렸고, 그녀에게 연락해 그 음을 부를 수 있냐고 물어 보았고, 크리스티나는 천진난만하게 “엄마 나 그 음 부를 수 있어요?”라고 되물어보았다.

이후 집에서 그나마 조용한 화장실에서 휘트니아 휴스턴의 곡을 녹음해서 보내게 되고, 그렇게 크리스티나의 데뷔곡이 정해지게 되었다.

크리스티나와 계약한 RCE 레코드는 회사의 대표 가수인 엠싱크가 자이부 뮤직으로 이적한 상황이라 회사를 대표할 가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때 영입한 크리스티나를 전적으로 밀어주기로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녹음한 목란의 리플랙션이 올해 6월 정식으로 나오게 되었고, 레이블에서도 힘을 실어주면서 각종 언론에 나와 프로모션을 가지며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등장과 동시에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얻은 브리트니와 다르게, 리플렉션은 크리스티나를 스타로 만들어 주지 못했고, 적당한 반응만 돌아오게 된다.

결국 RCE는 9월 발매를 준비 중이던 1집을 연기하고, 철저한 준비를 거쳐 1집 앨범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그렇다고 크리스티나의 데뷔 싱글이 완전히 망한 것도 아닌 것이 목란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녀의 노래도 서서히 인지도가 올라갔고, 연말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후보에까지 오르면서 확실히 이름을 알리게 된다.

지금은 1집 앨범 발매가 연기 되면서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다시 앨범 작업을 준비 중이었고, 동민은 그녀가 1집을 발매하기 전에 만나보기 위해 곡을 준비하고 있는 스튜디오로 찾아갔다.

“크리스티나 오랜만이야.”

“와! 떡볶이다!”

크리스티나를 보기 위해 스튜디오에 찾아가면서 그녀가 좋아하던 치즈 떡볶이를 만들어 갔더니, 동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떡볶이를 낚아채 갔다.

“직접 만들어 왔는데 고맙지도 않냐?”

“안 그래도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떡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딱 맞춰서 가지고 왔네. 고마워 다니엘.”

크리스티나가 떡볶이를 먹는 동안 동민은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했고, 떡볶이와 함께 가지고 온 튀김을 먹으라며 나눠주었다.

“크리스티나가 고집이 쎈 편인데, 함께 작업 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시겠네요.”

“하하. 아직 열정이 넘치는 나이이니 이해해야죠. 파워풀 한 건 알고 있는데, 모든 노래에 힘을 주려고 해서 힘을 빼는 게 가장 힘드네요.”

레이블은 크리스티나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존망이 달려 있었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아직도 앨범에 수록할 곡을 정하느라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다.

“타이틀 곡은 정해졌나요?”

“아직 앨범 구성이 끝나지 않았어요. 올해는 힘들 것 같고, 내년에나 정식 데뷔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후보 곡들을 들어 보니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 주는 지니 인더 텀블러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동민은 스튜디오에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기에 방해 되지 않도록 인사만 하고 나왔고, 다시 놀러오겠다고 말했다.

같은 미미 마우스 출신에 브리트니와 1살 밖에 차이나지 않고, 버블팝으로 불리는 틴에이저 팝으로 활동하다 보니 당연하다는 듯이 서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게 된다.

동민은 개인적으로 크리스티나를 조금 더 좋아했는데, 가창력이 더 뛰어난 점도 있었지만, 한창 인기가 절정인 2000년 브리트니는 내한공연을 하지 않지만, 크리스티나는 일본과 중국에 들리면서 한국에서도 잠시 활동을 하고 가기에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브리트니도 한국에 들리겠지?”

브리트니 역시 이미 한국 방문 경험이 있으니 당연히 한국에 들릴 거라 생각했고, 만약 내한 공연을 하지 않는다면 자이부 레코드를 통해 한국에 직접 보내기로 했다.

< 212 > 끝

ⓒ 돈많을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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